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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지의 최전선
이어령.정형모 지음 / arte(아르테)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2016년을 지식스럽게 열 수 있는 신간이 나왔다.
<이어령의 지의 최전선> !
이어령 교수의 지식과 통찰력을 정형모 기자가 글로 옮긴 책이다.
그래서 그런지 어렵게 지식만을 나열한 게 아니라, 대화의 내용을 서술하여 쉽게 읽히는 책이었다.
기자님이 독자의 관점에서 질문도 하고, 생소한 개념은 추가로 풀어서 서술도 해주니까 전혀 어려운 책은 아니었다.
여기는 지의 최전선이다. 무엇 하나 대충대충 이해하고 다음 걸음을 옮기면 금방 지뢰밟고 사망이다. P.310
이런 마인드로 대충이해하지 않게 잘 설명해주는 정형모 기자 : )
무엇보다, 새해를 맞이하는 첫 책으로 이 책을 추천하고 싶었던 것은
작년의 일들 그리고 현재 우리가 당면한 사회의 부분을 생각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문제의식을 갖고 16년을 시작하면 좀 더 나은 삶을 생각하는 포인트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 올해의 첫 책으로 추천하고 싶었다.
책의 시작은 3D 프린터 얘기로, 누구나 관심 있을 법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물론 이어령 교수에 대한 이야기가 먼저 ㅎㅎ)
이렇게 시작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내용 중 마음에 들었던 건 차부다 이야기!
“차부다”는 차이가 많지 않다라는 의미로 중국어로 그게 그거다라는 뜻이다.
차부다는 전후 문맥에 따라 긍정이 되기도 부정이 되기도 하는데
중국인들은 차부다가 대인배의 성향이라고 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성향은 내가 괜찮을 땐 차부다 아닐땐 실익따지는 식의 행동을 정당화시키기도 한다.
예로 중국공장에서 A라는 제품을 만들 때, 자꾸 오차범위를 넘는 거다. (이게 바로 차부다. “그게 그거 아니냐”)
그래서 아예 오차범위만큼 추가해서 만들어달라고 하니까 추가금액 내라는 ㅋㅋㅋ 아주 웃긴 이야기다.
차부다에 이어서 동서양의 인식차이까지 넘어가는데, 머리를 탁 친 부분이 있다.
보편적인 가치에서 벗어날 때 문화적 차이로 자신의 잘못을 호도한다. p323
그렇다. 보편적가치라는 것도 뭐라 명확하게 명제화 시킬 순 없지만,
타인이 문화적차이로 잘못을 정당화하는 경우에도 어물쩡 이해하며 넘어간 적도 있고,
오히려 내가 이를 이용해 이해를 요구한 적도 있다.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이해를 과연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그게 맞는 행동인지 확인하는 행동을 한 번쯤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차부다에 대한 동서양의 관점, 이야기 등을 얘기하면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차부다의 재발견, 재해석이 어떠면 다른 길을 열 수 있는 자원이 될지도 모른다.
결론을 내리려는 게 아닌 우리가 어디에서 싸워야 하는지, 그 문제의식을 가지라는 것이다.
이런 점이 바로 우리에게 지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지의 최전선에서 우리가 어딜 바라보고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를 찾아보라는 이 책의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