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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의 미카미 엔작가의 2년만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에노시마의 작은 사진관을 정리하면서 생기는 미스테리한 이야기인 <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
간단한 스토리는 할머니가 돌아가며 니시우라 사진관을 정리하게 된다.
거기서 만나는 사람들, 미수령 사진들, 그리고 마유의 이야기.
주인공인 마유는 가업인 사진관을 운영하는 할머니의 손에 맡겨졌을 때,
사진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다.
게다가 독특한 분위기의 친구 루이의 사진을 찍고
그것이 유명작가인 엄마의 책 표지로 쓰여졌을 때
성취감을 느끼며 사진작가가 되려고 했다.
하지만 일련의 사건에 의해 그녀는 사진을 그만두게 되고
어쩔 수 없이 할머니 사진관을 정리하게 되면서 사진에 담긴 미스테리, 그녀가 겪었던 사건의 비밀을 풀어나가게 되는 이야기이다.
이 책이 재밌게 읽히고 좋았던 이유는 크게 2가지 이다.
1. 큰 흐름에 짜여진 현실적인 미스터리
사진은 과거의 순간을 잘라낸 것이잖아요. 누군가 죽어도 그 사람의 사진은 오래도록 남고요.
p.60
사진에는 당시의 시간과 찍은사람의 감정, 추억이 모두 담겨있다.
그래서 이상했던 첫 미수령 케이스.
쇼와시기 것으로 보이는 사진 부터, 최근의 사진까지
4장의 사진에는 모두 비슷한 인물이 들어있다.
이거 보고 설마 ㅋㅋㅋ 별그대 인가? 하고 계속 생각했다.
사실 책을 다 읽고 아키타카의 스토리가 풀리기 전까지도 계속 별그대가 생각났다.
하지만 사실은 엄청 현실가능하며 SF적이지 않는 과학적인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신기했음)
이 스토리 만으로 계속 이 책을 이끌고 가지 않을까 했는데,
참 책이 시원시원하게 깔끔하게 미스테리를 정리한다.
총4장으로 1장은 아키카타의 사진, 2장은 루이의 사진
3장은 은덩어리 사진, 4장은 다시 아키카타의 사진으로 이루어졌다.
분명 별개의 사진 이야기라고 생각되지만, 전체 흐름은 세밀하게 엮어져 있다.
매 챕터 정리되는 사건은 깔끔함을 선사하면서도
큰 흐름은 계속 이어지니까 한 번 책을 들면 멈출 수 가 없는 책.
더불어 비현실적인 항목이 없는 현실적인 미스테리라 더 담담하게 읽히는 책이었다.
(약간 비과학적인 미스터리가 담긴 책이지 않을 까 했는데, 정말 과학적인 미스테리 였다)
이런 현실적 미스테리 장치가 쉽게 이해되고 매 순간 해결되는 데에는 마유가 있었다.
2. 현실적이면서도 소설엔 없는 독특한 캐릭터
마유는 핵심을 볼 줄 알고 추리력이 좋은 주인공이었다.
스스로가 그런지 모르지만 대화하는 중에도 단어의 캐치를 통해 실마리를 잡아내고
기어코 사건을 해결하고야 마는 마유!
사진 속에 숨겨진 비밀도, 자신의 사진을 유출한 범인도, 캐비닛이 열렸다는 사실도 모두 캐치해낸다.
이렇게 보면 참 마유는 명탐정 코난 같고, 김전일 같은 추리력의 소유자라고 생각되지만
사실 그녀는 예민하고 상당히 자기 중심적인 사람이다.
정리하러 온 마유는 참 착해 보이지만, 과거에 그녀는 자신만을 생각했고 타인의 상황, 생각은 안중에도 없었고
내 자랑만 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나같아도 마유같은 사람이랑은 친구하고 싶지 않을 정도
하지만 그런 마유의 태도로 친구인 루이가 상처를 입게 되자
그녀는 사진에서 도망쳤고, 지금까지도 회피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참 흔히 있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나름 어머니에 대한 애정결핍과 자기신뢰라든지 이런 것이 부족한 사람이었고
그걸 극복하기 위해 허울을 뒤집어 쓰고 겉치레 하다가 몰락한 주인공
소설 속에서 흔히 보는 주인공 캐릭터는 아니지만 참 현실적이고 독특한 캐릭터라고 생각 들었다.
이런 캐릭터 설정이 주인공 마유의 심리를 더 분석/생각 하게 했기에
사진과 얽힌 미스테리한 사건에 더 몰입하게 만든 것 같았다.
지금까지 한 가지 일로 머리를 싸매거나, 오랫동안 후회하거나, 불안을 느끼며 살아왔다.
사람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평생 바뀌지 않는 사람도 분명 없을 것이다.
p.275
그렇게 오래 고뇌해왔지만, 그녀 역시도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극복해 나가겠다는 구절
쉽게 바뀌지 않지만 바뀌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참 마유 같은 표현을 마지막으로 리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