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만든 물질, 물질이 만든 인간 - 오늘의 세계를 빚어낸 발명의 연금술
아이니사 라미레즈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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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뿐 아니라 책 뒷면에 적힌 "우리가 만든 것이 우리를 만든다"

그리고 띠지에 적힌 "뭔가를 변화시킨다는 건 그것이 당신을 변화시킨다는 뜻" 이라는 문구를 보고,

되게 읽어보고 싶어서 고른 책이다.

급격한 발전 속에서 우리가 만든 어떤 물건들이 반대로 우리의 삶을 변화시켰는지

우리가 평소 아무생각 없이 너무나 당연하게 써온 물건이 가진 변화의 힘이 어떤 것인지 알고싶어졌다.



제목부터 "물질" 이 나오길래 나는 물건들을 기반으로 변화하는 삶의 모습을 담아내지 않았을 까 싶었는데

각 장은 예상 외로 동사로 되어 있었다.

교류하다, 연결하다, 전달하다, 포착하다,

보이다, 공유하다, 발견하다, 생각하다

뭔가 예측될 것 같으면서도, 물건이 아닌 동사로 표현하니까 그 시대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동사 키워드를 중심으로 물질들이 우리를 어떻게 교류하게 만들고 연결시켜주고 보여주는지를 담아냈는데

이 책을 보면 너무 딱딱하지 않고 스토리텔링식으로 쉽게 그 시대상의 변화를 옅볼 수 있게 서술했다.

게다가 중간중간 참고하기 좋은 그림이나 사진 등이 들어가 있어서 당시의 시대상을 참고하기에도 좋았다 .


빠진 조각, 즉 역사에서 아무도 언급하지 않는 부분을 조사하기로 한 이유는 그 부분 또한 우리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했기 때문이다. 내가 '그 밖의 사람들'을 비출 때, 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으면 좋겠다. p.15

그리고 무엇보다도 작가가 바라보고 담아내는 역사 옆의 이야기들이 너무 좋았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역사는 물론이고 우리 삶의 대부분의 기준은 성인 백인 남성 을 기준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그것을 당연시 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저자가 흑인 여성 공학자라서 그런지 과학기술의 발전의 순간에 있는 기준선 옆의 사람들도 언급하고 다루고 있어서 당연히 생각했던 그 기준 밖까지도 생각할 수 있어 좋았었다.


작은 금속 스프링과 진동하는 광석은 정교한 시계를 탄생시켜 더 넓은 지역의 많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게 했지만, 우리는 그로 인해 귀중한 무언가를 놓치게 되었다. p.19

다양한 이야기 중에서 나는 제일 처음 나오는 시계 이야기가 너무 와닿았다.

항상 머릿속에서 시간을 쪼개서 생각하고 시간계산하는게 기본습성이라ㅎㅎㅎ

시간계산이 너무나도 당연하다랄까? (물론 이게 보편적인 행동은 아니지만, 난 이게 일상ㅋㅋ)

과거엔 시간을 정확히 알 수 없어서 그리니치천문대 시계와 동기화한 시계를 가지고 시간을 배달하는 시간배달 사업이 있었다고 한다. 거의 1세기를 거쳐서 시간을 배달했지만 결국 기술의 발전으로 사라진 직업이다. 이런 게 참 재미있기도 하고 이런 시계가 우리에게 보편화 되면서 단순 생활패턴을 넘어 수면패턴까지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분명한 것은 자연의 시간과 시계의 투쟁이 우리의 선잠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체내 수면시계는 우리가 따르는 기계 시계와는 다르다. p.45

나는 밤에 깨어있는걸 좋아하는 편인데, 예전엔 분할수면을 했지 N시~N시는 자는시간! 이렇게 정해놓진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시계가 들어오면서 우린 거기에 맞춰서 생활하게 된것이다.

이게 한편으론 편리한 것 같으면서도 시간에 오히려 얽매이는 게 참 아이러니 하다.

인간은 오랜 세월에 걸쳐 시간에 대한 집착을 키워왔다. 시간을 알 수 있게 된 덕분에 우리는 세계를 이해하고, 약속을 잡고, 교류할 수 있었다. 우리는 정확한 시계를 추구하면서 일출이나 일몰 같은 자연의 단서를 버렸다. 그리고 잠을 잃었다. p.57

오랜만에 너무 재미있는 책을 읽은 것 같다. 너무 당연하다 생각한 것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어 주는 책이었고, 한번씩 이렇게 생각의 전환을 만들며 한해를 마무리하니까 머리속이 더 깔끔해진 기분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 어떤 물건들이 우리의 삶을 또 바꿔놓을지,

그리고 개발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변화를 일으킬 물건을 개발할지 고민해보기 좋은 책이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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