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副題)가 말해주듯이 이 책은 '한 아이의 유년기를 통해 보는 한국 남자의 정체성 형성 과정'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원래 이유는 성성치학적 관심 때문이었지만, 책장을 넘기다 보니 이론적 관심은 증발해 버리고 나보다 조금 더 연배(年輩)가 있는 저자의 유년기의 일화들은 어느새 나를 나의 유년시절로의 여행으로 초대하고 있었다. 낚시와 관련된 아버지의 공간의 질서, 밥상머리의 풍경, 안택고사, 아버지와의 외출, 빨래하는 어머니의 푸념, 맏이였던 내가 누렸던 가족 내의 특권 등등.. 얼마 전 구입한 사진집 <윤미네 집>과 함께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다만 그리울 뿐인 유년시절에 한동안 머물렀었다. 올해는 짬짬이 시간을 내서 옛날 흑백사진들을 정리해야겠다는 '2010프로젝트'를 구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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