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걸스
에마 클라인 지음, 정주연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찰스 맨슨과 맨슨걸스를 모티프로 한 <더 걸스>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쓴 소설이라 더 생생하고 사실적으로 읽히는 소설이다.


살인을 비롯한 범죄를 저지른 찰스 맨슨과 그의 추종자들 맨슨걸스!
이를 비슷하게 가져와 러셀과 히피소녀들로 그려내며 1969년 당시의 사회상과 섬세한 소녀의 표현을 담았다.



주인공인 이비는 지극히 평범한 소녀다. 아마 여자들이라면 <더 걸스>를 읽으며 감정이입이 잘 될것이다.
공부도 외모도 뭐 하나 뛰어난 것 없는 평범한 소녀, 하지만 외부의 시선도 많이 신경쓰고 불안정한 소녀.
히피 소녀들 중 하나인 수전에 매료되어서 일탈을 시도하지만 결국 수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간 그런 "평범한" 소녀.


사실 우리도 이비처럼 평범하게 살지만 일탈을 꿈꾼다. 하지만 막상 이비의 상황이 닥친다면 거기서 더 나아갈 수 있을까?
아마 이비처럼 방관자의 조용한 인생을 선택하게 되지 않을까...
이것이 너무나도 평범한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나는 방관자의 망가진 인생을 얻었다. 아무도 나를 찾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아무도 나를 찾지 않을까 봐 두려운, 죄 없는 도망자.
- p.391



그래서인지 이비의 감정에 쉽게 이입이 된다.
그리고 그녀의 섬세한 표현에 간접적으로 나마 그 순간을 함께 즐기게 된다.



이런 평범하면서도 섬세한 소녀의 시각은 남성중심의 일반적 사고를 벗어난다.
이비는 러셀보다는 수전에게 더 매력을 느끼고, 줄리안 보다는 새셔에게 오묘한 매력을 느끼는 것
사춘기 소녀에게 쉽게 일어날 수 있는 동성에 대한 동경, 애정이 확대된 것 같은 동성애적인 요소가 크지만
소녀가 항상 남성만을 바라보고 남성에게 보호를 받아야한다는 시각에서 벗어났다는 점이
이 소설을 또 새롭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타락적이고 비 이상적인 상황을 바라보는 사춘기 소녀의 시각과 마음표현은
너무 섬세하게 표현되어서 읽는 중간중간 꽂혔다.


 
하지만 소녀들이 물살을 가르는 상어처럼 무심하고 날렵하게 그 보통의 세상을 가로질렀을 때, 익숙한 낮 풍경은 흐트러졌다.

- p.8


내 분노는 얼마나 무력한가. 내려앉을 곳 없이 오르기만 하는 분노.
그건 또 얼마나 익숙한가. 마치 미숙한 아이처럼. 억울해하고 초조해하며 내 안에서 목 졸린 감정들.
- p.248

감성적인 달콤함, 초등학생들처럼 투박한 사랑의 언어, 토실토실한 손으로 그린 하트 같은 것.
햇빛과 꽃들과 미소. 하지만 그때까지도 그것을 전적으로 인정할 수는 없었다.
수전이 러셀을 바라볼 때의 얼굴 표정 떄문에. 나는 어쨌든 수전과 함께이고 싶었으니까.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 사람을 보호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상대방 감정의 크기와 강도를 알아채고 거기에 맞추어 행동하는 것.
그게 올바르다고 생각했다. 마치 올바름이 온 세상이 신경쓰는 기준이라는 듯.

- p.342




현실과 과거를 너무 쉽사리 오가는 표현 때문에 처음엔 이게 무슨 얘긴가 하고 헷갈린 점이 있지만
표현력이라든지 내용자체는 흥미롭고 재미있어서 한 편의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실제로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제작자 스콧 루딘에게 영화화 판권이 먼저 판매되었다고 하니 영화화 될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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