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그렇다면 그런 거죠
루이지 피란델로 지음, 장지연 옮김 / 지만지드라마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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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이한 사람 세명을 대상으로 주변인들이 쑥덕쑥덕대는 내용이다. 그들의 웅성거림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가 썼다기 보다는, 동네 아주머니와 시정잡배들의 날 것에 가까워 사실적이면서 역겹고 또 우스꽝스럽다. 마지막 장면 전까지 혐오스러움을 느끼는 한편 중간중간 폭소를 하며 이류 코미디 보듯이 읽었다.


 하지만 진실이 밝혀지는(?) 마지막 장면이 이 작품을 걸작으로 만든다. 반쯤 미쳐버리지 않으면 도저히 구상할 수 없는 결말으로, 작가는 인간성을 따뜻하게 긍정하기보다는 모욕하며, 우습기 짝이 없고 끔찍한 그 무엇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작가를 부정할 수가 없는게 광인의 글에는 엄연한 진실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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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놀이하는 고양이 상점 노벨라33 세계 중편소설 전집 3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백선희 옮김 / 다빈치 노벨라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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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네 골목 상인 집안에서 태어난 소시민 둘째 딸과, 세련되었고 귀족인 남자가 초기에는 사랑 때문에 행복해하지만 배경 차이로 인해 결국 융화되지 못하는 어찌 보면 흔해 빠진 내용의 중편소설이다. 그러나 흔해빠진 내용이라도 일류 작가가 쓰면 다르다.


 작가는 도입부에서 공놀이하는 고양이가 그려진 상점간판에 대해 이야기하며 짧게 그 집안의 가풍 및 풍경을 작가는 묘사하는데 그 실력이 상당하다. 귀족남자과 소시민 여자는 사랑을 하지만 결국 불꽃은 꺼지기 마련, 금욕적이고 소시민적인 그녀의 정신은 시적이고 예술적이지만 퇴폐적이기도 한 귀족의 정신과 융화되지 못한다. 한편 여주인공의 못생긴 언니는 가게를 물려받은 남편의 사랑을 초기에는 받지 못하나, 그의 마음에 들려고 노력하고 본인의 역할을 충실히 하자 부부간에 시너지가 발생하여 상점은 번창하고 여자로서는 몰라도 부인으로서의 사랑을 받는다


 고작 100페이지 정도의 분량에서 메인 플롯을 충실히 따라가면서도, 귀족들의 사교계 습속, 지방 생활 풍경, 소시민들의 생활이 충실하게 묘사된다. 낭만적이고 비극적인 로맨스로도, 리얼리즘 소설으로도 재밌게 읽힐 수 있는 대단히 잘 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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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중개자들 - 석유부터 밀까지, 자원 시장을 움직이는 탐욕의 세력들
하비에르 블라스.잭 파시 지음, 김정혜 옮김 / 알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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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상사, 해운사, 국내원자재유통사, 금융권의 일부 부서에 재직하는 사람들만 아는 중개회사들을 다룬 서적이다. 초창기 원자재 트레이딩이 정보 비대칭을 이용한 투기(Speculation) 및 차익거래(Arbitrage)성향이 강했다가, 선물시장이 발달하면서 위험을 헷지(Hedge)하고 축적된 노하우와 공급망을 기반으로 한 자산운용회사의 성격이 강해지는 역사를 충실히 서술하였다.


소련해체, 중국의 부상, 아프리카 내전 에서 많은 수익을 거두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그 세세한 역사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이 분야를 잘 모르는 사람은 어쩌면 충격받을지도 모르는 내용으로, 비록 후진국이지만 현대 국가 짐바브웨에서 업계 사람외에는 이름도 모르는 "카길" 이 통화를 발권하고 유통했을 정도로 원자재 트레이딩 회사는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종장은 그들의 영향력이 국가의 규제를 받으면서 약화되는 현재를 다루는데, 그 영향력이 악화되었음에도 아마 전 세계 TOP 200기업에 4개는 있을 거고(글렌코어, 카길, 비톨, 트라피구라) 그 하위에도 상당한 규모의 회사들이 많으며(군보르 에너지, 머큐리아, ADM, 윌마 등)또 새로이 등장하고 있을 정도로 상당한 영향력을 여전히 지니고 있다. 무역상사와 선물사, 해운사, 국내 원자재 유통 분야에 재직중이거나 재직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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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딜링 - 직장인을 위한 외환거래와 환율이야기, 제5판
김운섭 지음 / 한국금융연수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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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이 너무 화려해서일까? 저자에게 누가 감히 태클을 걸 수 있을까?
내용을 쉽고 재밌게 서술하려는 노력이 보이지만 결과는 끔찍한 아재개그였다.
깊이도 너무 얕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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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9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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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학창시절 농담 마디 했다고 사상범 취급을 받으며 겪는 여러 우여곡절이 작품의 줄거리다. 이야기 중간중간 등장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 또한 시대의 희생자로 그려지는데, 희극(농담)인지 비극인지 모호하게 하는 아이러니를 작가는 아마 노리지 않았을까 싶다.


책을 완독한 입장에서의 결론은, 시대의 약자들에게 지나치게 후한 잣대를 들이대는 현 세태를 감안하더라도 쿤데라가 노벨문학상을 수상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불운한 시대상으로 인한 개인의 고통 묘사가 탁월하지 않은 것은 괜찮다. 작중의 담담한 묘사가 숨그네”,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같은 탁월한 저작들보다 어쩌면 당대 현실을 담아내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작품 등장하는 개별 에피소드들은 상당히 사실적이며, 작가가 의도한 대로의 아이러니가 나름 느껴졌다.


그럼에도 농담 결코 걸작이 되지 못하는데, 이야기의 뼈대가 되는 메인 테마가 너무 노골적이고 격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주인공의 복수가 상대방의 와이프를 취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이유를 도통 모르겠으며, 수용소에 수감된 와중 만난 소녀가 겪은 성적인 비극이야 있을 있는 이야기지만 그것이 주인공의 개인사와 결부되는 것은 지나치게 작위적이다. 인위성은 와이프랑 관계를 맺는데 성공했더니 복수의 대상은 알파메일이어서 20 초반 대학생과도 연애한다는 종반부의 내용으로 이어진다. 


 p.s 이와 같은 단점을 감안해서 노벨문학상을 수상 못했을 것 같지는 않다. 아마도 스웨덴 한림원은 그의 쓸데없는 에로티시즘을 여성혐오라고 생각하고 수여를 거부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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