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에서 남편들이 내려와
홀리 그라마치오 지음, 김은영 옮김 / 북폴리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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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원래대로 되돌리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인생에서 삭제하고 싶은 인간관계는 물론이고.

내 인생이라고 해서 완벽하게 내 맘에 들 순 없으니 말이다.

이럴 때 인간에게 주어진 특권이라면

바로 내 맘대로 상상하고 이야기로 만들어 보는 것!

호주 출신 작가 홀리 그라마치오가 바로 이러한 특권을

<다락방에서 남편들이 내려와>라는 로맨스 판타지 안에 구현해낸 게 아닌가 싶다.

시간을 되돌려 나의 가까운 미래를 이미 알고 있는 상태에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설계해갈 수 있게 해준다고 누군가가 제안한다면...

이것은 과연 달콤한 유혹일까, 아니면 쓰디쓴 후회로 남을까?

'달콤한 유혹'이라고 한다면 역사상 이만한 작품도 없을 것이다.

성경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괴테가 남긴 희곡 <파우스트>가 바로 그것이다.

악마인 메피스토펠레스와의 거래를 통해 자신의 영혼을 팔아

얘기치 못하게 여러 고난을 겪는 파우스트 박사의 존재를 기억한다.

훌륭한 고전들을 통해 우리는 이러한 깨달음도 얻는다.

나 자신을 구원하는 것은 남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었음을!

그럼에도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는 것인지

이번 영미소설에서 현대적인 이야기로 다시 태어나

중독성있고 달디단 유혹의 손길을 내민다.

내가 만약 끊임없이 새로운 남편을 맞이하고 그리하여

새로운 생의 시작을 거듭하는 "로렌"이라면

이 상황이 과연 내게 이로운 변화를 줄까?

'이 비현실적인 연애와 결혼이 로렌에게 궁극적으로

행복을 안겨줄 수 있을까' 라는 물음을 던지게 하는 소설이다.


결혼을 앞둔 친구 엘레나를 위한 축하 모임에 다녀온 로렌은

술에 조금 취한 상태로 자신의 집에서 황당한 일을 마주한다.

처음 보는 남자가 남편이라며 다가온다!

다락방에서 남편이 내려오는 상황이 당연하다 여길 정도로

로렌은 그렇게 정신이 없진 않았었다.

하루 아침에 유부녀가 된 이 비현실적인 사건에서부터 소설은 시작된다.

분명히 내 집인데 저 새로운 남자와 함께 찍은 사진들이 집안 곳곳에서 보이는

이런 당황스러운 상황을 읽어 내려가는데

나도 여자라서 그럴까 이질감 하나없이 곧바로 몰입하고 있다.

지금껏 로렌은 자신이 어떤 남편을 원하는지도 모른 채

남편을 바꿔왔다. 이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

엘레나의 결혼식이 일주일 남았다.

일단 결혼식에 데려갈 괜찮은 남자를 찾는 게 먼저다.

완벽한 남편이 아닌, 결혼식 파트너로 완벽한 사람.

나머지는 나중 문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 상황이 나쁘지만은 않다.

어쩌면 로렌에게 당면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단 급한 불부터 끄자는 심정으로

어디 내놔도 손색없을 괜찮은 남편감을 찾기 위해

다락방에서 내려오는 프레쉬~한 남편들을 마다하지 않고 겪어낸다.

물론.... 이 사람은 아니다 싶으면 다시 다락방으로 돌려 보내서

RESET 상황을 만들고 새로운 남편을 맞이할 준비를 하기도 하고.

내 입맛에 맞는 남편을 고를 수 있는 로렌의 상황과

다양한 남편감들의 면면을 지켜 보다 보면

책 속에 들어가 있다가도 문득 다시 책 밖으로 나와서

그동안 품고 있었던 연애와 결혼에 대한 가치관을 되새겨보기도 한다.


200명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해야 하는지

슬그머니 걱정도 앞선다.

인생이란 게 물론 예측불가능한 것이지만

동시에 인간은 안정성을 추구하기도 하는 본성이 있다.

어느 시점에 이르러 로렌은 지금의 생활을 돌이켜본다.

자신의 남편감으로 알맞지 않아서 다시 다락방으로 보내고

때로는 꽤 괜찮은 남편감을 만나기도 하지만

지내다 보니 또 이 사람보다 더 나은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회로가 작동해서 이 굴레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어떤 결정적인 만남이 있고 난 후 로렌은 각성한다.

