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흐르는 대로 - 영원하지 않은 인생의 항로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
해들리 블라호스 지음, 고건녕 옮김 / 다산북스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이 흐르는 대로
-영원하지 않은 인생의 항로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
-해들리 블라호스 지음

호스피스 간호사. 즉 임종간호는 의학적으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가 치료를 중단하는 대신, 며칠이 될지 몇 주가 될지 몇 달이 될지 모르는 인생의 마지막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집에서 편안히 보내기 위해서 옆에서 보살펴주는 일을 하는 간호사를 말한다.
이 글의 작가는 이러한 활동을 하는 호스피스 간호사이고 그녀가 만난 12명의 환자에 대한 기록이다. 죽음을 앞둔 환자를 돌본다는 업을 선택한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는 차마 상상을 못할 것같다. 상상하는 것 조차 숙연해지는 기분이 든달까.

사실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어두웠다고 솔직히 말하고 싶었다. 아직은 죽음이 생소하 나이고 피하고 싶은 나이이고 무서운 나이기에. 한 에피소드를 읽어나갈 때마다 초연하게 받아들이기엔 피하고 싶기도 했다. 그럼에도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끝까지 읽어나가보고 싶은 책이기도 했다.

아마, 12명의 환자에 대한 이야기가 간호사 해들리에게만 의미가 있었던 건 아니었던 것 같다.
그 중에서 나의 기억에 여운이 오래남는 에피소드가 두가지가 있었는데 바로 세번째 에피소드인 <결국 모든 것이 지나간다> 수할머니 편과 열두번째 에피소드인 <모든 일에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애덤 편이었다.

3. 결국 모든 것이 지나간다. -수
“언젠가 선생님이 세상을 떠날 때가 되면 천국에서 선생님을 마중 나갈 사람이 줄지어 기다리겠지만, 전부 비켜야 할 거예요. 내가 제일 먼저 선생님을 안아줄 거니까요.”
임종을 앞두게 되면 사랑하는 사람이 데릴러와 볼 수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두렵지 않다는 말하는 할머니를 보며 해들리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나도 모르게 울고싶어지는 마음에 다음 편으로 넘어가기까지 꽤 시간이 걸린 것같다.

12. 모든 일에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애덤
애덤은 교모세포종 환자로 병원에서 임종을 맞이하길 원하는 환자였다. 호스피스 간호의 경우 대부분 집에서 임종을 맞이하길 원하는 환자와 달리 병원에 있고싶어한다는 환자를 보며 환자마다 임종을 맞이하길 원하는 장소가 다르다는 걸 알게되었다. 그렇기에 예측할 수 없는 일로 슬픔을 맞이하게 되었을 때 사실은 모든 일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니 스스로를 후회와 자책에 몰아넣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

이 책의 원제목이 ‘in -between’이라는 걸 책의 마지막에 가서 읽게 되었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 이도 저도 아닌 ‘중간’이 애매모호함이 아니라 사실은 세상과 나의 어중간함을 웃어넘기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 어중간함을 정의하는 데는 타인의 의견 따위는 필요없다는 것.
사실 어쩌면 그다지 거창할 것도, 특별할 것도 없는 중간인 나의 삶이, 사실은 인생의 중심이고 그런 나를 누구보다 사랑스럽게 봐주어야한다는 것.
정말 끝까지 이렇게 긴 여운을 남기고 가는 구나 싶다.

그렇게 삶은 또 흘러가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서 코난 도일, 선상 미스터리 단편 컬렉션 - 모든 파도는 비밀을 품고 있다 Short Story Collection 1
남궁진 엮음, 아서 코난 도일 원작 / 센텐스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서 코난 도일, 선상 미스터리 단편 컬렉션
-모든 파도는 비밀을 품고 있다.

