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개조론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시민선생(지금은 국회의원이 아니니, 딱히 호칭을 붙일 만한게 없다. 씨라고 할수도 없고..)의 책을 읽어본 것은 거꾸로 읽는 세계사, 경제학 카페, 내머리로 생각하는 역사이야기 이후로 한동안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보건복지부 장관직을 수행하시면서, 그 분이 그토록 좋아하던 집필작업도 한동안 멈추게 되어 신간이 안나온 탓도 있을 것이다. (책 지지리도 안 읽는 핑계를 이런식으로 무마하려니 마음이 불편하다..ㅡㅡ;)

이 책은 유시민 전 장관이 보건복지부 장관을 사직한 이후, 1년 4개월여의 장관 재임기간 동안 그가 수행하였고, 또 생각해 왔고, 또 앞으로 추진하여야 할 대한민국의 보건, 복지 분야에 대한 정책집이자 회고록이다. 유시민장관이 이 책 전반에서 줄기차게 주장하는 큰 줄기는 대한민국이 사회투자국가, 선진통상국가로 나아가기 위하여 서는 다른 여러가지 분야도 마찬가지 겠지만서도 일단 한국의 보건복지교육분야에서 전반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1세기 대한민국은 60여년간의 짧은 기간동안 수출주도의 공업국 형태로 빠른 발전을 구가해 왔다. 세계사에서 유례없는 빠른 발전속도다. 하지만, 이런 초고속 성장의 이면에는 부패한 정경유착의 잔재와 시장만능주의의 팽배에 따른 사회양극화, 사회불만계층의 가파른 증가 등 암울한 양상이 존재한다. 하지만, 한국은 이런 양상들을 치유하고 바로 잡으려는 노력이 매우 부족하다. 일부 기득권세력들은 이런 노력은 커녕 자기가 가진것들을 지키고 조금이라도 더 끌어모으려고 혈안이 되어있다.

이것은 바로 신자유주의와 사회복지론 사이의 첨예한 대립양상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즉, 성장과 분배의 수위에 따른 사회각계의 당사들의 이해관계 조정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으며, 그러한 체계적 시스템조차도 제대로 갖추어 지지 않고 있음을 말한다. 책에서 유시민 장관이 실행하려고 하였던 모든 정책( 비전 2030, 건강투자정책, 의료급여개정, 약제비 적정화 방안, 국민연금 개정안 등등)이 모두 이런 시스템의 일환이다. 그러나, 한국의 자칭 보수세력(보수정당, 보수언론, 보수이익집단 등)들은 유시민 장관의 재임 1년 4개월 동안 이런 시스템의 구축을 철저히 방해하여 왔다. 자신들의 경제적, 정치적 이익들과 상충되기 때문이다.  

도대체 한국에 진정한 보수가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국가나 국민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당리당략에 따라 행동하고, 구 시대적인 법률안 들의 개정을 자신들의 이익에 상충된다는 이유로 결사코 반대하는 행위는 결코 보수라고 할 수 없다. 흔히들 회자되어 지는 수구세력이라고 보아야 한다. 더구나, 한국의 진보세력 또한, 이 보다는 덜하지만 역시 그 정체성에서 모호한 행태를 일삼고 있다. 건강한 보수와 진보가 없는 사회가 바로 대한민국 정치권의 실상이다.

이러한 한국 사회-정치 양상을 어디서 부터 손을 써서 개혁해야 할지 막막해 보인다. 마땅한 개혁 정책안은 차치하더라도 뚜렷한 개혁세력이 없음이 더욱 문제이다. 더욱이 이번 총선에서 유시민선생 같은분께서 국회의원에 낙선한 것은 안 그래도 입지가 좁은 중도개혁세력의 몰락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번 정권과 18대국회가 얼마나 일을 잘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보아온 바로는 상당히 실망스럽다. 실망스러운 행태의 예를 들자면 실무진의 무책임한 언동과 정책남발, 외교정책상의 혼선, 국회 본회의 상당기일 지연 등등 수도 없이 많다. 앞으로 집권세력들의 한심하고 파행적 행태가 계속될수록 유시민 선생과 같은 분의 공백은 크게 느껴 질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