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로 들어간 투자자 - 행동주의 투자자, 개혁가인가 사냥꾼인가?
오웬 워커 지음, 박준범 옮김 / 워터베어프레스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세줄 요약:

①행동주의 투자자는 기업을 바꾸는 투자자다.

②행동주의 투자자의 주요 전략: 이사회 장악, 캠페인 시행, 동맹 끌어들이기

③주주가치 재고 전략: 배당, 사업 부 매각, 신 경영 전략 등.

주식은 무엇인가?

어떤 이는 수익을 내기위한 자산으로, 어떤 이는 회사의 미래를 좌우하는 소유권으로 생각할 것이다.

자산으로 보는 사람들과 소유권으로 보는 사람들 간에는 넘어설 수 없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둘은 투자 시계열에서부터 다르다. 자산은 언제든지 팔고 나갈 수 있는 상품에 불과하지만 소유권은 회사와 동행하는 것이다. 좋은 회사를 고심해 고르고, 계속해서 보유하는 전략. 두 전략은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모순을 구현하고 있는 집단이 있다. 바로 행동주의 투자자들이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주식을 회사의 소유권으로 접근해 보유한다. 그리고 이를 자산으로 활용해 다루기 시작한다.

주식을 통해 경영권의 방향을 좌우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 하는 것이다.

본 서적은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기업 공격 기록과 주요 전략에 대한 내용이다.

행동주의 투자자는 무엇을 하는가?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기업내부로 들어가 기업 환경을 바꾼다.

대상이 되는 기업은 주주들이 불만을 가질 정책을 시행하거나(현금 쌓아두기 같은!), 수익성이 악화된 기업들이다.

목표를 정했다면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일정 지분의 주식을 매수한다. 내부자가 되는 것이다.

뫄! 횽 이제 내부자야!

주식을 매수한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이제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어이, 배당이 너무 작지 않아? 현금은 어따 쓸라구. 엿 바꿔 먹을라구?"

"사업부 매각하고 특별배당 갈래, 안 갈래? 좋은말 할 때 가자구."

"CEO 양반이 너무 일을 못하는 데. 모가지야 모가지."

불평에 대한 대답은 무엇인가? 바로 주가부양이다.

그렇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빌빌대는 주가를 부양하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단순히 좋은 기업을 찾아 기다리는 투자법과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지지부진한 주가는 그 이유가 있는 법. 연봉 빵빵하게 받는 우리 이사회 형님들과 기존 기업 관계자분들은 행동주의 투자자가 탐탁치 않다. 주가 부양을 위한 무리한 배당과 M&A는 기업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팔고 튀다니 뭔가 먹튀같지 않나?

거기에 기업 망가져도 재네들은 책임 하나 안 지는데. 우리만 백수 되는 거 아님?

단기간에 힘을 쏟아내고 차회전에서 거짓말처럼 참패를 당한 슬램덩크의 북산처럼. 단기적인 이익에만 의존 한다면 기업의 성장동력과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 하는 것이다.

주가부양에 모든 힘을 쏟아낸 기업은 거짓말처럼 망하고 말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행동주의 투자자들이지만 이들의 진격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과거에 비해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수와 공격 횟수는 늘고 있다. 또한 이들이 보여주는 수익률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펀드는 일반적으로 헤지펀드로 구분되는 데, 2012년~2014년도까지 행동주의 펀드들의 수익률은 헤지펀드의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앞서왔다.

<행동주의 펀드와 헤지펀드 수익률 비교>

행동주의 펀드

헤지펀드

2012

20.9%

6.4%

2013

16.1%

9.1%

2014

6.6%

3%

특히 행동주의 펀드 중 밸류액트는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17%의 수익률을 올리며 S&P500과 같은 지수에도 밀리지 않는 알파 창출능력을 보여주었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기록.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한 두가지 분류로 정의되지 않는다. 기업들은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을 달가워 하지 않았고 그 만큼 방어수단을 공고히 해왔다.

행동주의 투자자들 역시 이에 맞춰 자신들의 공격전략을 다양하게 바꾸어 왔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공격방식은 큰 흐름에서 다음과 같다.

이사회 장악-> CEO교체 및 행동주의 전략 적용 -> 시세차익 챙기기.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이사회에 침투 후, 지속적으로 주주가치를 재고하도록 주장하면서 주가 상승을 유도한다. 기업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사진이나 경영진의 무능함을 언론에 알리는 캠페인 활동을 하기도 한다.

최근 미국의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주목을 받으며 과거보다 많은 자금이 펀드로 쏟아져 들어왔다. 규모가 커짐에 따라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노리는 기업의 타겟도 거대해졌다. 마이크로 소프트와 밸류액트(7장), 야후와 서드 포인트와의 대결(4장)은 행동주의의 타겟이 과거처럼 작고 지지부진한 산업에만 한정되지 않는 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사냥감들이 거대화 됨에 따라 개인행동보다는 거대한 다른 투자자들과의 협력이 필요하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연기금이나 ETF등의 패시브 펀드 등이 협력 대상자로 거론되었다.

우리나라의 연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것도 그러한 흐름에 편승한 것이라 생각한다. 하향 추세로 향하고 있는 많은 산업, 기업들에 기존 방식으론 연금 수익률을 유지할 수 없으니 용병을 들여오는 느낌이라 생각한다.

부록 : 유명 행동주의 투자자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대개 사모 펀드의 형식으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지나치게 많은 자금이 들어오면 행동주의를 취할 수 있는 대상이 한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행동주의 투자자 중 한 명이 자신의 기업을 주식시장에 상장해 놓고 있다.

살아있는 전설, 칼 아이칸이다.

 

칼 아이칸의 아이칸 엔터프라이즈, 90%에 달하는 지분을 그가 보유하고 있다.

칼 아이칸은 80년대의 기업 사냥꾼 시절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은 리빙 레전드다. 행동주의 투자자로써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그는 지금도 만만치 않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가치투자의 레전드 워렌 버핏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좌측: 버크셔A주와 아이칸 엔터프라이즈와 비교, 우측: S&P500과 아이칸 엔터프라이즈 비교

시가총액이나 변동성에서 차이를 보여주지만 버크셔처럼 S&P500을 큰 차이로 따돌리는 그의 레코드에도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98'부터 S&P500이 3배 가량 상승하는 동안 아이칸 엔터프라이즈는 6배 가량 상승했다.)

칼 아이칸 이외에도 장기 투자로 유명한 '제프리 우벤', 대량 살상편지로 유명한 '댄 롭'을 비롯해 다양한 투자자들이 금융시장이라는 무대에서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다.

주주 자본주의와 기업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주주들이 존재하는 한 그들은 계속해서 진화하며 등장할 것이다.

횽은 주주가치에 관심이 많단다~

한줄 평: 한 편의 영화같은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이야기.

추천 독자:

①한진칼 분쟁과 KCGI(강성부 펀드)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

②기업은 내 손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투자자

③금융관련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독자

④KCGI, KB자산운용 등 한국의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육성을 듣고 싶은 투자자.

