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항아리 - 이태리작가 작품선 2
루이지 피란델로 지음, 장지연 옮김 / 예니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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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바보


 누군가 자살을 한다. 정치적 성향이 강한 편집장은 기왕 자살을 할 거라면 정적을 암살하고 자살하지 왜 그냥 죽냐고, 그는 정말 바보같은 인간이라고 한다... 그러나 진짜 바보는 누구일까? 도입 부분은 흥미롭고 유쾌하지만 후반부에는 작가의 메세지가 노골적이어서 작품성이 떨어진다.


항아리


 "어느 하루" 에 수록된 항아리라는 단편에 대해 선배 작가들에 대한 삼류 오마쥬라고 비난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기실 같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희곡으로 각색하자 군더더기 묘사들은 사라지고 유쾌하고 멍청한, 정말 재미있는 시칠리아 인들의 이야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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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 / 오렐리아 문지 스펙트럼
제라르 드 네르발 지음, 최애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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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


 파리에 거주하는 주인공은 오렐리라는 여배우의 공연을 보며 불현듯 본인의 첫사랑 아드리엔을 떠올린다. 사랑에 대해 고찰하다 보니 그는 자신이 어린시절 함께 시골마을에서 뛰어놀던 실비라는 여인을 떠올린다. 충동적으로 주인공은 실비 방문하러 마차에 오른다


 책의 표지에는 내가 그토록 오래전부터 품어왔던 이상한 열정들, 꿈들, 눈물들, 절망들과 다정함들…… 그것이 사랑이 아니었단 말인가?” 라는 주인공의 독백이 적혀 있다. 주인공이 3명의 여인들을 사랑했던 것인지, 아니면 본인의 기억을 사랑했던 것인지, 단순히 주변에 여자가 없어 외로운 것인지에 대해 작가는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그저 보여줄 뿐. 그러나 그의 추억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고, 주인공의 여러 시도는 비록 어리석지만 너무나도 인간적이다.


오렐리아


 작가 본인의 자서전 성격이 강한 소설. 정신병에 걸린 상태로 저술했다고 옮긴이 해제에서 언급되는데, 그래서인지 내용에 공감이 하나도 가지 않아 중간에 덮었다. 카프카의 ”, 스트린드베리의 꿈의 연극 등장하는 상징은 인류의 보편적 고통을 시사하기에 이해할 있으나, 네르발의 상징은 너무 개인적이고 신비주의 성격이 강해  T발놈인 나는 공감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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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터베리 이야기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15
제프리 초서 지음, 송병선 옮김 / 현대지성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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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유명한 근대소설을 두개 꼽자면 아마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초서의 켄터베리 이야기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데카메론이라는 소설의 존재는 초등학교때부터 어떤 이유 에서인지 주지하고 있었고, “켄터베리 이야기 대학생이 되어서야 그런 작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켄터베리 이야기 입체적이고 다양한 인간군상을 담았기에 위대한 작품이라는 말이 있던데, 그랬을까? 250페이지 가량 읽고 책을 덮은 시점에서 내린 결론은, “데카메론 압도적으로 뛰어난 작품이므로 명성의 차이가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영문학의 아버지라고 국소지역에서 찬양 받는 작가와, 세계 근대문학의 효시를 창조해낸 작가는 아예 격이 다르.


 초서를 찬양하는 자들은, 데카메론은 귀족들과 수도사들의 관점에서 서술된 이야기인 한편 켄터베리 이야기는 사회 하층민의 관점에서 바라보았으므로 보다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려냈다는 헛소리를 한다.  그러나 실상은 정반대로, 데카메론 속 이야기의 주인공들의 계급은 다양하며, 그들 모두 어지간한 현대 소설의 등장인물들보다 훨씬 주체적이고 인간적이다. 반면 켄터베리이야기의 등장인물들은 일부 화자가 하층민이고 투박한 어휘를 구사할 뿐, 대부분 기독교에 매몰된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문체를 말해보자. 데카메론의 서술은 짧고 군더더기가 없지만 켄터베리 이야기는 수사적이고 장황하다. 길게 늘어지는 문체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며 필력이 담보될 경우 오히려 장점이 수도 있는데, 초서의 경우 그러한 재능은 부족한 것으로 사료되고 서술이 상당히 교조적이어서 영 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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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데츠키 행진곡 창비세계문학 5
요제프 로트 지음, 황종민 옮김 / 창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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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할아버지는 전쟁에서 황제의 목숨을 구하고 보상으로 귀족작위를 얻는다. 그러나 그의 전공은 언론에 의해 부풀려지고, 이에 환멸감을 느낀 그는 군대를 제대하고 아들이 절대 군인이 되지 못하게 한다. 그의 아들은 관료가 되고, 국가에 깊은 애정을 가진 아들은 손자를 군인으로 교육한다.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본인을 군인으로 양성하지 않았는지 생각지 못하고


 3대에 걸친 오스트리아 가문의 흥망성쇠를 다뤘지만,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티보가의 사람들 달리 라데츠키 행진곡 사람들이 서양음악으로나 알지 동명의 소설이 있다는 것은 모른다. 이유는 작가들에 비해 요제프 로트의 수준이 한참 미달하기 때문으로, 과도하게 사건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그마저도 다소 작위적이고 인위적인 느낌이 든다. 과연 역사소설이, 사회소설이 맞는가….? 라는 의구심을 들게 하는 것이다.


