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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렛 걸 ㅣ 동남아시아문학총서 시리즈 7
라티 쿠말라 지음, 배동선 옮김 / 한세예스24문화재단 / 2026년 2월
평점 :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기간 : 2026/03/21 ~ 2026/03/22
아주 독특한 소설을 한편 보게 되었다.
인도네시아 소설이다.
인도네시아 소설? 진짜 생전 가본 적도 없는 곳인데다, 한번도 본 적도 없는 인도네시아 소설이라니.
경험해보지 못한 그 무언가가 나를 자극하는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제3세계 소설은 익숙하지 않은 특별한 새로움이 있다는게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냉전 시대도 아닌데 '제3세계' 라는 표현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마땅히 딱히 뭐라고 불러야할지 애매해서 일단 이렇게 썼다.)
아무튼 동남아, 그중에서도 인도네시아 소설을 접할 기회가 얼마나 있겠는가.
게다가 넷플릭스에 드라마로까지 만들어졌다하니 기대가 안될수가 없었다.
제목인 '시가렛 걸' 은 어찌보면 약간 잘못된 제목이라 할 수 있는데 원제는 '가디스 크레텍 (Gadis Kretek)' 이다.
인도네시아말로 Gadis 는 '소녀' 라는 뜻이고, Kretek 은 정향이라는걸 섞어 만든 인도네시아 고유 담배이다.
이걸 영어로 번역해서 'Cigarette girl' 이 된거고, 우리나라에 들어올때 '시가렛 걸' 로 들어왔다.
뭐 어쩔수 없는 번역인것 같다.
그렇다고 밑도 끝도 없이 '가디스 크레텍' 이라고 번역해버리면 무슨 말인지도 모를테니.
그래서 표지에 원제인 'Gadis Kretek' 을 같이 적어놓았다.
출판사 나름의 타협의 의미로 추정되는데, 꽤 괜찮은 방법인것 같다.
소설은 두개의 큰 축이 되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소설이 쓰여진 2012년경 현재를 배경으로 하여, 크레텍 자가드 라야라는 인도네시아 굴지의 담배 회사 회장의 세 아들이 임종을 앞둔 아버지의 옛사랑으로 추정되는(?) '정야' 라는 인물을 찾아나서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의 이야기는, 1940년경 작은 담배 공장에서 일하는 이드루스 무리아라는 인물이 루마시아사와 결혼하여 크레텍 가디스라는 담배 회사를 세우고 경영하는 이야기이다.
관련이 없을 것만 같은 현재와 과거의 이 두 이야기는, 소설이 진행되며 점차 하나의 줄기로 합쳐지게 되는데 인도네시아 근현대 역사와 결부되어 자연스럽게 진행되어 간다.
중간중간 낯선 용어들이 매우 많이 등장한다.
담배 공정에 관련된 용어들부터 인도네시아 역사, 사회, 문화와 관련된 용어들까지.
그러나, 친절하게 주석이 다 달려 있어서 글을 이해하는데에 전혀 문제가 없다.
일본 식민지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3대(代)에 걸친 가족사(史)가 생각보다 장대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오히려 소박하다고 해야할까?
기나긴 시간동안 대(代)를 이어오는 가족들의 모습이 아무래도 '담배' 라는 소박한 소재를 재료로 쓰여져 있기 때문인것 같다.
일본 식민지 시절이나 내가 몰랐던 1965년 공산당 학살 등, 역동적인 모습들도 등장하긴 하나, 그러한 모습보다는 조용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또한, 현재의 시점에서 그려지는 대기업 회장의 세 아들들의 모습이 아주 소탈하고 소박하다.
경영권, 후계자와 같은 뻔하고 진부한 이야기들이 전혀 없고, 세 아들들이 형제들답게 서로 투닥거리면서도 한편으론 형제애가 있어 이들의 모습을 보는게 부담스럽지 않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글이 쉽게 쉽게 읽혀지고 편안하다.
하지만,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플롯이 아니다.
내가 미처 접해보지 못한, 내가 미처 몰랐던 미지의 세계와 만나게 되는 설레임.
이게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색다른 즐거움이 있다.
낯설기 때문에 어려울수도 있는 부분들도 있을텐데 이 책은 바로 이 낯선 어려움이라는 허들을 대폭 낮춰놓아 나처럼 인도네시아 휴양지조차도 한번도 다녀온 적이 없는 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였다.
독특하고 신비롭고 신기한 경험이였다.
그만큼 재밌고 좋은 소설이라 여러 나라에서도 번역이 되고 있으며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우리나라 넷플릭스에도 풀번역이 되어 올라와 있다.
총 5편으로 되어 있으며, 일단 찜은 해두었는데 드라마는 평이 별로 좋지 않아 고민이 된다.
원작 소설 중반 이후 부분부터 이야기가 전개된다는데 소설과는 등장인물이나 설정 등 다른 부분들이 많다하여 썩 땡기진 않는다.
한편, 이번에 이 소설은 예스24의 구독형 e-book 플랫폼인 '크레마 클럽' 을 통해서 보게 되었다.
e-book 은 사실 내가 즐겨 보진 않진 않는데 막상 써보니 이 '크레마 클럽' 은 생각보다 기능이 다양하고 편리하였다.
목차, 검색, 글자나 배경 설정, 주석, 책갈피 등등 어지간한 기능들이 모두 들어가 있고 직관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누구나 이용하기 쉽도록 만들어져 있다.
AI를 이용한 듣기 기능도 포함되어 있어 사용해봤는데 생각보다 이질감이 거의 없어서 놀랬다.
한 챕터를 전부 통으로 듣기 기능을 통해 들어봤는데 발음은 거의 완벽한 수준이고 띄어 읽기에서 약간 어색한 부분이 없잖아 있긴 했지만 미미한 수준이라 이해하는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며, 그마저도 이 소설이 외국 소설이라 그런거지, 국내 소설의 경우에는 띄어 읽기까지도 완벽에 가깝다.
구독형이다보니 가격을 고려하지 않을수 없는데, 가격면에서도 타 플랫폼에 비해 더 저렴하다.
스탠다드 55요금제는 월 5,500원이고 프리미엄 77요금제는 월 7,700원이고 크레마클럽 X FLO 99요금제는 월9,900원이다.
개인적으로는 프리미엄 77요금제가 가장 괜찮아 보였다.
가성비로는 스탠다드 55요금제가 제일 좋아 보이지만, 프리미엄 77요금제는 매달 4,500원을 크레마머니로 환급해주기 때문에 책을 많이 구입하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이게 더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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