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뚫고 시가 내게로 왔다 - 소외된 영혼을 위한 해방의 노래, 라틴아메리카 문학 서가명강 시리즈 7
김현균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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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라면 영미소설, 국내소설, 제3세계 소설까지 두루두루 좋아하고


관심있는 탐서가입니다.^^


이번에 만난 책은 21세기북스 서가명강 시리즈 중에 한권인데요.


"서가명강" 을 곳곳에서 보긴 했지만 이런 뜻인지 오늘 정확히 알았어요. ㅋㅋ


울대 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명강.


아무래도 영미소설이나 국내소설보다는 선호도가 좀 밀리긴 할테지만


그래도 적잖이 출간되고 있는 라틴아메리카 문학, 특히 시인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입니다.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 김현균 교수님의 책인데


이 교수님의 책은 이번에 처음 접하게 되었어요.  


기본적으로 문학을 좋아하기 때문에 알고 싶다는 호기심도 있었고


전에 만나본 책 중에 라틴아메리카 문학과 관련된 책도 이미 읽어봤고 소장중이기 때문이죠.



아주 옛날에 읽었던 세사르 바예호의 시선집 <오늘처럼 인생이 싫었던 날은>.


 

https://hyuna5071.blog.me/221137884145

 

오랜만에 가보니 2017년에 봤던 책이었어요..... 근데 사진 화질이 어째 이랬을까요....^^;;

지금이라면 이런 상태의 사진은 안 올렸을텐데 ㅋ​

그리고 올 여름에 읽었던 안토니오 스카르메타의 소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


 

https://hyuna5071.blog.me/221596402633


이 소설은 길지도 않지만 내용이 참 좋았어요.

 


영화도 있으니까 함께 봐도 좋습니다.


원작 속 주인공 마리오가 영화 <일 포스티노> 에서는

 

두 배는 원숙한 남자가 나와서 좀 당황스럽긴 했지만요....

​여기 영화속 마리오 역을 맡은 남주가 아픈 상태에서 영화를 찍었고


안타깝게도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세상을 뜨는 바람에 남주의 유작이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이번에 <어둠을 뚫고 시가 내게로 왔다> 읽고 알았습니다.

 

 

 

 

 

 

 

제일 먼저 알게 된 라틴아메리카 작가중에 세사르 바예호를 시작으로

 


보르헤스는 듣기만 해서 책은 이미 <픽션들> 을 소장하고 있지만 아직은 읽지 못했구요.^^;;


그리고 만난 사람이 파블로 네루다를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였구요.


이렇게 만나고 보니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전반적으로 다뤄준 이 책이 너무 궁금했죠.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말할 때 여러 장르가 있겠지만


이 대륙에서는 시를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라틴아메리카를 상징하는 문학은 바로 "시" 입니다.

다른 장르가 물론 없진 않지만 국내에 알려진 바로도 그렇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라틴아메리카나 스페인어권 작가들이 대부분 보면


시인들이 참 많더라구요.


이 책에서 소개된 4명도 그렇고 서문에서 살짝 언급되었던

 

정말 유명한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도 있고


개인적으로 평소에  늘 알고 싶은 시인이 바로 포르투갈 시인 페르난두 페소아 이기도 해요.


 알고 싶어서 아르테 클래식 클라우드 페소아 책도 역시 소장중이지요.


<어둠을 뚫고 시가 내게로 왔다> 이렇게 제목이 붙여진 것은


 부제 "소외된 영혼을 위한 해방의 노래, 라틴아메리카 문학" 에서


유럽 열강으로부터 침략당한 대륙의 운명 속에서 해방을 맞이하는 날이 왔지만


그 전까지 굉장히 암울했던 시기를 어둠으로 표현한게 아닌가 싶어요.


그 어둠을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은 시를 통해 극복하고 해방되었다고 느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랬을 거라는 추측이 어렵지 않지요.^^


그리고 "시가 내게로 왔다" 는 말은 바로 라틴아메리카,

 

칠레가 낳은 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한 말이예요. 


적절하고도 자연스러운 조합입니다.


루벤 다리오, 파블로 네루다, 세사르 바예호, 니카노르 파라.


개인적으로 루벤 다리오와 니카노르 파라는 이번에 저도 처음 만나는 시인이었습니다.



 

 

 

 

 

 

 

 

처음 라틴아메리카 문학과 그 시인들의 이야기를 전반적으로 훑어볼 수 있는 1부에 이어서


한 부씩 시인 한 명의 이야기가 할애되는 구성이예요.


에필로그까지 350페이지 아주 야무진 책이더라구요.^^


라틴아메리카 대륙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삶이 어떠했을지


이 네명의 시인들이 남긴 시와 그들이 한 말과 행동을 통해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설명이 전체 흐름을 유추하기에 비교적 쉽게 썼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정말 강의를 직접 들어야 알 수 있는 내용들을 책으로 접한 느낌이예요.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브라질을 제외하고는 라틴아메리카는 스페인어권에 속하지요.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상 스페인이 고대 문명이 살아있던 잉카제국,


마야 문명권에 속하는 지역들을 침략하면서


이후 이곳은 원래부터 살고 있던 주민들의 피와


스페인 정복자들을 포함한 대규모 유럽인 이주자들이 섞여서 형성된 나라들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선주민들과 백인들의 혼혈성이 두드러지게 되었고


그래서 저자는 라틴아메리카의 정체성을 '이중의 유혹' 이라고 표현하고 있어요.


아메리카 토착민과 유럽인 혼혈인종을 메스티소라고 부르는 것도

 

이번에 어렴풋했던 것을 확실히 알게 되구요.


서구지향적인 것과 지역주의적인 것의 두 가지 유혹이 항상 공존하는 라틴아메리카입니다.



라틴아메리카만이 갖고 있는 지역적인 특수성과


라틴아메리카가 보여주는 보편성 모두 책에 소개된 4명의 시인들을 통해서


서로 겹치지 않고 맞물려서 꽉찬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어둠을 뚫고 시가 내게로 왔다> 였습니다.^^



 


"아메리카의 장엄한 문명은 정복에 의해 중단되었지만,


유럽인들의 도래와 함께 새로운 민중이 창조되었다.


새로운 활력이 낡은 신체를 거부했기에 그것은 스페인의 것이 아니었으며,


파괴적인 문명의 간섭을 겪었기에 더 이상 선주민의 것도 아니었다.


두 개의 적대적인 힘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혼혈 민중이 탄생하였으며,


자유의 회복과 함게 새로운 영혼을 발전시켰다."



 

콜롬비아 출신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 <백년의 고독> 역시


민음사 버전으로 소장중이예요..... 다 언젠가는 꼭 읽어야 할 소설이니까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작가여서


라틴아메리카로 국한되어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이예요.


마르케스 이전까지 소설에 대한 인기가 바닥을 치고 있을 때


이야기의 극적 재미를 제대로 보여준 마르케스의 소설은 단번에


소설의 부활을 불러왔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작가입니다.


대표적으로 소개되는 4명 만큼 할애하진 않아도 보르헤스나 마르케스는 간간히 언급되기도 해요.


워낙 라틴아메리카 문학에서 중요한 소설가들이어서요.


<어둠을 뚫고 시가 내게로 왔다> 를 직접 펼쳐보기 전에 제가 기대한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개별적인 시인의 생애와 그의 작품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전반적으로 라틴아메리카 라는 대륙과 그곳의 문학의 특징을 알고 싶었는데


역시 서어서문학과 교수님 답게 전체를 그려주셔서 제 입맛에 딱 맞는 책이었어요.