난이도:

下上

(몰라도 문제 없으나 이사회, 배당, 주식에 대해 알면 더 재밌게 볼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주식투자자 관점에서 재무제표 행간을 읽어라 - 생산적 주식투자를 위한 ‘재무제표 200% 활용법!’
김대욱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세줄 요약:

① 5가지 원칙으로 재무제표를 살펴보기.

② 재무제표 그 자체만이 아니라 업종·업황을 살펴보기.

③ 손익계산서, 재무상태표, 현금흐름표, 주석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들.

가치투자자의 길을 걷고 있다면, 혹은 관심이 있다면 넘어야 할 큰 산이 몇개 있습니다.

그 중 벅차게 느껴지는 산이 바로 '재무제표 읽기'입니다.

본업이 회계사나 관련 직종이 아니라면 외국어보다 더 읽기 힘든 용어로 가득한 것이 재무제표입니다.

매출채권, 유동부채 등등 낯선 것들이 한가득이다.

매출채권, 재고자산, 유동부채 등 낯선 용어들이 가득한 재무제표의 무서운 점은 용어들의 의미만 안다고 끝이 아닙니다. '자산=자본+부채'라는 공식. 재무상태표, 현금흐름표, 손이계산서 간의 흐름. 거기에 재무제표 주석이라는 수십 줄에 달하는 복잡한 내용들까지. 재무제표를 이해해서 돈을 버는 것보다 회계사 자격증을 따는게 더 빠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재무제표를 이해하는 것이 가치투자의 기본이라지만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고 수 많은 계정을 보며 시간을 잡아먹는 높은 장애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요즘 V차트를 비롯해 다양한 방식을 이용해 재무제표를 간략화 시키고자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이를 다른 관점으로 접근합니다.

재무제표를 전부 다 읽을 필요는 없다. 필요한 것만 읽으면 된다.

아예 보지 말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중요한 부분만 챙겨보자는 이야기입니다. 그것도 단 30분만에 말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저자가 말한 30분만에 재무제표의 핵심을 파악하는 작업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야! 너두 재무제표 읽을 수 있어.

재무제표 분석 원칙 5가지.

재무제표는 수 많은 항목들과 숫자로 가득합니다. 모든 항목들을 챙겨보기엔 상장사들은 많고 시간은 부족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재무제표를 볼 때 중요한 5가지 원칙을 제시합니다.

<재무제표 분석 원칙 5가지>

①큰 숫자 위주로 읽어라.

②숫자보다 스토리에 집중하라.

③상황에 따라 다르다.

④계정과목을 비교 분석하자.

⑤재무제표는 조화와 균형이 중요하다.

본문 p.17

①큰 숫자 위주로 읽어라.

재무제표는 많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중요한 정보들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정보는 큰 숫자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매출액, 매출원가, 판관비와 같이 재무제표 내용 중 큰 숫자를 차지하는 계정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내용일수록 기업에 큰 영향을 끼치는 내용들이며 이는 주가의 흐름에도 영향ㅇ르 크게 끼칠 수 있습니다.

②숫자보다 스토리에 집중하라.

"10년 재무제표를 보지 않으면 그 기업의 사정을 알 수 없다." 라고도 하죠. 이처럼 재무제표는 해당분기나 년도에만 집중해서 봐서는 안 됩니다. 기업의 재고자산이 전년대비 급증했는지, 그렇다면 왜 그런지 등의 스토리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기업의 현재상황과 당 계정이 미래에 끼칠 영향도 알 수 있습니다.

③상황에 따라 다르다.

재무제표에 절대적인 정답은 없습니다. 예를 들어, A라는 기업이 유상증자를 한다고 합니다. 이건 호재일까요? 악재일까요? 정답은 '모른다.' 입니다. 만약 기업이 적자상태가 지속돼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확충해야만 하는 경우라면 악재에 해당할 것입니다. 그러나 공장설비등의 투자를 위해서 자본금을 모으는 것이라면? 그리고 매출이 폭증할 것 같다면? 호재에 해당할 것입니다. 이처럼 같은 현상이 발생하더라도 기업의 상황에 따라 호재인지 악재인지 구별해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④계정과목을 비교 분석하자.

단순히 매출액과 같은 일부 지표만 단편적으로 보는 것은 재무제표를 이해하는 데 힘이 듭니다. 매출액과 매출채권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매출액과 재고자산·유형자산의 흐름은 어떤 상태인지를 이해해야 기업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쉽습니다.

⑤재무제표는 조화와 균형이 중요하다.

재무제표의 계정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매출액이 증가하면 매출채권도 동시에 증가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기업간 거래에는 어느정도 신용거래가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매출액이 증가한다면 매출채권도 거래량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만약, 매출채권이 폭증하거나 오히려 감소한다면 그 기업의 상황을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저자는 재무제표의 계정을 일일히 뜯어보는 것보다 5가지 원칙으로 핵심을 빨리 읽는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읽는 중 의문이 생긴다면 '재무제표 주석'을 따져보거나 'IR담당자'에게 확인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재무제표의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재무상태표, 주석에서 5가지 원칙을 적용해야 하는 중요한 부분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손익계산서-영업이익을 살펴보자.

손익계산서는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기록되어 있는 곳입니다.

네. 네이버 금융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그 항목입니다.

삼성전자 재무제표

기업이 얼마나 돈을 벌고 있고, 남겨먹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항목입니다.

손익계산서를 볼 때도 5가지 원칙에 따라 바라봅시다.

일반적으로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중 숫자가 가장 큰 항목은 매출액입니다. 물건을 팔아 영업이익(매출액-매출원가-판관비)과 순이익(영업이익-영업외손익)을 남기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항입니다. 돈 자체를 못 벌어온다면 쥐어짜는 데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매출액뿐 아니라 영업이익도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결국 기업이 물건을 팔아 실제로 남기는 항목은 영업이익이기 때문입니다. 영업이익이 꾸준히 증가했는지, 매출원가와 판관비는 과거 대비 어느 정도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특히 판관비는 매출액과 같이 증가하는 매출원가와 달리 기업의 비용조절 노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 추이가 기업의 순이익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잘 지켜봐야 합니다.

당기 순이익은 영업이익과 큰 차이가 나는지를 점검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숫자가 크게 증가했다면 일회성 비용이나 이익이 아닌지를 점검하고 기업의 수익에 영향을 끼칠 것인가를 확인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그 외에도 감가상각비 등의 추이가 어떻게 변화하는 지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기업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업종에 속해있다면 감가상각비 추이는 기업의 이익에 큰 변화를 주지 않기에 그 기업의 상황에 맞게 점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①매출액 증가여부 ②영업이익 증가여부 ③판관비 추이 ④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 차이.

⑤감가상각 추이.(업황에 따라)

재무상태표-자산(유동, 비유동), 부채, 자본 그리고 큰 놈들.