무언가 거대한 변화를 만들기 위해 로렌은 생각에 그치지 않고 과감하게 행동하기 시작한다.

"더이상 남편들이 내려올 다락방은 없다!"


가만히 기다리며 수동적으로 남편감을 맞이하지 않고 

드디어 로렌이 직접 선택하기로 한 것이다.

나의 선택이 앞으로 인생에 어떻게 작용할지 그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어찌됐든 내가 책임지면 되지 않은가.

그것이 진정으로 자유를 누리는 삶이겠지!



일주일 동안 우연히 들른 카페에서, 때로는 나의 아지트 스타벅스에서,

그리고 특별한 어떤 날에는 절벽뷰가 멋진 원주의 스톤 크릭 카페에서

북폴리오의 영미 신간소설 <다락방에서 남편들이 내려와>를 혼자 읽으며

무심코 터져 나오는 어이없음에 나도 모르게 웃게 되는,

소설이 주는 이야기의 맛을 본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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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종소리 - 김하나의 자유롭고 쾌락적인 고전 읽기
김하나 지음 / 민음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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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전부터 나혼자 노려보고 있던 김하나 작가의

신간이 독서 에세이 장르로 민음사에서 한 여름에 나왔고 이제서야 완독이다!

표지부터 뭔가 매혹적이야~~^^

내용을 들여다보니 자유롭고 쾌락적인 것, 맞다.

김하나 작가의 마음의 소리와 감탄의 언어들이 틀에 박히지 않아 좋았다.

그녀가 고른 고전 다섯 작품에 대해서 구석구석 온통

감탄만 했더라면 쉽게 질렸을지도 모르겠다.

있는 그대로 일상의 언어가 음성지원되어 호불호가 분명하게 전해지면서

독자 또한 저자의 의도에 홀리듯 따라가기만 하는

수동적인 독서가 되지 않게 하는 데 은은한 영향력을 미쳤다.

저자처럼 독자 역시도 자유로운 독서 행위를 가능케 했다.

이 와중에 참 신기한 것은 저마다의 감탄의 언어에 있어서 표현은 달라도

그 울림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감히 짐작해 본다.

나만의 느낌적인 느낌~~



7월 말, 여름 휴가 시즌에 군산에 다녀왔었다.

그리고 여행 가는 곳마다 영순위로 검색해 보는 것이 동네책방이어서

알아보니 "마리서사"가 뜨고

숙소 바로 옆에 있으니 안 갈 이유가 없지!

갔더니 딱.... <금빛 종소리>가 책등이 아닌 책표지가 보이게 정면에 누워있다.

반가움.^^




저자는 고전 읽기를 가리켜 "세계의 교양에 접속하는 일" 이라고 했다.

단순히 다른 시대의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다른 시*공간의 어떤 정신을 체험하는 일이라고.

고전이 다른 장르에 비해 독보적인 지점은

바로 오랜 시간의 검증을 거쳤다는 걸테다.

오래 전 탄생한 작품들이 지금까지도 금속성 종소리처럼

독자들에 의해 읽히고 전해져 2024년 현재까지 그 울림을 감각하게 된다.

그래서 저자는 <금빛 종소리>라고 은유하게 되었으리라.

개인적인 경험치에 근거하여 민음사의 독서 에세이는 믿고 본다.

그 수많은 고전 중에서 이렇게 다섯 작품을 선별하기까지

저자의 신발을 신고 생각해보면 얼마나 개인적인 고뇌가 있었을지 안 봐도 짐작이 간다.

영문학도로서 추앙해 마지 않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맥베스>

카프카의 <변신>을 김하나 작가의 시선으로

읽을 수 있다는 건 내게 반가움과 동시에 행운이었다.

좋은 느낌을 깔고 직접 펼쳐 봐도 역시는 역시!

작품을 다시 찾아보게 하는 힘이 있었다.

거기에 이미 알고 있던 이디스 워튼과 그녀의 소설 <순수의 시대>

또 다른 이의 감각을 통해 새롭게 읽혔고

잊고 있었던 인간과 인생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해주었다.

어찌 되었건 독자도 취향이라는 것이 있는지라...

아우라와 회상록은 다음을 기약했다. ㅋㅋㅋ

어떻게 저자와 독자의 취향이 톱니바퀴처럼 다 맞을 수 있겠어....