게다가 각각의 시인들과 생애나 작품 스타일이 비슷한 한국의 시인들을 비교하는

 

Q/A 묻고 답하기 코너도 재밌어요.




"시는 앎이고 구원이며 힘이고 포기다.


시의 기능은 세상으ㄹ 변화시키는 것이며


시적 행위는 본래 혁명적인 것이지만 정신의 수련으로서 내면적 해방의 방법이기도 하다."


시는 이 세계를 드러내면서 다른 세계를 창조한다.


.......


시의 양식은 권태와 고뇌와 절망이다.


.......


시는 무의식의 승화이자 보상이고 응집이다."


 

​멕시코 시인 옥타비오 파스도 가끔씩 등장하는데요.


문장 하나하나가 간결하면서도 강력한 전달력을 지니며 응축미마저 엿보입니다.


 

스페인어권 근대시의 선구자이자 이후에 등장하는 세사르 바예호나


파블로 네루다에게 적잖은 영향을 끼친 사람이 바로 루벤 다리오 였어요.


루벤 다리오를 시작으로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지형도가 많이 달라졌다고 할 정도이지요.



 


광부와 같은 민중들이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을 때


파블로 네루다는 시를 통해 격려하고 희망이 되어주었던 사람이었어요.


실제로 사고로 광부들이 700미터 아래 땅 속에 갇혀있게 될 때


그들에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해준 것이 바로 파블로 네루다의 시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특히 네루다 역시 광부들에게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고 해요. 


칠레 민중들에게 파블로 네루다의 시는 그야말로 빛이었습니다.


살아있을 때 워낙 인기도 많아서 부와 명예를 모두 얻은 사람이기도 해요.


이런 시를 읽고 마음에 파동이 일지 않을 사람 없습니다.




언어권마다 사랑받는 작가들이 분명히 있죠.


독일에는 괴테가 있고 영국에는 셰익스피어, 이탈리아에는 단테,


러시아에는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 스페인에서는 세르반테스가 독보적이구요. ㅎㅎㅎ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보르헤스, 마르케스와 더불어


첫 손가락에 꼽히는 시인이 바로 파블로 네루다.


그만큼 국민들에게 영향력이 큰 시인이었고 칠레 현대사의 산증인이기도 할 정도로


정치적인 행보도 있어서 비판도 동시에 받기도 했던 시인.


스탈린주의자 였다는 것은 저도 좀 놀라웠습니다.


이 책속에 소개되었던 니카노르 파라 시인이 이런 파블로 네루다를 굉장히 비판했다고 하죠.


파블로 네루다에게 문학은 순수문학만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라틴아메리카에서 작가가 되는 일은 독재정권하에 있으면서


총과 펜, 둘 다 선택해야 했던 운명이기도 했다는 것을


 파블로 네루다의 인생이 여실히 보여주고 있죠.


창작이 정치 행위가 되는 땅에서 시인으로서 살아갔던 4명의 시인들의 이야기에서


 고통을 경험하고 시를 통해 그것을 극복하고 승화해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파블로 네루다 보다 띠동갑 형님인 세사르 바예호.


프랑스 여인 조젯과 사랑했고 마지막을 함께 했던 여인과 찍은 이 사진속 바예호의 모습은


페루 지폐에 등장하기도 할 정도로


세사르 바예호 자신은 고독을 온몸으로 느끼며 시를 탄생시켰지만


그 내용은 페루인들에게 희망이 되었습니다.




 


관능적이고 세련된 방식으로 사랑 시를 썼던 파블로 네루다,


관념화된 이상적 여인의 모습을 형상화했던 루벤 다리오,


그리고 세사르 바예호 역시 사랑했던 여인들과 그들이 남긴 시의 연관성은 결코 얕지 않았습니다.


세사르 바예호에는 사랑까지도 고독과 고통의 모습으로 다가왔더군요.


라틴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신성시되는 이 유명한 시인들도


역시 여성들과 사랑에 빠졌고 이별을 겪었으며

 

그 속에서 고통과 절망을 느끼기도 했던 평범한 남자들이었어요.


하지만 특별히 세사르 바예호의 시 세계는


고통과 절망 속에 잠식되지 않고 극복하는 과정으로 나아갔다는 점을 높이 산다는 것입니다.


고통은 희망과 연대의 가능성으로,


개인적인 자아는 사회적인 자아로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사회적인 자아로 이행하는 것은 정복자들에 의해 핍박받음으로써


약해진 페루 전통을 구축하자는 문화 운동을 전개했었고

스페인 내전을 지켜보면서 그에 관한 시를 남기기도 했던 세사르 바예호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혁명의 아이콘 체 게바라가 탐독했던 시인들중에

파블로 네루다와 함께 세사르 바예호도 포함되어 있거든요.


 

 

 

 

시는 상징과 비유, 응축 이라는 시적 특징들 속에 진리가 가려져 있고

자세하게 느끼고 알기를 좋아하는 제게는


녹록치 않은 장르여서 자주 보게 되진 않는데요.


기형도 시인이 세사르 바예호와 비교해서 보는 것이 흥미롭다는 소개를 보니


기형도 시인의 시가 또 궁금해 지기도 하더라구요.


 

 

 

 


​<어둠을 뚫고 시가 내게로 왔다> 에 소개된 네 명의 시인들중 가장 어린 니카노르 파라.

처음 듣는 시인인데 반시를 주창한 시인이라는 것이 임팩트있게 다가옵니다.

시, 시인, 그리고 시적 자아의 탈신성화를 주장했던 니카노르 파라의 여정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시에 대한 모든 통념을 부정하고 환멸과 허무의 무기로

조롱과 빈정거림을 선택했더라구요.

파블로 네루다를 향해 '노벨상은 당신 것' 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죠.


 



 

 

 

 

 

니카노르 파라와 시적 지향점이 비슷했던 국내 시인의 작품입니다.

​제목은 박남철 시인의 <주기도문, 빌어먹을>.

파라 시인처럼 부정과 풍자, 조롱의 성격을 담고 있으면서

오히려 박남철 시인의 시가 더 직설적이고도 거칠게 세상을 저격하고 있는 거 같죠.

욕설과 야유를 담은 풍자와 조롱의 끝판왕 같은.....

​근데 읽고 있으면 희한하게 시원하고 통쾌한 이유는 뭘까요....

전통적인 시의 엄숙함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을 주긴 하네요.


 

 

 

 

 

 

 

 

 

 

 

 

 

 

 

 

라틴아메리카 대륙 자체가 지니고 있는 혼혈성이

그들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찾게 하는 여정 속에 있는 거 같아요.

네 명의 시인들과 그들이 남긴 시를 보면서 각 나라의 민중들을 향해

 

희망과 삶의 의지를 ​갖고 함께 호흡했던 국민 시인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이 시인들을 토양삼아 라틴아메리카 문학은 앞으로도 점점 독창적인 그것으로

발전해가고 있는 중이라고 여겨집니다.

앞으로 또 어떤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신성을 접하게 될지 기대와 관심을 품게 되었어요.^^


<어둠을 뚫고 시가 내게로 왔다> 만나보고 싶은 목표와 기대치, 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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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이런 정신과 의사는 처음이지? - 웨이보 인싸 @하오선생의 마음치유 트윗 32
안정병원 하오선생 지음, 김소희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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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가 챙겨보는 드라마는 없지만 몇가지 예능과 교양 프로그램은 있는데요.


