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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이면 육아가 끝날 줄 알았다 - 부모와 성인 자녀의 성숙한 인간관계를 위해 알아야 할 것들
로렌스 스타인버그 지음, 김경일.이은경 옮김 / 저녁달 / 2024년 2월
평점 :

기간 : 2024/03/01 ~ 2024/03/03
제목이 매우 인상적이였다.
육아 및 자녀, 가족에 대한 이러한 류의 심리학 책은 뭔가 보고 나서 머리에 남는 게 없어 가급적 안보는 편인데 제목이 이러면 이건 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결혼이 늦어 그만큼 더 늦은 나이까지 육아를 해야 하는 나로서는 더욱 관심이 가게 되었다.
책의 저자는 청소년기와 청년기 심리에 대한 세계적 심리학 교수이라 한다. (저 사진 속의 아저씨는 이 책을 번역한 사람이다.)
내가 심리학자는 아니지만, 보통 육아와 관련된 심리에 대해서 유아기나 아동기, 청소년기까지는 많이들 이야기하는데, 20대 전후부터 20대 중반까지의 자녀들에 대한 육아 책은 거의 없는것 같다.
성인이라서 그럴까?
나이를 어느 정도 먹었으니 그 나이대의 자녀들은 더 이상 육아할 필요가 없다고 여겨지는건가?
이 책은 바로 이 부분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아직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내용들이지만, 언젠가는 나도 겪을 일들이고, 또한 내가 저 나이대였을때 내 부모와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라 여겨졌다.

누군가의 부모로서 매우 슬픈 말이고, 누군가의 자녀로서 매우 죄송스러운 말이다.
수년전 손호준과 장나라 주연의 고백부부라는 드라마를 재밌게 봤었는데, 과거로 돌아갔던 장나라는 엄마와 아들 사이에서 갈등하다 결국 아들을 택하고 현재로 돌아가게 된다.
나라는 어떨까? 라는 생각을 그때 참 많이 했던것 같은데, 그때의 나는 결혼전이였기 때문에 당연히 현재로 다시 되돌아가지 않고 엄마 옆에 머무를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가지고 이런 고민을 한다는게 웃기기도 하지만, 이 책을 보는 내내 그때의 그 고민을 다시 하게 되었다.
마침 공교롭게도 주말에 아이와 함께 부모님의 집에 다녀오기도 했고.
머리가 다 하얗게 새어버린 엄마가 내 아이의 얼굴을 쓰다듬는 모습엔 나도 모르게 울컥해지고 만다.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것만큼 자식은 부모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까지는 아이에겐 내가 전부인데, 언젠가는 내 곁을 떠나 점점 더 멀어지게 될테지.
먼저 육아를 했던 주변 지인들은 내게 이제 몇년 안남았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보통 그때가 되면 오히려 그동안 멀어졌던 부모와 더 가까워진다는 말을 하기도 하던데, 안타깝게도 난 결혼이 늦어 그때가 되면 내 부모가 지금보다 더 늙으셔서 나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하기가 어려울것 같다는 생각마저도 든다.

이거 보고 겁나 찔렸다.
아이가 무언가 실수할때면 나도 모르게 그동안 아이에게 "너 그럴 줄 알았다." 는 식의 말을 많이 했었는데데, 이제부터라도 안해야겠다.
비록 내 아이는 이 책에 나오는 성인 자녀는 아닐지라도 생각해보면 내가 내 부모한테서 그런 말을 듣는다면 나 역시 기분이 안좋을것 같다.

과거와는 다르게 현재의 20대 초중반의 자녀들은 (이 책에서는 초기 성인기라고 표현한다.) 대학도 더 오래 다니고, 취업도 더 힘들고, 소득에 비해 주거 비용이나 물가가 너무 쎄고, 코로나 19등 사회 변화들도 너무 많고 등등의 이유로 결혼하는 시기나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시기가 더 늦어지고 있다.
구지 미국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이는 명백하다.
그래서 성인이 되었음에도 부모와 함께 사는 성인 자녀들이 많아지고 있고, 그에 따라 과거 어렸을 때와는 또 다른 부모-자식간의 관계 형성이 필요하다.
아무리 내 자녀라 할지라도 이제 20대, 30대가 되었는데도 과거 어렸을때처럼 대할 순 없지 않겠는가.
이 책은 그러한 부분들에 대한 여러가지 사례들과 조언들로 가득차 있어 읽어볼 가치가 있었다.
다만, 미국 사람이 쓴 책이다보니 국내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들이 꽤 많은 편이다.
특히나, 3장 정신 건강 부분과 6장 성에 관련된 내용들이 더욱 그러한 편이였다.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정신 건강 부분이 많이 발전되어 있지 않아 이 책에 쓰여진 수준의 도움을 절대로 받을 수가 없다.
성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약간 실소가 나오기도 한다.
이 책에서 나오는 사례들중, 이와 관련되어 다음과 같은 사례가 나온다.
"대학생 딸이 방학이 되어 본가에 돌아왔다.
방학중 딸의 남자 친구가 일주일간 놀러온다고 한다.
딸과 남자 친구를 한방에서 재울 것이냐, 따로 재울 것이냐."
여기서 생길 수 있는 갈등을 가족들끼리 모여서 이야기로 풀어 나간다고?
이 책에 대해 찬사하는 우리나라 사람들한테 물어보고 싶다.
딸 안키워보셨죠? 아니면, 혹시 미국인이세요?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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