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의 박물관
아라리오뮤지엄 엮음 / arte(아르테)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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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에서 나온 <실연박물관> 엄청 기대했다.

사실 책이 나오기 이전에, 아라리오 뮤지엄에서 실연에 대한 이야기와 물품을 기증받고있으며 5월에 <실연에 관한 박물관> 전시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위치는 제주, 그래서 굉장히 아쉬워 했었는데!!!

 

아르테에서 <실연의 박물관> 이 나온거다!


이 책은 글로벌 전시기획 〈실연에 관한 박물관(MUSEUM OF BROKEN RELATIONSHIPS)〉의

2016년 한국 전시에 사연과 소장품을 기증한 82명의 리얼 스토리를 모은 책이다.

나처럼 전시를 기대했지만 가기 어려울 사람들, 혹은 실연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딱일 거라 생각했다.

 

이 책을 받은날, 앉은 자리에서 한번에 다 읽어버렸다.

퇴근하고 와보니 책이 배송와 있어서 꺄꺄! 거리며 어떤 구성인지 한 번 살펴볼까? 하며 폈다가 그대로 끝까지 읽고 책을 덮은 것이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전시의 취지 그대로 실연에 대한 이야기와 기증품이 담겨있다.

어떤 이야기는 한 줄로 간단하기도 하고, 몇 페이지에 이르는 긴 글이기도 하다.

 

사람들의 실연의 순간, 기억은 다양했으며 다양한 실연들을 멋진 실물사진과 스토리로 접하는 건 재밌었다.

 

 

실연이라 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연인간의 헤어짐.

하지만 이 책엔 연인 이상의 헤어짐이 있다.

연인, 가족, 반려견, 과거의 힘든 순간, 좋아했던 일 등 다양했다.

 

 

대상 뿐 아니라 사연의 감정 역시 다양했는데

그리움, 슬픔, 후련함, 기쁨, 극복 등 실연은 다양한 감정으로 우리에게 느껴진다는 걸 간접체험 할 수 있었다.

 

 

 

각 실연의 사연을 읽으면서 나의 순간과 겹쳐보기도 했고, 내 감정을 정리할 수도 있었고

한편으로 다가올 실연의 순간을 위해 더 열심히 대해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이렇듯 <실연의 박물관>은 단순 슬픈이야기를 읽고 슬퍼하기 위함이 아니라

비슷한 타인의 실연을 통해 나 자신을 발견하고 재정비하는 시간을 갖기 위함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구성이 재미있는 건 실연의 이야기가 세션별로 분류되어있는 게 아니라

다음의 실연사연은 누구와의 실연이고 어떤 감정이 담겨있을까라는 궁금증을 계속 유발하고

사연의 강약이 조절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ㅎㅎ 한 번에 다 읽어버린 것 같다.

 

무엇보다 마지막의 익명의 프로필은 내가 사연을 읽으며 상상한 기증자의 이미지를 반전시키기도 해서

마지막까지 재미있게 읽어낼 수 있었다. 

 

 

<실연의 박물관>은 헤어진 사람에게 추천하는 책이 아니라, 언제나 헤어짐을 마주할 수 밖에 없는 우리 모두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마지막으로 <실연의 박물관>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몇 구절을 살짝 담아보겠다.

 

 

30' 그리다, 그리워하다


그래서 그 사진들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려진 그림은 지워질 수 있었어요. 그러니까, 모든 기억들이 그림이 된 거예요.

전에 말했었죠. '그리다'의 어원은 '그리워하다'라고

 

 

47' 미발표 원고

 

사람은 한 번 만나면 헤어진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예외 없이 변한다.

어쩌면 우리가 헤어진 이유가 중요한 게 아닐 수도 있다.

헤어짐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나는 이제 자연스럽다는 말이 평온이나 부드러움과는 가장 먼 거리의 말임을 잘 안다. p.194

 

나는 행복해지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어느새 불행에 중독되어 있었다.

선택의 의미는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고통받았던 사람에게 선택은 선택하지 않은 것을 감당해내는 일이다.

 

불행은 행복과 달리 언제든 버려야 한다는 점에서 안전하다.

불행은 고통스럽지만 그것엔 기이한 매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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