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꿀같은 언어를 
귀에 부어도 
신에게 바쳐진 그녀는
웃기만 할뿐.


나비같이 쌍쌍이 되고파
사랑을 속삭여도
신에게 마음 바친 제사장의 귀는 멀어벼렸네.


신의 악기의 현을 조율하는
그 순간만큼은 최고의 연주자.
그리고 신의 희미한 음성조차 
감지하는 그대는
신에게 사랑받은 자.


다만 내앞에서 말하지 않고 
듣지 않을 뿐인 그대여
내가 그대를 맞이하려면
방법은 하나뿐.

그러나 둘을 사랑하기에는
내 심장은 하나뿐.
죽을 때까지 박동하는 그 심장을
두조각 내리.

마지막 순간에 웃어줄
그대를 위해서
나는 내 인생을 내어놓으리.

그대같이 귀멀고
나같이 눈멀고
그리고 말까지 하지 못한채

마지막 내 사랑의 말을
농아의 혀에 숨긴채
우리는 오로지 하나만을 위해

사랑해주소서.
신이여.
마지막을 향한 제 마음을.
받아주소서.
그녀의 마음을.
오로지 당신만을 위해 바쳐진
신의 음악을 위한 귀를...

이제 그녀는 귀가 먹어
어떤 말도 듣지 못하는데
임종하는 순간ㅡ 한마디 전할 수 있게
부디 자비를.
사랑. 그 한마디만을.


----------------------------------------------------------------------'
모티브는 생뚱맞게도 오케스트라 단원들입니다.
큰 음악소리때문에 대부분의 단원들이 난청이라는 말도 들었는데요...
거기서 모티브를 따왔죠. 그 외에는 도연초던가?;;;;;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소설인데, 거기서 사랑에 빠져 제 눈을 
망가뜨린 사람이야기도 좀 가져왔지요.되겠지요?;아무쪼록 공개는 하고 있지만 가져가달라는 건 아니니까 그 점은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럴 일도 없겠지만요...
그리고 이건 소설이 원안입니다. 쓰다보니 시로 쓰는 게 나을 것 같아서 바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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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칸타타를 듣다.

커피 칸타타를 처음 들은 것은 조수미의 바로크 시대 음악을 들었을 때였다.
수많은 곡들 중에서 커피 칸타타를 듣는 순간 황홀함을 느꼈다.
어렵게 어렵게 들리는 곡도 아니고, 계속 커피를 말하는 음악이라니.
물론 원어를 모르니 무슨 가사인지는 알아먹지를 못하지만, 어쨌든 이 단순한 인간은 한마디는 어쨌든 우겨넣었다.

"커피가 좋단 말이지!"

그때까지만 해도 커피를 마시던 인간이었으니 그것도 광적으로 좋아하는 인간이었으니.
기호식품에다가 우리나라 최고의 성악가라는 조수미이니...
그게 최고인줄 알았다.


그러다가 조수미의 커피 칸타타가 순위에서 내려오는 날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k모 방송국에서 틀어준 모 성악가의 커피 칸타타.
역시 못 알아먹을 곡이라는데는 같았지만, 다른 것이 있다면 조수미의 커피 칸타타는 성악곡의 한 곡으로서 그냥 매끄럽게 부른 것이었다면.
그 성악가의 곡은 커피를 금지하는 아버지에게 대항하면서 회유당하는 척하는 캐릭터를 살린 곡이었다는 것이다.
조수미씨는 한 곡을 불렀지만, 이 성악가는 전체곡을 다 부른 중 한곡을 방송에서 틀어준 것이기에 해석도 조금 다르고, 부르는 방법도 다를 수 밖에 없었다.

