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자들 위픽
백온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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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도서

❛덜 사랑하면 덜 슬플 줄 알았는데❜

같은 보육원에서 자란 태화, 지현, 윤아의 이야기.
소설은 태화가 죽음을 명확해진 지 일주일이 지났음을 알리며 시작합니다. 그리고 태화의 연고자가 되어 장례를 치르게 된 윤아의 이야기로 중심이 흘러갑니다.

지현은 태화의 연인이었고, 결혼까지 약속했던 사이였지만 끝내 헤어졌습니다. 그러나 태화의 죽음 앞에서 가장 차분하고 현실적으로 일을 풀어나가는, 정신적 지주 같은 인물로 그려집니다.

책을 읽는 내내 죽음의 안타까움과 함께, 윤아가 곱씹는 문장들에 공감하며 꼼꼼히 읽어나갔습니다. 무엇보다 태화는 죽음 이후에도 윤아의 집을 찾아와, 정해진 시간마다 밥상을 마주하고 조용히 사라지는 존재로 남습니다.

불행 속에서도 울거나 억울해하기보다 담담히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마음을 먹먹하게 했습니다. 그 먹먹함은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았고, 백온유 작가님의 문체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서로의 연고자가 되어, 죽음이 허무하지 않도록 서로의 삶을 기억하는 장면들이 오랫동안 남습니다. 제가 처음 접한 작가님의 첫 작품이었는데, 짧은 소설인데도 그 안에 이야기들이 촘촘하고 믿기지 않을 만큼 깊고 단단했어요. 다음 작품이 벌써 궁금해집니다. 너무 잘 읽었습니다.

𝙁𝙖𝙫𝙤𝙧𝙞𝙩𝙚 𝙌𝙪𝙤𝙩𝙚

인지가 실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8p

사실 나는 모든 일들을 곁에서 보고도 태화에게 실망하지 않았다. 실망하기보다는 늘 애처로움을 느꼈다. 태화는 그걸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54p

"태화야. 사는 건 아무것도 아닐지도 몰라." 95p

다른 사람들과는 결코 비교할 수 없이 끈끈하고 소중하기를. 가끔씩은 서로의 삶에 행패 부리기를. 미안함이라고는 모르고 뻔뻔하게 착취하기를. 그러고도 당연하다는 듯 서로의 곁을 지키기를. 100p

너의 몸이든 영혼이든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 너를 수습하고 너를 감당하고 오래도록 기리겠다. 10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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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한 번도 멈춘 적이 없었다
방성현(현사이트)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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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도서

❛지쳤지만 아직 끝내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방성현 작가님은 인스타그램에서 37만 명의 팔로워와 함께 ‘현사이트’ 채널을 운영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이세요.

이 책은 지침 속에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네는 확실한 자기계발서였어요. 포기라는 단어는 김장할 때만 쓰는 사람들에게,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지요.

자기계발서를 읽어도 내가 멈추지 않고 노력하지 않으면 달라질 수 없다는 사실, 그 안에서 새로운 다짐과 확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무조건적인 위로만 건네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독설가처럼 현실적인 조언만 늘어놓지도 않아요. 활용적이고 뼈대 있는 말들로 정신이 번쩍 든다고 해야 할까요.

“인생은 쌓이는 것이다.”

책 속에서 만난 이 한 문장을 오래 붙잡으며 제 삶을 돌아보고, 쉬지 않고 달려온 제 자신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기특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끌려가는 삶에서 이끌어가는 삶을 배우는 1장,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용기를 주는 2장, 같은 시간으로 다른 결과를 만드는 기술을 전하는 3장, 흔들리지 않는 내면을 단단히 세우는 4장까지.

다시 한번 걸음을 내딛을 용기를 얻었고, 나 자신에게만 인색했던 시간을 돌이켜보며 결국은 내가 내 편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아직도 한 걸음 뗀 뒤 제자리에서 망설이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어요. 이 책이 제게 준 동기부여는 진짜였다고. 너무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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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여전히 찍먹 인간 그래도 여전히
이강(집착서점)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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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도서

❛정공법에서 밀려난 사람들과 한바탕 웃고 털어내는 나날들
프레임을 거꾸로 돌려놓는 ‘지금 청춘‘의 강펀치❜

우리 작가님은 제가 북스타를 시작하면서부터 자주 찾아보던 피드의 주인공, ’집착 서점‘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계신 인플루언서예요. 그래서 이 책에 신청하게 된 계기도 컸고, 동시에 이강 작가님의 세계로 초대되고 싶다는 마음도 강하게 들었습니다.

찍먹이라는 단어는 늘 탕수육 부먹·찍먹을 물어볼 때만 쓰는 줄 알았는데, 인생에도 찍먹 인생이라는 게 있다는 사실이 참신하고 기발하게 다가왔습니다.

작가님의 프롤로그와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저와 비슷한 삶을 살아오신 것 같아 깜짝 놀랐습니다. 읽으면서 저 또한 찍먹 인생처럼 이것저것 경험해보지만, 보통은 특출나게 잘하는 것이 없어 어정쩡한 사람으로 느껴질 때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찍먹 인생을 살아오신 작가님이 지금은 북스타에서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는 분이 되셨다는 사실이, 제게는 커다란 희망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정말하지 않고 있는 나’에게 실망하지 않고, 나를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어요.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찍먹 인생은 몸으로 부딪히며 상처를 내면서 배우는 길이라는 말씀, 또 이 길이 아니면 다른 길을 발견할 수 있고, 예상치 못한 변수 앞에서 길을 바꿀 수 있다는 그 이야기에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동시에 위로가 되어 주었습니다.

