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종
이재찬 지음 / 9월의햇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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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도서

느와르 좋아하시는 분 계신가요?
저는 그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와, 끝나고 나서도 오래 머무는 여운을 좋아합니다.

이번 소설을 읽으면서 수많은 느와르 영화들이 떠올랐고, 9화로 이어지는 한 편의 OTT 드라마를 보는 듯했어요.

25년 전, 5명의 군대 동기들을 둘러싼 이야기.
중간중간 실화 살인사건을 끌어와 독자의 시야를 넓혀주고, 경찰이라는 직업을 중심으로 사건을 추리해가는 과정은 마치 제가 직접 경험하는 듯했습니다.

특히 반가웠던 건 배경이 경상북도였다는 점이에요. 제가 아는 지역이 자주 등장해서 더 몰입할 수 있었어요.

그 중에서도 저는 작가님의 문체가 가장 마음에 남았습니다.
‘살인종’이라는 단어를 새롭게 사유할 수 있었고, 기존에 접하지 못했던 작가님만의 통찰적이고 사유적인 문체 덕분에 이 주제를 더욱 깊이 곱씹어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아주 새롭고, 꼼꼼히 읽을 수밖에 없을 만큼 몰입했습니다.



하과장은 김포경찰서에 아는 사람이 없었다. 두 개의 죽음을 전하는 네 장의 사진을 펼쳐 놓자 오래전에 목에 걸려 잊어버렸던 생선 가시가 꿈틀대는 것 같았다. 29p

내 힘으로 바꿀 수 있을까. 그동안 잡았던 범인들은 죗 값을 치르고 사회에 나와서 회개하고 사회적 인간이 됐을까. 사회는 악을 단속하면서 용납한다. 관용하기 위해 단속하는 걸 수도 있다. 사회가 수용하지 않는 악이라고 해서 수용하는 것보다 더 악랄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우발적으로 표출된 악이 계획적으로 실행된 악보다 형벌이 낮다. 우발을 가장한, 준비된 악을 가려낼 수 있을까. 44p

죽음에 대한 예의일까. 죽음을 통해 가르친 예의일까. 58p

논리보다 현장을 지배하는 감정이 더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공감을 얻지 못한 진실은 위험한 변수에 불과하다. 6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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