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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 독재부터 촛불까지, 대한민국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ㅣ 서가명강 시리즈 8
강원택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알고 싶었던 주제였는데 21세기북스 서가명강으로 만날 수 있어서 기대되는 책이었어요.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강원택 교수가 격동의 대한민국이 시작되었던
광복 이후 제헌국회가 시작되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정치사를 한 눈에 보여줍니다.
저자 스스로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을 쓰고 나서
일반인들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한국 정치에 대한 교양서" 라고
한 마디로 정의하기도 했는데요.
중요하게 다뤄야 할 내용들을 가능하면 많이 담으려고 노력했다는 저자의 말에 수긍이 갈 정도로
한국 정치의 현대사에 대해 관심은 있지만
여기저기에서 알고 싶은 자료들을 골라야 하는 번거로움과 어려움이
이 책 한 권으로 전체 흐름이 정리되는 앎의 희열을 맛봤습니다.^^
서가명강 시리즈에서 4번에 걸쳐 강연한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보니
잘 읽히고, 그래서 읽는 내내 재밌었어요!!
한국 정치를 생각하면 짜증나고 답답한 게 이제는
당연시될 정도로 오랫동안 이어져 온 감정이었는데
강원택 교수님의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덕분에 한국 현대 정치사의 전체 흐름도 알게 되고
시민으로서, 그리고 공동체와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국 정치에서 중요하고 의미있는 것을 다루고자
4개의 주제, 대통령 / 선거 / 정당 / 민주화를 뽑아서 구성했어요.
지금까지 축적되어 온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중요한 기점들, 중요한 주제가 갖는 역사성들을
일반 시민들도 알고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교수님이 직접 쓰시고도
자신의 책 중에서 가장 재밌다고 생각했다는 책이죠.ㅋ
읽어본 저로서는 그 말씀, 동의하기로 했습니다!^^
한국 정치사에서 1948년 제헌국회가 구성되고 나서부터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은 시작됩니다.
이제는 비공휴일이 되었지만 1948년 7월 17일은 제헌절.
이 책을 보면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헌법이 제정되고 공포되었던, 정말 중요한 날이었어요.
1945년 8월 15일 광복 이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민주 공화정이 되면서
모든 법률의 근거가 되는 헌법에 따라 작동하는 국가의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1960년 4.19 혁명, 1987년 6월 항쟁으로 인해 쟁취한
대통령 직선제와 5년 단임제 등 개헌의 역사도 있죠.
하지만 현재 굴곡진 현대사가 된 데에는 정당한 개헌의 절차에 의한 것이 아니라
특정 인물과 이익 집단을 위해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개헌의 역사도 있었다는 것을 짚어봐야 합니다.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을 읽으면서 그냥 넘어갈 수 없어서 정말 공부하듯이 이 책을 봤고
메모한 스타벅스 냅킨만, 지금까지 기록중에 최고일 정도 ㅋㅋ
1948년 제헌국회 이후 7월 20일 좌우 구분없이 해방 정국에도
모두의 인기를 업고 이승만 대통령이 당선됩니다.
당시 반대축이었던 민족주의자 김구 선생님은 1949년 6월에 암살되시고....ㅜ
이 때부터 한국 정치사의 비극이 시작되었고 이후로도
계속 잔재로 인해 꼬이고 힘겨워지는 중.....ㅜㅜ
이때는 국회의원들이 투표하는 간접선거 방식이었죠.
1952년 2대 대통령 선거가 열리고 표결방식이 기가 막히게 기립표결로 통과 ...;;
양원제를 도입하기도 했던 초기의 역사도 새롭게 알게 되었고
헌법을 강제적으로 개정하는 못된 버릇이 시작되기도 했던 때.
이승만 대통령은 1954년 '대통령 3선 제한' 철폐를 위해서 사사오입개헌을 밀어부칩니다.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이승만 정권에 대한 피로감이 높아진 상태에서
1956년 실시된 정, 부통령 선거를 통해 민심이 표출하게 되죠.
3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승리하지만 부통령 자리는 민주당이 차지하게 되면서
어렵게 집권하게 됩니다.
1960년에는 온갖 부정적인 선거행태가 있었던 3.15 부정선거가 있던 해.
자신의 입지가 약해졌음을 느끼고 부정선거를 감행하지만 시민들의 저항으로
1960년 4.19 혁명이 일어나면서 이승만 대통령은 드디어 축출됩니다.
4.19 혁명을 촉발하게 된 계기에 바로 마산상고 김주열 군의 사건이 있었더라구요.
지식의 파편들이 이 책 덕분에 연결고리를 찾아갑니다.
선거부정으로 제1공화국이 몰락하게 된 것이죠.
4.19 혁명 일주일 후 이스암ㄴ 대통령은 하야 성명을 발표하고
5월 29일 하와이로 망명합니다.
이렇게 그냥 보내지 말고 책임을 물었어야 했는데....;;
1960년 7월 29일 윤보선과 장면의 조합으로 제2공화국이 출범하지만
계파 갈등으로 9개월만에 박정희 군사 쿠데타에 의해 몰락합니다.
1961년 그 유명한 박정희의 5.16 쿠데타.