재무상태표는 기업이 현재 가지고 있는 자산들에 관한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1년 안에 처분이 가능한 유동자산과 그렇지 않은 비유동자산으로 나뉘어집니다. 재무상태표에는 자산 항목 외에도 부채, 자본에 관한 항목이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재무상태표

이번에는 앞에서 본 5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재무상태표에서 중요한 항목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숫자가 큰 항목들을 살펴봐야겠죠.

자산은 유동자산, 비유동자산으로 구분합니다. 유동자산 중 큰 계정들은 현금 및 현금성자산, 매출채권, 재고자산, 단기금융자산 입니다. 비유동자산에서는 유형자산, 무형자산, 장기금융자산, 투자자산입니다. 모두 기업의 자금흐름에 영향을 끼치며 기업의 상황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 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자산은 기업이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입니다. 너무 많으면 기업의 효율적인 자본배치가 불가능하고 부족하면 긴급한 상황에서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적절히 보유하는 게 중요합니다.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는 상장기업들은 대략 7~15%수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본 계정과 관련된 기업의 자본배치로 기업의 자본관리능력과 투자의지 등을 살펴볼 수 있겠죠.

매출채권은 기업이 매출액을 발생시키고 실제로 현금을 기업으로 들이고 있는지와 관련해 보아야 합니다. 매출액 대비 매출채권이 증가율이 높지 않은지, 매출채권 추이가 과거대비 높아졌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매출채권은 대손충당금과 비교해 보아야 합니다. 매출액 증가와 함께 매출채권이 증가하는 것은 괜찮으나 대손충당금은 같이 증가해서는 안 됩니다. 대손충당금은 향후 상각될 가능성이 높은 비용입니다. 매출채권과 같은 비율로 증가할 경우 기업이 매출액 증가를 위해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기업과 거래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무리한 사업 확장이며 향후 상각 처리되어 판관비용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대손충당금내역은 주석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출채권의 대손상각은 판관비로, 재고자산 평가충당금은 매출원가로 영업이익에 영향. 유무형자산 손상차손은 영업외 비용으로 당기순이익에만 영향.)

재고자산은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마찬가지로 너무 많거나 적으면 문제가 있습니다. 재고자산은 너무 많으면 비용부담이 될 수 있으며 적을 경우 급작스런 수요 증가에 대응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재고자산은 그 추이가 급격하게 변동될 경우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매출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수주 산업의 경우 정상적인 상황에서 재고의 증가가 매출의 증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리 주문을 받고 쌓아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그러나! 항상 그런것은 아닙니다. 수주산업은 업황이 나빠질 경우 주문업체가 제품의 인수를 미루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재고자산 증가=매출증가 가 아닌 업황도 파악해야 합니다.

비유동 자산을 살펴보겠습니다. 비유동 자산 중 유형자산은 제조업의 경우 매출액 대비 30~60% 수준입니다. 업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 이상의 경우 과잉설비투자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형자산의 경우 영업권, 개발비용 등이 해당됩니다. 특히 제약회사의 경우 개발비용을 무형자산으로 처리했다가 신약 개발에 실패할 경우 대량의 손상차손을 발생시키기도 합니다. 따라서 주석을 보고 상각이 발생했는지 개발비용은 어느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채는 기업이 향후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용역이 되었든 현금이 되었든 말이죠. 부채 항목 중 중요한 것은 매입채무, 선수금, 유동성 장기부채에 관한 것입니다.

매입채무는 외상으로 제품을 떼 온것을 의미합니다. 기업이 업종내에서 영향력이 있을 경우 외상으로 물건을 떼오는 행위가 쉬워집니다. 따라서 매출채권과 매입채무의 비중을 보고 해당 기업의 업종 내 위치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선수금은 향후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약속하고 미리 받은 돈입니다. 일반적으로 선수금이 증가할 수록 향후 매출액도 증가합니다만, 장비를 생산하는 회사의 경우 고객이 장비를 납품받는 시기를 필요에 따라 늦출 수 있어선수금만 쌓이고 매출은 오히려 줄어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단기 차입금(유동성 장기부채)의 경우 가장 주의해야 할 항목입니다. 1년 내 상환의무가 있는 단기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클수록 회사의 자금사정은 좋지 않은 편에 속합니다. 이 경우 회사가 어떤 방식으로 부채를 상환하려는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은행과 협상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유상증자를 노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자본은 다른 항목에 비해 간단합니다. 자본금 변동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만성적자에 허덕이는 기업은 매년 증자를 통해 운전자본을 충당하곤 합니다. 반대로 건실한 기업은 굳이 증자를 반복할 필요가 없습니다. 벌어들인 이익으로 충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업의 자본 증자이력을 보고 (회사의 개요-자본금변동사항에서 확인 가능) 기업의 자본상태와 비교해 현재 상황을 진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산: ①현금·현금성자산의 비율 ②매출채권·대손충당금 추이 ③업황에 따라 재고자산 추이. ④유무형 자산의 상각처리 및 비중.

부채: ①매출채권 매입채무 비율로 업종내 위치 확인 ②업종에 따른 선수금 변화 확인 ③단기차입금 처리방식 확인.

자본: ①자본의 변동내역.

현금 흐름표-현금흐름은 기업의 속내다.

현금흐름은 기업에 실제로 돈이 드나드는 기록입니다. 당기순이익에 찍힌 숫자대로 현금이 들어온 것처럼 보여도 실제 들어온 돈은 다를 수 있습니다. 매출채권, 매입채무 등으로 인해 실제로 기업에 들어온 현금은 순이익과 다릅니다. 실제로 기업에 들어나가는 돈을 측정하기 위해 있는 것이 현금흐름입니다.

현금흐름은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이동을 기록하는 영업활동 현금흐름, 건물·기계 등 투자와 관련된 현금 이동을 기록하는 투자활동 현금흐름, 자금의 융통과 관련된 재무활동 현금흐름으로 나뉩니다.

현금흐름을 판단할 때는 보통 영업활동은 +, 투자·재무활동은 -를 기록하는 기업이 투자하기 안전한 기업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이에 더해 보다 깊은 것을 봐야한다고 합니다.

앞의 5가지 원칙의 '계정과목의 비교 분석'이 현금흐름 항목에도 적용됩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과 당기순이익의 비교가 그것입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당기순이익처럼 영업활동으로 들고 나간 현금흐름을 기록한 것입니다. 따라서 영업활동 현금흐름과 당기순이익 사이에서 큰 차이가 나는 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차이가 크거나 당기순이익이 영업활동 현금흐름보다 지속적으로 크게 나타난다면(2~3년이상) 현금흐름과 당기순이익 사이의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 입니다.

