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공주가 한 시녀에게 공을 던졌으나 그 시녀를맞히지 못하고 깊은 소용돌이 속으로 공이 굴러가버렸다.
소녀들이 요란하게 소리를 지르자 고귀한 오뒷세우스가깨어나 앉아 마음속으로 곰곰이 생각했다.
‘아아, 괴롭구나! 나는 또 어떤 인간들의 나라에 온 걸까?
그들은 오만하고 야만스럽고 옳지 못한 자들일까 아니면 나그네들에게 친절하고 신을 두려워하는 마음씨를 가진자들일까? - P160

그러니, 여왕이여! 그대는 나를 불쌍히 여기시오.
천신만고 끝에 나는 맨 먼저 그대에게 왔고, 이 도시와 이 나라에사는사람들 중에 내가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기 때문이오.
그러니 내게 도시를 가리켜주고 몸을 가릴 헌 옷 한 벌만 주시오. - P162

그들은 불사신들의 큰우리는 멀리 떨어져 큰 파도가 치는 바다 한가운데에세상의 끝에 살고 있어 다른 사람들과는 친교가 없어.
그런데도 여기 이 불운한 남자가 떠돌아다니다가 이리로 왔으니 우리는 지금 이분을 돌보아주어야 해. 나그네와 걸인들은 모두 제우스께서 보내시니까. 작은 보시(布施)라도 소중한 법이지. - P164

그대들이 인간들 중에 가장 무거운 고난의 짐을 진 자들을 안다면 그들이 누구건 고통에서 나는 그들과 비슷할것이오. 아니, 내가 신들의 뜻에 따라 겪은 노고의 자초지종을 다 말한다면 나는 아마 더 많은 재앙을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오.
...

비록 많은 고생을 한 뒤이기는 해도 불운한 내가고향땅을 밟을 수 있게끔 그대들은 날이 새는 대로 서둘러주십시오. 나는 내 재산과 하인들과 지붕이 높다란 큰 집을 볼 수만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소.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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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앞서, 오늘날까지 사람들의마음을 어지럽히던 괴상하고 공상적인 고래의 초상화에 주의를 돌려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그런 고래 그림이 모두 잘못되었다는 것을 밝혀, 그 문제점을 바로잡아야 할 때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 P378

바다의 간특한 지혜를 생각해보라. 가장 무서운 생물은 물속 깊이 들어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가장 아름다운 쪽빛 아래 숨어 있다. 또한 수많은 종류의 상어가 제각기 아름답게 꾸며진 자태를 갖고 있듯이, 바다에서 가장 무자비한 종족들 대부분이 갖고 있는 악마 같은 광채와 자태를 생각해보라. 또한 바다의 모든 생물이 서로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천지가 개벽한 이래 영원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습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

이 모든 것을 생각한 다음, 푸르고 부드럽고 온화한 이 대지로 눈길을돌려보라.

바다와 육지를 둘 다 생각해보라. 여러분의 내면에 있는 무언가와 기묘하게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가?

섬뜩할 만큼 무서운 이 바다가 푸른 초목이 무성한 육지를 둘러싸고 있듯이,

인간의 영혼 속에는 평화와 기쁨으로 가득 찬 외딴섬 타히티가 있고, 더구나 그 섬은 절반밖에 알려지지 않은 삶의 공포에 둘러싸여 있다.

신이여, 인간을 지켜주소서! 그 섬에서 뛰쳐나가지 마라! 일단 떠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테니! - P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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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가득 찬 광경이었다. 전능한 바다의 거대한 파도가 끝없는 잔디밭에서 굴러가는 거대한 공처럼 여덟 개의 뱃전을 따라 굴러갈 때 내는 공허한 굉음, 보트를 두 동강으로 쪼개버릴 것처럼 날카로운 파도의 칼날 같은 물마루 위에 잠깐 올라선 순간 잠시 유예된 보트의 고통, 다음 순간 갑자기 파도 사이의 골짜기로 곤두박질치는 급강하, 맞은편 물마루로 올라가기 위한 격렬한 다그침과 부추김, 건너편 비탈을 썰매처럼 미끄러져 내려가는 보트, 보트장과 작살잡이들의 외침 노잡이들이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헐떡이는 소리,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는 새끼들을 쫓아가는 성난 암탉처럼 상앗빛 피쿼드호가 돛을 활짝 펴고 네 척의 보트에 바짝 다가가는 광경 이 모든 것이 한마디로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광경이었다. 아내의 품을 떠나 첫 전투의 열기 속에 뛰어든 신병도, 저세상에서 처음으로 미지의 유령을 만난 망자의 영혼도, 

쫓기는 향유고래가 만들어낸 그 거품 이는 파도 속으로 난생처음 노를 저어 들어가고 있는 사나이만큼 강렬하고 야릇한 감정을 느끼지는 못할 것이다. - P330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는 흰 고래를 추격하는 지옥 같은 일에 말려들고 말았다는 것ㅡ이 모든 것을 종합하여 생각해볼 때 당장 아래로 내려가서 유언장 초안이라도 쓰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

