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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남편 사계절 만화가 열전 18
초록뱀 지음 / 사계절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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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몇십 년을 떨어져 살던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미래를 약속하고, 살을 맞대고 살기까지 얼마나 큰 결심이 필요할까? 누군가와 가족이 되고 싶다는 마음의 크기를 아직은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사르트르는 "타인은 지옥"이라며 우리는 서로를 평생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더 가까워지고자 하는 마음은 지금도 이 세계 어딘가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고 있다.

부부의 관계를 맺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이전까지는 서로에게 좋은 연인이었다면, 이제는 '좋은 남편' 또는 '좋은 아내'가 될 차례이다. 어디 그뿐인가? 가족 계획이 있다면 '좋은 아빠' 또는 '좋은 엄마'가 될 준비까지 해야 한다. 그럼 이 쯤에서 한 가지 질문이 머릿속에서 고개를 든다. 그래서 도대체 '좋은' 남편/아내/아빠/엄마는 무엇인가? 그런 것이 정말 존재하기는 하는 것일까?


『좋은 남편』은 임신한 아내인 '미숙'과 남편인 '철수'의 이야기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전형적인 아내와 남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기서 '전형적'이라는 말은 결단코 비하의 의미가 아니다. 보통의, 평균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책 속에 등장하는 그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책 밖에 존재하는 나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직장에 다니면서 미숙과 철수는 별것 아닌 일에 서로 서운해하기도 하고, 그러다 언제 그랬냐는 듯 마음이 녹아 서로를 끌어안기도 한다.


출산일이 다가올수록 미숙의 마음은 싱숭생숭하기만 하다. 그리고 그런 미숙을 옆에서 지켜보는 철수 또한 이만저만 마음 고생이 심한 것이 아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 상황에서 마음과 다르게 말은 자꾸 엇나가기만 하고, '좋은 남편'이 되는 길은 멀고도 험난하기만 하다. 그러나 철수는 주저앉지 않는다. 미숙을 위해, 뱃속의 초록이를 위해, 그리고 철수 자신을 위해.


'좋은 남편'은 마치 소문 속에만 존재하는 것 같다. 아내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는 남편, 매일 매일 색다른 이벤트로 아내를 즐겁게 해주는 남편, 말 하지 않아도 하나부터 열까지 내 마음을 모조리 알아주는 남편... 그러나 작가의 말처럼, 본 적 없다고, 의심하지 마시라. 세상은 미지의 것들로 가득하니까. 당신 옆에 있는 그 사람이, 혹은 거울 속에 있는 당신 자신이 바로 그 소문 속의 '좋은 남편'일 수도 있으니까.


* 해당 글은 사계절 서평단에 선정되어 단행본을 제공받은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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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하기 전 코딩책 - 어린이도 부모님도 알아야 할 내일로 가는 과학지식 1
박준석.오정석 지음, 김혜령 그림 / 동아시아사이언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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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0년 전에 개봉한 영화 <매트릭스>를 보면 등장인물 중 한 명이 새까만 모니터 위를 어지럽게 떠다니는 숫자들을 보며 '매트릭스' 속 세계가 마치 눈앞에 보이는 듯이 이야기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들이 진짜 현실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세계는 사실 0과 1로 이루어진 가상 현실이었기 때문에, 무수히 많은 0과 1로 이루어진 숫자의 나열을 해독할 수만 있다면 실제로 그곳에 있지 않아도 '매트릭스' 속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이 세계도 <매트릭스>의 세계처럼 0과 1의 법칙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면 믿을 수 있겠는가? 물론 이 말에는 약간의 비약이 섞여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틀린 말도 아니다. 사실 우리가 사는 우주는 '특정한 설계로 코딩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이미 '코딩된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코딩하기 전 코딩책』은 제목 그대로 코딩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전, 코딩이란 무엇이며 우리는 그것을 삶에 어떤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를 다루는 책이다. 이제는 국어나 수학처럼 학교에서 코딩을 의무적으로 가르치도록 제도가 바뀌었다. 앞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은 기성세대와 달리 더는 코딩 언어를 낯설어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코딩 언어를 배우기 이전에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으니, 바로 코딩이란 도대체 무엇이며 그것의 원리는 무엇인지 아는 것이다.

이것을 아는 것이 왜 중요할까?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우리는 이미 '코딩된 세상'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뇌의 뉴런은 0과 1로 이루어진 컴퓨터 언어처럼 분절적으로 신호를 주고받는다. 또, 우리의 몸은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로 설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코딩과 닮아 있다. 저자가 서문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바와 같이 코딩을 이해하게 되면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 그 말인즉, 세상을 이해하면 코딩을 이해하기도 더 쉬워진다는 뜻이다.