피곤한 날이면 잠들기 전에 누워서 보는 프로그램중에 하나가


바로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거든요.


가장 릴렉~~스한 상태에서 아무 생각없이 즐겁게 웃고 볼만한 예능이면서 동시에


외국인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을 통해 다름을 경험하게 되어서


여러가지로 제 취향과 맞는 프로그램이죠.


비슷한 제목의 공감 에세이가 작가정신에서 최근에 나왔더라구요.

알고 보니 이런 제목의 책들이 은근 많았던..... %EB%B0%95%EC%9E%A5%EB%8C%80%EC%86%8C%20%EB%B6%84%ED%99%8D%EB%8F%99%EA%B8%80

​<어서 와, 이런 정신과 의사는 처음이지?> 라는 제목을 갖고 있는 이 에세이,

처음부터 이 제목이 아니었다는게 재밌었고

게다가 처음 제목이 이 책을 대변하기에는 너무 추상적이고 설명이 필요하다는 거였어요.

원제가 <당신도 버섯인가요?>.....

 

초반에 이 제목을 생각한 이유를 보면서 이 책에서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대략 읽을 수 있었는데 끝까지 읽고 보니 바로 그거더라구요.


저자가 좋아하는 이 이야기 속에서 사람을 향한 온정과 배려를 느낄 수 있었고


그것이 저자를 사로잡았던 것입니다.

 

 

 

 

 

이쯤되면 ​<당신도 버섯인가요?> 라는 이야기가 뭔지 궁금해지지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저자가 정신과 의사이기는 하지만 본인의 이야기는 아니고 전해 들은 이야기인데요.

정신병원을 찾은 한 환자가 병원 치료를 내내 응하지 않고 매일 우산을 쓰고

모퉁이에 가만히 쪼그려 앉아 있기만 하더래요.

이유를 물어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아서 모두가 지켜보기만 하고 있는데

한 의사가 우산을 들고 환자를 따라 모퉁이에 쪼그려 앉더랍니다.

아무 말 없이 두 사람이 그렇게 쪼그려 앉아 있기를 한 달, 드디어 환자가 입을 열었어요.

환자 : 저기..... 당신도 버섯인가요?

의사 : 네, 저도 버섯이에요. 전 이만 가야겠습니다.

환자 : 당신도 버섯이라면서 어떻게 걸을 수가 있죠?

의사 : 버섯도 걸을 수 있어요. 전 약을 먹어야겠습니다.

환자 : 당신은 버섯이라면서 왜 약을 먹을 수 있는 거죠?

​의사 : 버섯도 약을 먹을 수 있으니까요. 전 이만 자야겠습니다.

환자 : 당신은 버섯이라면서 왜 잠을 자려는 거죠?

의사 : 버섯도 잠을 잘 수 있으니까요.

그러자 환자도 의사를 따라 잠을 청했고 이후로 '버섯' 은 마침내 건강을 회복하고 퇴원했대요.


'아는 것' 이 치료의 기초이자 시작​이라는 말을 서문에서 읽고 나서

이 책을 완독한 후 다시 보니


정신 질환에 대해 세상 사람들이 충분하게 이해하지 못한 것에 대한 저자의 안타까움이


더 진하게 다가옵니다.


일부 미디어는 정신 질환에 대해서 과장되게 표현하거나 확대 해석하고


심하게는 왜곡 보도하는 경향이 있어요.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던 피해는 고스란히 정신 질환을 가진 환자들의 몫이고


그들을 점점 사회에서 고립시키는 일입니다.


​그리고 대중들은 정신 질환 환자들에 대해 언론의 프레임으로 인해 


 공포와 두려움을 갖게 되고 선 긋기가 이루어지게 되죠.

저자는 이들이 감기에 걸리거나 열이 나는 것처럼

우리 몸이 아픈 것일 뿐이어서 정신 질환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고

그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결국 이 책도 나왔다고 생각하시면 되죠.

정신 질환 환자들이 자신의 병을 마주하는데 용기를 낼 수 있게 하는

과정중에 책의 출간이 있었던 것이어서

그 점에 대해서 의사로서의 소명의식과 저자의 책임감을 높이 사고 싶습니다.

 

책 한권을 출간하는 일은 산고의 고통과도 같다고 표현하기도 하니까요.


구분짓기, 배제하기가 아니라 함께 하기, 연대하기가 필요합니다.


정신 질환 환자들도 모두 우리의 가족이고 이웃이니까요.


 

 

 

 

 

​우리와 다르지 않은, 그저 몸이 아픈 정신 질환 환자들의 다양한 질환들을

저자의 엉뚱하고도 엽기적인 성격과 일상들을 버무려서

<어서 와, 이런 정신과 의사는 처음이지?> 에서 무겁지 않게 다루고 있습니다.

중국의 유명한 SNS인 웨이보에 심리학과 정신의학에 관한 날카로운 지적과 표현들을 담으며

과학기술 분야의 인싸로 불리는 저자 하오원차이.

일명 하오선생이라 불리는 정신과 전문의이고

불안장애 유형 중 하나 강박증이 전문 분야이기도 합니다.

하오 할아버지가 전하는 마음치유 트윗 32가지 에피소드가 공감 에세이안에 들어 있는데요.

이 책 한 권 안에는 안정병원에서 근무하면서 10년간 경험한 것과

5년간 정리한 것을 3년에 걸쳐 글로 탄생시켰다고 해요.

 

 

 

 

 

정신 병원의 일상들과 정신 질환을 가진 환자들의 내면,

그리고 정신 질환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돕는 정보들이 에피소드안에 어우러져 있습니다.

유익한 정보는 알아두었다가 주변에 정신 질환으로 힘들어 하는 지인들에게 전해주고 싶더라구요.

 진지함과 유쾌함이라는 투톤의 조합이 있는 에세이예요.^^

 

 

 

 

 

<어서 와, 이런 정신과 의사는 처음이지?> 의 첫 에피소드 "기억 도둑"


심각한 정신 질환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주인공 여성인 동쩐은 행복한 삶을 사는 중에 갑자기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으면서


충격으로 망상에 빠지게 되었고 환청과 환각 증세를 보이다가


결국 자살 시도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해요.


그녀는 혼란형 조현병이었습니다.


그녀는 처음 보는 사람을 자신의 남편으로 착각하게 되는데 저자는 이때


그 '남편'에게 도움을 청하고 그는 계속 남편 연기로 그녀의 병을 치료할 수 있게 해 주지요.


이 세상에서는 결코 만날 수 없는 남편과의 '상봉' 을 한 그녀는


결국 퇴원하게 되면서 그 남편을 향해 "나 갈게, 여보." 라는 말을 남기고 헤어집니다.


때로는 불평을 하기도 했지만 그 남편 연기를 한 남자는


그녀를 보내고 돌아서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려요.


저자는 이 첫번째 에피소드를 통해서 의사는 병을 치료하지만


치료라는 것은 꼭 약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고, 마음을 써야 하는 거라고 말해요.


남편 연기를 한 그 남자 역시 사랑이라기 보다는


설명하기 어려운 그 어떤 책임감 때문에 눈물을 흘렸던 것이겠지요.


헤어지는 그 순간 그녀에게 연민을 느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첫 번째 에피소드가 이 책 속에 저자가 정신 질환 환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 담겨 있어요.


