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번째 여자 - 영국 1920년대: <댈레웨이 부인>을 집필 중인 버지니아 울프.
두번째 여자 - 미국 LA 1950년대: <댈러웨이 부인>을 읽고 있는 가정주부 로라.
세번째 여자 - 미국 NY 2000년대: '댈러웨이 부인'이라고 불리는 출판편집자 클래리사.
3명의 여자의 삶을 정교하게 교차시키면서 시대별 여성의 자의식을 섬세하게 보여주고 있는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영화 <디 아워스 The Hours>를 보고 읽기 시작한 책이다. 놀랍게도 저자는 버지니아 울프의 여자 애인이었던 비타의 아들이다. 어린 시절 가까이에서 버지니아 울프를 지켜볼 수 있었던 까닭에서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시대를 앞서간 페미니스트로 각인된 버지니아 울프의 삶에 드리워진 여성주의적 '신화'의 베일을 벗겨내고 그녀의 삶을 보다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자 한다. 페미니스트라면 받아들이기 불편한 버지니아 울프에 대한 저자의 견해도 더러 눈에 띈다. 하지만 나의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버지니아 울프에게서 볼 수 있는 도발적 몸짓은 그녀만의 독창적인 사회적, 정치적 이념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그녀의 작가로서의 치열한 자의식과 블룸즈버리 그룹의 개방적이고 지적인 분위기에서 기인한다는 점이었다. 자유롭고 창조적인 지적 공동체 - 문학, 예술, 학문을 하는 사람들이 꿈꾸는 유토피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