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D] 제르미니 라세르퇴
공쿠르 형제 지음 / 부크크(bookk)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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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후기로 미루어 보아 대학생들이 모여 번역한 것 같은데… 안타까움을 무릅쓰고 리뷰를 남긴다. 서사를 갖추지 않고 지리한 에피소드들의 나열로밖에 여겨지지 않는 소설이다. 그렇다고 순간 순간의 묘사가 뛰어난 것도 아니다. 발자크와 졸라의 작품이 많은데 공쿠르까지 읽을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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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소여의 모험 (양장)
마크 트웨인 지음, 현준만 옮김 / 미래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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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사람들은 나이 20만 넘어가도 초등학생 시절 기억을 상당부분 상실하기 마련이다. 바쁜 일상에 함몰되든, 타성에 젖은 돼지 같은 삶을 살든 어린 시절의 기억은 망각의 저편으로 사라지고 가끔씩 밤에 잠을 설칠 때, 혹은 조카 및 자녀들의 모습을 바라볼 때 그 편린을 그저 짐작할 수만 있을 뿐이다. 다만 재능을 타고난 작가는 어딘가 다른 구석이 있는 것 같다.


 톰 소여의 모험의 줄거리는 파편적이다. 악당이 등장하는 내용은 이야기의 일부에 불과하고, 주 내용은 골칫덩어리 톰이 경험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이다. 시대와 배경이 다를 뿐 대부분의 인간은 톰 소여와 같은 경험을 한두개씩은 하면서 큰다. 성인이 어린 아이들을 관찰하며 적은 글이라기엔 등장인물들의 사고 방식이 너무 유아스럽고, 그렇다고 어린 아이들이 본인들의 주먹만 하고 우둔한 두뇌로 이런 소설을 창작할 수는 없다. 오직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잊지 않고 성인의 지능을 지닌 인간만이 이런 내용의 글을 쓸 수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어린 시절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너무나도 즐겁고 한편으론 가슴이 아렸다. 나이를 먹고서 순수함을 유지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 어려운 일을 불혹의 나이에 해내고, 나 같은 범인(凡人)도 잠시나마 이와 같은 경험을 하게 해 준 마크 트웨인에게 깊은 경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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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나인
카릴 처칠 지음, 이지훈 옮김 / 지만지드라마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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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부 무대는 빅토리아 시대... 클라이브는 가족들 및 친구들과 한 자리에 모여 단란한 한 때를 보인다. 그런데 그 가족들과 친구, 하인이 어딘가 이상하다. 그의 아내는 이상하게 남성이며, 흑인이어야 할 하인은 이상하게 백인이고, 그의 아들은 이상하게 여성이며 그의 딸은 아들이 끌고 다니는 인형이다. 남성 탐험가가 등장하고 독신 여성도 한명 등장한다. 


 아들(여성이 연기)은 인형을 갖고 놀지만 당대 시대에 이는 남자답지 못한 행동으로 여겨져 주변 사람들로부터 호된 비난을 받는다. 흑인(백인남성이 연기) 하인은 마님이 집안에서 무시당하기에 클라이브가 주변에 없으면 그녀를 주인으로 모시지 않는다. 딸은 인형으로 주체성이 거세되었다. 탐험가는 아내(남성이 연기)와 섹스하고, 아들(여성이 연기)과 섹스하고 클라이브에게도 애정을 표시한다. 숀더스 부인은 아내(남성이 연기)와 섹스한다. 난장판도 이런 난장판이 없다. 클라이브는 가정의 질서를 운운하며 영국의 전성기, 풍요롭고 평화로운 빅토리아 시대를 찬양하지만 속은 곪을 대로 곪아있는 것이다. 


 2부 들어서 내용은 더욱 더 개판이 된다. 무대는 빅토리아 시대로부터 100년이 흐른 뒤지만 등장인물들은 왜인지 25살밖에 더 나이를 먹지 않았다. 인형이었던 딸은 성인이 되어 애까지 낳지만 이혼녀 린과 성적으로 가까워지는 것을 거리끼지 않는다. 여성이 연기했던 아들은 이제 남성이 연기하며 그는 게이인 한편 여성과도 관계를 맺는다. 손녀(남성이 연기)는 총을 쏘고 부모에게 복종하지 않는다. 빅토리아 시대의 질서가 완전히 붕괴한 현대 사회의 모습을 작가는 그리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여성이 연기하는 아내는 남편과의 성관계에서 얻지 못했던 쾌락을 자위할때 느낀다는 것을 고백한다. 1부의 아내(남성)과 2부의 아내는 포옹을 하는 것으로 극의 막은 내린다.