현금흐름의 기록방식에서도 기업의 속내를 읽을 수 있습니다. 바로 이자 지급을 어느 현금흐름을 처리하느냐에 관한 것입니다. 이는 K-IFRS기준에서 발생합니다. K-IFRS기준에 따르면 이자·배당금의 수취와 지급은 회사가 매 회계기간 일관성있게 작성한다면 영업·투자·재무활동 중 어느 곳에 기록해도 괜찮다고 허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관성만 있다면 문제가 없는 셈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보통 이자지급의 경우 이자와 원금을 동시에 갚는 경우처럼 이자지급기간에 돈이 빠져나가지 않는다면, 당기순이익에서는 이자비용을 계산해 -처리를 합니다. 그리고 이 비용을 현금흐름에서 +처리를 해줍니다. 즉, 당기순이익에서 빠져나간것처럼 미리 계산되어 있으니 현금흐름에서 +처리를 해 0으로 만드는 셈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자가 지급될 때 현금흐름에서 -처리를 해주면 결국 현금흐름에서 이자의 들고 나감이 기록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일관성(!)만 있다면 현금흐름 처리는 문제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자비용을 +처리 해주는 시기(이자가 실제로 나가지 않는 기간)에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에, 이자비용이 -처리가 되는 시기(이자가 실제로 나가는 기간)에는 재무활동 현금흐름으로 처리해도 일관성만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합법적으로 보수적 회계처리보다 부풀리는 것입니다.

스폰지밥의 가짜근육처럼 말이죠!

당연히 법적으로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이 이자지급을 재무활동 현금흐름으로 포함하는 복잡한(?) 회계처리를 하는 기업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 외에 현금흐름에서 주의할 점은 각 현금흐름에서 비중이 큰 항목들을 체크하는 것입니다. 보통 다음과 같습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 매출채권의 증감, 재고자산의 증감, 감가상각비, 이자 비용.

재무·투자 활동 현금흐름: 유형자산의 취득 및 처분, 차입금의 증감.

이 외에도 굵직한 현금흐름 변동이 나타날 경우 회사에 연락해 확인해야 합니다.

=>①영업활동 현금흐름과 당기순이이의 차이가 큰지 ②이자 지급 회계처리 방식 ③각 현금흐름별 주요 항목 추이.

재무제표 주석-필요한 내용은 주석에 있다.

지금까지 손익계산서, 재무상태표, 현금흐름표를 살펴보았습니다. 재무제표는 이 세 가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만 이것만으로는 재무제표를 제대로 읽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보다 상세한 자금이동은 주석에 나와있기 때문입니다. 즉, 주석도 꼼꼼히 봐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TT

주석은 복잡하고 여러 용어가 난잡하게 얽혀 있지만 5가지 원칙의 틀로 접근하면 보다 쉽습니다.

주석에서 우선적으로 살펴볼 것은 영업이익을 좌우하는 판관비입니다. 판관비는 종업원 급여, 감가상각, 수선비, 임차료 등 다양한 내역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원칙을 적용해 판관비에서 큰 금액을 차지하고 있는지, 그 흐름은 어떤지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임원진 급여가 매출액 대비 지나치게 높진 않은지, 효율적인 자본관리가 돼고 있는지를 말입니다. 이를 통해 기업의 판관비가 증가할지 감소할지 그 흐름을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영업이익의 추이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부분입니다.

주석 중 매출채권과 관련된 부분도 중요합니다. 재무상태표의 매출채권 계정에는 대손충당금을 차감한 매출채권 총액만 표시돼 있습니다. 따라서 주석의 확인을 통해 매출채권의 대손충당금은 얼마인지, 연체되어 있는 매출채권의 양은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매출채권 추이와 내역을 보고 위험을 포함한 기업을 골라낼 수 있을 것입니다.

=>①판관비 구성 비와 그 흐름 파악 ②매출채권 중 대손충당금과 연체비율 확인.

재무제표는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

지금까지 재무제표를 30분만에 살펴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저자 역시 5가지 원칙 및 주요 계정들을 살펴 핵심만 빠르게 살펴보는 방식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재무제표만 보고 끝나서는 안 되겠죠.

재무제표는 어떤 기업에 투자할 지 정하는 기초 단계입니다. 이 기업은 실적 상승의 가능성이 있는지, 건실한 기업인지를 확인하는 투자 전 예비절차일 뿐입니다. 기업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면 이제 어떤 기업에 투자할지 생각해야 합니다.

저자가 주식을 매수할 때 고려하는 기준은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인가'입니다. 매출액·영업이익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지 연속성은 있는지를 따지는 것입니다. 그런 기업이 전체적인 시장 하락이나 일시적인 이유로 하락한다면 그 때 매수하는 것이죠. 이후 기업 실적이 상승하고 시장이 정상화 된다면 주가 상승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겁니다.

다음은 고정비와 변동비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변동비는 기업의 매출증가와 같이 증가하는 비용입니다. 원재료 비용이 이에 해당합니다. 고정비는 기업의 매출과 관련없이 일정액을 차지하며 매출증가와 증가폭 사이에 연관이 없습니다. 인건비, 감가상각비, 건물임대료가 이에 해당합니다.

기업이나 업종에 따라 고정비와 변동비가 생산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다릅니다. 변동비가 매출원가, 판관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으로는 석유화학, 정유, 철강 등이 있습니다. 이런 업종에서는 기업의 매출액 증가와 함께 매출원가 역시 증가하기에 단순히 매출액 증가만으로는 큰 폭의 영업이익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고정비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업종들에서는 매출액 증가보다 매출비용이 더 적은 폭으로 증가하기에 같은 매출액 증가에도 더 큰 폭의 영업이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를 영업 레버리지 효과라고 하는데 반도체 설계회사, 소프트웨어 판매 회사, 신약개발 회사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고정비 비중이 큰 기업은 매출액 증가가 영업이익의 레버리지를 일으킴으로 회사가 신규 사업·상품 들을 통해 매출을 큰 폭으로 증가시키는지가 중요합니다. 매출액 증가=영업이익 큰 증가 이니까요. 변동비가 더 큰 기업은 매출액 증가보다 원재료 가격 인하 등으로 인해 매출 비용이 줄어드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매출액보다 비용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구조입니다.

즉, 재무제표를 보고 기업의 특성을 파악하고 어떤 상황에서 이익이 커지는지 예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무제표는 기업의 현황을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유동비율, 부채비율 등을 통해 기업의 체력을 알 수 있을뿐아니라, ROE, ROIC, RIM 등의 지표를 통해 수익성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재무제표는 과거와 현재를 알려주는 지표일 뿐입니다. 당장 3개월 뒤 다음 분기에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날 지, 대형 악재가 발생해 수익성이 나빠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미래 기업 실적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요.

그렇기에 기업이 어떤 사업을 기획하고 이루는 지 예상하고 점검하며 재무제표는 그 예상을 구체화시키는 용도로 사용해야 합니다.

장점과 단점

이 책은 재무제표를 처음 접하는 초심자를 위한 책은 아닙니다. 자산이 자본과 부채로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리고 각 항목들에 대한 설명은 부실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자가 본문에서 밝혔듯이 기본적인 용어와 원리를 알 고 있는데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모르는 독자들에게 적합한 책이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재무제표 자체보다 '투자자로써 재무제표를 읽는 것'에 초점을 맞춘 책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재무제표를 마주하고 어려움을 겪는 초보 투자자들에겐 유용한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몇 시간에 걸려서 한 두페이지 읽는 게 전부이며 용어는 알아도 어떻게 적용하는지 모르는 사람이라면 더욱이요.

