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기로랄까...약간 고민되는 게 있어서 블로그를 며칠 쉬었습니다.
철학서는 어려우니 당연히 손에 안 잡히고, 이럴 때 도움이 될 것 같은 톨스토이 평전만 줄기차게 읽었네요.
성경도 좀 읽어야 되는데 미련퉁이에 냉담에 가까운 신자라 읽지를 않네요...;;;;;;;
두꺼운 평전이라 부담은 가지만, 세세한 것이 마음에 와 닿는군요. 톨스토이의 그 복잡미묘한 마음.
마음이 가는대로 몸도 간다고, 몸도 좀 힘들었고.
다행히 오늘은 씩씩하게 열심히 걸었습니다. 남들은 덥다는데 전 별로 안 덥더군요...
중고서점에 판 게 산 거보다 많은데도, 받은 금액은 이제껏 중에 가장 최저...
중고서점에 파는 사람이 많은 건가 시세가 많이 내렸다는...
판 책 중에 넥슨에 대해서 쓴 플레이도 있었는데...역시 조금 더 일찍 팔았어야 했다는 후회를 하면서 팔았습니다..에구...
오래 전에 산 코지 판 투테 하이라이트판을 돌리고 있는 중입니다. 마술피리의 그 미묘한 새소리같은 음색이 여기서도 나오는군요.  모차르트판 인장인건가?;;;;하고 애송이 감상가는 생각 중입니다.
근데 제가 구입한 건 주로 다 하이라이트판...
아이패드에 있는 라 트라비아타도 하이라이트판이었다는...
하이라이트판은 확실히 듣기에 달콤합니다...두개 다.
코지 판 투테에서 제가 들으려고 했던 곡은 대학 시절에 은사께서 직접 선곡하시어서 부르시던 곡인데...(사실 은사라 불러야 할지...아니면 원수같은 강사라고 불러야 할런지는 잘 모르겠군요. 음악의 눈을 뜨게 해주신건 감사하지만.)막상 하이라이트판에서 들어보려고 했더니 빠져 있었습니다...으음...
오늘은 드디어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어느 예술가의...(제목을 확실히 모릅니다...프랑스어라서)를 득템해서 듣고 있습니다. 확실히 이쪽이 파우스트의 겁벌보다는 제 취향입니다.
댕댕 울리는 죽음의 종소리...순간적으로 겁먹을 정도로 빠졌습니다. 한동안 제 베스트 곡중 하나가 될 것 같네요.
물론 한동안은 코지 판 투테의 새소리에 넋이 나가 있겠지만. 모차르트는 확실히 천재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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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느냐고 물을 수 있다면 그건 아마 서로 가까운 사이일 것이다.
그는 언젠가 한 여자를 품은 적이 있었다. 사랑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
물론 품었다고 해서 만리장성을 쌓은 것도 아니다. 단지 물에 빠져 자살하려는 것을 구해내어 따뜻하게 해준 것 뿐이었다. 하지만 여자는 그에게 사랑을 품었다.

"저도 데려가주세요."

또렷이 울리던 그 말을 그는 기억하고 있었다. 그의 많은 여자들 중, 정을 통하지 않은 유일한 여자. 그러나 유일하게 그를 사랑하던 여자.
또한 그도 그녀를 사랑하게 될 것 같았다.

"저의 단나가 되어 주세요."

"...그러기엔 당신은 너무 젊소."

어린 여자였다.
유곽에 팔려가려던 것을 그대로 바다에 빠졌기 때문에 그들도 포기하고 가버렸다.

"저는 어차피 한번 죽은 목숨이에요. 절 살려주셨으니 책임을 져주셔요..."

"인생을 너무 함부로 생각하는군. 그냥 고향으로 돌아가시오. 노자는 걱정 말고..."

그러자 그 여자는 마치 설녀처럼 눈을 새파랗게 뜨고 외쳤다.

"제 단나가 되어주실 수 없다면, 절 우롱하지도 마세요!"