그렇다면 그게 더 이상한 거 아닌가....^^



<금빛 종소리> 속에 있는 이디스 워튼의 소설은 소설에 그치지 않고

영화로까지 손을 뻗게 했다.

내가 이 영화를 언제 봤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여

이 참에 한 번 보자고 알아보다가 고딩 딸아이가 웨이브 구독중인 것도 알고....ㅎㅎㅎ

덕분에 1300원에 이틀 대여하여 1994년 영화를 좋은 화질로 감상할 수 있었다.

영화를 보다 보니 얼핏 오래 전에 봤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그 때 본 것과 이번에 김하나 작가의 에세이를 읽고 나서 보이는 건 너무나도 달랐다.

이디스 워튼의 삶과 그녀가 남긴 소설이 어김없이 중첩될 리도 없고

그럴 필요 또한 없으나 묘하게 영향력이 전해진 듯한 느낌도 받게 된다.

미국의 명성있는 가문에서 부족함없이 살았던 이디스 워튼은

사랑이 없는 결혼생활을 했고 다른 남자로부터 사랑의 감정도 느꼈지만

그 상대가 진심이 아니었음을 경험했다.

이 모든 인생의 경험들을 거치고 난 후에 그녀의 소설 <순수의 시대>에 모조리 녹여낸 듯

인간의 다분히 사회적이고 모순적이며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과

당대 사회의 관습과 인간을 틀에 가두는 친화적이지 않은 사회를 차분하게 보여주고 있다.

'캣우먼' 이미지로 너무 강하게 자리잡혀 있던

미셸 파이퍼의 엘렌 올렌스카 연기는 또 다른 배우의 모습을 겹씌워 주었다.

누구나 사랑 앞에서는 순수하고 싶지만 사교계라는 그들만의 세상 속에서

결코 용감할 수 없었던 한 남자의 순애보를 안타깝게 지켜보았다.

간절히 원하는 사랑이고 사람이었지만 그녀와 함께한다는 건

상처로 점철될 자신의 미래가 동시에 그려진다.

저 훤칠했던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이제는 60대 후반이 되었다니....

멜로 목소리를 장착한 뉴랜드 아처는 다니엘 데이 루이스 말고는 상상이 가지 않는다.

위노나 라이더가 연기한 메이의 저 사랑스러움은 또 어쩌면 좋을까.

공식적으로는 자신의 남자이지만 내밀하게 보면 사촌 언니에게

마음이 가 있는 남자를 어떻게 곁에 두고 볼 수 있었을까.

저마다의 입장에서 인간으로서 겪어야 할 고뇌와 고통들을

꾹꾹 참아내고 감당해내는 작중인물들의 인생이 애처롭다.

또한 개인은 결코 단독으로 생을 이어갈 수 없다.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의 강력함을 또 한 번 느끼게 되었다.

특히 여성을 둘러싼 사회는 마치 생물인 것처럼 왠지 더 잔인하게 느껴진다.

남녀가 같은 일을 겪어도 사회로부터 입게 되는 타격은 왜 늘 여성에게 집중되는 것일까.

이 지점에서 떠오르는 한 사람은 나혜석 화가.

늘 내 마음 한 켠 애처로운 인생을 살다간 인물로 기억하는 이다.

잠들기 전 영화 한 편으로 너무 좋았고 그래서 여운도 많이 남았던 작품이다.

<순수의 시대>를 소설로 오래 전에 읽어봤고 이번에 영화까지 보니

이디스 워튼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듯하다.

아직 읽어보지 않았던 <이선 프롬>이나 <여름>도 책 속에서 언급했으니 조만간 한 번 들여다 봐야겠다.



프란츠 카프카가 남긴 그야말로 문제작 <변신>.

작가 자신이 작품 속에 표현한 그 곤충은 그림으로 묘사할 수 없고

독자들로 하여금 상상력을 발휘할 여지를 남겨두고 싶은 이유인지

표지에 그림으로 그리지 말아달라는 간곡한 부탁의 편지를 보냈다 한다.

창작자가 이렇게 부탁을 했음에도 지금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변신>이라는 소설 속 해충을 각자의 방식대로 거침없이 묘사하고 있다....;;

모르면 몰라도 이제는 알았으니

앞으로 보게 될 <변신>의 해충 그림들은

창작자의 의도와는 관계 없다는 문구를 스스로 달아가며 봐야할 듯.



