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투자의 역사 - 버핏의 투자 포트폴리오 20개로 배우는 가치투자의 법칙
예페이 루 지음, 백승우 옮김, 오인석 감수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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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에게 본 받고 싶은 인물, 가장 되고 싶은 사람을 꼽는 다면 아마 이 사람의 이름이 첫 번째로 거론될 것이다.

워런 버핏~~~

(프로레슬링 선수 소개처럼)

버핏은 반 세기가 넘는 기간동안 연평균 20%가 넘는 수익률을 올리며 세계에서 둘 째가는 갑부로 성장했다. (첫 번째는 브라질의 열대우림을 사랑하는 대머리 아저씨다.) 더욱이 놀라운 점은 엄청난 양의 재산을 오직 투자로만 불려왔다는 점이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게이츠 회장, 한국의 이건희 회장 등을 비롯해 수 많은 갑부들이 사업을 하거나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을 통해 그 지위에 오른 것에 반해 버핏은 투자자로써 그들과 경쟁하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선망의 대상으로 불리우는 이유일것이다.

우리가 너무나 사랑하는 버핏은, (특히나 가치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더더욱) 다른 투자자들과는 다른 매력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투자나 인생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매년 수 많은 투자자들과 공유한다는 점이다. 주주서한이나 오마하에서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들과 성장과 의견을 교환하는 버핏의 행적은 그를 더 매력적인 투자자로 만들어주는 이유일 것이다.

많은 투자자들과 교류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 버핏이지만 그가 지키는 규칙이 있다. 바로 자신의 투자 방식과 포지션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아마 지속적인 투자를 위해 공개하지 않았겠지만, 모든 투자자들은 그를 사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의 투자방식을 정말로 사랑한다. 그래서 그의 투자방식은 전세계 곳곳에서 수 많은 사람들에 의해 파해쳐졌다.

내 투자비법을 숨겨 두고왔다!!! 찾아봐라!!!

하지만 역시 버핏의 투자방식은 쉽게 찾을 수 없다. 사실 쉽게 찾을 수 있다면 이과쟁이 퀀트 아저씨들이 벌써 수식으로 다 끝내놓고도 남았을 것이다. 문과의 끝판왕인 버핏은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다.

버핏 본인 부터 자신에 관한 수 많은 책들에 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음으로 설령 어느 책이 그의 방식을 정확히 맞추었다고 해도 정답인지 알 수 없다. 결국 버핏에 관한 책에 물음표가 붙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르다고 말하고 싶다.

버핏의 방식을 버핏이 아닌 시각으로 보는 책.

바로 위에 말한 이유 때문이다. 기존의 책과 다르게 본 책은 버핏이 진행한 투자를 당시 시장 상황과 일반 투자자(그러니까 개미투자자 말이다.)들의 시각에서 바라본다. 공시나 주변 평판, 신문 기사, 법정 기록 등을 기반으로 당시 투자자로 있었다면 이 기업의 어느 면을 볼 수 있었을까를 해설한다. 버핏이 투자를 결심한 당시의 PER은 어떻게 되는가, ROTCE, EV/EBITA 등은 어떻게 되었는가 부터 시작하여 주가추이, 경영실적, 버핏이 투자에서 주목했을 포인트, 그리고 일반 투자자들이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을 차근차근 짚어 나간다.

또한 저자는 버핏의 방식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그의 투자시기를 보다 세분화해 투자 방식을 분석한다.

크게 세 시기로 글이 진행된다. 첫 번째로 버핏이 그레이엄의 방식에 자신의 방식을 더해나가는 '파트너십 기간(1957~1968)', 두번 째로 멍거와 협업을 시작한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발견하는 기간(1968~1990)', 마지막으로

전세계가 주목하는 '시대에 맞추어 진화하고 변신하는 버핏(1990~2014)' 으로 구분한다.

버핏의 투자법은 정말 다양하다. 그레이엄으로 부터 전수받은 전통적 방식의 가치투자, 자본을 활용해 회사를 직접 사들여 경영 방식을 바꾸는 방법, 시장으로부터 오해 받는 기업의 주식을 적절한 가격에 매입하는 방식, 유리한 조건을 신중히 검토해 잃지 않는 투자를 하는 방법 등. 책에 나온 20가지의 사례에서 각기 다른 교훈을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물론 일부 투자방식은 개인투자자들이 따라하기 힘들어 보인다.

