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하기 전 코딩책 - 어린이도 부모님도 알아야 할 내일로 가는 과학지식 1
박준석.오정석 지음, 김혜령 그림 / 동아시아사이언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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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0년 전에 개봉한 영화 <매트릭스>를 보면 등장인물 중 한 명이 새까만 모니터 위를 어지럽게 떠다니는 숫자들을 보며 '매트릭스' 속 세계가 마치 눈앞에 보이는 듯이 이야기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들이 진짜 현실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세계는 사실 0과 1로 이루어진 가상 현실이었기 때문에, 무수히 많은 0과 1로 이루어진 숫자의 나열을 해독할 수만 있다면 실제로 그곳에 있지 않아도 '매트릭스' 속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이 세계도 <매트릭스>의 세계처럼 0과 1의 법칙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면 믿을 수 있겠는가? 물론 이 말에는 약간의 비약이 섞여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틀린 말도 아니다. 사실 우리가 사는 우주는 '특정한 설계로 코딩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이미 '코딩된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코딩하기 전 코딩책』은 제목 그대로 코딩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전, 코딩이란 무엇이며 우리는 그것을 삶에 어떤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를 다루는 책이다. 이제는 국어나 수학처럼 학교에서 코딩을 의무적으로 가르치도록 제도가 바뀌었다. 앞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은 기성세대와 달리 더는 코딩 언어를 낯설어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코딩 언어를 배우기 이전에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으니, 바로 코딩이란 도대체 무엇이며 그것의 원리는 무엇인지 아는 것이다.

이것을 아는 것이 왜 중요할까?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우리는 이미 '코딩된 세상'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뇌의 뉴런은 0과 1로 이루어진 컴퓨터 언어처럼 분절적으로 신호를 주고받는다. 또, 우리의 몸은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로 설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코딩과 닮아 있다. 저자가 서문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바와 같이 코딩을 이해하게 되면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 그 말인즉, 세상을 이해하면 코딩을 이해하기도 더 쉬워진다는 뜻이다.


주변에서 너도 나도 코딩을 배워야 한다며 학원에 다니는 친구들,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내가 시대에 뒤처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조바심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선뜻 도전하기에 아직까지도 코딩은 나와 너무 거리가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고, 모니터 속에 나열된 무수히 많은 숫자와 각종 기호에 지레 겁을 먹고 고개를 절레 젓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나는 코딩이 우리의 생활과 생각보다 더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세계를 바라보는 색다른 각도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했다. 아직 코딩 교육을 본격적으로 받기 이전 단계의 어린이 및 청소년을 타깃 독자로 삼고 있는 만큼 가독성이 좋은 문장과 더불어 내용의 이해를 돕는 각종 삽화 덕분에 어렵지 않게 글을 읽어내려갈 수 있다. 그러니 아직 코딩에 대해 막연히 두려움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인식의 전환을 꾀해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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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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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글은 동아시아사이언스 서평단에 선정되어 단행본을 제공받은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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