 감상은, 1부는 대단히 참신하고 뛰어나다고 생각되었지만 2부는 끔찍한 불쾌함밖에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빅토리아 시대의 평화롭고 이상적인 가정의 민낯을 고발하는 대사들의 수준은 대가들의 솜씨에 비할바가 못되나, 배역들을 기괴하게 비틀어버리는 아주 참신한 방식으로 어느정도 보완에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실제 무대에서 성별과 인종이 뒤섞인 인간들이 벌이는 촌극을 상상하고 읽었더니 대단히 우습게 읽을 수 있었다.


 2부는 PC주의에 경도된 자들이 꿈꾸는 세상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길가는 사람들에게 한 번 설문조사를 한다고 상상해보자! 게이와 레즈비언이 판치며, 가정은 해체되고, 이혼녀들과 별거하는 커플이 넘쳐나며, 이혼녀들끼리 섹스하고,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귓등으로도 안쳐들으며 할머니가 자위하는 사회에서 살고 싶은지를... 이런 혼란스러운 포스트 모더니즘 사회가 성경 속 소돔과 고모라와 다를 것이 무엇일까? 페미니즘과 PC는 가부장과 식민주의라는 대항마가 존재할 때는 나름의 이의를 지녔으나(1부), 상대방이 사라진 오늘날에는 그 시의성을 잃었다(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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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폴리스
돈 드릴로 지음, 조형준 옮김 / 새물결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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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딩 쪽에 종사하는 입장으로서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자본주의에 반감 가지고 있으면서 아는 것은 뭣도 없고 조사도 안하면 이런 글이 나오려나? 할리우드 영화같은 공허한 소설로, 졸라나 발자크에 돈 드릴로가 비할 바 못된다는 것을 알고 그의 작품을 장바구니에서 모두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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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클래식 레터북 Classic Letter Book 28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김영룡 옮김 / 인디북(인디아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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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다룬 문학작품들 중 "로미오와 줄리엣" 과 함께 유명하다도르로는 쌍벽을 이루는 이 작품을 30대 중반이 되어서야 읽게 되었다. 과하게 감상적인 면이 있지만 그래도 제법 잘 쓰인 작품임을 부인하기 힘들며,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란 것도 알게 되었다.


  작품은 1부, 2부 및 편집자가 독자에게 라는 파트로 분류되어있다. 1부는 금수저 평민 베르테르가 노동은 안하고 호메로스나 읽는 모습, 은수저 평민 로테가 웨이크필드의 목사나 읽고 약혼자와의 결혼을 앞두고 보내는 일상 생활이 묘사된다. 1부에서 베르테르는 단순히 이루어지기 힘든 사랑에 대해 괴로워만 하지는 않는다. 거드름을 피우는 것을 혐오하고, 아이들을 사랑하며, 예술은 형태에 종속되면 안된다 따위의 수준 높은 고찰도 한다. 그는 로테를 사랑하는데, 짝사랑을 해 본 사람은 그의 감정선에 공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2부는 지나치게 감상적이어서 고평가하기 힘들다. 돈이 많아 노동이라는 채찍질에 시달리지 않아도되는 축복을 그는 과하게 징징거림으로써 스스로를 주박(呪縛)한다. 귀족으로 태어나지 않았더라도 유한계급 브루주아지의 자손 베르테르 정도면 복 받은 환경임에도 말이다. 사랑도 약간 과장되었다. 이어지는 편집자가 독자에게 파트는 베르테르가 인용하는 "오시안의 시"가 그리 훌륭하지 않다는 결점을 눈감아 준다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잘 묘사했다고 생각한다.


 결점은 많으나, 낭만주의 감성을 혐오하는 쿨병 환자인 나도 상당히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다. 그러나 신분이 소멸하고 프리섹스가 판치는 사회에 태어나 짝사랑을 않는 요즘 젊은이들이 과연 이 작품을 읽고 감명을 받을 수 있을지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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