하필이면 뱃사람이 유서나 유언을 어설프게 주물럭거리는 게 이상해보일지도 모르지만, 이 세상에서 뱃사람만큼 그것을 기분전환으로 즐기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내가 선원 생활을 시작한 이래 이와 똑같은 일을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였다. 이번에도 그 의식이 끝나자 나는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고, 가슴에 얹혀 있던 돌멩이가 굴러나간 듯한 기분이었다.
...
- P335

자, 이제는 ㅡ 하고 나는 무의식적으로 작업복 소매를 걷어 올리며 생각했다 ㅡ냉정하고 침착하게 죽음과 파멸의 구렁 속으로 뛰어드는 거야. 그래, 무엇이든 올 테면 와봐라. - P336

어느 날 밤 스타벅은 기압계를 보려고 선장실에 내려갔다가 에이해브가 나사못으로 붙박은 의자에 꼿꼿이 앉아서 눈을 감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그때 본 노인의 모습을 도저히 잊을 수 없었다. 에이해브는 조금 전까지 바깥의 폭풍우 속에 있었기 때문에, 빗방울과 반쯤 녹은 진눈깨비가 아직도 벗지 않은 모자와 외투에서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옆에 놓인 탁자에는 전에 말한 해도가 펼쳐진 채 놓여 있었다. 꽉 움켜쥔 손에는 초봉이 흔들리고 있었다. 몸은 꼿꼿했지만 고개는 뒤로 젖혀져 있어서, 감은 두 눈이 천장 대들보에 매달린 ‘타각 표시기‘의 바늘 쪽을 향하고 있었다.

무서운 늙은이! 스타벅은 몸서리를 치며 생각했다. 이 강풍 속에서 잠자고 있을 때도 여전히 목표물을 노려보고 있다니. - P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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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여! 그대가 뉘시든 내 청을 들으소서. 나는 포세이돈의 위협을 피해 바다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다가 고대하던 그대에게 왔나이다. 지금 내가 천신만고 끝에 그대의 흐르는 강물과 그대의 무릎에 온 것처럼 떠돌아다니다가 온 사람은그가 누구건 불사신들에게도 존귀한 존재일 것입니다. 나를불쌍히 여기소서, 왕이여! 나는 그대의 탄원자임을 공언하나이다. - P151

그는 숨도 못 쉬고 말도 못하고기진맥진해 누워 있었다. 그만큼 무서운 파도가 그를 엄습했던것이다. 그러나 다시 숨을 쉬게 되고 정신이 들자 그는 자기 몸에서 여신의 머릿수건을 풀어 그것을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강물에 떨어뜨렸다. 그러자 큰 파도가 흐름을 따라 그것을 도로 실어갔고 이노 레우코테아는 단박에 두 손으로 그것을 집었다. 오뒷세우스는 강물 밖으로 나와 갈대밭에 쓰러져 양식을 대주는 대지에 입맞추었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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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해브가 밤중에 침대에서 뛰쳐나온 것은 이성이 이제 더 이상 합일체가 아닌 광적인 것과의 접촉을 자발적으로 회피한 결과다.

그러나 정신이라는 것은 영혼과 결부되지않으면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에이해브의 경우에는 자신의 온갖 상념과 상상을 오직 한 가지의 숭고한 목적에 바쳤고, 그 목적은 자신의 완고한 의지로 신과 악마에게 거역함으로써 일종의 독불장군처럼 독립적인 존재물이 되었다.

아니, 그 목적은 그것이 원래 결부되어 있는 평범한 생명력이 초대받지 않은 사생아의 탄생에 놀라서 도망친 뒤에도 계속 살이불탈 수 있었다. - P302

그렇기 때문에 에이해브처럼 보이는 어떤 존재가 선장실에서 뛰쳐나왔을 때, 그 육체의 눈에서 번득이는 고통의 정신은 그때 이미 알맹이 없는 껍데기, 형체 없는 몽유병적 존재였다.

물론 한 줄기 생의 빛이기는 했지만, 그 본래의 빛을 발생시킬 대상이 없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허무 그 자체였다.

늙은이여, 하느님이 당신을 도와주실 거요.

당신의 생각이 당신 안에 또 하나의 생명체를 창조했소. 자신의 치열한 생각 때문에 스스로 프로메테우스가 된 인간, 당신의 심장을 영원히 쪼아 먹는 독수리, 그 독수리야말로 당신이 창조한 생명체인거죠. - P302

하지만 나는 마지막으로 놀랍고 의미심장한 예를 한 가지만 더 들기로 하겠다.

이 예를 보면 여러분은 이 책에 실런 가장 놀라운 사건도 오늘날의 명백한 사실들을 통해 확인되고 있을뿐아니라, 

이런 경이로운 사건들은 (모든 불가사의와 마찬가지로) 

사실상 태곳적부터 있었던 일의 단순한 반복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솔로몬을 따라 백만 번째로 아멘을 부른다--참으로 이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다고. -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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