그래, 찍먹이면 어떻고 부먹이면 어떠냐. 인생은 결국 내 마음먹기에 달린 것. 그렇게 생각하니 제 찍먹 인생도 나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주눅 들었던 순간들이 떠오르면서,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되겠다는 다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슬며시 웃음 지으며, 힘이 되어준 문장들에 감사드립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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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의외로 괜찮을지도 - 치밀한 계획은 없지만 요령껏 사는 도대체 씨의 인생 기술
도대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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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이런 인생이 현대 사회를 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치밀한 계획은 없지만 요령껏 살아가는, 도대체 작가님의 인생 유연한 지혜의 기술이 가득 담긴 글그림에세이. 작가님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작고 사소한 것에도 웃을 수 있는 인생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책을 읽는 동안, ‘어쩌면 내 인생도 작가님 말씀처럼 의외로 괜찮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련과 절망, 번뇌와 인류애 같은 묵직한 주제조차 특별하고도 사소하게, 또 아름답고 유쾌하게 풀어내는 작가님의 시선을 엿보며 저 역시 제 인생을 돌아보고, ‘그래, 그때 그냥 이렇게 넘어가도 되는 거였지’, ‘나도 이렇게 생각해볼까?’라는 마음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특히 <협상가>라는 이야기는 아직도 여운이 깊습니다. 읽으며 혼자 웃기도 하고, 샤워할 때 다시 떠올리며 미소 짓게 되는 이야기였어요. 제게 즐거움을 선사해주신 그 순간이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지금 힘겹게 병과 싸우고 있는 제 동생도 많이 떠올랐습니다. [[헤이헤이, @buylive_jimin 이 책이 너에게도 마음의 여유를 주고, 어쩌면 괜찮을지도 모르는 우리 인생을 돌아보며 조금 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게 해주었으면 좋겠어.]

모든 사람이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𝙁𝙖𝙫𝙤𝙧𝙞𝙩𝙚 𝙌𝙪𝙤𝙩𝙚

살다 보면 나와 동떨어진 일을 해야 할 때가 많다. (...) 그러나 그 와중에도, 적어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라면 나는 나로 살아가기 위해 최대한 애쓸 것이다. 70p

막다른 길이라는 것은 더는 헤매지 않아도 된다는 뜻. 이 자리에서 답을 찾으면 된다는 뜻. 오히려 좋아. 115p

뒤도 돌아보지 말고 정신없이 한참을 달리다 보면 알게 된다. 달아나는 것도 삶이었음을. 188p

인생은 뭘까? ‘뭐’라면 어쩔 것인가? 계속 살아가야한다는 건 변함이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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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종
이재찬 지음 / 9월의햇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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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도서

느와르 좋아하시는 분 계신가요?
저는 그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와, 끝나고 나서도 오래 머무는 여운을 좋아합니다.

이번 소설을 읽으면서 수많은 느와르 영화들이 떠올랐고, 9화로 이어지는 한 편의 OTT 드라마를 보는 듯했어요.

25년 전, 5명의 군대 동기들을 둘러싼 이야기.
중간중간 실화 살인사건을 끌어와 독자의 시야를 넓혀주고, 경찰이라는 직업을 중심으로 사건을 추리해가는 과정은 마치 제가 직접 경험하는 듯했습니다.

특히 반가웠던 건 배경이 경상북도였다는 점이에요. 제가 아는 지역이 자주 등장해서 더 몰입할 수 있었어요.

그 중에서도 저는 작가님의 문체가 가장 마음에 남았습니다.
‘살인종’이라는 단어를 새롭게 사유할 수 있었고, 기존에 접하지 못했던 작가님만의 통찰적이고 사유적인 문체 덕분에 이 주제를 더욱 깊이 곱씹어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아주 새롭고, 꼼꼼히 읽을 수밖에 없을 만큼 몰입했습니다.



하과장은 김포경찰서에 아는 사람이 없었다. 두 개의 죽음을 전하는 네 장의 사진을 펼쳐 놓자 오래전에 목에 걸려 잊어버렸던 생선 가시가 꿈틀대는 것 같았다. 29p

내 힘으로 바꿀 수 있을까. 그동안 잡았던 범인들은 죗 값을 치르고 사회에 나와서 회개하고 사회적 인간이 됐을까. 사회는 악을 단속하면서 용납한다. 관용하기 위해 단속하는 걸 수도 있다. 사회가 수용하지 않는 악이라고 해서 수용하는 것보다 더 악랄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우발적으로 표출된 악이 계획적으로 실행된 악보다 형벌이 낮다. 우발을 가장한, 준비된 악을 가려낼 수 있을까. 44p

죽음에 대한 예의일까. 죽음을 통해 가르친 예의일까. 58p

논리보다 현장을 지배하는 감정이 더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공감을 얻지 못한 진실은 위험한 변수에 불과하다. 6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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