원리부터 올라가는 방식이 아닌 액기스를 뽑아 적용하는 실전파 투자자에게 강추하고 싶습니다.

한줄 평: 재무제표 원리보다 읽는 방법에 집중하는 책.

추천 독자:

①재무제표 기본 용어(매출채권, 매입채무)의 의미는 알고있으나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하는 투자자.

②빠르게 재무제표를 읽고 싶은 투자자.

난이도: 中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도체 제국의 미래 - 삼성전자, 인텔 그리고 새로운 승자들이 온다
정인성 지음 / 이레미디어 / 201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한민국의 투자자들에게 애증의 산업 분야가 있다면, '반도체'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반도체 산업은 워렌 버핏이 해자가 존재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한 '첨단 산업'에 속한 산업이다. 그의 조언에 따르면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하며 되도록 접근하지 않는 것이 좋은 종류의 산업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투자자에겐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

1) KOSPI 시장 내 거대한 비중.

삼성전자라는 반도체 산업의 한 종목이 코스피 비중의 30%에 달하고 있다.

그런 삼성전자는 모바일, 반도체, 디스플레이, 종합가전 등 다양한 분야를 영위하고 있다. 하지만 그 중 핵심을 꼽으라면 반도체를 꼽지 않을 수 없다. 2019년 3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는 전체 영업이익의 50%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지수의 1/3을 차지하는 거대 기업의 이익의 반을 좌우하는 사업을 무시하고 지수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에 더해 SK 하이닉스, SK머티리얼, 리노공업 등 수 많은 반도체 관련 상장기업들은 이름을 나열하기만 해도 한참이 걸릴 정도로 많다. 삼성전자와 반도체 기업들. 이 둘을 무시하고 한국의 지수를 이해할 수 있을까?

2) 국내 반도체 산업의 비중.

지난 2017년 불황에 신음하던 한국 수출업계를 이끌고 버텨주던 분야가 어디인가?

바로 반도체다. 디스플레이는 LCD에서 OLED로 변화하는 과도기에 중국업체들과 경쟁으로 힘을 쓰지 못하고, 조선업은 오랜 불황으로 신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슈퍼호황과 함께 한국 경제를 앞으로 끌고 나간 산업이 바로 반도체다.

반도체를 필두로 한 첨단산업은 그 역할만큼 관심도 지대하다. 반도체 산업의 향방과 치고 올라오는 중국 반도체. 이 두 이야기에 관련된 기사는 경제 정보지에서 빠지지 않는 중요한 주제다. 두 가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한국경제와 산업에 대해 잘못된 판단을 내린다면? 글쎄,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그래서 이 책은 반도체를 알려 주는가?

본 서적은 반도체와 관련된 공정 내용과 핵심기업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좀 더 살펴보면,

① 반도체 기본 공정&지식: 서장, 종장

② 주요 거대 기업들의 성공 스토리(인텔, 삼전): Part1

③ 모바일, AI 등 새로운 변화에 대처하는 기업들. (엔비디아, 구글, ARM): Part 2의 4, 5장

④ 중국의 반도체 굴기: Part2 6장.

이 4가지를 기본 흐름으로 서술하고 있다.

정보의 양과 난이도가 단순히 한 페이지에 싣기에는 너무 많아 압축하긴 어렵지만, 단순히 표현한다면 '반도체의 공정과 흐름을 선도해 나가는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 정도가 적당하겠다.

기본 공정 지식은 이해하기 난이도가 있다. 사실 필자도 1번 읽은 걸로 이해했다고 말하지 못하겠다. 워낙 전문용어도 많고 생소한 지식을 기반으로 전개되다 보니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도 두려워하진 말자. 몇 번 더 보면 글자 중에 반가운 단어 몇 개정도는 찾을 수 있다. 음... 마스크, 레지스트? 이런 단어가 매일 먹는 당근만큼은 아니지만 드래곤 프루츠 정도로는 친숙하게 다가온다.

반도체를 선도하는 주요 기업들의 성공에 대한 이야기는 보다 이해하기 쉽다. 어떻게 만들었느냐에 관한 이야기보다 어떻게 팔았는가, 어떻게 경쟁사를 이겨냈는가에 집중하면 된다.

예를 들면, 인텔은 IBM컴퓨터에 삽입한 CPU의 오픈소스와 하위호환으로 프로그래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삼성전자는 개인용PC의 발달과 함께 저렴한 D램 가격으로 상대 업체를 지워버렸다.

3번째 주제는 모바일, AI(새로운 산업이라 보면 좋겠다.)등의 시대에 모습을 드러내는 새로운 거인들에 대한 이야기다. 새롭게 변한 반도체 생태계는 기존 공룡들이 접하지 않은 새로운 요구를 들이밀었다. 이 변화에 살아남은 업체들은 큰 도약을, 새롭게 등장한 업체들은 그 존재감을 세상에 떨쳤다.

대표적으로 AI의 딥러닝과 함께 대두된 엔비디아의 GPU가 있다. 기존 컴퓨터 연산과 다른 반복연산에 대한 새로운 툴을 제공해준 엔비디아의 제품은 알파고의 등장과 함께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컴퓨터와 다른 스마트폰의 특성 또한 새로운 강자들을 출현시켰다. 휴대용이며 전력이 한정되어 있는 스마트폰은 기존과 다른 새로운 CPU와 저장소를 요구했다. 이에 발 맞추어 등장한 것이 ARM. ARM은 인텔의 CPU가 충족시키지 못했던 저전력이라는 요소를 충족시켰고 지금까지 그늘에 숨어있었던 회사를 무림의 고수로 등장시켰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관한 부분 역시 과도한 공포나 폄하보다 합리적인 분석으로 현직 종사자의 시각을 보여주었다. 반도체 업종에서 필요한 수율 문제, 비용문제 등은 단순히 숫자로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고객사와의 관계, 기존 업종에 관한 이해 등이 수반되어야 풀어나갈 수 있는 한 단계 위의 문제다. 중국 반도체 굴기와 관련된 문제를 판단하는 기준은 책을 읽으면서 이해할 수 있었다. 미래는 알 수 없다지만 어떻게 흘러가는 지에 관한 단서는 잡을 수 있을 듯 하다.

이 책은 기술과 관련된 책이다. 단연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말을 미리 전하고 싶다. 그러나 수능 비문학 지문이 이해하기 어려워도 문제를 풀어낼 수 있듯이(정 모르겠다면 답지라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몇번씩 뒤로 돌아가며 이해하면 반도체에 관해 남들이 부러워할 지식을 얻을 수 있음이 분명하다.

반도체 이해했습니까. 휴먼?