.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한번 쯤 들어본 이름, 아서 코난 도일.
바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셜록 홈즈>를 쓴 장본인이자 미스터리 소설계의 대가.
그의 단편 컬렉션으로 나온 책이라니.
추리소설이라고는 손에 꼽을 정도밖에 읽지 않은 나조차도,
추리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독자라도.
정말 쉽게 접근해 볼 수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
이 책은 6가지의 미스터리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궁금해지고 어느샌가 이야기에 스며들게되는 것이 추리소설의 마력이자 바로 코난 도일의 필력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를 흡입력있게 그대로 옮긴 남궁진 번역가의 몫도 굉장히 크다고 본다.

.
<조셉 하바쿡 제프슨의 성명서>편은 가장 처음 소개된 에피소드였는데 선상에서 일어나 미스터리한 살인사건에 대해서 주인공인 제프슨의 시선으로 풀어가는 시점이 중반부에서 어느덧 그가 쓴 항해일지로 절묘하게 넘어가는 이야기의 구성방식에 훨씬 드라마틱한 장면을 자아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리의 생생함을 글로 풀기위해서는 시점의 변화에 다양한 물리적 요소도 고려를 해봐야겠다는 개인적인 생각과 이래서 코난 코난 하는 구나 싶었다.

.
이 책의 공통된 테마가 선상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만을 엮었다는 점도 항해,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밌게 읽어봄직 하다.

소개글에,
“강철처럼 진실하고 칼날처럼 곧았다.”라는 문장이 그의 묘비명에 적혀 있다고 하는데
아마 그의 펜 끝에서 탄생한 모든 이야기는 이보다 더 완벽하게 대변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리텍콘텐츠 #아서코난도일선상미스터리단편컬렉션 #추리소설 #코난도일 #남궁진번역 #소설추천 #단편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의 토스카나 레시피 - Bella vita Siena 없는 것을 갈망하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는 삶에 관하여
권순환.윤수지 지음 / 효형출판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의 토스카나 레시피>

미식에는 관심이 많지마 요리에는 소질이 없는 내가 이 책을 읽고자 했던 이유는 요리보다는 걸어가지 않은 길에 대해서 어떻게 한걸음씩 나아갔는지 혹은 나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저자의 행보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주어진 삶에 안주하기보다는 다소 무모할지 모르는 삶을 향해 한발자국 나아가는 길이 순탄치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이를 개척해나가고자 하는 것에 의미를 크게두며 받아들이기까지 그 여정이 잔잔하게 표현되어 있는 책이었다.

주인공인 저자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시에나에서 유일한 한국인 가족으로 유명한 호텔 요리사로 일하고 있다. 미식의 나라답게 요리에 대해서는 정말 까다롭게 평가되는 나라에서 유명한 호텔의 주방장이 되기까지 저자의 노력과 가족의 희생이 말못하게 많았겠지만 이 책은 거기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한 걸음 나아간 순간순간에 초점을 두고 또한 레시피북답게 이를 통해 배우는 요리에 초점을 두고 있으니 나중에는 요리를 통해 이 사람의 마음을 알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왜 제목이 토스카나 레시피라고 붙이게 되었는지 이 제목에 얼마나 많은 함축적의미가 내포되어 있는지도 알 수밖에 없는 책이었다.

중간에 저자의 아내인 수지의 시점에서 토스카나의 삶에 대해 에세이를 넣은 것도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던 부분. 왜냐면 이방인의 삶에서 아내의 희생(?)이 없는 한 이렇게 일궈나가기 쉽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아내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니 소박하지만 행복한 삶을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비로소 들었기 때문이다.

한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중간중간 삽입된 사진들이 이탈리아의 삶과 요리를 생생하게 엿볼 수 있었다는 점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이며, 저자의 배움에 대한 열정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고 싶다.

#bellavitasiena #오늘의토스카나레시피 #효형출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른을 위한 말 지식 - 29년 교열전문기자의 지적인 생활을 위한 우리말 바로잡기
노경아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콧망울일까요 콧방울일까요
얼떠구니일까요 뿌다구니일까요
도리도리잼잼일까요 도리도리죔죔일까요.

