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서적은 반도체와 관련된 공정 내용과 핵심기업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좀 더 살펴보면,
① 반도체 기본 공정&지식: 서장, 종장
② 주요 거대 기업들의 성공 스토리(인텔, 삼전): Part1
③ 모바일, AI 등 새로운 변화에 대처하는 기업들. (엔비디아, 구글, ARM): Part 2의 4, 5장
④ 중국의 반도체 굴기: Part2 6장.
이 4가지를 기본 흐름으로 서술하고 있다.
정보의 양과 난이도가 단순히 한 페이지에 싣기에는 너무 많아 압축하긴 어렵지만, 단순히 표현한다면 '반도체의 공정과 흐름을 선도해 나가는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 정도가 적당하겠다.
기본 공정 지식은 이해하기 난이도가 있다. 사실 필자도 1번 읽은 걸로 이해했다고 말하지 못하겠다. 워낙 전문용어도 많고 생소한 지식을 기반으로 전개되다 보니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도 두려워하진 말자. 몇 번 더 보면 글자 중에 반가운 단어 몇 개정도는 찾을 수 있다. 음... 마스크, 레지스트? 이런 단어가 매일 먹는 당근만큼은 아니지만 드래곤 프루츠 정도로는 친숙하게 다가온다.
반도체를 선도하는 주요 기업들의 성공에 대한 이야기는 보다 이해하기 쉽다. 어떻게 만들었느냐에 관한 이야기보다 어떻게 팔았는가, 어떻게 경쟁사를 이겨냈는가에 집중하면 된다.
예를 들면, 인텔은 IBM컴퓨터에 삽입한 CPU의 오픈소스와 하위호환으로 프로그래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삼성전자는 개인용PC의 발달과 함께 저렴한 D램 가격으로 상대 업체를 지워버렸다.
3번째 주제는 모바일, AI(새로운 산업이라 보면 좋겠다.)등의 시대에 모습을 드러내는 새로운 거인들에 대한 이야기다. 새롭게 변한 반도체 생태계는 기존 공룡들이 접하지 않은 새로운 요구를 들이밀었다. 이 변화에 살아남은 업체들은 큰 도약을, 새롭게 등장한 업체들은 그 존재감을 세상에 떨쳤다.
대표적으로 AI의 딥러닝과 함께 대두된 엔비디아의 GPU가 있다. 기존 컴퓨터 연산과 다른 반복연산에 대한 새로운 툴을 제공해준 엔비디아의 제품은 알파고의 등장과 함께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컴퓨터와 다른 스마트폰의 특성 또한 새로운 강자들을 출현시켰다. 휴대용이며 전력이 한정되어 있는 스마트폰은 기존과 다른 새로운 CPU와 저장소를 요구했다. 이에 발 맞추어 등장한 것이 ARM. ARM은 인텔의 CPU가 충족시키지 못했던 저전력이라는 요소를 충족시켰고 지금까지 그늘에 숨어있었던 회사를 무림의 고수로 등장시켰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관한 부분 역시 과도한 공포나 폄하보다 합리적인 분석으로 현직 종사자의 시각을 보여주었다. 반도체 업종에서 필요한 수율 문제, 비용문제 등은 단순히 숫자로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고객사와의 관계, 기존 업종에 관한 이해 등이 수반되어야 풀어나갈 수 있는 한 단계 위의 문제다. 중국 반도체 굴기와 관련된 문제를 판단하는 기준은 책을 읽으면서 이해할 수 있었다. 미래는 알 수 없다지만 어떻게 흘러가는 지에 관한 단서는 잡을 수 있을 듯 하다.
이 책은 기술과 관련된 책이다. 단연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말을 미리 전하고 싶다. 그러나 수능 비문학 지문이 이해하기 어려워도 문제를 풀어낼 수 있듯이(정 모르겠다면 답지라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몇번씩 뒤로 돌아가며 이해하면 반도체에 관해 남들이 부러워할 지식을 얻을 수 있음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