그 이후부터 커피 칸타타의 내용도 알게 되고, 모처에 올라온 커피 칸타타 전곡을 감상할 기회도 있었다. 그 이후부터 성악가들의 곡들도  못 알아먹고, 그다지 선호하지도 않지만 어쨌거나 듣게 되었으니 나로서는 커피 칸타타가 여러가지 성악가들의 곡을 비교하게 만들어준 최대의 은인?
이라기엔 아직도 안 들은 곡도 많고 모르는 연주가도 많다..
아직 랑랑의 피아노 연주도 안 들었고,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놀라겠지만 손열음이나, 이루마는 이름만 들어봤다..이제부터 들으려고 한다.
한 사람의 연주곡만 들어서는 모르는 것이 많으니 말이다.
커피 칸타타는 정말 추천...
전곡을 들으면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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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놔."

나직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길준이 말했다.

"드디어 가면을 벗으셨군."

털보가 피식 웃었다.

"로만 칼라가 아니라도 쓸모는 있는 것 아닌가?"

"닥쳐."

길준의 으르렁거림에 털보는 파안대소했다. 그리고 지윤은 살짝 쓰디쓴 표정으로 천천히 길준의 옆에서 벗어났다.

"나한텐 없습니다."

"...그럼 왜 온 거지?"

털보와 길준의 입에서 동시에 같은 말이 나왔다.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보려고."
"이미 어떤 사람인지 봤잖아."

털보의 말에 길준이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 말을 지윤이 삼켜버리듯 대꾸했다.

"아니."

"아니라고?"

"난 아직 그 뒷면을 보지 못했었습니다. 보물 건 아니라도 난 어쩌면 당신의 한면만 보았을지도 모릅니다. 그 뒷면을, 신부인 나로서는 건드리지 말아야할 그 부분을 나는 꼭 봐야했습니다."

길준은 마치 얻어맞은 표정으로 멍 하니 있었다. 지윤은 말을 이었다.

"당신은 처음에는 내 구원자였습니다. 죽어가는 날 살려냈죠. 그리고 두번째는 명령자였습니다.목숨을 살렸으니 그만한 댓가를 치르라고. 그리고 세번째는 악당이었습니다. 자신의 복수의 목적을 위해서 내 직위를 내놓으라고요. 내 성직을. 그래서 난 마지막으로 당신의 다른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왔습니다. 그 보물에 과연 어떤 식으로 접근할 것인가...만약 아니라면 난 형이 당신 편을 들더라도 그 마지막 실마리를 내어놓지 않을 겁니다."

길준이 양손을 꽉 쥐는 것을 은미는 보았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지윤의 목으로 손이 옮겨갈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녀가 아는 한 단련을 부지런히 하고 있는 길준의 악력은 꽤 센 편이었다,

"당신은 정에 의지하는 걸 싫어합니다."

지윤이 천천히 입을 떼었다.

"하지만 자기 수단을 위해서라면 정도 필요로 하는 사람이죠. 사실 보편적으로 모두다 그렇게 합니다. 그러니까 당신은..."

"....."

"아직은 내가 필요할 겁니다. 성경책을 당신께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부탁할 게 있습니다."

"뭡니까."