이런 달곰쌉쌀한 퀴즈로 시작해서 달보드레한 우리말까지 알려주는 책이었다. 정말 구석구석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듯 헷갈릴법한 우리말을 이렇게 재미지게 알려주다니.

이 책을 읽는 내내 생각했다.
내가 이렇게나 많은 단어를 헷갈려하고 있구나,
나는 이렇게나 많은 우리말을 모르고 있었구나.
그래서 장르를 막론하고 이 책은 꼭 읽어봐야된다고 생각했다.
29년 교열전문기자가 저자로 나섰으니 이 책은 접한 독자는 무조건 일단 애독가가되어야 하지 않을까.
아주 가끔, 또는 우연히 책에서 예쁜 우리말을 만날 때면 참 반가웠는데 이 책은 뭐 한 장건너 한장꼴로 알려주니 가히 선생님같기도하고 그러다가 중간을 넘어가니 이쯤되면 학생모드로 받아적으며 외워가며 공부를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그동안 이런 장르의 책을 읽어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정말 ‘요즘’ ’어른‘ 맞춤형으로 책이 구성되어 있어 퀴즈도 이야기도 그리고 지식까지 놓치지 않은 이 3종세트같은 책을 만난건 이젠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해.

책을 읽고나니 내가 흡수한건 반의 반도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며
오래오래 곁에두고 이독, 삼독을 해나가보아야겠다

#어른을위한말지식 #책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쩌면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이 나일지도 몰라 - 지친 나에게 권하는 애니메이션 속 명언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쩌면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이 나일지도 몰라]

-지친 나에게 권하는 애니메이션 속 명언
작가의 소개글에 [은하철도 999]를 보며 희노애락을 다시 한번 느끼던 어머니의 모습에 영감을 받아 이책을 집필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애니메이션의 추억. 바쁜 나날에 까마득히 잊고 있던 존재들과의 연결을 다시 한번 선물하고 싶다던 작가의 바램은 선물처럼 읽고 있는 독자에게 충분히 전달된 것 같다.

‘어쩌면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이 나일지도 몰라’의 제목처럼 어릴 적 우리는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한번쯤 그런 주인공을 꿈꾸었을 것이다. 이웃집 토토로를 보며 한번 쯤 나도 고양이버스를 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고, 벼랑 위의 포뇨와 같은 물고기를 만나보고픈 상상을 했겠지. 이제는 추억으로만 간직했왔던 아니, 많이 잊혀지고 있었던 동심을 툭툭 건드리는 이 책은 우리가 알 만한 12가지의 애니메이션 속의 명대사를 통해서 ‘어쩌면 우리가 잊고 살았던 나를 되찾아주고 있는지도 몰라.’를 되새기게 도와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실 난 도라에몽 캐릭터는 알아도 애니메이션을 본 적은 없었는데 소개된 애니메이션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를 하고 있어서 다시금 보게 된다.

“미래는 순간순간 달라지니까 먼저 고민하는 것보다 지금을 열심히 살면 분명 좋은 일이 있을꺼야.”
-도라에몽 편

또한 스즈메의 문단속 편도 아직 보지 못했던 영화인데 영화 한 편을 본 느낌이랄까.

“목숨이 덧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죽음이 항상 곁에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저희는 기원합니다. 앞으로 1년, 하루, 아니 아주 잠시라도 저희는 오래 살고 싶습니다.”
-스즈메의 문단속 편


앞부분에 애니메이션에 대한 소개와 함께 지나쳤을 대사, 그리고 우리에게 감독이 하고 싶었던 메세지에 대한 작가의 생각으로 마무리되는 구성이 생각보다 담백하고 깔끔해서 술술 읽혔던 점이 킬링타임용이 아니라 힐링타임용 책으로 탈바꿈했던 결정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영화 #애니 #명언 #명대사 #베스트셀러
#힐링 #치유 #자기계발 #필사 #에세이 #리텍콘텐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