외판원으로 가장처럼 가족들의 생계를 온통 책임져 왔지만

하루 아침에 거대한 해충으로 변해버리고 나니

가장 혜택을 받았던 여동생 그레타의 입에서 저런 소리가 나온다.

"우리는 이것을 돌보고, 참아 내기 위해 사람으로서 할 도리는 다했어요."

그레고르 잠자는 이제 가장 이해받고 공감받아야 할 가족들에게서

쓸모없는 인간으로 전락, '이것'이 되어버렸다.

운명공동체에서 배제되고 버려지면, 인간은....한 개인은 무엇에 의지하며 살아가야 하나....

존엄하고 고유한 인간의 존재가 그저 쓸모라는 가치로 매겨진다는 점이

씁쓸함을 진하게 남기는 작품이다.

오래 전 대학로에서 연극으로도 접했던 작품일 정도로

늘 관심이 가는 카프카이고 소설 <변신>을 김하나 작가의 프리즘으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자신이 창작해낸 그 벌레를 절대 그림으로 묘사하지 말라는

카프카의 당부가 있긴 했지만

학원 제자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어서

그림이 있는 문학동네 버전으로 빌려보았다.



피날레는 역시 셰익스피어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4대 비극이지만

이 중에서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나는 늘 <리어왕>이었다.

이순재 배우님의 연극도 보러 갈 정도로 애정하는 작품인데,

늘 고민하는 또 하나의 작품이 바로 <맥베스>.

인간이 결코 해낼 수 없는 미래를 예언했던 세 마녀와

맥베스 부인의 존재감은 다양한 창작품들로 변주되어 왔다.

이번에 김하나 작가를 통해서 내가 얻은 것은

작품 후반에 남긴 맥베스의 독백 대사이다.

유튜브로도 접할 수 있다는 정보를 보자마자 책을 덮고 스마트폰을 꺼내 검색, 몰입하여 감상했다



직접 내 눈으로 이 영상을 보고도

<반지의 제왕> 속 간달프 배우와의 연결은 상상도 못 했었다...ㅠ

이언 맥켈런.... 간달프 그 배우가 젊은 시절 맥베스를 연기했던 연극배우였다니!

너무 몰라봤네.... 내가 잘못했네....^^;

연기하는 그의 모습에 압도되고 빠져들 수밖에 없다.

마치 맥베스가 이렇듯 고뇌의 시간을 보냈을까 하는 상상이 머리 속에서 이내 자리잡는다.

<맥베스> 5막 5장에서 맥베스 부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절망하며 읊는 독백 대사인데 마치 시 같기도 하다.

소네트를 많이 남겼던 셰익스피어의 재능을 희곡에서도 만난 것처럼.

'To-morrow, and to-morrow, and to-morrow,

세 마녀의 예언과 맥베스 부인의 부추김에 의해

잠들어 있던 맥베스의 욕망이 고개를 들고 결국은 자기 파멸에 이르는 비극 <맥베스>.

비극은 작중 인물들의 '성격적 결함'에 의해 끝을 맞이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걸 다시금 상기시켜 본다.

수많은 작품들 속에서 인용되는 이 맥베스의 독백 대사를

김하나 작가가 소개해준 덕분에 제대로 만나게 되었다.

인생의 덧없음과 모순적인 인간의 본질을 꿰뚫는 한 장면으로 기억된다.

Life is but a walking shadow.

인생은 한낱 걸어 다니는 그림자.

너무 인상적이어서 프사 문구로 바로 업데이트다!

맥베스라면 인생의 공허함이 짙게 깔린 상태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을 테지만 나는 허무함으로만 받아들이고 싶진 않다.

그 허무함을 경계하는 힘으로 내 삶을 소중하게 여기며 당당하게,

염치를 아는 인간으로 살아가고 싶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인생에서의 다양한 가치와 감정들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준

고전 작품의 위대함을 다시금 느껴본 시간이었다.

<금빛 종소리>는 무조건 소장각!

독서 에세이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완전 강추다.



다섯 작품에 들어가기도 전에 서문에서부터 영업당하고

주문한 책은 진 리스의 <Wide Sargasso Sea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펭귄클래식 번역본까지 품절이다 보니 중고책 값에 놀라며

비평과 원서를 모은 이 책으로 결정했다.

덕분에(?) 원서로 이 소설을 접해 볼란다.

제인 에어와 사랑에 빠진 로체스터는 왜 부인 버사를 다락방에 가뒀을까?

버사는 원래 어떤 여자였을까?