"적어도 이 부근의 배고픈 학생들과 노숙자분들에게 우리들의 친분이 유지될 동안만이라도 지어놓은 복지관에서 급식을 해주시지 않겠습니까? 당신 손으로 직접. 그 황금은 아무나에게 손을 벌리지 않을테니까요. 그리고 당신은 어쩌면 보통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은 이를 악물고 반대로 생각하려고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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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등학교 음악수업에 조금의 반감을 가지고 있다.
나는 합창을 하면 주로 알토 파트에 배정이 되곤 하는데-진짜 빼도 박도 못할 알토다.-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노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듣는 건 좋아하는데(이건 고모의 조기교육 덕이다.)노래하는 건 그저 딱 질색.
음치 박치라서 내가 노래를 부르면 다들 웃곤 했다. 덕분에 음악수업이 트라우마가 되곤 했다.
교과서에는 시대가 지난 노래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정말 싫은 노릇이었다.
그나마 난 살려준 것이 음악사, 교향곡 청음 정도였는데...그 외에는 노래라고 하면 딱 질색.
그 중에서 가장 울렁증을 준 것이 이탈리아 오페라 아리아였다.
음악 선생님은 우리에게 좋은 감각을 키워주기 위해서 그렇게 노력하셨는데...나는 그 아리아의 첫 소절부터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그 아리아의 제목은 이제 기억도 안 난다..
오, 사랑하는 아버지....로 시작되어서 내 사랑을 방해하면 저 강물에 몸을 던질 거에요...등등의 낯간지러운 가사가 계속 되는 것이었다.
우리는 즉석에서 그 노래를 불러야 했는데, 이탍리아 원어를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음악선생님의 지도를 받아 부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나만 울렁거린게 아닌 듯 다들 낄낄 웃으면서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장난 반, 울렁 반...
음악 선생님은 당황하기 시작했고, 우리는 웃으면서 음악 시간을 끝냈다.
왜 이 이야기를 하냐고 하면, 며칠 전 kbs라디오에서 그 곡을 틀어줬기 때문이었다.
장중하기 그지 없고, 진지할 뿐만 아니라 사랑에 대한 성찰이 보이는 아름다운 곡이었다.
그 아름다운 곡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기 위해서 노력했던 선생님의 마음이 그제서야 전달이 되
었다. 생각해보면 선생님한테 음반이 없었을 수도 있지만, 만약에 음반을 한번 틀어주시고 애들한테 부르라고 했으면 어땠을까...
클래식 음반을 사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나와 그 아이들에게.
음악이란 참 멋있구나...교과서에 실려 있는 음악도 참 멋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야 학교의 음악수업이 그냥 시간 맞추는 과목이 아니라 진정 음악을 사랑하는 아이들을 만들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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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귀라는 여자를 혹시 알고 있나? 난 그녀를 잘 알아. 자네도 그녀를 만나보면 얻을 게 많다는 걸 알게 될거야...다만,

이야기를 듣고 있을 때 그녀가 내게 다가왔다. 팔에는 은여우 목도리를 걸친 채 약간 모가 나는 얼굴을 내게 돌렸다, 그리고 내게 이야기를 해주고 있던 선배를 향해서 상냥하게 웃었다.
그리고 그 미소가 사라지기 전에 선배는 허둥지둥 자리를 피했다.

어째서 이런 유한마담에게 사마귀라는 어울리지 않는 별명이 붙었는지 난 이해할 수 없었다.
키가 여자치고는 큰 편이긴 하지만 사나워보이지도 않고, 여유있는 생활에 대한 반발심이 빚어낸 완벽한 몸매. 그리고 풍족한 식생활을 운동으로 극복한 듯한 성형자국하나 없는 날카로운 턱선.

"늘 있는 이야기죠."

그녀가 우아하게 웃으면서 내 손을 잡았다.

"내 주위엔 별로 좋지 못한 이야기들이 떠다녀요. 아까 전의 그 남자분도 어디선가 떠돌던 이야기를 주워들은 걸거에요. 하지만 아쉽네요."

그녀가 눈밑의 점에 손가락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이건 눈물점이에요. 내 눈에 눈물이 비치는 때 그 눈물을 만든 사람은 항상 불행을..."

그리고 살롱 밖에서 요란한 차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앰뷸런스를 불러! 라는 날카로운 목소리가 섞였다.

"내 별명은 그래서 생긴 거랍니다."

그녀는 그렇게 눙쳤다. 하지만 나라고 해서 모를 수는 없었다. 그건 단지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그녀는 뮤즈들의 살롱주인들 중 한 사람이었다. 뮤즈들은 변덕스럽다. 어느 날은 이 시가 마음에 든다고 했다가 저 음악은 듣기 싫다. 라고 말하는 날이 있는가 하면 어느 날은 반대로 말하곤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들 중 몇명만을 추려 진정한 뮤즈라고 부르곤 했다. 하지만 그런 그들이라고 해서 딱히 특별한 구석이 있는 건 아니었다. 단지 규칙적인 걸 선호하곤 해서 그들의 살롱에서 나오는 것들은 딱히 특별한 구석이 있지 않은 평범한 것이 되곤 했다.


