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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아츠 - 부처의 지혜로 배우는 제대로 화내는 기법
구사나기 류슌 지음, 박수현 옮김 / 한가한오후 / 2025년 4월
평점 :
저자의 경력이 조금 독특합니다.
승려이자 불교를 배우는 도량 ‘고도노사토’의 대표.
중학교 중퇴 후 16세에 가출하여 도쿄로 상경.
독학으로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도쿄대학 법학부에서 수학.
졸업 후 정책 싱크탱크를 비롯한 다양한 직업을 경험하다 30대 중반에 출가.
이후 미얀마 국립 불교대학 전공 과정 수료.
현재 인도에서 사회 개선 NGO와 유치원 및 초등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사람과 행복과 사회 개선에 도움이 되는 합리적인 방법으로서의 불교’를 전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저술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구분해 설명합니다.
첫째, 불합리하고, ‘망상의 바다’와 같은 현실 속에서 사람들은 괴로워하며 고통 받고 있는데,
참거나, 잊어버리고, 무시하며 이를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출발점은 ‘화를 내는 것’이고 ‘목표는 화를 내지 않아도 되는 세계를 되찾는 것’이다.
그래야 한 사람이라도 구원이 가능하고, 이 세상의 행복을 하나라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변하지 않는 일본의 모습에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일본은 경제, 노동 환경, 교육, 의료 등과 관련된 제도와 가치관,
즉 사람들의 의식과 법률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정치의 기능부전과 맞물려 변하지 않은 채 오랜 세월이 흘러버렸다.
마치 출구가 보이지 않는 ‘폐쇄 상태’에 빠진 듯하다.
해결을 위해 ‘화를 내야’, 즉 ‘희망을 잃은 이 사회에 위기감을 느끼고
제대로 화를 낼 줄 아는 사람이 늘어나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셋째, 불교가 ‘싸움’을 포기하는 바람에 쇠퇴하게 된 것에 대한 반성.
인도, 티베트, 태국, 미얀마 등 불교 국가들은 ‘미소의 나라’를 내세우나
신분과 계급 격차와 차별, 경제파탄, 민족 대립, 국력상실 등의
심각한 문제와 불교의 쇠퇴를 겪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실을 ‘승려로서’ 직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저자는 책을 통해 불교 용어인 ‘지혜의 검’을 독자에게 건네고자 합니다.
이는 불상을 보면 자주 접할 수 있는 것으로 ‘무기가 아니라 지혜의 상징’,
즉 ‘고통의 연쇄를 싹둑 베어버리는 예리한 지성’을 말합니다.
화에 사로잡히지 않고, 화를 치유하며, 올바르게 화를 내는 법이 그것인데요.
이를 부처의 가르침, 특히 초기 불교 경전을 통해 제시합니다.
독자를 포함한 사람들이, 그리고 세상이 평온함에 도달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말입니다.
때문에 책은 단순히 ‘화내는 기술’을 소개하고 설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저자가 겪은 그간의 삶의 궤적은 이를 뒷받침한다고 생각합니다.
‘구도자’요 ‘수행자’로서 자신과 주변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는,
‘현재 진행형의 삶’에 대한 ‘진정성과 열정’ 그리고 ‘냉철함’을 느끼게 합니다.
그럼에도 책은 자기계발서나 심리 관련 도서와 형식과 내용면에서 유사합니다.
하지만 동일하지 않고 식상하지 않습니다.
유사한 점은 7개의 ‘스테이지’로 구성하여
‘화의 원인을 구분하는 법’, 멀어지고 잊는 것을 통해
‘화를 피하는 법’, ‘망상’을 알아차림으로써 ‘화를 구체화하는 법’,
‘조직이나 사회 혹은 국가와 관련된 문제에 화를 내는 법’,
‘오래된 화를 푸는 법’ 등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원리와 지침만이 아닌 구체적인 사례와 예시를 풍부하게 소개합니다.
내용을 간결한 문장으로 요약하여 제시함으로써
마치 ‘매뉴얼’과 같아 ‘기술’을 습득하고, 실생활에 활용하기에 매우 유용합니다.
그럼에도 초기 불교 경전을 통해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데요.
‘즉답’을 넘어 독자가 경구 내용을 해석하고 응용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깊이를 더합니다.
종교적인 색채를 띠고 있지 않아 거부감이 적습니다.
책이 지닌 ‘독특함’이자, ‘동일하지 않고 식상하지 않은 점’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다음과 같이 호소하며 글을 마치는데요.
‘호소’이자 군더더기 없는 ‘책 내용의 요약과 결론’이라 여겨,
이를 인용하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인간이 자신의 이익만을 탐하는 욕심에 사로잡혀,
다른 사람의 고통을 아랑곳하지 않고
세상을 바꾸어 나갈 방법을 진지하게 찾지 않게 되면,
이 세상은 마음의 마(魔)에 지배되어 머지않아 반드시 멸망하게 됩니다.
하지만 세상에 고통을 주는 것은 인간의 마음입니다.
따라서 마음속에 지혜의 검 -고통을 넘어설 의지와 기술- 만 있으면,
반드시 이 세상은 계속 존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생이 화로 끝나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세상이 망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아직 방법이,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가능성이 있는 한, 사람은 싸우지 않으면 안 됩니다.
고통을 넘어서기 위해서,
그리고 누구나 화내지 않아도 되는 세계에 도달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이런 희망을 바라보며,
다만 집착하지 않고 오늘 하루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해야 할 일을 쌓아올려 나가는 것.
이러한 삶의 방식을 서로 이해하도록 이 책을 당신에게 건넵니다.
살아갑시다, 강인하게.” (254쪽)
* 책을 제공받아 읽고, 글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