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강아지 이야기

도그 다이어리 4 - 악당 소시지 소탕 작전 ㅣ 도그 다이어리 4
제임스 패터슨.스티븐 버틀러 지음, 리처드 왓슨 그림, 신수진 옮김 / 마술피리 / 2025년 10월

#도서지원 #서평

ㅡ

읽는 내내 입꼬리가 올라갔던 책이에요.
“귀여워… 진짜 귀여워…”
아마 열 번은 중얼거린 것 같아요. 원래 멍멍이 캐릭터에 약한 편이라 그런지, 이 책은 시작부터 마음을 제대로 훔쳐가더라고요.

이야기는 멍멍이들의 시점에서 펼쳐져요. 밤마다 들려오는 정체 모를 울음소리, 그리고 사라져버린 간식들. 그 미스터리를 두고 벌어지는 소동은 정말 코미디 모험 영화 같았어요. 특히 ‘할로윈(Halloween)’을 ‘하울리 위너 (Howling Wiener)’로 오해하면서 시작되는 사건은 어른이 읽어도 피식 웃게 되는 포인트예요.

그중에서도 단연 빛나는 주인공은 주니어입니다.
걱정 대신 용기를, 부족함 대신 자신감을 먼저 떠올리는 아이.
주니어는 늘 이렇게 말하는 듯해요.

“당연히 내가 할 수 있지. 난 나니까!”

그 당당함과 긍정은, 가끔 스스로를 깎아내리며 살아가는 저에게도 작은 위로이자 응원이 되었어요.

그리고 이 책이 더 따뜻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다름을 바라보는 시선’ 때문이에요. 견종도, 성격도, 취향도 모두 다르지만 서로를 배척하는 대신 그대로 받아들이고, 서로의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해가는 모습이 참 예쁘더라고요.
요즘 아이들에게, 그리고 사실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메시지죠.

읽다 보면 속도가 휙휙 느껴지는 것도 큰 장점이에요.
그림이 많고, 장면 전환이 빠르고, 표현도 생동감 있어서 책 읽기를 이제 막 시작한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멍멍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 세상은 상상 이상으로 엉뚱하고 귀엽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쯤에는 이런 생각이 들 거예요.

“음… 진짜 이상한 건 멍멍이가 아니라 인간일지도?”

기발한 상상력, 사랑스러운 캐릭터, 그리고 마음을 톡 건드리는 메시지.
세 가지가 완벽하게 균형을 이룬 책이었어요.

오늘 밤, 작은 탐정들과 함께 하울리 위너의 진짜 정체를 풀어보고 싶은 분들께 가볍고 즐겁게 추천드립니다 :)

ㅡ

[단단한맘님의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만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귀여워요

2026 다 읽을 거야 일력 - 빈 책을 채우자 나의 이야기로
임진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위뷰 #협찬 #서평

임진아 작가님의 <2026 다 읽을 거야 일력>은 단순한 캘린더라기보다, 하루를 하나의 장면처럼 기록하게 만드는 작은 책 같았어요. 페이지를 넘기듯 하루를 뜯어내고, 그 안에 담긴 문장과 그림으로 오늘의 기분과 속도를 정할 수 있다는 점이 참 매력적이더라고요.

문장을 읽다 보면, 어떤 날은 책 속을 들여다보듯 마음이 잔잔해지고, 또 어떤 날은 가벼운 책장을 넘기듯 경쾌하고 활기찬 하루가 떠오르기도 해요.
‘내게 여지를 선사하자’, ‘기분이 좋아지는 걸 수시로 읽자.’
이런 짧은 문장들이지만, 이상하게 마음에 오래 남아 생각을 멈추게 하더라고요.

이번 일력엔 익숙한 캐릭터인 키키, 진아, 그리고 펼치미 씨가 등장하고, 작가님의 세계관이 녹아 있는 사랑스러운 일상의 풍경들이 담겨 있어요.