그들의 질환을 똑바로 알고 치료의 과정으로 들어설 수 있도록


이 사회에 따뜻한 시선을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논리 두서없음, 피해망상, 정서 불안정, 주의집중장애에


심하면 자신과 타인의 목숨을 위협하기도 하는 정신 질환 환자들은

히스테리성 빙의와 히스테리성 발작, 불면증들로 두려움과 경계 대상에 놓여 있어요.


이들에게 효과적일 수 있는 음식요법, 음악요법, 안마 요법들이 있고


기타 방법중에 아주 사소한 것이지만 따뜻한 물로 샤워하기와


자기 전에 양치질에 또 도움이 된다는 내용들은


일반인들이 정신 질환을 겪는 환자들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정보들이 될 것입니다.


하오선생이 정신 질환의 정확한 인식을 위해 이 책에 써 놓은 내용들을


에세이처럼 가볍게 읽어가면서도 한 편으로는


고통을 겪는 그들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사회였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이상적인 바램이라고 당장 포기하기 보다는


내 주변에 조금씩 전파하다 보면 점점 가지치기 하는 날이 오겠죠.


내 가족, 내 친구, 내 동료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하나의 마음으로~~!!

 

 

 

 

 

우울증은 단순히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가 아니라 병이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깨지면서 뇌의 화학 구조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어서


단순히 좋은 말 한마디로 그들의 기분을 좋게 함으로써


내 기분을 좋게 하려는 이기적인 사람이 되지 않게


조금만 더 진심으로 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좋게 생각하라', '기분 풀어라' 라는 말은 삼가해야 할 말이라고 하니까요.


삶, 치료, 생명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으면 죽음을 일종의 해방으로 여기고


정상인들이 생각하는 자살과는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는 사람들입니다.


자기만의 기준에 의해 우리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으로,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선을 긋고 보는 것은 교만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모두 크고 작은 정신 질환을 안고 살아가고 있고 완벽한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환자의 고통을 무시하는 행위가 가장 치명적이고 잔인한 행동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참고해서


배제가 아니라 연대하는 사회를 향해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겨울이 다가오는 이 계절에 따스함이 느껴지는 공감 에세이였습니다.

아픔이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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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의 시간들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최성은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소설에 대해서도 이렇게 시작합니다.


"지금까지 이런 소설은 없었다. 이것은 신화인가, 현실인가"


생소한 폴란드 소설, 그리고 생소한 작가 올가 토카르축이 보여준


소설의 짜임새와 소재가 이야기를 좋아하는 저에게는 아주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읽는 내내 이것이 허구인지 현실인지,


옛날 얘기인지 현대인들의 얘기인지 참 헷갈릴 정도로


신화적 모티브를 바탕으로 폴란드의 역사를 20세기를 배경으로


소설 곳곳에 넣은 현실같은 이야기가 참 재밌었거든요.


 <태고의 시간들> 은 1996년에 출간된 올가 토카르축의 세번째 소설이라고 해요.


한국에서는 2019년 1월말에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되었는데


제가 처음 읽은 폴란드 소설이 올가 토카르축의 소설이라는 게 참 반가울 정도로


만족스러운 소설을 읽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본적으로 소설에 대한 흥미가 충만한 지라 좋아하는 영미권 소설들 말고


다른 나라의 소설에도 얼마든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고 도전하고픈 마음이었는데


외국소설 중 변방에 가까운 폴란드 소설을 만나게 될거라는 건


저 역시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는데 만족도가 높아서


또 다시 다른 나라의 소설에 도전하고픈 마음이 지속가능할듯 합니다. ㅋㅋ



 

 

​<태고의 시간들> -태고의 시간- 이라는 조각글 제목으로 시작해서

작가가 임의로 구성한 ~의 시간이라는 조각글들이 84개가 모여진 소설입니다.

크워스카, 게노베파, 미시아, 미하우, 엘리, 플로렌틴카, 루타, 이지도르, 파베우....

폴란드인들의 이름도 생소하면서 흥미로웠고

그들의 시간이 띄엄띄엄, 하지만 꾸준히 이어지면서

시간이 곧 삶을 구성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요.

소설 제목인 <태고의 시간들> 에서 "태고" 는

소설 속에서 상당히 중요한 시간적, 공간적 키워드로 작용합니다.

실제로 태고는 '아주 먼 옛날' 이라는 의미로도 쓰이고 있어서

시간적 배경인듯 한데 소설 속에서는 허구와 현실이 맞닿아 있는 지점,

작가가 설정해둔 이 세상의 소우주같은 태고 마을을 가리키는 공간적 배경으로도 쓰입니다.

​이런 절묘한 조합을 바탕으로 작가 자신이 실제로 옛날에 할머니에게서 들었던

신화, 전설, 민담과 같은 허구의 이야기들을 소재로 삼아

<태고의 시간들> 이라는 소설을 쓸 수 있었다고 말하고 있죠.

대략 1910년경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시간적 배경을 갖는 이 소설을 읽어가는데


중간에 소설속 주인공과 예수님이 만나고,

 

예수님이 걸치고 있는 천 조각의 향기를 맡았다고 하고.....


이건 주인공이 꾸는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 가는 지점들이 한 두곳이 아니었어요.

 

 

84편의 조각글들이 제목에는 인간의 시간뿐 아니라


동식물, 사물, 심지어는 신의 시간까지 등장합니다.


나쁜 인간, 집, 익사자 물까마귀, 과수원, 버섯균, 커피 그라인더, 게임의 시간~~~!


 올가 토카르축이 소설 속에 구축해낸 시공간의 배경 속에는


주인공들이 인간만이 아니었어요.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를 포함해서 그 범주를 우주로 넓혀서


존재하는 모든 것이 다른 것과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고,


세상의 중심이 신과 인간의 관계로만 흘러가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주체가 되는 넓은 세계관을 보여주는 것이 인상적이었죠.



 

 

여행을 떠나 이 경계에 다다르는 순간, 움직일 수 없게 되는 거지.


그들은 아마도 계속 나아가고 있다고 ......


한번은 엄마가 화석처럼 굳어있는 사람들을 내게 보여준 적이 있어.


그 사람들은 키엘체로 가는 길 위에 서 있었지.


눈을 뜬 채, 꿈쩍도 하지 않았어.


끔찍해 보였지. 다들 죽은 사람들 같았어.


그러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깨어나서 꿈을 기억으로 받아들이고는


집으로 돌아가는 거야. 전부 이런 식인 거지.



이 환상적인 요소를 풍기는 글은 뭐지? 싶다가도


다시 몇 번 더 곱씹어 읽어 보면 태고라는 마을이 상징하는


경계 그 어딘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시공을 초월한 열린공간 같기도 하고


동서남북 수호천사들이 경계를 지키는 태고 마을도 그렇고


흑강과 백강으로 둘러싸여 있는 걸 보면


어떤 질서와 법칙에 의해 시간이 흘러가는 태고 마을만의 닫힌 공간 같기도 하구요.


등장인물이 꾸는 꿈들, 그들의 내면심리, 그리고 무의식까지


글쓰기로 형상화 시키는 능력을 보면


올가 토카르축의 다음 작품이 기대되기도 해요.




 

 


그녀의 모유는 어린 크라스니의 눈병을 낫게 했고,


프랑크 세라핀의 손에 난 사마귀도, 플로렌틴카의 종기도,


예슈코틀레에서 온 유대인 아이의 피부병도 낫게 했다.


이렇게 병을 고친 모두가 전쟁에서 죽었다.


신은 바로 이렇게 현현하곤 한다.