 장점으로는 작가의 오스트리아 제국에 대한 강한 애정을 있다. 주인공이 아버지 앞에서 제국의 군사 교범을 외우고, 군악대가 라데츠키 행진곡을 연주할 두근거려 하는 장면은 본인 혹은 주변 사람이 유사한 경험을 하지 않는 묘사할 없는 성질의 것들이다. 다소 작위적이긴 하지만 군대에 환멸을 느낀 할아버지에서 태어난 자손들이 군대를 동경한다는 부분에서 어느 정도의 아이러니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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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시대사 : 구약편 성서시대사
야마가 테츠오 지음, 김석중 옮김 / 서커스(서커스출판상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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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분량에 많은 내용이 압축되어 기술되어있다. 이스라엘의 역사를 성서의 flow에 따라 깊이는 얕지만 잘 요약 정리했다고 생각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성서보다는 순수 역사서의 성격이 강해지는데, 배경 지식이 부족한데 서술은 간결하여 내용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았다. 앞 부분도 간결하게 기술되어 있으나, 성경 지식이 있는 사람들은 느헤미야와 에즈라 파트 까지는 내용을 따라가는데 있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기억이 휘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내용을 아래에 대강 요약한다.


-아브라함의 자손들이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다수로 불어나 이스라엘 민족을 형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나안 지방에 거주하고 있던 토착세력들이 산지로 이주하며 생긴 일종의 부족 연합체가 곧 이스라엘이다.


-이 중 이집트에서 탈출한, 모세를 지도자로 한 소수 집단이 기존 세력에 합류하여 야훼 신앙을 형성하였다.


-12지파는 야곱의 자손들이 아니다. 12개의 큰 부족이 이스라엘을 구성했는데 국가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해 후기 성직자들이 창조해낸 이야기인 것. 첩에게서 나온 자식들은 국가 내 위상이 약한 민족들이며, 본처들에게서 나온 자식들은 성경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사사기는 단일 이스라엘 민족으로서의 기록이 아니며, 왕정 설립 전 각 부족 영웅들의 활약상을 기술한 책이다.


-철기문명 블레셋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선 중앙집권적인 왕정이 필요하였다. 이로 인해 사울이 기름부음을 받는다. 당시 사무엘이 왕정 설립을 비난하는 것은 왕국 설립과 관련된 갈등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다윗은 유다의 왕이다. 북이스라엘 사울의 왕국과 갈등이 있었으며, 최종적으로 다윗이 승리한 것이다. 다윗은 피묻은 자이기에 성전 건설을 못하는 것이 아니다. 신전 건설은 원시 유대교에서 금기시하는 우상숭배의 성격이 있고 다윗 왕의 시대만 하더라도 해당 세력들은 위세가 있었다. 그러나 이 세력은 시간이 흐를 수록 힘을 잃고, 솔로몬 시대에 결국 성전이 건축된다.


-솔로몬이 이국의 여인들과 관계가 많은 것은 성서에 있어서는 비판 대상이지만 사실은 이웃국가들과 정략결혼한 것이다.


-신전 건축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 노동력의 동원이 필요하였다. 이는 곧 사회적 계층의 분화를 야기하였고, 자신의 뿌리 유다에는 관대하나 북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가혹한 솔로몬의 정책은 결국 르호보암 대에 이르러 통일왕국이 붕괴하는 결과를 낳았다.


-다윗왕의 후손이 모두 죽어 누구를 향후 왕으로 옹립할지 고민하다 소년왕 요하스 까지 찾아내는 것은 당시 남유다인들이 다윗족의 후손이 아닌 왕을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왕정이 뿌리내렸다는 증거다.


-구약 후반부의 왕들은 주변국들에게 조공을 바치고 그들의 속국이 되기도 한다. 이는 성서에는 비난의 대상이나 현실은 국가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일 수 있다.


-결국 유다왕국과 북이스라엘 모두 멸망한다. 이는 신앙인들에게 야훼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하였는데, 신앙을 존속시키고 정당화하기 위해 후기 신학자들은 구약의 왕이 야훼를 의존하지 않았기 때문에 멸망한 것이라고 기록하였다.


-느헤미야와 에즈라는 행정가와 제사장이라는 초기 형태의 정교 분립 모델일 수 있다.



뒷부분 내용은 어떻게 유대교가 로마 세력의 지배에 놓였는지, 페르시아인들과 아시리아인, 그리스인들에게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구약성서와 신약성서 간에는 약 400년의 세월이 차이가 있는데, 그걸 저자는 고작 100p도 되지 않는 분량에 요약정리한다. 앞 부분의 간결한 서술은 성서를 아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필요 이상의 장문을 읽지 않아도 되는 편의성을 제공하나, 뒷 부분, 특히 그리스와 로마 부분은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따라가기 힘들다고 생각한다(적어도 나는 그랬다). 이 때문에 훌륭한 책임에도 별점 1점을 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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