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사느냐고 물을 수 있다면 그건 아마 서로 가까운 사이일 것이다.
그는 언젠가 한 여자를 품은 적이 있었다. 사랑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
물론 품었다고 해서 만리장성을 쌓은 것도 아니다. 단지 물에 빠져 자살하려는 것을 구해내어 따뜻하게 해준 것 뿐이었다. 하지만 여자는 그에게 사랑을 품었다.

"저도 데려가주세요."

또렷이 울리던 그 말을 그는 기억하고 있었다. 그의 많은 여자들 중, 정을 통하지 않은 유일한 여자. 그러나 유일하게 그를 사랑하던 여자.
또한 그도 그녀를 사랑하게 될 것 같았다.

"저의 단나가 되어 주세요."

"...그러기엔 당신은 너무 젊소."

어린 여자였다.
유곽에 팔려가려던 것을 그대로 바다에 빠졌기 때문에 그들도 포기하고 가버렸다.

"저는 어차피 한번 죽은 목숨이에요. 절 살려주셨으니 책임을 져주셔요..."

"인생을 너무 함부로 생각하는군. 그냥 고향으로 돌아가시오. 노자는 걱정 말고..."

그러자 그 여자는 마치 설녀처럼 눈을 새파랗게 뜨고 외쳤다.

"제 단나가 되어주실 수 없다면, 절 우롱하지도 마세요!"

아마도 따뜻한 정을 나누지 못했던 여자가 아닐까...후에 깨닫게 된 것이었지만 너무 늦었다.
그 여자는 자신과 함께 있던 방을 뛰쳐나가 다시 바다에 몸을 던졌다.고 했다.
우정은 몸을 웅크리고 자고 있는 설을 바라보았다.
통신소까지 가는데 자신의 걸음으로라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으리라.
그러나 끈을 풀고 난 후에도 그녀와 보조를 맞추느라 좀 오래 걸렸다.

"...어리석은 아가씨..."

그는 살짝 잠든 그녀의 이마에 입맞추었다.

그 추위에 방심했던 것일까...그는 잠시 정신을 잃었고, 깨어보니 통신소였다. 일어가 능통한 그녀였으니 아마 부친의 작위를 이용하여 그와 한방을 썼으리라.
얼어있는 그의 몸을 녹이기 위해, 그녀는 과거 자신이 그 여자에게 했던 방식으로 자신의 몸을 녹였다.

"내가 당신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빼앗겨, 내 모든 것이 되어 달라하면 어쩌려고 그랬소...정말 진심으로 당신을 사랑하게 되면 어떻게 하려고...어떤 감당을 하려고..."

그는 그녀의 옷을 여며주고,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가장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껴주고 싶은 그런 마음으로.

"내게는 당신을 지켜줄 수 있는 모든 게 있소. 그러나 가장 중요한 당신의 모든 것을 빼앗을 사람도 바로 나라는 것을 당신은 잊고 있소..."

설의 약혼자 명이 심문을 하고 있는 동안, 그의 가장 최악의 상대는 명의 약혼녀를 두고 번민의 밤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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