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안 사려고 발버둥질을 치고 가계부를 작성했으나...

결국 카드를 반납하고 통장도 반납하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했다.

체크카드가 내역이 통장에 다 드러나면서 안 보이는데서 해결하려는 내 나쁜 습성이

카드 사용하게 만든 것이다...

그런데 카드 결재분이 이번에 날아왔다.

서점이 알라딘만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가입한 서점도 3군데는 되는지라...

한군데서 10만원 썼다고 10만원만 지출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결국 내가 졌다! 를 인정하고 쇼핑중독에서 재활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반납했다...

아...나는 얼마나 약한가. 쇼핑 중독. 만만하게 볼 것이 아니구나...

 

2년동안 책 안 사기로 했고, 그동안 쌓인 책만 해도 2년동안 읽기에는 충분한 양이니...

쌓인 거나 읽지 뭐...

바로 옆에 지금 이틀동안 딱 세장 진도나간 안토니오 그람시의 대중문학론도 있는데 뭐...(이건 사놓고 1년이 넘었지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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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작나?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손자가 혼잣말을 듣기라도 했는지 들고 있던 테니스 공을 내려놓고 환하게 웃었다.
그는 평생 무심한 가장이자 무심하고 냉정한 할아버지로 살아왔다.
지금 이 손자를 돌보는 것도 어쩔 수 없이 한 일 중의 하나였다.
젊은 시절 플레이보이였던 그는 손자가 태어나는 것을 최악의 일 중의 하나로 생각했지만 하나가 태어나자 그 뒤로도 줄줄이 태어나 이제는 진심으로 늙어버렸다고 생각했다.
한때는 사진을 취미로 삼아 딸이나 아내를 자주 찍곤 했는데, 손자들이 태어나고 난 이후에는 사진 찍는 일이 부쩍 줄어들었다. 그는 특히 자신의 얼굴을 종종 모델로 삼곤 했다. 하지만 주름살이 하나 둘 씩 생기고 난 후에는 그 즐거움도 사라져버렸다.

간만에 찍은 사진을 놓고 그가 고민하는 건 다른 게 아니었다.
역광을 두고 찍은 사진인데 얼굴 표정은 그가 원하는 기가 막히게 멋졌지만 얼굴 전체가 너무 작게 나왔던 것이다
음...어떻게 하지?
예전같으면 그런 걱정도 하지 않았을 터였다. 사진이 작다고 해서 자신의 매력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 않은가.
하지만 오늘은 좀 걱정되었다. 사진이. 사진이. 아무래도 작다고... 그것 용으로 쓰기엔.
화들작 놀라면서 그는 자신에게 다시 물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아마  이 사진이 조금만 더 크면 사용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꼭 커야만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확대하면 상관없는 거잖아. 아니. 그 전에 내가 왜 그 생각을 하는 거지?
그는 사진을 창가에 내려놓고 밖을 쳐다봤다.
유리창 너머로 평온한 물안개가 서서히  걷히고 있었다.

그는 얼마 전 친구의 부고를 받았다.
상가에서  그는 친구의 보잘것 없는 사진을 보면서 지금처럼 중얼거렸었다.
사진이 너무 작아 친구여. 네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아.

그때같이 되지 않으려면 사진은 좀 클 필요가 있겠어. 그는 그 조그만 폴라로이드 사진을 빈 액자에 끼워넣었다.

적어도  조금은 큰 사진이어야 해.
내 아름다운 이들을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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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대넓얕. 들으시는 분이 많으신 걸로 아는데(책도 나왔으니.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맞나?;;;;;;)나는 이 팟캐스트를 최근에야 듣기 시작했다. 미술하고 커피 이야기는 좋았고...음, 지금은 비트겐슈타인 이야기하는 걸 듣고 있다. 좋아하는 것만 골라서 듣는 중...비트겐슈타인은 알지도 못하지만 워낙 유명해서리..

 

 

거기서 비웃음의 대상이 된 초병렬독서법... 팟캐스트에서 부르는 호칭은 마사장님.

알라딘 블로그에 초병렬독서법을 낸 출판사 블로그도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도 있으시려나.

나는 마사장님 좋아한다. 원체 모자란 구석이 많다 보니 책으로 채워보면 좀 괜찮을까 싶어서 생각하는 사람이라서...아, 마사장님 표현대로라면 원숭이...1 쯤 되려나.

 

나는 책 이야기 나오면 우선 책 이야기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도통 관심이 없다. 그래서 최근 자기계발 붐에 대해서 비판의 말이 쏟아져도 별 관심이 없었다.

