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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아이 고 - 내 남편의 아내가 되어줄래요
콜린 오클리 지음, 이나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항상 좋은 작품을 내는 아르테에서 새로운 신간이 나왔다.
<비포 아이 고>, 내가 가기전 이라고 해석하면 되려나...?
"내 남편의 아내가 되어줄래요?" 라는 문구와 여신 혹은 요정같은 여자가 앉아있는 표지를 보며, 여느 멜로소설 처럼 감정을 말랑말랑 눈물을 글썽글썽이게 만들 책일 거란 생각을 했다.
내가 가기 전 남편에게 퍼펙트한 아내를 선물하려는 그런 착하고 바보같은 여자를 생각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그녀는 그런 소설속에 나오는 지고지순한 여자가 아니었다.
데이지는 이중적인 우리의 마음을 잘 나타내는 현실속 여성이었다.
여기서 '이중적' 이라는 의미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상대방을 위해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동시에 꾹 숨겨놓았던 그 상충되는 마음 이랄까?
남편의 삶을 위해 좋은 여자를 찾길 원하면서도 동시에 그 여자와 같이 웃고 얘기하는 모습이 싫은 그런 인간의 마음.
남편의 학업/커리어를 위해 병원에 오지 말라면서도 그를 보고싶고 그의 목소리를 듣고싶어 전화하는 그런 마음.
이런 모습을 보면, 상당히 공감이 되기도 하고 그녀가 단순히 착하기만 한 소설속 여인이 아니라는 점에 만족감을 느끼기도 한다.
죽음을 마주치게 될 젊고 능력있는 데이지를 보면서, 나를 이입하게 된다.
비록 결혼은 안했지만,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면, 나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나 역시도 죽음을 수긍함과 동시에 회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미션 같은 것을 만들어서 남은 생을 거기에 쏟게 될까?
혹은 나의 가족의 남은 삶을 위해 나의 남은 삶을 투자할 수 있을까?
이것저것 데이지의 행동/ 선택 하나하나에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어떤 행동을 했을 까 하며 대입하는 순간이 많다.
이 책을 읽는 여자분들이라면 더더욱 데이지의 생각, 선택 하나하나에 나라면 남편/애인/가족 에게 이렇게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 많이 던졌을 것이다.
남자라면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볼 테고, 동시에 나의 아내가 나에게 이렇게 해준다면 나의 마음은 어떨까? 라면서 잭의 상황을 대입해 보겠지?
동시에 데이지의 친구 케일리의 입장에서 그녀의 삶을 관찰하고 나의 삶을 생각하게 된다.
나는 아직 젊고 살 날이 많다고 예상되는 현실 속 사람이다.
이런 점에서 데이지의 '남편의 새 아내 찾기 프로젝트'를 같이 도와주는 그녀의 친구 케일리와의 대화속에서 또 다른 공감을 하게 된다.
데이지의 상황보다는 케일리의 상황이 될 확률이 높은 현실 속 독자이기 때문이다.
데이지의 섬세한 심경변화, 현실성 있는 성격에 그녀의 선택, 행동에 감정이입을 하면서도
동시에 주변인으로서 죽음을 맞이했을 때 느끼는, 내 삶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비포아이고>의 오묘함은 참 매력적이다.
가독성 좋게 편집된 책과, 술술 읽히는 내용 덕에 한 번 손에 잡으면 놓기 어려웠던 <비포 아이 고>!
이번 휴가철에 엉뚱하고 가벼울 것 같으면서도 현실적이고 나의 삶/ 행동 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이 책은 어떨 까 싶다^^
(마침 표지도 파래서 시원한 느낌이 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