아직 읽지 않아 내용을 모르지만 원작에 대한 변주를 너무 좋아하기에

이미 이 작품에 대해서도 기대만땅 ㅎㅎㅎ

틈틈히 읽어보자!



내가 소장하고 있는 <금빛 종소리> 속 원작들.

김하나 작가로부터 온 자극 덕분에

셰익스피어의 비극들이 다시금 읽고 싶어졌다.

요즘 조금씩 지쳐가는 시기였는데

비극 속 인물들을 접하고 보니 나의 힘듦은 그저 먼지로 여겨지는 효과도 있다.

비극이 현실적 고통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

이렇게 현생의 고통을 견디고 버텨온 나의 극복의 역사를

셰익스피어의 비극으로 착실하게 누적시켜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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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 찢어진 티셔츠 한 벌만 가진 그녀는 어떻게 CEO가 되었을까
매들린 펜들턴 지음, 김미란 옮김 / 와이즈베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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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개인적으로 지향하는 삶의 방향과 속도는

진정 자본주의 시스템과 친화적이지 않다고 느낄 때가 적지 않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내가 속해 있는 이 세상은 자본주의의 한복판을 걷는 것도 아니고

그야말로 질주하고 있는 것을.

그러니 자본주의에 최적화된 생활 루틴이 아니라면

살아남기는 해야겠고

모르고 있다가 뒤통수 맞는 일만은 없어야겠어서

지피지기면 백전불패라 했으니 공부를 안 할수가 없는 것이다.

태어났으니 살기는 해야겠고, 기왕이면 잘 살고 싶은 인간의 본질에 이끌려

울며 겨자먹기로 자본주의에 관한 책들을 가끔씩은

도서관에서 빌려서 보는 편이다.

지금까지 본 책들 중에서 가장 어렵지 않게 읽히면서

설득력있게 다가왔던 책으로 꼽을만한 것은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였다.

그 다음으로 와이즈베리의 경제경영 신간을 만나게 되었다.

전자는 경제경영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본주의를 바라보고 분석, 비판한 지점들을 묶었다면

매들린 펜들턴이 쓰고 출간하자마자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른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어린 시절 너무 가난하여 노숙자 생활까지 전전, 녹록지 않았던 성장 과정을 겪은

한 인간의 회고록이다.

진보적이고 직원 중심적인 비즈니스 접근방식을 추구하는

LA기반 의류회사인 터널비전의 창립자이자 CEO, 그리고 틱톡 인플루언서인 저자는

현재 공동체 정신을 바탕으로 CEO와 직원이 동일한 임금을 받으며

모든 직원이 집을 갖도록 하는 것이 매들린 펜들턴의 목표라고도 한다.

저자는 어린 시절 자신을 둘러싼 현실을 냉철하게 인지하기에 이르렀고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위기감에 직면, 미래를 바꾸기 위해 철저히

자본주의 시스템을 숙지하기로 결심한다.

지금의 자본주의 사회속에서 필요한 생존기술을 터득한 이의 기록이기도 하다.

회고록이라 읽고 자본주의 생존기술 안내서라고 쓰자!

"우리가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이유는

푸줏간 주인, 양조장 주인, 빵집 주인의 자비심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그들의 이기심 때문이다."

인간의 속성을 꿰뚫어본 애덤 스미스의 말이 혀를 내두르게 한다.

자본주의가 마치 생물인 것처럼 인간들 사이에서

이렇게 내달리고 있고, 그러한 시대를 살아가는 내가 봐도

매우 정확한 통찰이다.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인간 내면의 저 밑바닥에는

'이기적 이타심'이 언제나 꿈틀대고 있으며,

이 표현은 이기심을 숨기기 위해 이타심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는 인간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는 말이라고 평소에도 늘 생각해 왔던 바이다.

그렇다고 쳐도 인간 세상이란 냉철한 머리만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뜨거운 심장이 있고 그것을 우리는 '사랑'이라고 말한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자본주의라는 게임의 법칙 속에서

'돈'은 가히 절대적이고 위력적인 힘을 발휘하지만

그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터득해낸 기술들은

단지 개인만을 향하고 있지 않다는 저자의 관점이 맘에 들었다.

자신의 과거를 회고하면서 그로 인해 터득한 실질적인 자본주의 생존 팁들을 풀어 놓았고

저자 매들린 펜들턴은 결국 변화를 추구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기회의 공을 넘긴 셈이다.