아마도 따뜻한 정을 나누지 못했던 여자가 아닐까...후에 깨닫게 된 것이었지만 너무 늦었다.
그 여자는 자신과 함께 있던 방을 뛰쳐나가 다시 바다에 몸을 던졌다.고 했다.
우정은 몸을 웅크리고 자고 있는 설을 바라보았다.
통신소까지 가는데 자신의 걸음으로라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으리라.
그러나 끈을 풀고 난 후에도 그녀와 보조를 맞추느라 좀 오래 걸렸다.

"...어리석은 아가씨..."

그는 살짝 잠든 그녀의 이마에 입맞추었다.

그 추위에 방심했던 것일까...그는 잠시 정신을 잃었고, 깨어보니 통신소였다. 일어가 능통한 그녀였으니 아마 부친의 작위를 이용하여 그와 한방을 썼으리라.
얼어있는 그의 몸을 녹이기 위해, 그녀는 과거 자신이 그 여자에게 했던 방식으로 자신의 몸을 녹였다.

"내가 당신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빼앗겨, 내 모든 것이 되어 달라하면 어쩌려고 그랬소...정말 진심으로 당신을 사랑하게 되면 어떻게 하려고...어떤 감당을 하려고..."

그는 그녀의 옷을 여며주고,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가장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껴주고 싶은 그런 마음으로.

"내게는 당신을 지켜줄 수 있는 모든 게 있소. 그러나 가장 중요한 당신의 모든 것을 빼앗을 사람도 바로 나라는 것을 당신은 잊고 있소..."

설의 약혼자 명이 심문을 하고 있는 동안, 그의 가장 최악의 상대는 명의 약혼녀를 두고 번민의 밤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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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속을 한 800미터 걸었을까. 우정이 설의 팔을 툭 쳤다.

"그만가시오."

"......"

설은 대답대신 그가 건드린 팔로 살짝 그를 밀었다.

"끈 다 푸신 거 알고 있어요."

"......"

"......"

두 사람은 정적속에서 서로를 응시할 뿐이었다. 어둠과도 같은 침묵이 그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다.

"알고서도..."

"푸시고도..."

둘은 그렇게 말을 했지만 잇지는 못했다.

"왜 계속 걷는 거요."

"왜 떠나지 않으시죠?"

"왜냐니!"

처음으로 우정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당신같은 젊은 여자는 모르오. 여긴 무작정 내키는 대로 걷는다고 길이 나오는 곳이 아니라는 걸 말이오. 이미 발은 푹 젖어버렸을텐데 무작정 걸으면 어쩐단 말이오!"

"...발바닥이 젖은 건..."

그녀가 말을 잇기도 전에 우정이 다시 소리를 질렀다.

"덕분에 내 발도 젖지 않았소! 내가 푼 걸 알았다면 가만히 있으시오! 양말이라도 갈아 신어야 겠으니! 당신 것도 드릴 것이고!"

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디에 양말이 있어서?"

그는 얼굴을 약간 붉히면서 속옷에서 천뭉치를 꺼냈다. 한두와 그녀가 잠시 승리감을 느끼며 그의 옷을 갈아입혔을 때 빠뜨린 속옷에서 양말 2개가 나왔다.

"설상화가 있으면 더욱 좋겠지만."

그가 짤막하게 말했다.

"이런 비상시국엔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 다행히 제국 통신소가 여기서 한 4킬로미터쯤에 있으니 동상은 걸리지 않을게요. 신으시오."

"...의외군요."

그녀는 어깨를 움츠리고는 그의 손에서 양말을 받아들어 건조한곳에서 양말을 털고 신었다.
장화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테지만, 그 눈보라에서 쫓겨났으니 신발이고 뭐고 신을 일이 있을 리 없었다.
지금쯤 대륙횡단열차는 어디를 달리고 있을까...
처음 탔을 때는 반도로 무작정 떠날 생각으로 탑승했는데 어느새 이렇게 커다란 사건에 휘말렸다.
다...이 남자 탓이다.
그녀는 차가울 정도로 이지적인 그의 얼굴을 보며 생각했다.
하지만...

