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대들의 서울과 나의 서울이 만나는 순간

서울 문학 기행 - 방민호 교수와 함께 걷는 문학도시 서울
방민호 지음 / arte(아르테) / 2017년 6월

#1 서울, 서울, 서울

개인적으로 서울을 좋아한다. 특히 광화문 일대. 역 기준으로 경복궁/안국 ~ 광화문/인사동 ~ 종각/을지로 로 걸어가는 길을 좋아한다. 같이 걸어도 좋지만, 이 길은 혼자 생각하며, 음악을 들으며, 사뿐사뿐 걸어다니는 게 참 좋다. 이렇게 서울 곳곳을 걸어다니는 걸 좋아하는 나에게 참 매력적인 책이 하나 나왔다. 바로 <서울 문학 기행> 이다. 제목 그대로 서울과 문학의 만남. "서울이 남긴 문학, 문학이 남긴 서울" 이라는 말과 함께 매일매일을 마주하는 서울을 문학의 눈으로 바라본 책인 <서울 문학 기행>. 듣기만 해도 읽고싶어지지 않는가?! 그래서 읽어봤다. 나의 애정하는 도시를 좀 더 의미있게, 매력적으로 느끼고 싶었다.

#2 서울을 거닐다.

처음엔 그냥 문학속 묘사된 것들로 서울을 소개하는 책인 줄 알았다. 근데 막상 읽어보고 목차를 살펴보니 현대문학 작가 10명과 서울이 가지는 그런 관계를 담고 있다. 어찌보면 전기 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역사책 같기도 하지만 그 속속에 문학과 철학적인 포인트가 잡혀있는 독특한 책이었다. (이 책은 작가의 삶,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동시에 서울의 역사적 변화를 담아내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개인적으로 난 광화문, 종로 일대를 좋아한다. 과거 문인들 역시도 나처럼 이 일대를 좋아했나보다. 이 책에서 다룬 10명의 작가들의 포인트 스팟을 살펴보면 딱 그 지역이다. 명동, 서울역, 종로 다.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이들과 공감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ㅎㅎ 물론 그렇지 않더라도, 서울의 중심인 이 공간은 많은 이들을 매료시키는 것 같았다.

이렇게 매력적인 서울의 종로일대, 이 일대가 사실 역사적으로 저급하게 침해당한 공간이기도 했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었을까?! 분명 중고등학교 시절 국사를 배웠고 즐겼지만, 서울의 중심인 이곳이 계획적으로 일본에 의해 분할되고 침해되었는지는 차마 몰랐다. 구획을 나누어 북촌/남촌을 나누고 일본식으로 집을 바꿔나가며 외곽에서 점차 중심지 쪽으로 들어온 일본. <서울 문학 기행>을 읽으면서 평소 아름답게만 봤던 이 공간이 과거 얼마나 슬펐던 공간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상, 윤동주, 이광수, 박태원, 임화, 박인환, 김수영, 손창섭, 이호철, 박완서 

이 열명의 작가들은 서울이라는 공간에서, 각 시대가 겪어야 했던 순간들 속에서, 치열한 고민을 하고 글을 써내려가 후대에게 서울의 순간, 서울의 모습을 전하고 있다.

" 누구나 갈 수 있는 역이야말로, 그 도시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 p.138

지금 서울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작가들이 고민하고 극복해내고자 했던, 문학으로 승화시켰던 그 때와는 또 다른 서울일까, 비슷한 서울일까?

#3 더 깊은 서울 속으로

처음 단순하게 서울이 가지는 문학적 포인트만을 생각하며 이 책을 펼첬던게 참 단순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단순 문학을 담은게 아니라 현대문학이 가지는 역사적 의의까지 함께 이 <서울 문학 기행>에 담아내었다.

그냥 걸어다녔던 이 곳, 서울에서 평소와 다른 더 깊은 울림을 느껴보고 싶다면 <서울 문학 기행> 을 펼쳐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