삶의 변화를 추구했으나 성공적이지 못했던 독자들에게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는 곳곳에 담겨 있다.

팁이란 추구하는 것을 발견하고, 채집해서 행동할 때 붙을 수 있는 말일 것.

모순 투성이의 현재 경제체제에서 저자가 삶의 경험으로 터득한

재정적 교훈들이 생생한 조언으로 들렸다.

<H마트에서 울다> 보다는 덜 뭉클한 회고록이었고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보다는 더 유연하게

자본주의 규칙을 활용할 수 있는 법칙들을 만나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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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istory 자이스토리 영어 독해 기본 (2024년) - 고등 영어 기출문제집, 고1 대상 고등 자이스토리 (2024년)
김도원 외 지음 / 수경출판사(학습)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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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스토리를 실제로 활용하고 있는 초*중생 영어강사 워킹맘입니다.

현재 가르치는 중학생들과 자이스토리 중등 영어독해 

기본 1권과 2권을 활용하고 있는데요.

활용되는 어휘들을 보면 빈도수 높은 것들로 구성되어 있고

독해 지문 속 문장들도 군더더기없이 간명하면서

중요한 구문들이 들어가 있어서 수업에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수경출판사 홈페이지에서 선생님 등록을 하고 교사용 교재를 신청한 적이 있었는데요.

택배비만 부담하면 교사용 교재를 무료로 받을 수 있어서 

이런 서비스도 참 맘에 들었었어요.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통한 친절한 고객 응대도 

만족스러웠다는 걸 전하고 싶습니다.^^



여름방학 기간동안 주제별로 하루에 하나씩 공부하기에

구성이 참 좋은 것 같아요.

하루 공부분량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점이 좋았어요.

이 분량이 적다고 느끼는 학생들은 다른 교재를 병행하면 되니까요.

단어장 역시 휴대하면서 공부하기도 좋아요.

제가 가르치는 학원 아이들도 중등 독해 교재의 단어장을 늘 들고 다니면서

단어시험을 대비하고 있습니다.^^




하루 분량의 내용들마다 유형을 설명하고,

그 유형을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풀이비법을 제공해 주고 있어요.

공부방식이 아직 제대로 잡혀있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아주 유용한 팁이 될 것입니다.

영어단어를 무조건 많이 아는 것만으로 영어독해 지문을 파악하기엔 한계가 있거든요.

글의 흐름과 맥락을 짚어야 하고 어떤 부분으로 집중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실력이 향상되겠죠.

그 요령을 모르는 중간 수준의 아이들이 2등급 이상으로 올라가는데

자이스토리 영어독해기본이 적절한 교재더라구요.

저도 고등학생들 대상의 자이스토리 영어독해 교재는 제대로 본 건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교재가 좋았어요!

역시 스테디셀러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수능 유형별 기출문제마다 그 출처와 난이도를 안내해주고 있고

큐알코드 접속을 통해 동영상 강의도 들을 수 있어서

혼자서도 충분히 최신 유형의 우수한 문항들을 접할 수 있어요.

자이쌤이 제공하는 첨삭 해설도 꼼꼼히 읽어보면 훨씬 더 도움이 되겠더라구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할지에 대한 팁이 충분히 제공되어 있는 교재여서

활용하기에 따라 200% 이상 효과를 뽑을 수 있는 자이스토리입니다.



지난 19일에 방학했고 8월 13일에 개학하는데요.

방학 기간동안 독해유형과 구문특강을 하나씩 매일 공부하기로 했고

방학이 끝나고 나면 주말에만 해서 9월 14일에 끝나는 스케줄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번주 월요일부터 시작했고 목요일부터 일주일간 여름휴가에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다시 다음주 수요일부터 자기주도학습 체험단으로서 계속 공부 이어가려구요.

아이에게 직접 자이스토리 영어독해기본의 내용들을 가르쳐 주면서

사이사이 이 내용 참 좋다고 얘기하게 되더라구요.^^

아이도 들으면서 전에 몰랐던 내용이 있을 경우 좋아라하면서 만족해하고 있습니다.

엄마가 가르쳐주는 내용이 생각보다 이해가 잘 되는지

공부가 끝나고 나서는 뿌듯해하기도 하구요.

한 개씩 끝낼 때마다 1시간에서 1시간 반 가량 소요되고 있어요.