현현하다 :

 

현묘하고 심오하다. 이치가 기예의 경지가 헤아릴 수 없이 미묘하고 심오하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삶의 여정들을 보면서


곳곳에서 미묘하고 심오함을 느끼게 될 때면


 머리 속에 상이 잘 그려지지 않는 부분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모호....이건 뭐지.... 요런 느낌....


확실히 폴란드 소설, 올가 토카르축의 소설은 제가 평소에 접해보지 않는 스타일이어서


시종일관 낯설다고나 할까요.... 


다행인건 여운이 남아 다시 펼쳐 읽어보면 좀 익숙해지려고 한다는 거....ㅎㅎ


단번에 익숙해지지 않는 건 내공이 부족한건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이렇게 다 읽고 나서도 여운이 남는 작품이 기억에도 오래 남더라구요!!!


모두 다 허구인듯 하지만 또 읽다 보면 소설 속에서 폴란드의 역사도 절묘하게 드러납니다.


허구의 소설이지만 현실이 반영되어 탄탄한 스토리의 힘도 느껴지지요.


러시아, 프로이센, 오스트리아로부터 분할 점령당했던 시기, 1*2차 세계대전을 지나


유대인 학살과 냉전 체제, 사회주의 시대까지


실제로 폴란드가 모두 겪었던 역사적인 몸살들이 고스란히 곳곳에 베어나오는 것에서


역사를 좋아하는 저는 또 재미를 느낄 수 있었어요.


폴란드가 한국과 역사적으로 참 비슷한 험로를 겪었더군요.


 

 

 

 

 

넷으로 이루어진 것들의 시간에서는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 개념에 공간을 넣어서 넷으로 이루어진 것들의 시간이라고 채운


작가의 의도가 선뜻 이해가 가진 않는 부분이었죠.


소설 속에서 작가가 설정해둔 시간이자 공간이 되는 '태고' 에서 계속 맴돌고 있어요.^^;; 


등장인물들이 시간들이 모여서 하나의 삶이 되는 그 모든 것을


포괄하는 개념인 걸까요.....


 

 

 

 

상속자 포피엘스키의 시간 중에서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이 문장들은 독자들이 고민하는 지점과


간극이 그리 커보이진 않더군요.


함께 되새겨보면 어떨까 싶어서 냅킨필사를 또 해봤습니다.



 



나는 어디에서 온 걸까?


내 시작은 어디에 있을까?


대체 뭔가를 안다는건 무슨 의미일까?


획득한 지식은 얼마나 유용한 걸까?


뭔가를 끝까지 다 안다는건 가능한 일일까?


인간은 무엇을 성취할 수 있을까?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무엇을 하고, 또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까?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시간의 목적은 무엇일까?

​1980년대 폴란드의 민주화 운동에 여성의 참여가 언급되지 않은 점이나


2차 세계대전 직후 강제 이주된 폴란드인들의 역사가


한번도 소설이나 영화로 발표된 적이 없음을 안타까워 하며


올가 토카르축은 차기 작으로 폴란드의

 

아프고 씁쓸한 역사를 바탕으로 하는 작품을 쓰고 있다고 해요.


현재 폴란드의 국경이 형성되는 과정을 담고 있는 것이라고 하니


폴란드를 알리고 여성을 드러내는 작품들로 보여주는 시대와 사회를 담는 작가정신이 돋보여서


<태고의 시간들> 소설을 만난 인연으로 올가 토카르축이라는 작가 이름은


앞으로도 계속 기억하고 발견하게 될듯 합니다!!!


참 현현한 소설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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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영어에 입시를 더하다 - EBS 스타강사 혼공샘의 우리 아이 영어 공부법
허준석 지음 / 북폴리오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영어 공부법에 관한 책은 참으로 지치지도 않고 나옵니다.


그렇게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도 나오는 책마다 각자의 컨셉과 장점들이 뭔가 있겠지


하는 호기심과 기대감에 또 새롭게 엄마표 영어를 얘기하는 책을 만났어요.


북폴리오에서 나온 혼공샘 허준석의 <엄마표 영어에 입시를 더하다>.


책을 만날 때마다 제목만으로 이 책의 특징을 가늠해 보곤 하는데요.


엄마표 영어에다가 부모들이 실제로 원하는 입시에 관한 내용까지 들어가 있겠구나......


막연하게 유추해 봅니다.


기대감을 더하는 것은 이미 EBS 스타강사로 12년 활동했고,


현직 교사로 15년의 경력을 갖고 있는 "혼공샘" 이 제시하는 영어 공부법 책이라는 거죠.


 

 

유튜브라는 대세의 흐름에 저는 민감하지 않은 편이라


몰랐는데 이미 유튜브에서도 "혼공tv" 라는 채널을 운영하며


 3만4천에 달하는 구독자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제게는 책이 가장 빨리 만날 수 있는 통로여서 <엄마표 영어에 입시를 더하다>를 만나면서


혼공tv 채널도 알게 됐는데 경력단절이 되긴 했으나


영어 교육, 영어 공부법에 있어서 경력이 있고 지금까지 관심을 둔 한 사람으로서


내 아이들에게 보여줄만한 채널이다 싶어 바로 구독도 했어요.


20분이 채 넘지 않는 영상 하나 들어보니 도움 되겠더라구요.


혼공샘의 모토가 긴 영상은 오히려 꾸준함을 유지하는데 독이 될 수 있다고


아이들이 집중하기 좋은 시간을 가진 영상을 추천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구독하는데 돈이 들진 않으니까요......


 

 


"영어라는 큰 산" 에 대한 이야기로 프롤로그를 시작합니다.


<엄마표 영어에 입시를 더하다> 에 영어 공부법에 대해 책을 쓴 혼공샘이


어떤 걸 강조하고 싶은지 프롤로그에서 단박에 느낄 수 있었어요.


제가 늘 유념하는 부분과도 닿아 있었습니다.


내 아이에 대한 존중과 관심은 결여된 채 영어 TMI 에서 살아남는 법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보게 되요.

 

​머리로는 알겠는데 잠깐의 유혹, 괜한 걱정 때문에 아이를 몰아 부치는 모습으로부터


나 역시 자유로운가 자문하게도 합니다.


판단의 권리를 남에게 넘겨주는 일은 너무나 어리석어요.


맹목적인 추종에는 나도, 내 아이도 중심에 없습니다!!!


그냥 세상의 잣대에 휘둘려서 영어 공부법을 따라한들 그것이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건지


냉정하게 생각해 봐야 지금까지 잘못하고 있던 것을 멈출 수 있는 거죠.


영어교육의 필요성이나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고


아이의 의견도 무시한채 전문가에게 바로 맡겨버리는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결정의 주체가 되어야 영어 공부를 오래 할 수 있다는 것,


결국은 그것이 우리가 그렇게 늘 원하는 것이겠지요.


많은 부모님들의 마인드를 편안하게 하고 싶은 것이 1차 목표라는 혼공샘의 이야기,


의심없이 믿고 싶습니다.



 


EBS 스타강사 혼공샘에게도 9살, 7살의 두 아들이 있고


직접 아이들을 키우면서 영어 공부법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다 보니


학부모들이 원하는 지점이 뭔지 좀 더 공감하고 있는 지점들이 와닿더라구요.


<엄마표 영어에 입시를 더하다> 목차만 봐도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이 들어 있는지 확인하기 편해서 좋았습니다.


Part 1 에서는 엄마표 영어에 입시를 더하는 영어 공부법 내용들을 습득하기 전에


어떤 마인드를 갖는것이 바람직할지 이야기합니다.


