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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터베리 이야기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15
제프리 초서 지음, 송병선 옮김 / 현대지성 / 2017년 12월
평점 :
가장 유명한 근대소설을 단 두개 꼽자면 아마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과 초서의 “켄터베리 이야기”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데카메론”
이라는 소설의 존재는 초등학교때부터 어떤 이유 에서인지 주지하고 있었고,
“켄터베리 이야기”는 대학생이 되어서야 그런 작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켄터베리 이야기”가 더 입체적이고 다양한 인간군상을 담았기에 더 위대한 작품이라는 말이 있던데,
왜 그랬을까?
250페이지 가량 읽고 책을 덮은 시점에서 내린 결론은,
“데카메론” 이 압도적으로 뛰어난 작품이므로 명성의 차이가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영문학의 아버지라고 국소지역에서 찬양 받는 작가와,
전 세계 근대문학의 효시를 창조해낸 작가는 아예 격이 다르다.
초서를 찬양하는 자들은,
데카메론은 귀족들과 수도사들의 관점에서 서술된 이야기인 한편 켄터베리 이야기는 사회 하층민의 관점에서 바라보았으므로 보다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려냈다는 헛소리를 한다.
그러나 실상은 정반대로,
데카메론 속 이야기의 주인공들의 계급은 다양하며, 그들 모두 어지간한 현대 소설의 등장인물들보다 훨씬 더 주체적이고 인간적이다. 반면 켄터베리이야기의 등장인물들은 일부 화자가 하층민이고 투박한 어휘를 구사할 뿐, 대부분 기독교에 매몰된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문체를 말해보자. 데카메론의 서술은 짧고 군더더기가 없지만 켄터베리 이야기는 수사적이고 장황하다.
길게 늘어지는 문체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며 필력이 담보될 경우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는데,
초서의 경우 그러한 재능은 부족한 것으로 사료되고 또 서술이 상당히 교조적이어서 영 별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