하지만 뮤즈 사마귀는 다르다고 선배는 날 이끌어주었다,
"별명이 어째서 사마귀인가요?"

내 말에 선배가 미소 하나 없는 얼굴로 대꾸했다.

"그건 그녀가 사마귀를 닮았기 떄문이지."

이 선배는 내가 아까 전에 들은 이야기와는 다른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녀는 귀족이 늘 그래왔듯 열살차이가 나는 신랑에게 시집왔고, 재능이 출중했던 남편을 보좌해 남편이 예술가로 대성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러나 불운하게도 남편은 자신의 예술이 빛나는 만큼 야위어갔다. 곧 죽은 남편은 모든 이들의 기억속에 각인되어 그녀를 남편을 잡아먹은, 사마귀 부인이라부르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

"불쌍한 여자잖아요."

내 말에 선배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야. 하지만 이 세계는 본래 그런 곳이야. 다른 곳들은 벌써 비행기다, 배다 하고 있는데, 이 세계는 과거에 붙박혀 있어. 그러니까 미망인을 남편 잡아먹은 여자라고 부르는 것도 그냥 통용되는 사회지."

그는 외부세계를 잘 알았다. 아마 귀족들만큼이나 더 잘 알 것이다.

"어쩄거나 저 부인은 자네가 맘에 든 모양이군."

"하하, 재능때문에 맘에 드셨으면 좋았을 텐데요."

"어쨌든 눈에 띄는 것도 재능이라네. 엔디미온군."

사마귀는 어떨까. 남편을 잡아먹는 사마귀는 생식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잡아먹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얼마 후 살롱이 없는 날, 사마귀 부인이 날 저택으로 초대했다.
그리고 사마귀 부인은 나타나지 않고 하인이 날 그녀의 침실로 안내했다.
침실에 인도된 나는 잠시 어지러움을 느꼈다. 가득한 하쉬쉬 향기가 내 머리를 어지럽혔다.

"엔디미온, 좋은 이름이에요."

그녀가 후욱하고 담뱃대를 내쪽으로 돌렸다. 그녀는 과거 다른 사회가 그랬듯 호화로운 보랏빛 기모노를 어깨에서 살짝 내려뜨려 입고 있었다.

"잠시 이리로 오겠어요?"

"사양하겠습니다."

나는 살롱에서 만났던 그녀의 옷차림을 생각했다. 검은 옷에 흑진주 장식이 된 브롯치를 단 그녀는 얼마나 죽은 사람을 애도하고 있었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선배가 사고를 당한 것도 그 옷의 역할이 컸을 것이다.

후...
하는 소리와 함께 독한 하시시 냄새가 풍겼다.

"엔디미온씨?"

사마귀 부인이 내 이름을 불렀다.

"네?"

"내가 내 별명이 뭐라고 그랬지요?"

아까 전과는 다르게 평소의 뮤즈다운 질문이 돌아왔다.

"사마귀라고..."

"잘 아는 군요. 그럼 과학자는 아니겠지만 한번 물어보죠? 사마귀는 왜 잡아먹힐 까요?"

암사마귀에 잡혀 죽는다...는 답을 말할 생각은 없었다,

"절 협박하시는군요. 하지만 전 살롱엔 이제 처음 들어왔..."

"내 눈물점은."

그녀가 생긋 웃었다. 살짝이지만 그녀의 가슴골이 잠시 보였다.

"불운의 점이에요. 좋은 기운도 가지고 있지만."

그녀가 다시 담배를 빨았다. 그리고 침실에서 잠깐 밖으로 발을 내밀었다. 그저 몸에 두른 것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기모노는 치렁하게 무릎에서 발끝으로 내려와 있었다.