예를 들어 사모를 통해 얻은 연 9%에 달하는 전환우선주를 통해 투자한 <US 에어 그룹>의 사례는 개인 투자자가 따라할 수 없는 방식일 것이다. 또한 거대 자본을 통해 회사 전체를 사들이는 방식도 그렇다. 회사를 인수한 후 재고자산을 적절히 배치해 기업상황을 뒤바꾼 <뎀스터 밀 메뉴팩처링 컴퍼니>에서 보여준 투자 기술은 어느 정도의 자본을 갖춘 투자자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버핏의 투자방식이 모두 거대자본을 동반하여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일반 투자자가 따라할 수 있는 투자법도 찾아 볼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코카콜라>, <IBM>에 관한 투자를 꼽을 수 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그레이엄과 피터 린치의 조합-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관련 투자는 그레이엄의 방식과 피터린치의 방식을 떠올리게 하는 투자였다. 피터린치의 방식은 워런 버핏이 참고하진 않았겠지만 본 투자에서 그의 투자 방식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줄여서 아익사)는 지금도 존재하는 유서깊은 카드회사다. 버핏이 투자했던 60년대의 아익사는 아직 카드회사의 단계까지는 가지 못한 수준이었다. 당시 회사의 주요 사업은 여행자 수표 발행, 우편환 및 공과금 사업, 여행 사업, 신용카드 사업 이었다. 그 외에도 상업은행, 해외 송금, 화물, 웰스 파고, 허츠, 위탁 창고사업 등에서 보다 작은 이익을 올리고 있었다고 한다.

버핏이 아익사를 투자대상으로 삼은 주요 사건은 작은 사업 중 하나인 위탁 창고 사업에서 터져나왔다. 위탁 창고사업의 주된 활동은 고객이 은행 및 다른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때 창고에 있는 담보물품을 보증해주는 것이었다. 이 사업에서 고객이 바닷물을 담은 통에 기름이 담겨있다고 꾸며 아익사의 보증으로 대출을 받은 것이 문제였다. 아익사는 법적 다툼을 할 수 있었음에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당시 CEO가 관련 손해를 전부 아익사에서 감당하겠다고 발표했고 이는 시장에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언론 및 시장은 당시 손해를 1억 5천만 달러 수준으로 보았고 주가는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업보고서를 조금 더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랐다. 당시 사측에서 예측한 바로 손해배상 규모는 6천~2천만 달러 수준이었고, 아익사에서 보유한 현금자산만 2억 5천만 달러였다. 일부 손해는 발생하겠으나 현금 규모로만 봐도 회사에 큰 영향을 끼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즉, 그레이엄의 방식대로 자산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상황, 회사의 위험요소가 과대평가된 상황이었다. 이 뿐만 아니라 회사의 경영상황에서도 배상금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위탁창고사 사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이 아니었으며 오히려 신용카드, 여행자 수표 산업은 꾸준히 고객들을 확보하며 성장하고 있었다. 피터린치의 방식인 기업의 본질적인 사업영역이 훼손되지 않은 순간이었다. (p.77)

물론 1963년 당시 PBR 2.2(주가 40$, BPS 18$,p.84참고)라는 수치는 저렴한 것은 아니나, 그레이엄이 투자에서 활용하는 자산가치 투자법의 방식에 주목했다면 제기된 의혹이 그리 크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버핏은 우리에게 맞는 말을 해왔다. 우리가 맞을 짓을 했을뿐.

아익사뿐 아니라 <코카콜라>에서도 버핏의 투자는 "남들이 공포에 떨 때 매수하고, 탐욕에 빠져있을 때 매도하라." 라는 그의 유명한 말을 떠올리게 해주는 방식이었습니다. 87년 블랙먼데이 이후로 침체된 시장이나 펩시의 도전에서 공포에 굴하지 않고 냉철한 분석으로 투자를 진행했으니까요.