주변에서 너도 나도 코딩을 배워야 한다며 학원에 다니는 친구들,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내가 시대에 뒤처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조바심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선뜻 도전하기에 아직까지도 코딩은 나와 너무 거리가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고, 모니터 속에 나열된 무수히 많은 숫자와 각종 기호에 지레 겁을 먹고 고개를 절레 젓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나는 코딩이 우리의 생활과 생각보다 더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세계를 바라보는 색다른 각도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했다. 아직 코딩 교육을 본격적으로 받기 이전 단계의 어린이 및 청소년을 타깃 독자로 삼고 있는 만큼 가독성이 좋은 문장과 더불어 내용의 이해를 돕는 각종 삽화 덕분에 어렵지 않게 글을 읽어내려갈 수 있다. 그러니 아직 코딩에 대해 막연히 두려움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인식의 전환을 꾀해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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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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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글은 동아시아사이언스 서평단에 선정되어 단행본을 제공받은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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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마중하는 세계에서 - 병원 밖의 환자들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양창모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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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사람을 살리는 사람이다. 환자들은 저마다의 아픔을 가지고 의사를 찾아간다. 어떤 사정으로 병원에 가는지는 전부 다르지만, 환자들이 바라는 것은 전부 같다. 이 아픔이 사라지길 바라는 마음. 진료실에 들어서면 환자는 의사와 마주 앉아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고, 그것을 듣는 의사는 갖가지 검사와 질문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진단을 내린다. 진료는 짧고 간결할수록 좋다. 그래야 더 많은 환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과정에 필요한 시간은 평균적으로 단 3분. 180초 동안 의사는 자기 앞에 앉아 있는 환자의 불편함을 파악하고 그에 알맞은 처방을 내려야 한다.


하지만 3분이라는 시간은 얼마나 짧은 시간인가? 라면이 채 익지도 않는 그 찰나의 시간 동안 의사는 환자를 정말로 파악할 수 있는가? 각각의 환자에게는 저마다의 맥락이 존재한다. 아픔을 치료하는 것에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원인을 제거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3분이라는 시간은 환자가 어째서 그런 아픔을 가지게 되었고, 어떤 과정을 거쳐 진료실에 당도하게 되었는지를 파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심지어 병원에 가는 것조차 쉽지 않은 환자들이 병원 밖에는 수없이 많다. 그래서 저자는 왕진을 다니기 시작했다. 병원 밖의 환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그들의 아픔을 치료하기 위해.

『아픔이 마중하는 세계에서』는 저자가 진료실 안에서, 또 진료실 밖에서 환자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눈 일들을 담백하게 써 내려간 에세이집이다. 우리나라는 의료 보험이 잘 되어 있고, 또 의료 정책이 잘 실행되고 있는 나라로 세계에서 손에 꼽히지만, 제도의 바깥에도 언제나 사람은 살고 있다. 저자는 의료 행위가 가진 '공공성'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 의료 시스템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들에게 가닿기 위해 진료실 바깥으로 걸음을 내디뎠다. 그 결과, 저자는 600회가 넘는 왕진을 다니며 가장 '병원 밖'에 오래 있는 의사 중 한 명이 되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개 의료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어려운 사람들이다. 제대로 된 집조차 없어 천막을 치고 살아가는 모 씨 할아버지, 시내에 있는 병원에 가기 위해 굽은 몸을 이끌고 새벽같이 출발해야 하는 모 씨 할머니 등. 그중에는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한다"라는 명제가 당연하지 않은 이들도 수없이 많다.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살피지 못했던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는 꽤 자주 독자의 코끝을 찡하게 만들곤 한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라고 하던가. 병원에 닿지 못한 환자들의 사정은 안타까움을 넘어 다소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그리고 독자는 곧, 겨우 다른 사람이 적은 글을 보며 그들의 삶을 안쓰러워 한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 탓에 책장을 잠시 덮을 수밖에 없다.


저자는 끊임없는 반성과 성찰을 거치며 '필요한 의사'가 되고자 노력한다. 그러기 위해 그는 지역 사회를 위한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기꺼이 주민들의 가까이에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그런 그의 마음가짐과 실천력은 비단 의료인에게만이 아닌, 이 사회의 다른 모든 구성원에게 필요한 태도이다. 사회는 결국 그것을 이루는 구성원의 집합이다. 각기 다른 사연과 사정을 가진 이들이 모여 우리 사회를 받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사회 안에서 누군가는 혜택을 누리며 잘 살고 있을 때, 다른 누군가는 제때 병원에 가지 못해 더 큰 문제를 떠안고 살게 되는 것은 이상하지 않은가? 적어도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헤아리려는 노 력을 해야 하지 않는가? 이 책에 담겨 있는 글은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여, 무언가 행동하고 싶게끔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책을 읽은 경험이 그저 지나가는 '독서'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 독자는 우리의 '안'이 아닌 '바깥'으로 시선을 돌려야 할 것이다.