한 줄 평: 앞 구르기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어린이는 없다. 그러나 영원히 할 수 없는 어린이도 없다. 이 책도 그렇다.일독이 아닌 이독을 권하는 책이다.

추천독자:

-반도체 공정, 관련 기업에 대해 궁금한 독자.

-D램, CPU, HDD가 컴퓨터에 들어가는 것 정도는 알고 있는 21C 주민.

-반도체 산업 이해가 필요한 독자. (투자자, 취업준비생 등)

난이도: 中上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눈에 보는 실전 재무제표 - 재무제표 서적으로 아마존 초유의 베스트셀러가 된 책, 개정판
토마스 R. 아이텔슨 지음, 박수현 옮김 / 이레미디어 / 201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재무제표는 투자자들에게 언제나 큰 산이다.

한 번이라도 '재무제표 주석'란을 살펴 본 투자자라면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국어로 쓰인 내용이라도 이해할 수 없는 글이 있다는 것을.

특히나 경제·경영을 전공하지 않은 투자자들에게 재무제표는 더욱 멀게 느껴진다. 가뜩이나 어려운 용어와 외국어로 가득한 경영 용어에 알 수 없는 숫자들까지 달려드는 상황은 악몽이 그지 없다.

재무제표가 어렵게 느껴지는 상황은 회계 그 자체가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인것도 있지만, 시중에서 받을 수 있는 적절한 교육 기회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 가치투자 및 재무제표를 기반으로 하는 투자들이 보편화되면서 재무제표를 위한 책들이 많이 등장했다.

그러나 시중에 나온 회계서적들은 극단으로 쏠려 있다.

너무 쉽거나 혹은 어렵거나.

너무 쉬운 책들은 용어를 해설하거나 제시된 사례들이 단순한 경우가 많다. 매출채권, 매입채무 등 간단한 용어들을 설명하는 것은 좋으나 단순 사례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실제 재무제표에서 각 매출채권이 어떻게 상각되고 현금흐름표 등으로 이동되는 지 설명이 부족하다.

마치 초등학생에게 수학의 기초를 알려주고 바로 미적분을 시키는 느낌이랄까.

재무제표를 보는 나의 심정...

어려운 책들은 대개 회계 전공자들을 겨냥한 책들이다. 갑자기 '회계 수칙 300호 블라블라.'등을 연발하면서 일반 독자인 투자자들과의 거리를 안드로메다 성운과의 거리만큼 아득히 벌려 놓는다.

회계 전문가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책에는 적합할 지 몰라도, 일반 투자자에겐 시간 낭비이자 과한 정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재무제표 책을 읽는 건 족집게 과외를 시작하기 위함이 아닌가?

(족집게 과외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배경지식을 쌓기 위해 대중서적을 읽는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시중에 나와있는 재무제표 서적들은 기초에 머무르거나, 회계관련 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 이 두 가지로 양분되어 있다. 그래서 중간 단계를 밟아야 하는 투자자들에게 그 공간과 시간은 너무 외롭다.

필자도 처음 매출채권, 매입채무 등의 아리송한 용어들을 배우고 자신만만하게 재무제표 주석을 열었을 때 느낀 아득함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도대체 이게 왜 현금흐름으로 기록되는지, 외상매출금은 어디로 증발하고 있는지.

단순히 용어를 아는 것과 적용해 보는 것은 달랐다.

이 책의 장점은...

초보 투자자가 재무제표를 보는 실력을 기르기 위해서 실제 적용사례를 보는 것과 각 계정들이 어떻게 이동하는 지를 확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본 책은 그런 면에서 충실하며 어려운 책과 쉬운 책들 사이의 중간과정을 잘 이어주고 있다.

책 내용은 애플시드라는 회사가 원재료를 구입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보험 및 경비 처리, 대손상각, 기업 인수 등을 행하는 과정을 따라가며 각 과정에서 이뤄지는 항목들을 이동을 재무상태표, 현금흐름표, 손익계산서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각 사례들이 실제로 볼 수 있을 법한 규모의 금액과 내용을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어 실제로 공시 자료들을 보며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은 부분들은 장점이었다. 또한 현금흐름표, 재무상태표, 손익 계산서의 항목들을 별개로 구분하지 않고 각 항목들이 서로에 영향을 끼치는 점을 입체적으로 보여주어 좋았다. 초보 투자자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가 개념들을 알 고 있음에도 각 항목들이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는 지를 잘 모르고 지나치는 것이라는 걸 볼 때 눈높이에 맞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좌측의 글이 우측의 재무제표에 기록되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기업의 발전 흐름에 따라 정리되는 재무제표도 좋았다. 매출채권이 일어나는 상황을 설명해주고 재무제표에 기록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실제 매출채권이 증가하는 기업을 보고 어떤 상황이 일어나는 지를 유추할수 있게 도와주었다.

본 책의 장점은 재무제표와 관련된 설명뿐만이 아니다. 기업 경영 및 가치 평가에 사용되는 여러 지표들 또한 제공해준다. ROE, ROI, ROS등의 재무 정의뿐 아니라 NPV, IRR 등 실제 비즈니스 환경에서 사용하는 여러 용어등 들어는 보았지만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경영 용어들도 기업의 투자환경과 연결지어 설명한 부분도 좋았다.

아쉬운 점들...

재무제표의 여러 항목들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보여주었다는 점이 매력적인 책이었지만 아쉬운 점도 여럿 있었다.책의 도입부분에서 재무제표에 사용하는 기본적인 용어들 (자산, 부채 등)에 대한 설명은 초보가 이해하기에는 설명이 너무 단촐했다. 어느 정도 개념에 익숙해진 사람이 다시 복습하는 용도라면 모를까. 개념을 아예 모르고 있는 사람에게는 불친절한 설명이었다.

용어의 번역이나 활용에 대해서도 아쉬운 점이 있었다. 책에서는 지속적으로 '대차대조표'라는 용어를 사용해오고 있지만 현재 '재무상태표'라는 용어로 대체되었다. 초보들은 책에서 나온 용어나 내용을 그대로 대입해서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소한 용어로도 헷갈리기 마련인데 실제 사용하는 단어들과 달라 아쉬웠다.

그 외에도 혼란을 줄 수 있는 용어 몇 개를 간단히 정리해보았다.

<혼란을 줄 수 있는 용어들>

외상매출금->매출채권

외상매입금->매입채무

영업 및 마케팅, 연구 및 개발, 일반 및 관리-> 판매비와 관리비

(판매비와 관리비는 여러 항목들이 섞여있다. 자세한 사항은 '재무제표 주석'항목에서 확인 가능)

또한 여러 경영 용어들이 눈에 익은 사람이 아니라면 어렵게 느껴질 법한 부분도 존재했다. 특히 재고가치 및 매출원가 산정방법에 대한 설명인 FIFO(선입선출법), NIFO(후입선출법)에 관한 설명은 책에 나온 설명만으로 이해하기 어려워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해보였다. 또한 회계조작 사례들도 단순히 사례의 나열에만 그치는 부분이 아쉬웠다. 관련 설명이나 사례가 다양하다면 좋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오랜만에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 재무제표 대중서적을 보아 반가웠다. 아쉬운 부분이 몇 있었지만 재무제표 분석에 어려움을 느끼는 독자라면, 재무제표의 각 항목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궁금한 독자라면 만족할 만한 책이라 생각한다.