현재 내가 내 아이의 영어 공부법을 마주하는 모습을 점검할 수 있게 해주는 부분이예요.




 

100명의 아이에게 100개의 영어 공부법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진리를 무시한 채로


내 옆집에 사는 영어 잘 하는 아이의 방법을 맹목적으로 따라하는 방법은 옳지 않습니다.


현직 영어 교사로서 공교육은 물론이고 사교육의 흐름까지 꿰뚫고 있는 상태에서


복잡한 입시 전형을 현명하게 대처해서 입시 영어 뿐만 아니라


대학 진학, 나아가 진로를 결정하는데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엄마표 영어에 입시를 더하다> 를 통해 큰그림을 그려 보세요.


직접~~~!!!


학년별로 집중해야 할 내용들, 디테일한 영어 공부법,

 

 

늘 헷갈렸던 궁금증이 다소 해결될거라 생각합니다.



 

 

 

혼공tv 를 둘러 보다가 관심있는 영상을 하나 발견했어요.


영어 원서 읽기를 꼭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영서당 승규샘과 혼공샘의 대담시간..... ㅎㅎㅎ


저 역시 영어 원서 읽기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고 시니 어릴 때부터 시작하긴 했지만


사실 중학생이 되고 시간의 제한과 아이에게 좀 더 시간적 여유를 주고픈 제 욕심으로


영어 원서 읽기가 현재 좌초상태입니다. 


적지 않은 시간을 이렇게 보내고 있다 보니 좌초된 배를 다시 바다 위로 띄우는 일이 녹록치 않네요.


관성이 참 무섭습니다....^^;;


영어 원서 읽기는 아이가 스스로 습관이 들지 않는한 엄마가 챙겨야 하는 일이라서


그 지점이 저로서는 쉽지 않더라구요.


엄마표 영어라는 것은 엄마가 아이의 수준과 상태를 파악하면서 아이와 조율하에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라고 혼공샘도 말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학원에 의탁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저 역시도 엄마표 영어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만 더 책임감을 갖고 꾸준함을 챙겨야 할 거 같아요.^^;;


영어 교육은 멀리 내다보고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래서 참 어렵기도 하죠.


지금이라도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했으니 조급함과 거리두는 것부터 시작할랍니다..

 

 

 

 

 

​부모가 아이의 학습 과정을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기관에 의탁하는 것은 방목이 아니라 방치이다.

부모로서 아이의 학습에 대해서 너무 방치하고 있는건 아닌지 자책하는 부모님들이 많을거 같아서


이 점은 한번 얘기하고 싶어요.


아이를 중심에 두고 영어 공부를 위해 관심을 놓지 않고 있다면

 

 무조건 학원 보내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가질 이유는 없을 거 같습니다.


다만 아이의 입장, 아이의 의사도 존중하면서 결정권은 아이에게 줌으로써


자존감도 갖게 하면서 영어 공부법을 효율적으로 끌어가는 게 중요하겠죠.

 

반대로 내가 지금 방치하고 있다고 판단 되신다면, 그래서 변화를 꾀하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긍정적인 자극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무엇이든 변화의 시작은 현실 직시, 자기 자신에 대한 올바른 파악으로부터 시작입니다.

 

아이의 영어공부에 참여와 방목의 시기를 적절히 판단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아이가 영어를 잘하기 위해 시기별로 어떤 것이 유리하고 아이에게 덜 부담스러운지에 대해


부모의 진지한 고민이 함께 할 때 진정한 엄마표 영어 임을 한번 더 숙지합니다.


대응방법을 모르고 나름의 기준이 없으면 그 또한 엄마표 영어가 아니라는 것두요.


 

 

 

 

 

 

영어를 포기하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등장하는 경우도 종종 접하게 되요.


영어를 포기하려는 "영어 리바운드" 를 경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영어 공부가 습관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영어를 입력할 때 영어 리바운드가 생기는 것이거든요.


아이의 의견은 수용되지 않은 채, 부모 혼자 주도하는 엄마표 영어는 결코 오래갈 수 없습니다.


오래가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고사하고 아예 거부하거나 포기해 버리는 경우에는 되돌리기가 참 어렵죠.


늘 잘 따라준다고 결코 방심해선 안되요.


아이들을 늘 중심에 두고 의견을 들어주면서 결정은 아이가 하도록!!!


부모의 욕심으로 아이가 공부해야 할 분량을 정하고 있지는 않은지


아주 사소한 부분부터 체크해 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저 역시 실수하고 놓치던 부분들이라 문제를 인식하고 이후에 교정하고 나서


훨씬 아이가 부담도 덜 느끼고 자연스럽게 자신이 해야 할 공부라고 받아들이게 되었거든요.


 

 

 

사이사이 혼공샘 이야기에는


핀란드 영어 교육과 한국의 영어 교육 환경을 비교하면서


어떤 환경이 바람직한 것인지 생각하게 하기도 하구요.


파닉스 교육의 데드라인, 평준화와 비평준화, 일본식 영어가 한국에 미친 영향,


발음의 중요성 등등 궁금한 부분들에 대해서 생각해볼 거리를 제공하기도 해요.

 

 

 

 

 

 

어학은 작은 습관을 일관되게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요.


부모가 시키지 않아도 아이가 스스로 즐기는 "자동화"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서 올바르게 시청하게 하는 

 

 

"디지털 리터러시" 에 대한 이해가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대세를 거스를 수 없는 유튜브 시청이나 영어 교육 영상 시청에 있어서도


시청 시간, 시청 내용, 시청 자세들에 대한 내용들까지도


<엄마표 영어에 입시를 더하다> 도움을 받아보실 수 있어요.


세세한 내용들이 많아서 엄마표 영어에 관심있는 부모들로서는 분명 도움되는 책이 될 것입니다.


물론 아는 내용도 당연히 있겠죠.


그것보다 몰랐던 내용, 알고 있었는데 잊고 있던 내용들을

 

 

 내 것으로 취할 때 그 책이 유용한 책이 되는 것입니다.


이 또한 관점의 차이겠죠.


100% 만족하는 것 역시 사람마다 다른 기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니까요.


학습지만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기는 한계가 있다는 내용도 수긍하게 되는 부분이예요.

 

DVD 시청이나 오디오북 듣기를 병행하면서 하거나


EBS나 유튜브 강의도 분명 도움이 될 거라는 걸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거든요.


어떤 규칙을 정하고 꾸준함을 이어가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를 뿐이죠.


 

 

 

잘못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바로잡는 것부터 생각합니다.


과도하거나 유형에 따른 보상은 적절치 않다는 것,


적립식으로 또는 무형의 보상이 바람직하다는 것도 짚고 넘어갔어요.


물론 부모마다 아이에게 보상으로 해주고 싶은 총량은 각자 다 다를테지만


핵심은 영어 공부를 하고 나서 받는 보상이 아이에게 어떻게 수용되고 있는가를 생각해 봐야 하겠죠.


영어 공부를 함으로써 그렸던 큰 그림이 목적이 되는 게 아니라


영어 공부는 단지 보상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해요.


부모 또한 아웃풋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엄마표 영어 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starfall 사이트에 대한 소개도 있고


이렇게 리딩지수를 체크할 수 있는 AR이나 렉사일 지수에 대한 얘기도 당연히 나옵니다.


이 지수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알고


 영어 실력 향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참고를 하면 좋은데


지나치다 보니 이 기준에 얽매이는 경향도 없지 않다는 걸 혼공샘이 지적하고 있거든요.