* 해당 글은 한겨레출판 서평단에 선정되어 단행본을 제공받은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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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탄생 - 돈의 기원부터 비트코인까지 5,000년 화폐의 역사
먀오옌보 지음, 홍민경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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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이래 인간과 가장 오래 함께한 인공물. 있다고 무조건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없으면 행복하기 힘든 것. 현대인의 가장 큰 관심사. 이 문장들이 공통적으로 가리키는 대상은 무엇일까?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이들을 울고, 또 웃게 하는 '돈'이다.

'돈'이란 무엇일까? 도대체 돈이 무엇이길래 우리의 삶을 이렇게 쥐락펴락 하는 것일까? 돈의 노예가 되어 끌려다니지 않으려면, 우리가 없어서 못사는 바로 이 '돈'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책은 최초의 화폐인 조개 껍데기부터 요즘 최고의 이슈인 비트코인까지, 인류사 대부분을 인간과 함께 해 온 '돈'의 역사에 대해 상세하게 파헤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돈의 탄생』은 바로 그 승리를 위한 훌륭한 첫 걸음이 되어줄 것이다.


'역사가 시작된 이래 인류의 모든 경제활동은 본질적으로 '거래'였다.'라는 문장으로 서두를 여는 이 책은 총 여덟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화폐가 어떻게 탄생하고 진화하여 오늘날에 이르렀는지를 추적하는 길은 결코 만만하지 않지만, 저자의 안내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우리 인류가 가진 가장 강력한 힘이자 족쇄인 '돈'의 역사를 한 바퀴 돌게 된다.

1장 '기원'에서는 화폐, 즉 돈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그 배경을 다룬다. 농업 혁명으로 인한 분업 사회가 도래하면서 인류는 잉여 생산물을 서로 교환하게 되고, 곧 물물교환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탄생한 최초의 화폐는 이후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며 인류사의 무수히 많은 희비극을 함께하게 된다. 2장 '각성'에서는 현물 화폐 이후 등장한 동서양의 금속 화폐에 대해 다룬다. 금을 갖는 것이 곧 부의 상징이었던 시대를 지나, 3장 '탐색'에서는 금속 화폐의 변화 과정과 더불어 지폐의 탄생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그렇게 인류는 자본주의의 거대한 흐름에 몸을 맡기고, 돈의 진화는 급류를 타게 된다.

4장 '군림'에서는 드디어 현금이 아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으나 상호 간의 약속으로 그 가치가 증명되는 '증권'의 등장에 대해 다룬다. 돈의 역사에서 중요한 분기점인 16세기의 네덜란드를 지나, 5장 '번영'에서는 미국의 화폐인 '달러'의 탄생과 번영에 대해 이야기하고, 6장 '재구성'에서는 세계의 경제 질서가 어떻게 재편되었으며 유럽과 미국 사이의 균형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짚는다. 이후 이어지는 7장과 8장에서는 돈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굵직한 현대사의 사건들을 짚어가며 어떻게 오늘날의 상황에 도달했는지를 설명한다. 이 긴 여정 속에서 단 한 순간도 소홀히 하지 않고 충실히 담겨 있는 내용은 저자가 이 책을 저술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증명한다.


방대한 분량에 한 번, 책장을 열었을 때 마주하는 생소한 단어들에 또 한 번. 이 책을 손에 쥐고 '계속 읽어야 하나?' 고민했던 순간들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이 책을 완독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현대사에 대한 폭 넓은 이해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기 때문이었다. 경제나 국제 정치에 문외한이었던 독자도 이 책 한 권을 읽으면 어느 정도의 기본 지식을 쌓을 수 있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 책은 경제서이고, 역사서이며, 동시에 일종의 자기계발서이기도 하다. 먀오옌보의 『돈의 탄생』은 평소 관련 분야에 관심이 없었던 독자에게는 첫 걸음을 위한 든든한 지원군이, 해당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독자에게는 자신의 지적 기반을 더 단단히 다질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다.


* 해당 글은 현대지성 서평단에 선정되어 단행본을 제공받은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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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써서 먹고삽니다 - 웃기는 작가 빵무늬의 돈 되는 작법 수업 돈 벌기 시리즈
정무늬 지음 / 길벗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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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웹툰 산업의 파이가 커지기 시작한 지는 시간이 꽤 흘렀다. 인기가 많은 웹툰은 종이책으로 출판되기도 하고, 인기 배우들을 캐스팅한 드라마나 영화가 되어 제2의 성공을 맛보기도 한다. 지금 당장만 해도 <미생>, <치즈 인 더 트랩>, <이태원 클라쓰> 등의 유명한 작품들이 줄줄이 떠오른다. 그리고 웹툰 시장을 바짝 쫓아오는, 아니, 이제는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한 또 다른 콘텐츠 시장이 있다. 바로 '웹소설'이다.

