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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지음, 강주헌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강한 임팩트의 제목 <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 를 읽어보았다.
짧지만 내가 속한 사회통념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책이었던 <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 !
저자인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는 야만과 문명의 이분법적 경계를 신랄하게 비판한 20세기 대표적 석학이다.
이 책은 그가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에 1998년부터 2000년 까지 쓴 16편의 글을 모아서 발간한 유작이다.
<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는 20세기에 쓰여진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수록된 단편 글들을 읽었을 때,
지금 우리가 바라보고 고민했던 문제들과 많이 맞닿아 있는 것 같았다.
더불어 우리 사회 속에서만 바라보던 부분을 다른 문화와의 비교를 통해 색다르게 볼 수 있게 한 책이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교육인류학/비교교육학 시간이 떠올랐다. (이 책은 인류학 관련된 수업에서 참고하기 좋을 듯!)
그때도 나와, 우리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네 삶을 다른 시각을 보고 고민하고 작게 소연구를 하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그때 같은 생각이 들어서 왠지 모르게 가볍게 공부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제목을 보았을 때처럼 ‘우리가 미개하다고 판단하곤 하지만 그들이나 너희나 다를 것이 없다. 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 라는 의미를 이 책은 내포하고 있다.
예술, 광우병, 이민, 신화, 인문학 등 우리 삶의 전반적 부분에서 우리네 사회의 현상과 그들의 사회의 현상을 비교하며 크게 차이가 없음을 보여준다.
현대 문명사회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야만하다고 보이는 사회에서도 비슷하게 혹은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것은 신기하게 다가왔고 과연 우리는 얼마나 ‘문명적’ 인가 라는 의구심도 품게 하였다.
난 예술쪽을 좋아하니까, 아무래도 예술가와 관련된 부분을 좀 더 집중해서 읽었었다.
'예술가의 초상' 부분에서는 아메리카대륙의 원주민의 예술가에 대한 이야기를 서술하였다.
그들의 예술가는 광적이면서도 초자연적인 사람들로 인식되었다.
몇몇 종교의식(혹은 연극)에 예술이 극적인 효과를 일궈내기도 하였으며 이를 통해 느끼는 심미적인 감동은 예술의 기원이 초자연에 있다는 생각을 강화시켜주었다.
그들이 이야기한 예술은 우리사회의 것과 동떨어져 있어 보일수도 있으나, 사실 크게 차이는 없다.
우리 사회는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부분들을, 문자가 없는 사회는 직설적으로 표현한다.
문자가 없는 사회를 우리와 별로 다르지 않은 사회로 인식하려면, 즉 그런 사회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면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p.96
예술과 초자연인 것을 항상 관련시키지 않았던가?
실제로 우리는 위대한 작품을 보고 느끼는 감정을 신들림(enthousiasme)이란 단어의 어원론적 의미로 기꺼이 표현한다.
~ 중략 ~ 영어에서는 미학적인 어휘로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 처럼 out of this world 아름답다' 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p.101
위의 언급 처럼, 그들과 우리의 표현의 정도, 강도가 다를 뿐이지 사실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식으로 저자인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는 문화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그들과 우리네 삶은 표현방식이 다를 뿐 본질적으론 차이가 없다고 본다.
그리고 이를 무겁지 않게, 다양한 문화를 짧은 단편식으로 만나면서 현재 우리네 사회의 표현방식, 시각 등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이런 점이 한편의 인류학 강의를 듣는듯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얇고 가볍지만 속은 알찬 책을 만난 뿌듯함이 전해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