저 역시 하고 싶은 말입니다.


어떤 기준을 내가 주도해서 활용하는 것과


그 기준에 내 아이를 끼워 맞추는 매몰의 상태는 분명 과정을 통해 얻는 뿌듯함도 없을 뿐더러


결과적으로도 도움이 되지 않을 거거든요.


<엄마표 영어에 입시를 더하다> 를 보면서 유용한 팁들도 많았지만


경계하고 중심을 잘 잡아야 할 내용들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늘 좋아하는 말이 "가랑비에 옷 젖듯이", "콩나물 시루에 물 주듯이", "사브작사브작".


무엇이든 욕심만 앞서면 체하기 마련이잖아요.


머리 속에 큰 그림 그려놓고 영어노출은 가랑비로 시작해서 소낙비로 ㅎㅎㅎ


요즘은 결과 중심의 폐해를 오랜 시간 경험한 바로

 

공교육에서 과정 중심 평가를 강조하고 있는데 이 또한 잘하기 위해서는


학원 다니는 것으로는 만족스런 결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평소에 독서는 기본이고 영어 공부법에 있어서도 영어 원서 읽기를 꾸준히 하는 것을


혼공샘도 얘기하고 있고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구요.


저로서는 생각만 하고 전처럼 실천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변화를 시도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엄마표 영어를 가장 열정적으로 하는 시기는 아무래도 취학전이죠.^^


그때 가장 관심도 많고 실천력도 충만할 때여서


<엄마표 영어에 입시를 더하다> 읽으시면 도움될 팁들 아주 많을 거예요.


어떤 연령보다 가능성이 가장 활짝~~ 열려 있는 때이니까요.


엄마표 영어를 해보신 분들은 무슨 말씀이신지 바로 이해하실 거예요.....


추천 알파벳 노래 알파블록스, 혼공샘이 제시하는 유튜브 영상 시청 원칙, 

유튜브 영상을 mp3로 다운로드하는 방법, 흘려듣기와 집중듣기,

​영어와 담을 쌓은 부모들의 경우는 픽처북을 적극 활용해 보기,

청독 진행방법 , 파닉스 + 파닉스 리더스 + 리더스 소개, 사이트워드 무료 워크시트 저장소​ 

 


등등 제가 언급하지 않은 내용들도 많아요.

 

 

 

실제로 내 아이의 연령에 따른 팁들에 확실히 더 관심이 많이 가더라구요.^^

 

초등 5학년 가니에게 해당되는 이 부분은


이 책의 제목처럼 본격적으로 엄마표 영어에 입시를 더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초등 5~6학년 시기와 그 이전 3~4학년 시기의 간극은 꽤 크다는 것을 부모들도 대부분 인식하고 있어요.

 

5~6학년과 중학교 영어의 간극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영어는 '아는 것' 을 연습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먼저 인지하게 된다면


그 간극을 억지로 매우기 위해서 단어시험을 과하게 던져주는 과오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단어시험 100개를 보면 다 알기는 어렵더라도

 

 

 50개는 건질 수 있지 않냐는 학원이나 일부 부모들의 생각은


아이에게 교육이 아니라 폭력에 가깝다는 혼공샘의 지적, 저 역시 공감해요.


아이가 영어 교육의 주체인데, 주체는 빠진 공허한 인식입니다!!! 

 

그렇다면 그 간극을 채우기 위한 방법으로 혼공샘이 제시한 것들은 뭘까?

 

당연히 있습니다. ㅎㅎㅎ​

​이 방법은 제가 학창시절에 몸소 경험했던 것인데 여기서 보게 되서 반갑더라구요.^^


영문학을 전공하기로 결정한 계기는 제게 팝송이 절대적이었습니다.

 

그 옛날 오성식의 굿모닝 팝스를 듣고 그런 동아리가 여고에 있었고

 

회장으로 활동했었고 고3 시절 기숙사처럼 1년간 학교의 관리를 받으면서 그야말로 빡세게 공부할 때도

 

팝송은 정말 빼놓지 않고 들으며 정서적인 안정에 큰 도움을 받았거든요.

 

오히려 제게는 부모님보다 팝송을 들으면서 영어가 점점 좋아지게 되었고 안정도 얻어서

 

제 진로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것이 바로 팝송입니다.

 

팝송은 그야말로 반복적으로 가랑비에 옷 젖듯이 듣게 되는 게 참 무섭죠.

 

제 차에는 늘 올드팝, 최신팝이 흘러 나오고 아이들은 반 강제적으로 팝송을 귀에 담아왔습니다.

 

가니가 그 영향을 표출하는 경향이 많아서

 

팝송으로 영어 공부하는 이 방법, 같이 해보자고 하면 반기긴 할거 같아요.^^

 

어쩌면 이미 저희집은 이 영어 공부법 실천하고 있는 중인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초등 5~6학년 시기의 특성상 중학교 영어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초등학교 5학년에 한국어로 된 영문법을 1~2년 공부하는 것이 좋다는 것.

 

이것 역시 저도 초5 가니에게 필요한 실천사항인데

 

아이의 상태를 지켜보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어려움 느끼지 않으면서 시작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제게 시기적절하게 <엄마표 영어에 입시를 더하다> 혼공샘의 책을 만난거죠. 

 

 

 

학년별로 중학교 영어 교과서를 통해 이런 내용들을 배웁니다.


제가 설명해 줄 수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인데


제 자식을 가르치기란 참 쉽지 않아요.


그때는 엄마가 아니라 선생님으로서 갖게 되는 책임감이


 다른 방향으로 흐르는 어려움이 꼭 따르더라구요.^^;;


그래서 접촉은 필요한 정도만 하고 다른 것을 활용해 보려고 합니다.


바로 혼공tv 에 혼공샘이 올려놓은 중학 영문법 영상 Level 1~Level 3.


시니에게는 어제 바로 링크를 전달했는데 가니도 Level 1부터 슬슬 시작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죠.




 

 

게다가 이렇게 문제집도 있더라구요.


직접 적으면서 풀어보는 문제집과 함께


언제나 무료로 들을 수 있는 혼공샘의 중학 영문법 강의도 있으니


실천해 보는 거 손해 볼 일도 아니고 망설일 이유가 없습니다.^^


제가 이 방법을 고민없이 선택하게 되는 이유는


영상 매체를 가니가 좋아해서요.


공부에 대한 필요성이 아직 약한 아이여서 지루함 덜 느낄 수 있는 방법으로 적절할 거 같아요.


그리고 혼공샘이 책에서 보여준 적절한 보상을 적용해 본다면


결과도 좋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 봅니다.


중2 시니는 어릴 때 시간적인 여유 속에서 엄마표 영어를 충실히 해 둔 것으로

 

확실히 현재 시간도 벌고 노력도 많이 벌었어요.^^

 

물론 아이에 따라 다른 영어 공부법을 제시해야 하지만

 

아이 자체도 잘 따라주느냐의 변수가 있다 보니 가니가 지금은 시급합니다.

 

시니는 혼공tv 영문법으로 틈틈히 다지고 영어 리딩 교재를 저와 하던대로 이어가려구요.


영어 원서 읽기를 통한 독서 이어가면 참 좋겠지만 그건 한글 책 읽기로 만족할랍니다.


영어와 한글 독서를 굳이 골라야 한다면

 

 

저는 한글 책을 통한 넓고 깊이 있는 사고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시간이라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 보니 영어 원서 읽기까지 하다보면


아이의 자유시간을 확보해 주기가 어려울 거 같아요.