다만 국내 제목처럼 '한 눈에 보는 실전 재무제표'를 기대하기보다 영어 원제인 'A step-by-step guide to understanding and ceating financial reports'라는 표현처럼 차근차근 기업의 경영상황을 이해하는 것을 기대하는 게 적절한 책이지 않나 싶다.

한 줄 평: 한 눈에 보기보다 차근차근 이해하는 책. 왕초보보다 재무제표 상 각 계정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궁금한 중수에게 적합하지 않을까.

추천 독자:

-재무제표 상 항목들이 무엇인지 알고는 있는 독자.

-재무상태표가 어떻게 현금흐름표와 연동되는 지 궁금한 독자.

-오랜만에 재무제표를 보니 기억이 간당간당한 독자.

난이도: 中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워런 버핏 투자의 역사 - 버핏의 투자 포트폴리오 20개로 배우는 가치투자의 법칙
예페이 루 지음, 백승우 옮김, 오인석 감수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투자자들에게 본 받고 싶은 인물, 가장 되고 싶은 사람을 꼽는 다면 아마 이 사람의 이름이 첫 번째로 거론될 것이다.

워런 버핏~~~

(프로레슬링 선수 소개처럼)

버핏은 반 세기가 넘는 기간동안 연평균 20%가 넘는 수익률을 올리며 세계에서 둘 째가는 갑부로 성장했다. (첫 번째는 브라질의 열대우림을 사랑하는 대머리 아저씨다.) 더욱이 놀라운 점은 엄청난 양의 재산을 오직 투자로만 불려왔다는 점이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게이츠 회장, 한국의 이건희 회장 등을 비롯해 수 많은 갑부들이 사업을 하거나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을 통해 그 지위에 오른 것에 반해 버핏은 투자자로써 그들과 경쟁하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선망의 대상으로 불리우는 이유일것이다.

우리가 너무나 사랑하는 버핏은, (특히나 가치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더더욱) 다른 투자자들과는 다른 매력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투자나 인생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매년 수 많은 투자자들과 공유한다는 점이다. 주주서한이나 오마하에서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들과 성장과 의견을 교환하는 버핏의 행적은 그를 더 매력적인 투자자로 만들어주는 이유일 것이다.

많은 투자자들과 교류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 버핏이지만 그가 지키는 규칙이 있다. 바로 자신의 투자 방식과 포지션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아마 지속적인 투자를 위해 공개하지 않았겠지만, 모든 투자자들은 그를 사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의 투자방식을 정말로 사랑한다. 그래서 그의 투자방식은 전세계 곳곳에서 수 많은 사람들에 의해 파해쳐졌다.

내 투자비법을 숨겨 두고왔다!!! 찾아봐라!!!

하지만 역시 버핏의 투자방식은 쉽게 찾을 수 없다. 사실 쉽게 찾을 수 있다면 이과쟁이 퀀트 아저씨들이 벌써 수식으로 다 끝내놓고도 남았을 것이다. 문과의 끝판왕인 버핏은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다.

버핏 본인 부터 자신에 관한 수 많은 책들에 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음으로 설령 어느 책이 그의 방식을 정확히 맞추었다고 해도 정답인지 알 수 없다. 결국 버핏에 관한 책에 물음표가 붙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르다고 말하고 싶다.

버핏의 방식을 버핏이 아닌 시각으로 보는 책.

바로 위에 말한 이유 때문이다. 기존의 책과 다르게 본 책은 버핏이 진행한 투자를 당시 시장 상황과 일반 투자자(그러니까 개미투자자 말이다.)들의 시각에서 바라본다. 공시나 주변 평판, 신문 기사, 법정 기록 등을 기반으로 당시 투자자로 있었다면 이 기업의 어느 면을 볼 수 있었을까를 해설한다. 버핏이 투자를 결심한 당시의 PER은 어떻게 되는가, ROTCE, EV/EBITA 등은 어떻게 되었는가 부터 시작하여 주가추이, 경영실적, 버핏이 투자에서 주목했을 포인트, 그리고 일반 투자자들이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을 차근차근 짚어 나간다.

또한 저자는 버핏의 방식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그의 투자시기를 보다 세분화해 투자 방식을 분석한다.

크게 세 시기로 글이 진행된다. 첫 번째로 버핏이 그레이엄의 방식에 자신의 방식을 더해나가는 '파트너십 기간(1957~1968)', 두번 째로 멍거와 협업을 시작한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발견하는 기간(1968~1990)', 마지막으로

전세계가 주목하는 '시대에 맞추어 진화하고 변신하는 버핏(1990~2014)' 으로 구분한다.

버핏의 투자법은 정말 다양하다. 그레이엄으로 부터 전수받은 전통적 방식의 가치투자, 자본을 활용해 회사를 직접 사들여 경영 방식을 바꾸는 방법, 시장으로부터 오해 받는 기업의 주식을 적절한 가격에 매입하는 방식, 유리한 조건을 신중히 검토해 잃지 않는 투자를 하는 방법 등. 책에 나온 20가지의 사례에서 각기 다른 교훈을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물론 일부 투자방식은 개인투자자들이 따라하기 힘들어 보인다.

예를 들어 사모를 통해 얻은 연 9%에 달하는 전환우선주를 통해 투자한 <US 에어 그룹>의 사례는 개인 투자자가 따라할 수 없는 방식일 것이다. 또한 거대 자본을 통해 회사 전체를 사들이는 방식도 그렇다. 회사를 인수한 후 재고자산을 적절히 배치해 기업상황을 뒤바꾼 <뎀스터 밀 메뉴팩처링 컴퍼니>에서 보여준 투자 기술은 어느 정도의 자본을 갖춘 투자자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버핏의 투자방식이 모두 거대자본을 동반하여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일반 투자자가 따라할 수 있는 투자법도 찾아 볼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코카콜라>, <IBM>에 관한 투자를 꼽을 수 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그레이엄과 피터 린치의 조합-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관련 투자는 그레이엄의 방식과 피터린치의 방식을 떠올리게 하는 투자였다. 피터린치의 방식은 워런 버핏이 참고하진 않았겠지만 본 투자에서 그의 투자 방식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줄여서 아익사)는 지금도 존재하는 유서깊은 카드회사다. 버핏이 투자했던 60년대의 아익사는 아직 카드회사의 단계까지는 가지 못한 수준이었다. 당시 회사의 주요 사업은 여행자 수표 발행, 우편환 및 공과금 사업, 여행 사업, 신용카드 사업 이었다. 그 외에도 상업은행, 해외 송금, 화물, 웰스 파고, 허츠, 위탁 창고사업 등에서 보다 작은 이익을 올리고 있었다고 한다.

