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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로 들어간 투자자 - 행동주의 투자자, 개혁가인가 사냥꾼인가?
오웬 워커 지음, 박준범 옮김 / 워터베어프레스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세줄 요약:
①행동주의 투자자는 기업을 바꾸는 투자자다.
②행동주의 투자자의 주요 전략: 이사회 장악, 캠페인 시행, 동맹 끌어들이기
③주주가치 재고 전략: 배당, 사업 부 매각, 신 경영 전략 등.
주식은 무엇인가?
어떤 이는 수익을 내기위한 자산으로, 어떤 이는 회사의 미래를 좌우하는 소유권으로 생각할 것이다.
자산으로 보는 사람들과 소유권으로 보는 사람들 간에는 넘어설 수 없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둘은 투자 시계열에서부터 다르다. 자산은 언제든지 팔고 나갈 수 있는 상품에 불과하지만 소유권은 회사와 동행하는 것이다. 좋은 회사를 고심해 고르고, 계속해서 보유하는 전략. 두 전략은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모순을 구현하고 있는 집단이 있다. 바로 행동주의 투자자들이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주식을 회사의 소유권으로 접근해 보유한다. 그리고 이를 자산으로 활용해 다루기 시작한다.
주식을 통해 경영권의 방향을 좌우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 하는 것이다.
본 서적은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기업 공격 기록과 주요 전략에 대한 내용이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기업내부로 들어가 기업 환경을 바꾼다.
대상이 되는 기업은 주주들이 불만을 가질 정책을 시행하거나(현금 쌓아두기 같은!), 수익성이 악화된 기업들이다.
목표를 정했다면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일정 지분의 주식을 매수한다. 내부자가 되는 것이다.
주식을 매수한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이제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어이, 배당이 너무 작지 않아? 현금은 어따 쓸라구. 엿 바꿔 먹을라구?"
"사업부 매각하고 특별배당 갈래, 안 갈래? 좋은말 할 때 가자구."
"CEO 양반이 너무 일을 못하는 데. 모가지야 모가지."
불평에 대한 대답은 무엇인가? 바로 주가부양이다.
그렇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빌빌대는 주가를 부양하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단순히 좋은 기업을 찾아 기다리는 투자법과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지지부진한 주가는 그 이유가 있는 법. 연봉 빵빵하게 받는 우리 이사회 형님들과 기존 기업 관계자분들은 행동주의 투자자가 탐탁치 않다. 주가 부양을 위한 무리한 배당과 M&A는 기업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팔고 튀다니 뭔가 먹튀같지 않나?
거기에 기업 망가져도 재네들은 책임 하나 안 지는데. 우리만 백수 되는 거 아님?
단기간에 힘을 쏟아내고 차회전에서 거짓말처럼 참패를 당한 슬램덩크의 북산처럼. 단기적인 이익에만 의존 한다면 기업의 성장동력과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 하는 것이다.

주가부양에 모든 힘을 쏟아낸 기업은 거짓말처럼 망하고 말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행동주의 투자자들이지만 이들의 진격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과거에 비해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수와 공격 횟수는 늘고 있다. 또한 이들이 보여주는 수익률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펀드는 일반적으로 헤지펀드로 구분되는 데, 2012년~2014년도까지 행동주의 펀드들의 수익률은 헤지펀드의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앞서왔다.
<행동주의 펀드와 헤지펀드 수익률 비교>
특히 행동주의 펀드 중 밸류액트는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17%의 수익률을 올리며 S&P500과 같은 지수에도 밀리지 않는 알파 창출능력을 보여주었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한 두가지 분류로 정의되지 않는다. 기업들은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을 달가워 하지 않았고 그 만큼 방어수단을 공고히 해왔다.
행동주의 투자자들 역시 이에 맞춰 자신들의 공격전략을 다양하게 바꾸어 왔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공격방식은 큰 흐름에서 다음과 같다.
이사회 장악-> CEO교체 및 행동주의 전략 적용 -> 시세차익 챙기기.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이사회에 침투 후, 지속적으로 주주가치를 재고하도록 주장하면서 주가 상승을 유도한다. 기업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사진이나 경영진의 무능함을 언론에 알리는 캠페인 활동을 하기도 한다.
최근 미국의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주목을 받으며 과거보다 많은 자금이 펀드로 쏟아져 들어왔다. 규모가 커짐에 따라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노리는 기업의 타겟도 거대해졌다. 마이크로 소프트와 밸류액트(7장), 야후와 서드 포인트와의 대결(4장)은 행동주의의 타겟이 과거처럼 작고 지지부진한 산업에만 한정되지 않는 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사냥감들이 거대화 됨에 따라 개인행동보다는 거대한 다른 투자자들과의 협력이 필요하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연기금이나 ETF등의 패시브 펀드 등이 협력 대상자로 거론되었다.
우리나라의 연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것도 그러한 흐름에 편승한 것이라 생각한다. 하향 추세로 향하고 있는 많은 산업, 기업들에 기존 방식으론 연금 수익률을 유지할 수 없으니 용병을 들여오는 느낌이라 생각한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대개 사모 펀드의 형식으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지나치게 많은 자금이 들어오면 행동주의를 취할 수 있는 대상이 한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행동주의 투자자 중 한 명이 자신의 기업을 주식시장에 상장해 놓고 있다.
살아있는 전설, 칼 아이칸이다.
칼 아이칸의 아이칸 엔터프라이즈, 90%에 달하는 지분을 그가 보유하고 있다.
칼 아이칸은 80년대의 기업 사냥꾼 시절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은 리빙 레전드다. 행동주의 투자자로써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그는 지금도 만만치 않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가치투자의 레전드 워렌 버핏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좌측: 버크셔A주와 아이칸 엔터프라이즈와 비교, 우측: S&P500과 아이칸 엔터프라이즈 비교
시가총액이나 변동성에서 차이를 보여주지만 버크셔처럼 S&P500을 큰 차이로 따돌리는 그의 레코드에도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98'부터 S&P500이 3배 가량 상승하는 동안 아이칸 엔터프라이즈는 6배 가량 상승했다.)
칼 아이칸 이외에도 장기 투자로 유명한 '제프리 우벤', 대량 살상편지로 유명한 '댄 롭'을 비롯해 다양한 투자자들이 금융시장이라는 무대에서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다.
주주 자본주의와 기업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주주들이 존재하는 한 그들은 계속해서 진화하며 등장할 것이다.
한줄 평: 한 편의 영화같은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이야기.
추천 독자:
①한진칼 분쟁과 KCGI(강성부 펀드)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
②기업은 내 손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투자자
③금융관련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독자
④KCGI, KB자산운용 등 한국의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육성을 듣고 싶은 투자자.
난이도:
下上
(몰라도 문제 없으나 이사회, 배당, 주식에 대해 알면 더 재밌게 볼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