굳이 따지자면 내가 좋아하는 거 가지고 말이 많군. 이 정도다.

지대넓얕에 대해서 실망하고 할 것도 없고, 생각하는 게 다르군. 이 정도랄까.

다만 그 책 끼고 한 5번 읽다보니 마사장님께 드는 의문 하나

그런데 다른 독서는 별 도움이 안되고 초병렬독서법으로 하면, 다른 사람도 똑같이 하게 되면

그땐 다른 독서법이 필요한가요?

초병렬독서법이 그렇게 굉장한 건가요? 이게 진리일 순 없는 거잖아요...

 

 

언젠가 마사장님이 후속편을 써주시지 않으려나...라고 기대하고 있는 중.

이 의문은 꼭 해결되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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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적으로 끝에 내용무. 라고 적을 뻔 했다.

막심 므라비차.

10년전 그의 음반은 참 즐거운 곡들이었다. 장중한 곡은 장중했고, 전자음도 거기에 썩 잘 어울렸다. 하지만 리마스터 된 최신곡들을 들은 순간, 나는 굳어지고 말았다.

 

과연 이것이 막심의 것인가?

전자음이 강하게 튀고, 전반적으로 막심의 건반은 생기를 잃은 것 같았다.

만약 음악이 진짜로 사람들의 성격과 시대를 반영한다면, 막심이나 최근의 팝적인 스타일을 강조하는 음악가들은 갈수록 찌들어서 생기를 잃어가고 있단 말인지...(가장 좋은 예 bond)

 

리마스터된 곡들이기에, 크게 내용물이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내가 어리석은지도 ...

 

내 인생의 포르테는 아니긴 한데, 한때 포르테였으니 태그는 여전히 내 인생의 포르테로 붙인다.

 

막심. 기운내서 예전보다 더 나은 연주를 들려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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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는 한 시간이 지나도록 계속되었다. 어전에서 일어나는 비무야 하루이틀이 아니지만, 오늘은 더욱 특이했다.
용가에서 올라와야 할 진상품들은 모두 하품이었고, 용가의 가주는 갑자기 하늘로 날아올라가 사라졌다고 하니
황제의 심기가 좋을리 없었다.
늘 용가에 대해서는 듣기 좋지 않은 이야기만 들려왔다.
황후의 심기도 그다지 좋진 않았다. 전설속의 여황제가 그녀가면 그녀의 조카는 그 자리에서 죽었어야 했던 것이다. 눈치없는 미축을 보는 게  탈이었을까...하고 황제와 황후는 생각했다.
일어경을 읊조리고 있는 미축은 아무 생각도 없이 비무를 지켜보았다.
소녀들의 어전시합이었다. 얇은 비단천을 상대에게 휘두르며 검을 날린다. 쌍검으로 겨우 막아내고 다시 반대편 소녀가 비단 채찍으로 상대를 겨냥하면서 장검으로 공간을 가른다.
신발은 잘 만들어붙인 진주로 되어 있고, 대모로 된 검집을 두른 그녀들은 잘 만든 인형같았다.

그 검이 그녀들에게 쥐어졌다면...
미축은 고개를 저었다.
저 인형들에게 주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황제와 황후는 피를 멀리해야 하기 때문에 검을 들 수 없었다. 신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들 대신 황제의 검을 옛 황제시절부터 쓰던 인형에게 맡겼다.

"비도 천공. 쌍검 자야."
 
중얼중얼거리면서 황제는 손을 들어 인형들을 멈추게 했다.

"잠깐만 봐도 알겠군. 그래, 비룡, 그대의 친가의 수장은 겨우 이런 걸 만들어놓고 도망갔단 말이오?"

"...그저 말씀드리기 송구하올뿐."

"미축에게 맡겨야겠군. 검문제는 검을 쓰던 자가 다루는 것이 맞는 게요."

"예. 폐하. 신 미축 준비되었사옵니다."

"황가의 검과 새로운 용가 가주를 불러오라...그리고 사라진 가주는 숭문사에 억류시키도록."

황제는 뭔가를 알고 있는 것일까? 미축은 잠시 혼란에 빠졌다.
새 가주가 있을 리 없다. 용자가 붙은 직계는 이제 황후밖에 남지 않았다.
당연히 황후는 황제의 아내이므로 성이 말소되었다.
그렇다면 황제는 그 검에 대해서 뭔가를 아는 것이다...
패설사관도 파고들기 전에는 알기 어려운 무언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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