버핏이 아익사를 투자대상으로 삼은 주요 사건은 작은 사업 중 하나인 위탁 창고 사업에서 터져나왔다. 위탁 창고사업의 주된 활동은 고객이 은행 및 다른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때 창고에 있는 담보물품을 보증해주는 것이었다. 이 사업에서 고객이 바닷물을 담은 통에 기름이 담겨있다고 꾸며 아익사의 보증으로 대출을 받은 것이 문제였다. 아익사는 법적 다툼을 할 수 있었음에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당시 CEO가 관련 손해를 전부 아익사에서 감당하겠다고 발표했고 이는 시장에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언론 및 시장은 당시 손해를 1억 5천만 달러 수준으로 보았고 주가는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업보고서를 조금 더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랐다. 당시 사측에서 예측한 바로 손해배상 규모는 6천~2천만 달러 수준이었고, 아익사에서 보유한 현금자산만 2억 5천만 달러였다. 일부 손해는 발생하겠으나 현금 규모로만 봐도 회사에 큰 영향을 끼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즉, 그레이엄의 방식대로 자산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상황, 회사의 위험요소가 과대평가된 상황이었다. 이 뿐만 아니라 회사의 경영상황에서도 배상금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위탁창고사 사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이 아니었으며 오히려 신용카드, 여행자 수표 산업은 꾸준히 고객들을 확보하며 성장하고 있었다. 피터린치의 방식인 기업의 본질적인 사업영역이 훼손되지 않은 순간이었다. (p.77)

물론 1963년 당시 PBR 2.2(주가 40$, BPS 18$,p.84참고)라는 수치는 저렴한 것은 아니나, 그레이엄이 투자에서 활용하는 자산가치 투자법의 방식에 주목했다면 제기된 의혹이 그리 크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버핏은 우리에게 맞는 말을 해왔다. 우리가 맞을 짓을 했을뿐.

아익사뿐 아니라 <코카콜라>에서도 버핏의 투자는 "남들이 공포에 떨 때 매수하고, 탐욕에 빠져있을 때 매도하라." 라는 그의 유명한 말을 떠올리게 해주는 방식이었습니다. 87년 블랙먼데이 이후로 침체된 시장이나 펩시의 도전에서 공포에 굴하지 않고 냉철한 분석으로 투자를 진행했으니까요.

다만 추천 사례로 꼽은 <IBM>에 관한 투자는 조금 성격이 다릅니다. 그레이엄의 방식보다 멍거의 방식에 가까운 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에 따르면 "버핏은 이 매수에 관해 설명하면서 지난 50년 동안 이 회사의 연차보고서를 읽어왔지만 전 세계 IT기업에 이 회사의 사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최근 들어 깨달았다고 말했다. 버핏은 2010년 연차보고서를 읽은 후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했다.(p.345)" 라고 합니다. 즉 사업이 가지는 해자에 집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IBM투자는 책에서 가장 최근 사례로 거론되는 사례이니만큼 저자의 분석이 보다 날카롭게 들어가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과한 이야기가 많이 담겨져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IBM의 사업영역에 관한 설명은 몇 번을 읽어봐도 쉽게 이해할 수 없더군요.

단순히 제가 IT지식이 떨어지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ㅠㅠ

다만 IBM투자는 버핏이 최근에도 여러 인터뷰등을 통해 언급한만큼 보다 생생한 정보와 기록들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 버핏의 최근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버핏의 20가지 투자를 보면서 느낀 것은 그가 투자원칙을 철저히 지키면서도 진화해왔다는 것입니다. 자산가치 투자, 기업의 성장성에 주목한 투자, CEO를 보고 진행한 투자 등등 그의 투자는 시대에 맞추어 진화하면서 근본적인 원칙을 지켜왔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투자 원칙이란 것이 단순히 PER10배 미만에 투자하라, PBR1.0이하 기업에만 투자하라 등의 수치로 규정될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그의 수준에서나 가능한 말일지 모릅니다.) 또한 장외주식, 지방 기업, 해외 투자(대표적으로 POSCO) 등 자신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투자처를 찾는 모습은 우리가 본 받아야 할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고보면 버핏은 우리에게 맞는 말을 들려줬습니다. 우리가 맞을 짓을 한 것 뿐이네요."

아쉬움과 결말. 그리고 리빙 레전드.

버핏이 투자한 반세기가 넘는 기간을 구체적으로 파고든다는 이야기는 사실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가 첫 투자를 시작한 시기는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던 시기였고, 본격적으로 투자에 발을 들여놓은 파트너십 기간만해도 50~60년대이니 말이죠. 그래서 그가 투자했던 시기를 이 정도까지 파고든 저자의 분석은 정말 놀랍습니다. 당시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 투자자들이 생각할만한 것들을 수집해 버핏을 분석하다니요. 버핏 오타쿠가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일반 투자자들이 따라하기 힘든 투자방식들이 많았다는 점이나 ROTCE, EV/EBITA, 연금 계산 공식 등 경영학도나 투자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라면 어려운 분석들이 많았다는 점입니다. 또한 애플, 크래프트 하인즈, 아마존과 같은 버크셔 헤서웨이에서 최근에 진행한 비중있는 투자들에 관해 다룬 부분이 없었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아무래도 최근 투자사례가 보다 와닿는 건 사실이니까요.

한국 독자로써 아쉬운 점을 한 가지 꼽자면 POSCO등 버핏이 진행한 해외 투자에 관한 부분이 없다는 점입니다. 상대적으로 정보가 빈약한 해외 투자에 대해서 버핏은 어떻게 생각했을지, 그리고 어떻게 적용해 나갔을지 궁금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닌데 많이 아쉽더군요.

버핏의 투자 방식을 보며 그의 투자 실력 뿐 아니라 통찰력과 삶의 자세에 대해서도 여러 번 반했습니다. 단순히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가 아닌 도덕적 경영을 하는 CEO, 원칙을 지키는 자세, 실수를 인정하고 보완해 나가는 자세는 투자자뿐 아니라 인간으로써도 배울점이 많은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훌륭한 서평으로 식견을 보태주신 최준철 VIP 자산운용 대표님과 출판사 및 역자분께 감사를 전합니다. 덕분에 훌륭한 책을 한국어로 볼 수 있었고, 훌륭한 서평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최준철 대표님은 개인적으로 팬인지라 서평이 더 반가웠습니다. 최근에 내신 책이 절판이라 아쉽더군요. TT)

마지막으로 리빙레전드인 버핏님께 감사를 전하며...

당신의 투자에 포스가 함께하기를...

한 줄 평: 버핏의 투자를 범인의 시각에서 자세히 분석하다. 개인투자자에게 어려운 투자법은 걸러서 봐야.

추천 독자:

-버핏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독자.

-ROE, EV/EBITA 등 투자 지표에 대한 기본적 지식이 있는 독자.

-회사 사업보고서를 1번이라도 본 적이 있는 독자.

난이도:中上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