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제국의 미래 - 삼성전자, 인텔 그리고 새로운 승자들이 온다
정인성 지음 / 이레미디어 / 201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한민국의 투자자들에게 애증의 산업 분야가 있다면, '반도체'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반도체 산업은 워렌 버핏이 해자가 존재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한 '첨단 산업'에 속한 산업이다. 그의 조언에 따르면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하며 되도록 접근하지 않는 것이 좋은 종류의 산업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투자자에겐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

1) KOSPI 시장 내 거대한 비중.

삼성전자라는 반도체 산업의 한 종목이 코스피 비중의 30%에 달하고 있다.

그런 삼성전자는 모바일, 반도체, 디스플레이, 종합가전 등 다양한 분야를 영위하고 있다. 하지만 그 중 핵심을 꼽으라면 반도체를 꼽지 않을 수 없다. 2019년 3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는 전체 영업이익의 50%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지수의 1/3을 차지하는 거대 기업의 이익의 반을 좌우하는 사업을 무시하고 지수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에 더해 SK 하이닉스, SK머티리얼, 리노공업 등 수 많은 반도체 관련 상장기업들은 이름을 나열하기만 해도 한참이 걸릴 정도로 많다. 삼성전자와 반도체 기업들. 이 둘을 무시하고 한국의 지수를 이해할 수 있을까?

2) 국내 반도체 산업의 비중.

지난 2017년 불황에 신음하던 한국 수출업계를 이끌고 버텨주던 분야가 어디인가?

바로 반도체다. 디스플레이는 LCD에서 OLED로 변화하는 과도기에 중국업체들과 경쟁으로 힘을 쓰지 못하고, 조선업은 오랜 불황으로 신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슈퍼호황과 함께 한국 경제를 앞으로 끌고 나간 산업이 바로 반도체다.

반도체를 필두로 한 첨단산업은 그 역할만큼 관심도 지대하다. 반도체 산업의 향방과 치고 올라오는 중국 반도체. 이 두 이야기에 관련된 기사는 경제 정보지에서 빠지지 않는 중요한 주제다. 두 가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한국경제와 산업에 대해 잘못된 판단을 내린다면? 글쎄,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그래서 이 책은 반도체를 알려 주는가?

본 서적은 반도체와 관련된 공정 내용과 핵심기업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좀 더 살펴보면,

① 반도체 기본 공정&지식: 서장, 종장

② 주요 거대 기업들의 성공 스토리(인텔, 삼전): Part1

③ 모바일, AI 등 새로운 변화에 대처하는 기업들. (엔비디아, 구글, ARM): Part 2의 4, 5장

④ 중국의 반도체 굴기: Part2 6장.

이 4가지를 기본 흐름으로 서술하고 있다.

정보의 양과 난이도가 단순히 한 페이지에 싣기에는 너무 많아 압축하긴 어렵지만, 단순히 표현한다면 '반도체의 공정과 흐름을 선도해 나가는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 정도가 적당하겠다.

기본 공정 지식은 이해하기 난이도가 있다. 사실 필자도 1번 읽은 걸로 이해했다고 말하지 못하겠다. 워낙 전문용어도 많고 생소한 지식을 기반으로 전개되다 보니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도 두려워하진 말자. 몇 번 더 보면 글자 중에 반가운 단어 몇 개정도는 찾을 수 있다. 음... 마스크, 레지스트? 이런 단어가 매일 먹는 당근만큼은 아니지만 드래곤 프루츠 정도로는 친숙하게 다가온다.

반도체를 선도하는 주요 기업들의 성공에 대한 이야기는 보다 이해하기 쉽다. 어떻게 만들었느냐에 관한 이야기보다 어떻게 팔았는가, 어떻게 경쟁사를 이겨냈는가에 집중하면 된다.

예를 들면, 인텔은 IBM컴퓨터에 삽입한 CPU의 오픈소스와 하위호환으로 프로그래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삼성전자는 개인용PC의 발달과 함께 저렴한 D램 가격으로 상대 업체를 지워버렸다.

3번째 주제는 모바일, AI(새로운 산업이라 보면 좋겠다.)등의 시대에 모습을 드러내는 새로운 거인들에 대한 이야기다. 새롭게 변한 반도체 생태계는 기존 공룡들이 접하지 않은 새로운 요구를 들이밀었다. 이 변화에 살아남은 업체들은 큰 도약을, 새롭게 등장한 업체들은 그 존재감을 세상에 떨쳤다.

대표적으로 AI의 딥러닝과 함께 대두된 엔비디아의 GPU가 있다. 기존 컴퓨터 연산과 다른 반복연산에 대한 새로운 툴을 제공해준 엔비디아의 제품은 알파고의 등장과 함께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컴퓨터와 다른 스마트폰의 특성 또한 새로운 강자들을 출현시켰다. 휴대용이며 전력이 한정되어 있는 스마트폰은 기존과 다른 새로운 CPU와 저장소를 요구했다. 이에 발 맞추어 등장한 것이 ARM. ARM은 인텔의 CPU가 충족시키지 못했던 저전력이라는 요소를 충족시켰고 지금까지 그늘에 숨어있었던 회사를 무림의 고수로 등장시켰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관한 부분 역시 과도한 공포나 폄하보다 합리적인 분석으로 현직 종사자의 시각을 보여주었다. 반도체 업종에서 필요한 수율 문제, 비용문제 등은 단순히 숫자로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고객사와의 관계, 기존 업종에 관한 이해 등이 수반되어야 풀어나갈 수 있는 한 단계 위의 문제다. 중국 반도체 굴기와 관련된 문제를 판단하는 기준은 책을 읽으면서 이해할 수 있었다. 미래는 알 수 없다지만 어떻게 흘러가는 지에 관한 단서는 잡을 수 있을 듯 하다.

이 책은 기술과 관련된 책이다. 단연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말을 미리 전하고 싶다. 그러나 수능 비문학 지문이 이해하기 어려워도 문제를 풀어낼 수 있듯이(정 모르겠다면 답지라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몇번씩 뒤로 돌아가며 이해하면 반도체에 관해 남들이 부러워할 지식을 얻을 수 있음이 분명하다.

반도체 이해했습니까. 휴먼?

한 줄 평: 앞 구르기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어린이는 없다. 그러나 영원히 할 수 없는 어린이도 없다. 이 책도 그렇다.일독이 아닌 이독을 권하는 책이다.

추천독자:

-반도체 공정, 관련 기업에 대해 궁금한 독자.

-D램, CPU, HDD가 컴퓨터에 들어가는 것 정도는 알고 있는 21C 주민.

-반도체 산업 이해가 필요한 독자. (투자자, 취업준비생 등)

난이도: 中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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