"아까 전에 협박이라고 했는데."

그녀가 빙긋 웃었다.

"난 본론 이야기도 하지 않았어요. 엔디미온씨."


그렇게 본론없이 며칠동안이나 그녀는 나를 불렀다. 유혹하는 것 같기도 했지만 그러기에는 그녀의 태도가 그저 날 상대로 갖고 노는 것 같았다.
하여간 그러는 동안에 그녀에게서 내게 의뢰가 하나 들어왔고, 나는 애초에 살롱에 들어갈때 밝혔듯이 시와 조각쪽으로 갈 생각이었다. 그래서 그녀의 잔혹함을 노래한 시와 그녀의 안면상을 조각했다. 이게 잘 풀리면 어쩌면 다른 길이 열릴지도 몰랐다. 적어도 난 그녀의 살롱에는 있고 싶지 않았다.

며칠 뒤 그녀가 다시 날 집으로 초대했다. 이때만큼은 전에 만났을 때보다는 격식있는 초대였기에 나는 마침 완성된 안면상과 시를 가지고 가기로 했다.

"여주인님은?"

내 질문에 하인은 전에 날 데리고 간 적이 있는 그녀의 침실쪽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그 침실에서는 한 남자가 막 나오고 있는 중이었다. 그는 그리스풍의 잘 생긴 미남이었다.
옷에서 진한 하시시 냄새가 났다.

"어서오세요. 엔디미온씨."

침실의 침대에서 베일이 드리워져 있었다. 나는 노골적인 혐오감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썼다.
애초에 알고 있었던 사실이 아닌가. 그녀는 남편을 잃었기에 대신할 남자들이 필요한 것이다.

"안면상과 시를 가지고 왔습니다."

"시는 됐고, 안면상을 보여주세요."

그녀는 그 시의 내용을 미처 아는 것 같이 말했다.
곧 안면상이 하인의 손으로부터 침대로 전달되었다. 먼 발치로나마 그녀의 손끝이 자신의 청동상 얼굴에 향하는 것을 알수 있었다.

"아름답군요..."

그녀가 탄식하듯 말했다.

"내 나이하고는 어울리지 않아요. 이건 당신이 날 그렇게 생각한다는 뜻이죠."

글쎄. 내가 그녀를 그렇게 생각했는지 아니면 다르게 생각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녀에게 몇번 불려다니면서 얻었던 그 황당한 느낌.
유혹당한 것도 아니고, 그저 몇번 얼굴을 봤을 뿐인데 그 감정이 안면상에 스며들었던 것일까...

"당신은 정말 특별한 남자에요."

그녀가 침대에서 걸어나왔다. 약간 흐트러진 매무새긴 했지만 살짝 복숭아빛이 도는 가운을 입은 그녀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당신은 재능이 있어요."

그녀가 내 어깨를 감쌌다.

"이 사마귀가 잠시 정신을 잃을 만큼 재능이 있어요...나와 함께 일하지 않겠어요?"

그녀의 눈가에 살짝 눈물이 맺혔다.
나는 얼마 전에 들은 그녀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살짝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다른 생각이 들었다. 사마귀라고 했지만 결국은 여자다.
그녀의 나쁜 버릇을 고쳐줘야 하리라고.
나는 살짝 그녀의 허리를 당기며 속삭였다.

"얼마든지요...하지만 약속 한가지는 해주셔야 겠습니다.."

그 뒤부터는 일사천리였다, 난 그녀에게 내가 없는 동안 다른 남자들을 침실에 끌어들이지 말라고 명령했고, 그녀는 뮤즈가 아니라 내 애인인것처럼 그 명령을 받들었다.
그녀의 침실에서는 이제 하시시 향기가 풍기지 않았고, 그 침실에는 나와 그녀만이 머물렀다,
낮에는 그녀의 공방에서 조각을 하고 밤에는 그녀의 무릎을 베고 잠드는 생활이 계속되었다.
그러다가 그 사건이 터졌다.