지금은 가니에게 좀 더 집중해야 할 타이밍.....!


​영어 교육, 영어 공부법에 대해서는 참 할 말이 많아요.


이 책 속에 있는 내용들 하나하나마다 제 생각을 넣어서 쓰자면 정말 끝도 없을 거 같습니다.


우선 이 책을 통한 시작은 학부모들을 독자 대상으로 볼 때 "나에 대한 이해" 입니다.

 

100개의 방법이 좋다고 해서 다 취할 수는 없는 거죠.


모두 다 성공적인 결과를 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욕심을 내려 놓으면서 그 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는 것을

 

아이와 함께 조율하고 고민해 보는 일부터 시작해 보면 좋을 거 같아요.


기준은 언제나 나와 아이가 마련해 놓은 것을 따르되,


디테일한 방법과 실천적인 내용들은 혼공샘의 <엄마표 영어에 입시를 더하다> 책이나


혼공tv의 도움 받아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영어라는 과목에 대한 정확한 이해도 아주 중요하니까


공교육과 사교육의 흐름 모두를 알고 정리해둔 이 영어 공부법책, 활용해 보세요.

 선한 영향력을 설파하는 지점도 저와 통하고 여러모로 혼공샘의 책 만나서 좋습니다.


도움되는 책 고마워요, 북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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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 그 섬에서
다이애나 마컴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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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다지"

이민자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우리말로 정확히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향수, 깊은 그리움 정도로 말할 수 있는 포르투갈어예요.


흐름출판에서 나온 에세이 <그 여름, 그 섬에서> 는 가슴 속 깊이


조국,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한 채


다른 곳에 있어도 늘 마음만은 그곳을 향해 그리움을 품고 사는 이민자들의 이야기입니다.


 그 이민자들의 고향은 포르투갈령에 속한 아조레스 제도.


대서양에 둘러싸인 아홉 조각의 포르투갈 영토이자


모든 방향에서 최소한 1,40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군도입니다.


투우와 축제가 한여름에는 끊임없이 열리며


책의 표지에서처럼 연보랏빛 수국 덤불과 푸른 초원, 바다가 펼쳐진 그야말로 아름다운 섬이죠.


여유롭고 느긋한 아조레스 사람들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 저자 다이애나 마컴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기자로서 이야기거리를 찾다가


우연히 캘리포니아 외곽에 모여 사는 아조레스 이민자들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21세기에, 그것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아조레스 방식대로


소 두 마리를 몰며 밭을 가는 남자의 모습을 사진으로 우연히 접하게 되면서 시작되었어요.


이 우연은 다이애나 마컴의 인생에 조용히, 하지만 큰 파동으로 다가오는 사건이었습니다.




 

​아조레스 이민자들을 처음으로 캘리포니아에서 만났고


그들의 초대로 실제 아조레스 제도, 테르세이라 섬에서 그들과 어울려 살았던 얼마간을 보내고


다시 미국에 돌아온 저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자신이 아조레스 제도의 사람들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마음속에서 새로운 "발견" 을 하기까지 7년을 보낸 후, 다시 아조레스 제도로 향했던 저자는


그곳에서 그들의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처음 이 책을 쓰고자 하는 방향이 완전히 바뀌어 버리죠.


기자로서 르포 스타일의 책을 쓰겠다는 처음 의도 "아조레스 디아스포라" 와는 달리


저널리즘과는 관련없는, 그야말로 다이애나 마컴 본인의 자전적 에세이가 되었습니다.


결정적으로는 자신이 오랫동안 찾았던 진정한 사랑에 새로 눈을 뜨게 한 일이


바로 아조레스 제도에서의 시간들이었기 때문에


저자에게는 더없이 의미있는 책으로 다가올 에세이이자 삶의 기록을 담은 책이죠.


​"디아스포라" 는 지금 캘리포니아에서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아조레스 사람들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예요.


보스턴과 캐나다를 포함한 전 디아스포라를 아우르는 말로


저자는 "열 번째 섬" 이라는 또 다른 말로 표현합니다.


열 번째 섬은 마음 속에 지니고 다니는 것이예요.


우리의 고향을 떠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하는 이민자들의 이야기가


<그 여름, 그 섬에서> 에 가지각색의 이야기들로 모여 있습니다.





​아조레스 제도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이 선정한 아름다운 섬 상위에 랭크되어 있기도 하다고 해요.


전통이 살아있고 지속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요.^^


마크 트웨인도 언급한 적 있는 아조레스 제도이더라구요.


포르투갈의 독재에서 벗어나기 위해 1/3 가량 고향을 떠났던 이민자들의 마음속에는


슬픈 음조를 띠는 갈망의 노래, 포르투갈의 민요 "파두" 를 떠올리게 하는


아련한 그리움이 늘 마음과 현실 속에 공존합니다.


저자가 매력을 느꼈던 아조레스 방식은 이런 것이었어요.


이 지점은 제가 제주도에서 느꼈던 그것과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저 역시 제주도가 너무나 그리워지는 순간을 경험했습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내일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굳이 오늘 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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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분리, 정체성, 함께 있지 않을 때에는 서로를 엮어주는 게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는 저자 다이애나 마컴.


​내 존재 너머에 존재하는 거대한 무엇인가에 내가 지금 이순간 연결되어 있다고 느꼈던 적이 있나요?


동시에 익숙했던 모든 것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것 같기도 한 순간은요?



 

우리는 늘 순간을 살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지금 이 순간을 아름답고 완전하게 만드는 건

우리가 다음에 무엇을 할지 상상하는 일이다.

 

 

​자신의 고향은 아니지만 새로운 곳에서 그들만의 관습과 전통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디아스포라" 는 팔레스타인을 떠나 흩어져 살아가는 유대인을 두고 시작된 말인데요.


요즘 "디아스포라" 와 관련된 책과 공연들도 적잖이 접하게 되면서


지금 현대인의 몸과 마음이 어떤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부유하는 이미지와도


어찌 보면 좀 닮아있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읽다 보면 아조레스 사람들과 그곳에서 경험한 정말 사소한 이야기들과 생각 모음인데


그것들이 하나 둘 모여 있는 <그 여름, 그 섬에서> 책을 덮고 나면


잔잔하게 밀려드는 내 삶의 여정이 있었습니다.


2018년 1월, 2019년 2월, 그리고 다가오는 2020년의 겨울.


올해를 넘기자마자 새로운 해가 시작될 때쯤이면 저 역시 제주도에서 혼자


이곳 저곳을 눈에 담고 마음에 품고 올 날들을 갖게 될 듯 합니다.


몸은 육지에 있지만 마음은 늘 제주도를 떠나본 적 없는 아조레스 이민자들의 마음처럼,


제주도를 향한 그리움은 느끼지 못하는듯 하다가도 어느 순간 수면 위로 올라와요.^^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도 느끼며 세번째 혼자 하는 제주도 여행을 기다리고 있는


하루하루가 참 행복한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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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개인의 자전적 에세이지만 우리 모두에게도 충분히


적용해봄직한 삶의 새로운 발견 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미 여름은 끝났지만 <그 여름, 그 섬에서> 를 끝으로 2019년 여름을 정말 마무리하게 되는듯 해요.^^





저에게 제주도가 마음의 평온을 안겨주듯, 당신에게 그러한 곳은 무엇인가요?


"당신의 열 번째 섬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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