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만들기‘에 참여한 담론들을 통해 식민주의의 이중성을 엿보게 된다. 즉 한편으로는 기생과 그 문화를 위생적, 도덕적 타락으로 억압하면서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조선의 전통적 풍속으로 고착화시키는 이중담론이 교묘히 얽혀 있다. 그것은 일제가 근대적 의료체계의 이식과정에서 무속신앙을 비합리적이고 비과학적인 것으로 억압하면서 동시에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조선의 고유한 전통신앙으로 표상화시켰던 맥락과 닿아 있다. 118
묘하게도 심리학자들은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시간이 느려지는 감각이 환각임을 밝혀내고 있다. 시간이 늘어나는 감각은 기억의 장난이다. 끔찍한 사건은 아주 자세하게 기억되므로, 시간이 느려진 것처럼 지각되는데 이것은 사건이 일어난 ‘뒤‘의 느낌일 뿐이다. 이에 반해 벌새나 새매는 사건을 물론 실시간으로 경험한다. 59
결국 영화는 삶의 기회비용이다. 이 영화를 만들며 극심한 슬픔을 느껴 배우 생활에서 은퇴하기로 했다고 알려진 데이 루이스의 결심도 그러한 자각의 귀결로 보인다. 앤더슨 역시 어느 인터뷰에선가 영화를 만들지 않으면 무얼 하겠느냐는 질문에 "삶에 정착하고 싶다" "오랫동안 그러고 싶었다"는 말을 넋두리처럼 반복해 중얼거렸다. 우리가 영화를 보는 동안 벌어지는 일의 핵심도 그 시간 동안 가능한 다른 형태의 삶을 헌납할 수밖에 없다는 데에 있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종종 간과하지만 끝내 인정해야 하는 건, 잠시나마 혹은 오랫동안 영화에 삶을 빼앗겨도 좋다는 선택한 작자가 바로 자기 자신이란 사실이다. p.34
민족은 그 자체로 새로운 개념이었고, 민족사는 민족주의자의 새로운 신념에 이바지하는 것이었지만, 그 서술 방식, 즉 시조를 강조하고 부계의 혈통을 강조하는 시간 감각은 이미 조선 왕조 시기부터 이어져 내려온 역사 감각이었던 것이다. 434 - P434
피카는 보통 오전 10시와 오후 3시에 갖는 커피 타임이다. 하지만 스웨덴 사람들은 피카를 그렇게 간단게 정의 할 수는 없다고 한다. 피카를 외국어로 정확하게 번역하기는 힘들다고 한다. 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