다만 추천 사례로 꼽은 <IBM>에 관한 투자는 조금 성격이 다릅니다. 그레이엄의 방식보다 멍거의 방식에 가까운 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에 따르면 "버핏은 이 매수에 관해 설명하면서 지난 50년 동안 이 회사의 연차보고서를 읽어왔지만 전 세계 IT기업에 이 회사의 사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최근 들어 깨달았다고 말했다. 버핏은 2010년 연차보고서를 읽은 후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했다.(p.345)" 라고 합니다. 즉 사업이 가지는 해자에 집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IBM투자는 책에서 가장 최근 사례로 거론되는 사례이니만큼 저자의 분석이 보다 날카롭게 들어가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과한 이야기가 많이 담겨져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IBM의 사업영역에 관한 설명은 몇 번을 읽어봐도 쉽게 이해할 수 없더군요.

단순히 제가 IT지식이 떨어지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ㅠㅠ

다만 IBM투자는 버핏이 최근에도 여러 인터뷰등을 통해 언급한만큼 보다 생생한 정보와 기록들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 버핏의 최근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버핏의 20가지 투자를 보면서 느낀 것은 그가 투자원칙을 철저히 지키면서도 진화해왔다는 것입니다. 자산가치 투자, 기업의 성장성에 주목한 투자, CEO를 보고 진행한 투자 등등 그의 투자는 시대에 맞추어 진화하면서 근본적인 원칙을 지켜왔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투자 원칙이란 것이 단순히 PER10배 미만에 투자하라, PBR1.0이하 기업에만 투자하라 등의 수치로 규정될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그의 수준에서나 가능한 말일지 모릅니다.) 또한 장외주식, 지방 기업, 해외 투자(대표적으로 POSCO) 등 자신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투자처를 찾는 모습은 우리가 본 받아야 할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고보면 버핏은 우리에게 맞는 말을 들려줬습니다. 우리가 맞을 짓을 한 것 뿐이네요."

아쉬움과 결말. 그리고 리빙 레전드.

버핏이 투자한 반세기가 넘는 기간을 구체적으로 파고든다는 이야기는 사실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가 첫 투자를 시작한 시기는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던 시기였고, 본격적으로 투자에 발을 들여놓은 파트너십 기간만해도 50~60년대이니 말이죠. 그래서 그가 투자했던 시기를 이 정도까지 파고든 저자의 분석은 정말 놀랍습니다. 당시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 투자자들이 생각할만한 것들을 수집해 버핏을 분석하다니요. 버핏 오타쿠가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일반 투자자들이 따라하기 힘든 투자방식들이 많았다는 점이나 ROTCE, EV/EBITA, 연금 계산 공식 등 경영학도나 투자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라면 어려운 분석들이 많았다는 점입니다. 또한 애플, 크래프트 하인즈, 아마존과 같은 버크셔 헤서웨이에서 최근에 진행한 비중있는 투자들에 관해 다룬 부분이 없었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아무래도 최근 투자사례가 보다 와닿는 건 사실이니까요.

한국 독자로써 아쉬운 점을 한 가지 꼽자면 POSCO등 버핏이 진행한 해외 투자에 관한 부분이 없다는 점입니다. 상대적으로 정보가 빈약한 해외 투자에 대해서 버핏은 어떻게 생각했을지, 그리고 어떻게 적용해 나갔을지 궁금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닌데 많이 아쉽더군요.

버핏의 투자 방식을 보며 그의 투자 실력 뿐 아니라 통찰력과 삶의 자세에 대해서도 여러 번 반했습니다. 단순히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가 아닌 도덕적 경영을 하는 CEO, 원칙을 지키는 자세, 실수를 인정하고 보완해 나가는 자세는 투자자뿐 아니라 인간으로써도 배울점이 많은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훌륭한 서평으로 식견을 보태주신 최준철 VIP 자산운용 대표님과 출판사 및 역자분께 감사를 전합니다. 덕분에 훌륭한 책을 한국어로 볼 수 있었고, 훌륭한 서평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최준철 대표님은 개인적으로 팬인지라 서평이 더 반가웠습니다. 최근에 내신 책이 절판이라 아쉽더군요. TT)

마지막으로 리빙레전드인 버핏님께 감사를 전하며...

당신의 투자에 포스가 함께하기를...

한 줄 평: 버핏의 투자를 범인의 시각에서 자세히 분석하다. 개인투자자에게 어려운 투자법은 걸러서 봐야.

추천 독자:

-버핏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독자.

-ROE, EV/EBITA 등 투자 지표에 대한 기본적 지식이 있는 독자.

-회사 사업보고서를 1번이라도 본 적이 있는 독자.

난이도:中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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