이 일력은 책을 만드는 일을 하면서, 책을 보며 쉬는 작가님의 삶 속 말풍선 ‘다 읽을 거야’에서 시작된 작업이라고 해요. 그 말이 너무 귀엽고 현실적이어서 더 공감됐어요. 저도 며칠 전에 산 책이 테이블 위에 그대로 있어도, 책장 속 모든 책에게 똑같이 말하거든요. 저는 책 읽기가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매일 마주하는 세상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의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 일력은 한 장씩 뜯으며 시간이 쌓여가는 감각이 참 좋았어요. 그날의 기분 한 줄, 읽은 책 제목, 혹은 그냥 ‘오늘도 지나갔음.’
그 어떤 기록이든 쌓이는 순간, 그것들은 결국 나의 이야기가 되고, 내 삶의 책은 점점 더 두꺼워질 거예요.

붉은 말의 해에 어울리는 패키지와 함께 동봉된 스티커, 엽서까지. 소장해도 좋고, 선물해도 좋은 구성이어서 더 마음이 갔어요.

<2026 다 읽을 거야 일력>은 읽는 사람의 마음을 천천히, 그리고 따뜻하게 데워주는 일력입니다. 내년엔 이 일력과 함께 조금 더 읽고, 조금 더 기록하고, 조금 더 나다운 시간을 살아보고 싶어졌어요.

[도서만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하루 한 장 나의 표현력을 위한 필사 노트

하루 한 장 나의 표현력을 위한 필사 노트 - 뭉툭한 생각을 정교하게 다듬어주는 표현력 되찾기 ㅣ 하루 한 장 필사 노트
유선경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1월

#위뷰 #협찬 #서평

저는 이미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로 2025년의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덕분에 날마다 어휘력이 느는 걸 스스로도 체감하고 있고, 주변 사람들도 놀랄 정도예요. 그래서 이번에 나온 <하루 한 장 나의 표현력을 위한 필사 노트>에도 자연스럽게 깊은 믿음이 갔습니다.

필사를 시작하기 전에도 ‘내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고 싶다’는 갈증이 찾아올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이 책을 필사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은 표현을 하나의 ‘태도’로 익히도록 돕는 네 개의 단계로 구성되어 있어요. 첫걸음에서는 《꽃들에게 희망을》, 《순수의 시대》, 다양한 문장들을 통해 ‘발견하는 표현’을 경험하게 합니다. 익숙한 문장인데도 필사를 하다 보면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줄 때가 있어, 그 순간이 참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단계에서는 표현력을 세우는 구체적인 기술들을 차근차근 들여다봅니다. 대비와 연결, 역설, 의미의 흐름 같은 문장 구조의 원리부터, 헤르만 헤세와 버지니아 울프의 문장을 통해 배우는 ‘빗대기’와 ‘갖다 붙이기’의 미학까지. 그저 따라 쓰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왜 이렇게 쓰였는지, 문장이 어떻게 더 깊어지는지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해줘요.

마지막 단계에서는 표현이 단순한 기술을 넘어 삶의 태도로 자리 잡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잇고, 깨닫고, 헤쳐 나가고, 새롭게 짓는 과정을 거치며 결국 자기 언어를 찾아가게 되죠. 그리고 그 언어는 타인을 대하는 말투뿐 아니라, 나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까지도 바꿔놓습니다.

필사를 하면서 느꼈지만, 표현은 재능이 아니라 훈련인 거 같았어요. 나이가 들수록 ‘솔직하면서도 품격 있게’ 말하는 일이 왜 그렇게 어려운지 저도 잘 알기에 더 깊이 공감되었습니다. 이 책은 그 막막함을 하나씩 풀어주면서 필사를 자연스럽게 일상의 루틴으로 만들고, 표현의 근육을 단단하게 기를 수 있도록 부드럽게 이끌어줍니다.

말과 글이 흐트러질 때, 혹은 마음이 모호하게 흩어질 때 곁에 두고 펼쳐보고 싶은 책. 꾸준히 따라 쓰다 보면 어느 순간 ‘내 언어’가 조금씩 밝아지고 깊어지는 순간을 맞이하게 되리라 믿어요.

