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의 이해와 감상]은 본래 강의용 교재로 기획된 책이다. 각 분야를 전공한 여러 저자가 뜻을 모아 집필한 만큼, 동양과 서양, 그리고 시대순으로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의 시작에 배치된 ‘개요’와 ‘학습 목표’ 역시 교재로서의 기본 충실함을 잘 보여준다.자칫 딱딱해지기 쉬운 구성임에도 글의 흐름이 부드럽다. 저자들은 시대적 배경과 미술사의 맥락을 세밀하게 엮어내며, 낯선 개념도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차근차근 설명한다. 시대적 배경을 친절히 설명하고, 그 안에서 미술사의 줄기를 더듬으며 낯선 개념까지 놓치지 않는다. 주요작가와 대표작 소개는 물론, 풍부한 도판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 이해도를 높인다.개인적으로는 늘 헷갈렸던 ‘키아로스쿠로’와 ‘테네브리즘’의 차이를 카라바조의 작품 해설을 통해 이해할 수 있었다.“특히 강한 명암 대비를 통해 연극적인 화면을 연출하는 테네브리즘 기법을 뛰어나게 구사했다. <그리스도의 매장>은 전 유럽에 영향을 미쳤던 카라바조 특유의 양식을 잘 보여준다. 배경은 검은색으로 단순하게 처리하고, 압축적인 화면 안에 예수의 시신을 모시는 인물들이 무대 조명을 받은 배우처럼 등장한다. 강렬한 대각선 구도를 통해 하강하는 이미지를 강조하고 그리스도의 매장이라는 주제를 강화했다. 어두운 배경 속에서 주인공에게 강렬한 빛이 떨어지게 연출함으로써 관람자가 몰입하게 하는 것은 카라바조 회화의 특징이다.” (270쪽)이처럼 명확한 도상 해석과 구체적인 서술 덕분에 미술 이론이 가깝게 다가온다. 미술사라는 아득한 지도를 차근차근 짚어가고 싶은 이, 혹은 미술관 문턱을 낮추고 작품을 깊이 있게 즐기고 싶은 모든 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스페인의 정열적인 이미지를 가장 가까이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안달루시아 지방의 주도이자 고대 로마 시대부터 지방 중심지로 번창해 온 세비야는 500년 이상 이슬람 지배를 거쳤으며, 15세기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이 출발점이 되었고, 이로 인해 금은보화가 세비야를 통해 스페인으로 유입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 P349
이렇게 로메르는 과거를 해석하지 않으며 절대로 실제 역 사가의 자리를 대신에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는 특히 시각적이고 언어적인 고고학 작업을 통해 시대의 관점에서 가능한 환경을 재구성한다. - P853
검투사 경기의 사회문화적 영향력은 실로 지대했다. 검투사들은 대중의 영웅이 되었고, 그들의 이미지는 예술작품과 일상용품에도 광범위하게 등장했다. 로마의 모자이크, 벽화, 도기 등에는 검투사들의 모습이 자주 묘사되었으며, 이는 당시 사회에서 검투사 문화가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검투사 학교가 설립되어 체계적인 훈련이 이루어졌고, 이는 하나의 전문직업으로 발전했다. 심지어 일부 로마 황제들은 검투사들의 용맹과 기술이 로마 사회에서 높이 평가받았음을 시사한다. 이처럼 에트루리아의 장례 의례에서 시작된 검투사 문화는 로마 사회 전반에 걸쳐 깊은 영향을 미쳤고, 로마 문명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문화 현상으로 자리잡았다. - P50
왕을 모신 왕가의 계곡처럼 왕비의 무덤이 모여 있는 왕실 묘지로 고대 이집트인들은 이곳을 ‘타 세트 네페르‘(아름다운 장소)라 불렀다. 이곳이 왕실 묘지로 채택된 이유는 게곡 동굴 무덤의 수호신인 하토르의 배와 자궁을 닮았고, 그곳에서 흘러나온 물이 죽은 자를 부활시킨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왕가의 계곡에 비해 많은 여행자가 찾는 곳은 아니지만, 람세스 2세가 가장 사랑했던 왕비인 네페르타리 무덤은 놓치기 아쉬울 정도로 아름답다. 또한, 제19왕조 시대 주요 신의 모습, 역할과 사후 세계를 묘사한 벽화 중에서 최고의 보존 상태를 유지해 고고학적 가치가 있다. 왕비의 계곡은 대부분 18~20왕조 무덤으로 약 100개로 추정되지만, 현재 공개된 무덤은 5개 뿐이다. - P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