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사 - 단군에서 김두한까지 한홍구의 역사이야기 1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이 국방부 선정 2008년 불온서적 23선이라고 한다. 2003년 출간되어 수십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인데도 5년이 지난 지금 뒤늦게 이명박정권이 등장하자 불온서적이라는 딱지를 붙여서 청소년 및 국군장병들에게 읽지말라고 강압하려는 자세 자체가 내 생각엔 불온하기 그지 없다.

그렇다면 왜 정부 및 국방부에서 이 책의 어떤 내용때문에 국군장병 및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읽히지 않으려고 하는 것일까? 바로 그 동안 우리사회에서 금기시 되었던 내용들에 대한 폭로때문일 것이다. 친일세력을 청산하지 못하고 건국된 대한민국 초창기역사, 한국전쟁 당시 수없이 자행된 국군에 의한 양민학살, 군부독재하에서 자행된 수많은 인권침해와 자유침탈의 역사, 한국 기독교집단의 실상,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옹호 등이 바로 그 것들이다.

책을 한번 읽어보니 국방부와 우파정부인 이명박 정권에서 충분히 염려할만한 내용들이었다. 자신들이 뿌리와 정당성에 대해 치명적인 악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적나라한 'Fact'들이 명확한 인과관계와 사실관계추론 속에서 알기쉽게 설명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나라 국군이 일명 '주적'으로 확정하고 있는 북한군에 대해 주적관의 혼돈을 줄 만한 내용들의 내포된 점, 그 것은 곧 대한민국 건국세력과 국군에 대한 정당성 결여를 드러낼 수 있을만한 내용들이기 때문에 국방부로서는 이 책에 대해서 통제를 가하려고 하는 것은 어쩌면 그들 입장에선 당연한 일로도 보여진다.

미국 등 연합국의 비호아래 사회주의-공산주의 세력에 대항하기위한 전초기지 격으로 건국된 대한민국 정부는 태생부터 반민주적 성향과 반민족적 성향을 내재하고 탄생할 수 밖에 없었다. 군사독재시절에는 이런 태생적 결여점과 인권탄압과 민주주의 파괴 등의 모든 악행들이 공산주의타도라는 미명하에 모두 정당화되고 잠재화할 수  있었지만, 평화적인 좌우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시절엔 그런 과거의 역사들이 수면위로 떠오르며 반성과 지탄을 피할 수 없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대한민국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잘못된 일이 있으면 그를 반성하고 다시는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래에 본으로 삼는 일은 일개의 개인에게 필요함은 물론이고, 개인들의 집합체인 '국가'에도 반드시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초창기 친일파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고, 이념대립의 각축장으로서 인권이 유린당하고 무늬만 민주주의 였던 역사를 부정해서는 안된다. 그를 겸허히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가슴 시린 역사에 대한 어줍짢은 미화와 정당화로는 결코 우리나라의 미래에 득이 되지 않는다.

이 책은 참여정부초기에 쓰여진 책으로, 그동안 우파성향의 편향적인 역사서술들로 점철된 한국사에 대해 통렬한 비판을 가하며 올바르고 균형적인 역사관을 함양할 수 있게하는 정말 잘써진 책이다. 사실상 지난 10년간 일명'좌파정부' 집권기에는 그 동안의 우편향 역사관을 수정하고 비교적 현실에 입각한 올바른 역사알기 움직임이 활발하였다. 하지만 최근 정권교체를 이룬 우익세력들은 이러한 역사바로알기 움직임에 제한을 가하려하는 행태를 노골적으로 표면화 하고 있다.  좌편향 교과서 수정논란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우리나라 국민들은 올바른 역사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 물론 어떤 한 쪽이 내세우고 있는 역사관이 무조건적으로 올바르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 집권세력은 어떤 획일적인 기준을 내세우며 이것을 국민정서에 강제로 자리잡게 하려하는 행태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은 개인의 자유로운 생각이나 사상을 표현하고 가질 수 있는 정당한 권리가 있다. 이 것자체를 막고 통제하려는 일련의 행위들은 결코 정당화 될 수 없는 오만과 독선에 가득찬 행동이다.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민주주의 후퇴가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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