"엔디미온. 당신의 조각이 한 몇도 정도 삐뚤어진 것 같군요."

그녀가 조각상 하나를 가리키면서 눈살을 찌푸렸다. 아직 습작중이기에 그 조각은 큰 영향력은 없을 터였다. 시청에 내놓을 달의 연인의 상은 정말 큰 조각이라서 이렇게 시험작을 해보지 않으면 안되었다.

"아, 그건 걱정하지 마. 진짜가 들어갈 땐 좀 다를테니까."

나는 사마귀 부인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었다. 향긋한 냄새가 더 이상 하시시의 잔향을 품지 않고 전달되어 왔다.

"엔디미온. 얼굴 내려놔요. 무거우니까."
"....."

그것이 시작이었다. 나는 얼마 뒤 그녀의 침실에서 쫓겨났고, 달의 연인상이 시청에 들어가는 동안 사마귀의 얼굴을 단 한번도 보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나는 여전히 여러개의 조각상을 만들었고, 사마귀 부인의 얼굴 안면상도 다시 보냈지만 난 더 이상 살롱회원이 아니라는 차가운 대답만 들었다.
난 화가 났다. 어째서 난 이 여자에게 이렇게 농락당한단 말인가. 그녀의 애초의 약속대로 모든 살롱에서 작업의뢰가 들어오고 있었고, 수많은 사교모임의 초대가 잇달았다.
하지만 그녀의 살롱에서는 더 이상 내게 초대장을 보내지 않았다.

"사마귀 부인을 만나게 해주오."

나는 그녀의 자택에서 그런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 속으로는 안된다고 생각은 했지만 머릿속은 온통 그녀 생각뿐이었다. 다른 사회에 이런 말이 있었다. 도깨비를 잡으러 가다가 도깨비가 되어버린다는...
그렇게 되어버린 것 같았다. 난 그녀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1달을 그렇게 했을까. 1달하고 2일이 지났을때 자택에 수위가 없었다. 집 구조가 좀 복잡하긴 했지만, 그래도 몇달을 같이 살았으므로 난 그녀의 침실을 바로 찾을 수 있었다.
하시시 향기는 풍기지 않았다.

"어서오세요.엔디미온."

그녀는 눈처럼 흰 비단옷을 입고 있었다. 나는 뭐라고 말할 사이도 없이 그녀를 꽉 껴안았다.

"왜 그렇게 변덕이..."

그 말을 하고 나는 잠깐 바닥으로 쓰러졌다. 그럴 일이 아닌데...싶은 순간 그녀가 속삭였다.

"하시시는 뿌리지 않았지만 조금 독한 약을 썼어요. 당신은 좀 특별하니까..."

"어...째...서..."

"당신의 완벽한 조각을 봤을 때 난 정말 눈물이 났어요, 말했죠? 내 눈물점은... 당신이 너무 특별해서 살려주려고 일부러 만나지 않았는데...당신은 내가 너무 보고 싶어서 온 나머지 이꼴을 당하는거에요. 물론 괴롭힐 생각은 없지만..."

"날 어떻게...하려고..."

"엔디미온, 당신이 조각한 그 달의 연인처럼 당신도 그렇게 만들어줄게요...물론 그 전에 당신의 내장, 뇌, 지방까지 다 긁어서 내가 먹고 당신의 남은 껍데기는 영원히 보존할 거에요..."
"자...잠깐만...그...런...."

말이 토막토막 끊겼다. 내 말에 그녀가 웃으며 대답했다.

"난 당신의 아이를 가졌어요. 엔디미온. 당신의 아이를 위해서라도..."

정신이 흐릿해졌다.

"당신은 죽어줘야겠어요. 걱정 말아요. 시신에는 손상이 가지 않게 할게요. 당신은 정말 멋진 예술가였어요. 마지막에 실수 하지 않았다면 더욱 완벽했을텐데..."

그것이 내가 들은 그녀의 마지막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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