잘 쓰겠습니다 .ᐟ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2025년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스즈키 유이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 2025년 11월

#협찬 #광고 #서평

ꪑ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스즈키 유이, 이지수 옮김

말 한 줄이 마음의 방향을 슬쩍 바꿔놓을 때가 있죠. 스즈키 유이의 장편소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를 읽는 동안, 저는 그 순간을 자꾸 떠올렸습니다.

이야기는 아주 작은 발견에서 시작돼요. 평생 괴테를 연구해 온 주인공 ‘도이치’가 어느 날 티백 꼬리표에서 처음 보는 문장을 발견하거든요. 괴테의 이름이 적혀 있지만, 정작 아무도 본 적 없는 문장.

“Love dose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

그 작은 의문을 확인해 보려는 마음이, 어느새 ‘언어’와 ‘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탐색으로 이어집니다. 말이 얼마나 허술하기도 하고, 또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지 자연스레 느끼게 되는 흐름이었어요.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이 작품이 2001년생 작가가 단 한 달 만에 완성한 첫 장편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며 일본 문학계를 뒤흔든 이유를 읽다 보면 금세 알게 됩니다. 문장 하나에 언어에 대한 깊고도 치열한 고민이 촘촘히 스며 있다는 걸,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에서야 더 또렷하게 느끼고 있어요.

작가님은 어릴 적 동일본 대지진을 겪으며 ‘언어’와 ‘진실’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었다고 해요. 그 질문이 이 작품의 중심을 이루고, 소설 안에서 여러 의미의 결로 확장됩니다.
누군가를 살리는 말도 있고,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상처를 남기고 지나가는 말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흥미로운 건, 이 모든 탐색의 중심에 결국 ‘사랑’이 놓여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학문적인 논쟁과 차가운 분석 속에서도, 도이치와 그의 가족, 제자, 동료들이 주고받는 사소한 말들 속에 작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잔잔히 살아 숨쉬고 있었어요.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언어의 끝자락에서 사랑이 어떻게 피어오르는지, 그 미묘한 순간들을 아주 조용하고 지적으로 보여주는 소설이었습니다. 책을 덮고 나면 말들이 천천히 마음속에서 반짝이며 떠오르는, 그런 여운이 오래 머무는 작품이에요.

아, 그리고요. <파우스트>라는 작품도 괜히 더 궁금해지더라고요 :)

잘 읽었습니다 .ᐟ

살아낸 김에, 즐겨볼까?

살아낸 김에, 즐겨볼까? - 암경험자의 다사다난 일상 회복 분투기
용석경 지음 / 샘터사 / 2025년 11월

#협찬도서


❛암경험자의 다사다난 일상 회복 분투기❜

이 책은 제목처럼, 여전히 아프지만 그래도 살아보고 싶은 마음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암을 이겨냈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나는 게 아니라, 그때부터 또 다른 싸움이 시작된다는 사실이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어요.

작가님은 유방암을 진단받고 수술과 항암을 버텨냈지만, 정작 천천히 스며들어야 할 일상을 사는 일이 버겁고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머리카락이 짧아져 사람을 피하고, 체력은 바닥나고, 사회의 편견이 자신을 옥죄는 순간들.

그럼에도 다시 일어나 보려는 작가의 마음은 너무나 인간적이어서, 읽는 내내 “나라도 그랬을 것 같아요”라는 공감이 절로 나왔습니다.


작가님을 일으켜 세운 건 주변의 사람들과 굳건한 의지였던 거 같았어요. 저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영향력있는 사람이고싶었고, 작가님처럼 의지가 단단한 사람이고싶었습니다.

암을 겪은 사람들의 사회 복귀율이 30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는 현실은 놀라웠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단지 ‘병을 이겨낸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세상의 시선이 달라진다는 게 참 슬픈 일이지요. 그래서 이 책이 단순한 병의 기록이 아니라, ‘다시 살아내는 사람들’을 위한 응원의 기록처럼 느껴졌습니다.

읽다 보면 문득,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병이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는 각자의 방식으로 아프고 무너진 적이 있으니까요. 그 아픔을 안고 다시 걸어보려는 마음, 그게 어쩌면 진짜 용기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 책은 아픔의 이야기가 아니라 ‘다시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 이야기를 통해 오늘을 조금 더 단단하게, 또 다정하게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