중3까지 가르치고 있지만 중3 하반기는 예비고 과정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제게도 티칭에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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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끊기의 기술 - 우리를 멍청하게 만드는 거짓 통찰의 함정들 12
헤닝 벡 지음, 장윤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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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두뇌가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기관이라고 확신한다."

독일의 뇌과학자 헤닝 벡은 와이즈베리의 교양 심리학 <생각 끊기의 기술>에서

이와 같이 밝힌 바 있다.

이미 현명하게 사고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음에도

인간에게 주어진 것을 어리석게 활용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문제의식도 제기하면서.

다른 생물과 다르게 인간이 탁월한 존재로서 구별짓게 하는 3가지 능력은

①언어나 기호를 통한 의사소통, ②협력, ③상상력이다.

현명하게 사고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지식을 잘못 적용하거나 너무 많은 지식으로 인해

인간은 12가지 사고 오류를 저지른다는 것이다.

'우리를 멍청하게 만드는 거짓 통찰의 함정들 12',

'우리는 왜 세상을 매번 잘못 해석하는 것일까?'.

중학생 아이들 1학기 기말시험도 끝나고 덩달아 여유로워진 가운데

요즘은 출근 전에 스벅에서 독서하는 것이 나의 소확행이다.

아이들의 학습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 요즘 꾸준히 읽고 있는

<공부하고 있다는 착각>과도 겹치는 지점들이 있어서 더 흥미롭게 읽어 나갔다.

지금 막 떠오른 그 생각, 바로 '팝 지식'을 의심해야 하는

12가지 이유가 궁금해서 곧바로 목차로 향한다.


헤닝 벡이 정리한 12가지 사고 오류들은

인간이 본성적으로 뛰어넘기 어려운 '생각의 거짓말' 이기도 하다.

자기중심적인 사고, 인공지능으로 영생을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

독단주의로 이끌 수 있는 교육의 폐해, 미래를 상상하는 것에 취약한 인간의 본성,

확증편향의 오류, 현상유지 편향, 스포트라이트 효과, 동조편향 등등.

<신경 끊기의 기술>을 읽으면 읽을수록 더 강하게 와닿았던 점은

누구보다도 현명한 사고방식이 가능한 존재가 인간이면서 동시에

어리석더라도 이기적이면서 자유로운 선택을 하는 모순적인 존재라는 점이었다.

인간은 누구에게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누구나 차별없이 성공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 걸음이라도 나아가기 위해서는 문제를 명확히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신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인간 중심으로 사고의 방향이 이동했고,

나아가 과학이 이 세상을 이전에 비해 더 개선시켰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인간의 주관적 측면은 섬세하게 챙기지 못했다는 시대의 아쉬움이 있다.

집단의 안정적인 질서를 추구하는 한편 세상의 복잡성은 더 비대해 지고 있다.

상식이라는 공감대에 균열이 생기면서 팩트나 과학적 사고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

감정적 논쟁이나 정치적 편향성, 주관적 경험들이 소모적인 논쟁들을 부추기고 있는 현실이다.

헤닝 벡은 이를 "포스트-과학적 사고" 라고 언급하면서

우리의 교육 수준이 높아졌지만 너무 이성적인 인간이 돼 버린 나머지,

도리어 비이성적 인간이 될 수도 있다는 과학의 역설, 즉 일종의 역트렌드를 우려한다.

진실은 쇠퇴하고 감정이 진실보다 더욱 중요해지는 사회는 결코 건강한 사회라 할 수 없다.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 인간 본능의 한 축일 것인데

왜 이렇게 인간은 어리석고도 불안한 선택을 반복하는 것일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인간으로 하여금 통제력을 상실하게 만들고

자연스럽게 두려움은 비대해 진다.

누구보다도 현명하게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음에도

인간은 알 수 없는 곳에서 구원만을 갈망하게 된다.

이러한 부조화를 멈추려면 뇌의 착각으로부터 벗어나서

세상을 해석할 때 저지르는 사고 오류들부터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실수와 잘못을 통해 끊임없이 배우고 발전하고자 노력하는 인간의 특성에 기대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나아갈 용기, 즉 낙관적 태도를 유지하자고

저자는 마지막까지 힘주어 말하고 있다.

위험 상황에 직면했을 때 인간은 생각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어렵다는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고

오류를 반복해왔던 사고방식의 틀을 바꾸는 인식 전환(reframing)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교양 심리학 <생각 끊기의 기술>을 만나 거짓 통찰의 함정들을

새로운 관점으로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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