"왜 끝까지 제국인으로 남으려고 하시나요?"

그녀의 물음에 그는 잠시 총맞았을 때의 망연한 얼굴을 했다.

"...난 독립군으로 남으려고 한 적도 있소."

"......"

"사람은 꼭 무언가로 남기 위해서만 사는 건 아니라오."

그는 그렇게만 말하고 그녀의 구두안에 스며든 물기를 남은 천으로 박박 닦아내고 그 구두안에 채웠다.
 
"자, 구두도 이젠 건조할게요. 신으시오."

"......"

눈보라는 그쳐 있었다. 괜한 짓을 했다고 우정이 투덜거렸다.

"왜 진작 이런 식으로 살지 않으셨어요?"

그녀가 갑작스럽게 물었다.

"어떻게?"

그는 평범한 어조로 되물었다. 허세가 있고, 멋을 부리던 하우정은 없어졌다. 다만 단순하게 대꾸하고 단순하게 감정표출하는 하씨가 있을 뿐이었다.

"원하는대로, 자유롭게, 솔직하게."

"......"

하우정은 한숨을 쉬었다.

"그렇게 지금 살고 있소. 아까 전에 잘 봤잖소. 탕탕. 몇발로 다 해결했으니...당신도 죽이려고 했었고."

"물론, 당신은 그렇게 했죠. 하지만 그게 자유와 솔직함과 어떻게 연결이 되나요? 제 눈에는 허세와 허영과 분노 조절장애로 보이더군요...전혀  마음에 맞게 살고 있는 것처럼...그렇게 안 보이는데요."

"...발 조심하시오. 눈에 미끄러질지도 모르니."

우정은 그렇게 그녀에게 말하고는 풀어버린 끈들을 바닥에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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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루 정도 방심하고 나갔다가 뜨거운 볕에 푹 삶겼다. 팔이...
그야말로 따끔거렸던 탓에 책이고 뭐고 한동안은 내던졌다.
오늘도 그러리라...하다가, 열받는 일이 있어-한동안은 그런 일이 없었는데 뭔가 다른가?하고 생각해봤더니
글을 안 써서 그렇더라는...
어릴 적부터 이만큼 클때까지 항상 일기를 적곤 했는데, 굳이 일기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악행록을 작성하며 역시 난 훌륭해! 를  외치곤 했던터라...
...악행록을 쓰기에는 나이가 있고...또한 공개된 공간에는 악행록이건 뭐건 따로 작성은 안 하기로 했던터라...
그래도 뭔가를 쓰면 체증이 내려가기 마련이다. 악을 쓰면서 우는 것보다는 이 편이 훨씬 더 효율적이고 문화적이다.
다만...그 악행에 대해서는 나도 기억을 좀 하겠지.
넘어간다고 잊어버리는 건 아니니까.
요 근래에는 나도 악행록 대상이 아닐까 생각해봤지만, 그거나 이거나...
서로 그러고 사는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2.

잠이 안 오니 뻘글이나 작성하고..;;;;;;
지금 듣는 것은 역시 나의 베스트. 춘희 베스트 앨범.
다소 찌질하게 느껴지는 춘희에 이 멋진 곡이란...
아, 베르디 영감님. 정말 훌륭하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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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 읽을 수록 난해한 아도르노의 미학이론...
이제 84페이지의 추, 미,기술의 카테고리에 들어가려고 시도 중인데...
그 전에 앞 챕터인 상황이 도저히 이해가 안되어서...다시 읽으려고 함.성숙된 사회에서의 유아적인 예술, 예술의 완성을 위한 기법을 갈고 닦는...
이 정도밖에 이해가 안가는데...
지금 두번 읽으니 알 것 같기도 하고 아리쏭하기도 하고...
삼독의 여지가 있는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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