박정희는 5.16 군사 쿠데타로 제2공화국을 무너뜨리고 군정을 실시한 후
1963년부터 대한민국의 제5대, 6대, 7대, 8대, 9대 대통령을 맡게 되고
1963년부터 1979년까지.....17년간 독재..... 독재자의 딸이 또 대통령이 되었다는 건
아직 시민의식이 성숙하지 못했던, 정말 뼈아픈 현실이기도 했어요.
1969년에는 장기집권을 위한 욕망으로 3선 개헌 날치기 통과를 하기도 해요.
이승만에 이어 박정희 역시 집권 연장을 위해 헌정을 왜곡한 것!!
1971년에는 박정희와 대결하게 되는 인물들로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들이 등장합니다.
이어 1979년 10월 16일 유신정권 반대를 위한 민주화운동, 부마민주항쟁에 이어
1979년 10.26 사태라고 불리는 박정희 대통령 피살 사건이 발생하고
유신체제가 드디어 몰락하게 되죠.
하지만 그 틈을 노리고 1979년 같은 해 12.12 사태.... 전두환 군사 반란이 벌어집니다.
(부글부글....;;)
육군사관학교 11기를 중심으로.
박정희는 또 육군사관학교 출신 김종필과 8기를 중심으로. ㅜㅜㅜ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 확대조치가 내려지고 사실상의 쿠데타.
박정희는 없지만 유신 체제를 계승했던 전두환.
바로 어제 12.12 40주년을 기념해서 그 일당들이
자축했다는 보도를 보고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꼭 세상의 심판을 받아야 할, 인간이라고 말하기도 부족한.....
비상계엄 확대조치 이후 바로 다음날 광주 민주화 운동이 이어졌고 수많은 희생자들이 ㅜㅜㅜ
1987년 6.29 민주화 선언으로 인해 대통령 직선제를 기본으로 하는 헌법이 개정됩니다.
당시 헌법 개정을 주도했던 정치인들은 유신 이전 상태로의 회귀를 민주화로 생각해서
안타깝게도 미래지향적인 헌법은 아니었어요.
이때가 9차 개정이었고 지금까지 현행 헌법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초 개헌에 힘을 싣긴 했지만 그냥 주저 앉은 것이 못내 아쉽기도 해요.
특정 이익 집단들의 반대에 부딪혀 좌초되긴 했지만
1987년 이후 대한민국은 많이 바뀌었고 분명히 섬세하게 헌법을 개정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과거 한국의 정치적 지도자들에 대해서 저는 단편적인 것들만,
연결고리가 헐렁한 상태로만 알고 있었는데
전체적으로 이 책이 유기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했어요.
뭔가 막혔던 것이 조금은 뚫린 기분.^^
당시의 상황을 책을 통해 읽으면서 화나고 답답하기도 했지만
이런 과거를 잘못을 돌아보면서 성찰하고 발전적인 미래를 꾀하기 위해서는
모든 시민들이 이런 책은 꼭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이슈가 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서도
핵심을 파악할 수 있게 되어서 아주 유익했습니다!!!
승자독식의 선거제도, 지역주의에 의한 정당정치, 파행만 이어지는 의회정치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선거제도 역시 이번에 바꿔야 합니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려는 불순한 이익집단들 정말 다음 총선에서 아웃시켜야 하는데.....!!!
볼수록 정말 "한국 정치에 대한 교양서" 맞아요.
그래서 꼭 이 책을 읽고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잘못된 것을 인식하게 되고 바꾸려는 의지가 생길테니까요.

우리나라 정당의 계보가 나왔을 땐 유레카~~~^^
정당마다 찾더라도 한 눈에 보기 쉽게 정리된 자료를 찾는 것도 엄청 발품 팔아야 할 거 같아서요.

구약 성서에 나온 바다 괴물의 이름을 통치권자에 비유해서 지은
<리바이어던> 의 저자 토마스 홉스는
국가나 정치가 존재하지 않았던 자연상태에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일어난다고 보았습니다.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죽이고, 약탈과 다툼이 벌어지는 무질서의 상태.
홉스는 국가란 이런 자연상태에서 시민들 각자가 자신의 권리 중 일부를
포기한 결과 만들어진다고 보았어요.
시민이 자신의 자유와 권리의 일부를 대표자에게 위임하고,
위임받은 자는 정치적 질서와 안정을 유지하도록 하는 사회계약을 맺는다는 것.
홉스는 이를 "국가의 탄생" 이라고 했습니다.
국가가 탄생하고 나면 구성원 모두는 질서가 유지되고 갈등과 다툼을 제도화해
사회를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하기를 희망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정치가 줄 수 있는 기능이고
현재 살기 힘들다고 느끼는 것은 바로 정치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 사회에서 다양한 이해관계,
가치의 충돌들은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어요.
이럴 때 바로 정치의 기능이 발휘되어 우리의 삶이 법과 질서에 의해
평화롭게 영위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저자의 생각에 깊이 공감하며
21세기북스 서가명강 시리즈 8번째 책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강추합니다.^^
권력을 담당한 자들의 선의나 그들의 준법정신에 의존하는 건 너무 위험한 일이예요.
올바른 관행이 많아지도록 제도와 절차를 탄탄하게 만들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번 읽어볼 책이 아니라 꼭 읽어봐야 할 책이예요!!!
책이 책을 부른다고,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을 읽고 나서 읽고 싶어진 책이 생겼어요.
계속 미루던 책, 이번에는 꼭 <리바이어던> 을 읽어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