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테의 <신곡 Divina Commedia> 입문서라고 할 수 있는 이마미치 도모노부의 강의록을 읽고 있다. 이제 막 지옥 여행을 시작했는데, 흥미로운 사실은 단테의 지옥도(地獄圖)에 따르면:
1. 지옥문은 지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상에 있다는 사실. 즉 지옥으로 향하는 문은 현실세계 도처에 열려있다.
2. 지옥문에 씌어져 있는 글귀:
PER ME SI VA NELLA CITTÀ DOLENTE,
PER ME SI NELL' ETERNO DOLORE,
PER ME SI VA TRA LA PERDUTA GENTE.
나를 지나는 사람은 슬픔의 도시로,
나를 지나는 사람은 영원한 비탄으로,
나를 지나는 사람은 망자에 이른다.
"여기에 들어오는 자 희망을 버려라." - 지옥문 앞에서 버리고 가야 할 것은, 이 지상에 남겨 두고 가야할 가장 마지막 것은 '희망'이라 한다. 희망 없는 삶을 그래서 지옥이라 했던가. 근데, 난 왜 하필이면 부활절날 지옥문을 어슬렁거리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