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냥이로소이다 - 웬만해선 중심을 잃지 않는 고양이의 바깥세상 참견기
고양이 만세 지음, 신소윤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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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고양이 관련 서적이 넘쳐나고 있다.

주로 고양이사진집으로 다양한 내용을 담은 책들이 많은데 좀 새로운 타입의! 고양이가 쓴 고양이책을 발견했다.

바로 <나는 냥이로소이다> ! 고양이의 시선으로 고양이가 써내려간 책. 작가 역시 "만세" 라는 고양이이름으로 등록되어 있다.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고양이 스승이 말했듯 "발이 네 개 있는데도 두 개밖에 사용하지 않는 것부터가 사치"스러운 인간들의 세계에 어쩔 수 없이 스며들어 사는 고양이의 묘생 일기다.p.14


이 구절 처럼 고양이의 시선에서 집사/인간을 살펴보고, 같이 사는 개와 아기와의 관계 등 다양한 구성원과의 스토리가 담겨있어서 정말 재미있다.

고양이 시선에서 본 우리네 삶은 어떨까!? 그리고 고양이들은 왜 그런 행동을 하는 걸까?! 정말 개와는 앙숙인걸까?!

이런 질문에 대해 고양이 만세의 시선으로 하나씩 새로운 포인트를 집어가면서 담아냈다.

그렇기에 고양이는 한 가지 말로 단언할 수 없으며 다양한 스팩트럼이 있다는 것, 이 책은 고양이 "만세" 의 이야기라는 것, 다른 고양이들은 또 다른 고양이의 삶이 있을 것이라는 것 등을 조금이나마 더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고양이를 키우는 분들이라면 읽으면서 많은 부분 공감도 되고, 우리 고양이의 시각에서 보면 나는 어떻게 비춰질까!? 라는 또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자기중심적인 고양이라지만 아이를 돌보는 육아냥들은 기다림에 능숙하다.

아이가 사이렌을 켠 듯 울어댈 떄면 침대 발치에서 가만히 기다렸다가 울음을 그치면 곁에 가서 슬쩍 얼굴을 비빈다.

아이가 이 집에 오기 전만 해도 사람에게 가고싶을 때만 곁을 내주었지만 이제는 아이가 내게 무지막지하게 몸을 치대는 것도 참을 수 있는 고양이가 됐다.

p.90~91



책을 보다보면 고양이 만세를 "육아냥" 이라고 지칭한다. 

말인 즉슨 아기가 새로 태어나면서 그 아이를 돌보는 고양이라는 의미랄까?!

고양이를 키우던 중 새로 아이를 낳게 되었고 고양이의 영역에 새로운 "아기" 가 등장했다.

그런 아이를 고양이가 어떻게 대해가는지를 담아내기도 했는데, 처음엔 본인에게 관심을 갖던 사람들이 점차 자신 보다 아이에게 더 관심을 갖게되고!

이런 부분에 대해 고양이 "만세" 가 느끼는 아쉬움 등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으며

아기의 등장으로 변화된 삶, 귀차니즘 고양이가 아이에게 마음을 여는 과정도 볼 수 있어서 고양이와 아기의 조합이 어렵지 않을까 고민하던 분들에게 실마리를 좀 제공해줄 것 같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아기와 고양이를 같이 두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던 편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과정을 통해 둘이 또 돈독해질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ㅎㅎ)






밤은 고양이들의 시간이다. 이 책의 원고도 대부분 밤에 쓰였다.

그것도 모두가 깊이 잠든 칠흑같이 까만 밤, 아무도 내가 이렇게 타자를 치고 있으리라 상상조차 못 할 시간에.

우리가 하루 16시간씩 잠을 자며 인간들에게 낮을 양보했다면 밤 시간은 우리에게 내줘야 하지 않는가.

...

그런데 우리 반려인들이 오매불망 기다리는 그 남자, 택배아저씨는 요즘 종종 한밤중에 문을 두드린다.

아마도 아저씨는 더 깊은 밤이나 되어야 겨우 자기 집 문고리를 만질 수 있을 것이다.

인간들은 왜 이렇게 일을 많이 할까. 왜 휴식의 시간인 밤을 허물어서 쓸까.

그렇게, 할 수 있는 일보다 더 많은 할 일에 치이고 밀린 시간들이 쌓인 그들은 슬금슬금 고양이의 시간을 넘본다.

해거름이 지는 저녁부터 동트기 전 이른 새벽까지, 언제쯤 우리 고양이들은 잃어버린 시간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하나, 둘, 셋... 밤을 잊은 그대들의 불 밝힌 창을 헤아리며 나는 기다린다.

모두들 그만 분주함을 접고 안락한 밤을 보내길.

p.120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양이가 보는 인간들!

정말 좋은 부분이라 거의 다 옮겨오려고 ㅋㅋ 열심히 타이핑했다.

요즘 보면 고양이처럼 살라는 책이 많이 나오는데, 이 부분이... 고양이 만세 관점에서 서술된 인간의 밤 라이프.

당장 어떻게 할 수 없겠지만 우리 인간들도 고양이에게 밤을 양보하고싶다.

나도 주로 만세처럼 밤에 활동을 많이 하는데, 이제 분주한 밤을 보내기 보다는 고양이의 낮처럼 안락한 밤을 보내고 싶다 ㅠㅠ


고양이 시각에서 적은 전지적 고양이시점의 책 <나는 냥이로소이다> 를 읽으면서 우리네 삶을 또 다른 시각으로 만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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