매력 있는 등장인물과 속도감 있는 이야기, 거기에 빵 터지는 '사이다'까지 가미된 작품은 단숨에 스타덤에 올라 히트를 할 뿐만 아니라, 웹툰처럼 다른 다양한 2차 콘텐츠로 재생산되기도 한다. 심한 말로는 사양 산업이라고까지 일컬어지는 출판계에서, 억 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곳은 웹소설계뿐이라는 이야기도 왕왕 들린다. 그리고 수많은 작품들을 읽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것도 재밌지만, 내가 보고 싶은 이야기는 따로 있는데 누가 안 써주나?'

'어린 시절부터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했는데... 나도 한번 도전해볼까?'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도무지 감이 안 잡히는 것이다. 스토리는 어떤 식으로 구상해야 하고, 연재는 어느 플랫폼에서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며, 독자를 끌어모으고 작품이 출판으로 이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무리 구글링을 해봐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란 의외로 쉽지 않다. 그리고 바로 여기, 웹소설의 세계에 첫 발을 내딛고 싶은데 앞길이 막막한 이들에게 단비 같은 길잡이가 되어줄 책이 나왔으니, 정무늬 작가의 『웹소설 써서 먹고삽니다』가 바로 그것이다.


총 네 개의 장으로 나뉜 이 책은 웹소설 생초보를 위한 용어 설명부터 매력적인 이야기를 위한 핵심 작법, 그리고 웹소설 작가로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저자의 실전 노하우까지 알차게 담고 있다. 콘텐츠의 소비와 생산이 모두 손쉽게 이루어지는 이 시대에, 콘텐츠 생산자로서의 길을 가기로 마음먹은 사람이라면 이 책에 담긴 내용을 꼼꼼하게 살펴야 할 것이다.

1장, 오늘 당장 웹소설 작가 되기에서는 웹소설 작가가 되기 위한 첫걸음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웹소설의 '웹'자도 모르는 사람도 이 부분만 읽으면 당장 웹소설계에 뛰어들 수 있을 정도로 필요한 내용만 골라 담은 이 장에서는 웹소설 용어 사전부터 저자의 공모전 수상 비법까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업계 종사자의 생생한 경험담이 담겨 있다.

웹소설도 크게는 '소설'이라는 문학 장르에 포함되지만, 순문학이라고 일컬어지는 종류의 글과 웹소설에 속하는 글 사이에는 하늘과 땅만큼의 간극이 존재한다. 2장, 데뷔작으로 대박 나는 작법 스킬 파헤치기에서는 웹소설에 특화된 작법 이모저모를 소개하며 웹소설 작가를 꿈꾸는 이들이 '대박 작품'에 다가갈 수 있도록 친절히 돕는다.

앞의 두 장에서는 웹소설 작가가 '되는 법'을 알려주었다면, 3장, 계약부터 수익까지, 웹소설 작가의 모든 것과 4장, 잘 먹고 잘사는 전업 작가 생존 꿀팁에서는 웹소설 작가'로서' 알아야 할 생존 전략을 알려준다. 내게 맞는 출판사를 고르는 법부터 계약서를 작성하는 법, 전업 작가로 살기 위해 가져야 할 마음가짐 등. 저자가 직접 체득한 노하우는 웹소설 작가를 준비하는 독자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으로 다가온다.


물론 이 책 한 권을 읽는다고 해서 대박 웹소설 작가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웹소설은 누구나 접근하기 쉬운 만큼 경쟁자도 많고, 성공하는 사람만큼 실패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대박 작가가 되어 남부럽지 않은 수익을 기록하는 작가가 더 많을까, 새 작품이 올라온 줄도 모르고 묻히는 신인 작가가 더 많을까? 수익을 올린다고 한들, 한 달에 커피값도 안 나오는 경우 또한 부지기수다.

하지만 그런 걱정만 할 것이라면 이 책을 읽을 이유가 없다. 이 책을 읽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한다면, 그리고 글을 쓰는 동안 저자가 이 책에 한 자 한 자 정성 들여 적은 조언을 잊지 않는다면, 그 끝에는 분명 '글먹' 작가의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지레 겁먹지 말고 도전해보시길.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첫술이 허기를 달래주지 못했다면 한술 더 뜨면 된다.

한술 두술, 그렇게 한 그릇 먹다 보면 먹은 만큼 배가 불러올 것이다.

─ p,288

* 해당 글은 길벗 서평단에 선정되어 단행본을 제공받은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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