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세계사 : 사건편 2 - 벗겼다, 세상을 뒤흔든 결정적 순간들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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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07/14 ~ 2024/07/17

벌써 벌거벗은 세계사가 160화까지 방송되었다.

TV를 워낙에나 안보고 사는 편이라 늘 챙겨보진 않지만, 대신, 가족들 때문에 여러 OTT를 사용하고 있어서 그걸 통해 지난 방송들을 전부 보고 있다.

지금까지 발간된 책들 6권 전부 다 읽었으며 그중에 몇권은 소장하고 있을만큼 너무 좋아하는 프로그램인데 이번엔 사건편 2라는 새로운 책이 다시 나왔으니 안보고 넘어갈 수 있나!

2년전 출판된 사건편 1에서도 그리스 신화에 대한 내용이 나왔는데, 이번에도 다시 등장한다.

약간 재탕한다는 느낌도 살짝 들기도 하여 좀 아쉬웠다.

초한지에 대한 내용은 삼국지와 더불어 워낙에나 많은 관련 책들을 읽어 나에게는 매우 익숙한 내용이였으며, 나와 마찬가지로 소싯적 무협 소설 좀 봤던 사람들이라면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인도 카스트 제도에 대한 내용들도 딱히 뭐 새로울 건 없었다.

워낙에나 내가 인도쪽은 관심이 없어서 그럴수도.


개인적으로는 중세 세계사에서 가장 꿀잼 부분중 하나로 이 종교 개혁이 이루어지기 전까지의 상황들을 꼽는 편인데, 뭐랄까.

더럽고 추악한 가톨릭의 진실을 알게 될 때마다 희열을 느낀다고 해야 할까?

아마도 내가 반(反) 가톨릭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어서일지도 모른다.

특히나, 얼마전에 또 다시 한번 더 읽었던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때문에 이 부분이 더 재밌게 느껴지기도 했다.

마키아벨리가 그토록 물빨하던 체사레 보르자와 그의 가족들에 대한 내용들은 재밌는걸 넘어서서 더럽긱까지 하다.

'뭐 어디 저 집안 뿐이겠어?'

..싶기도 하지만, 묘하게 메디치 가문, 군주론과 함께 엮이면서 유독 저 집안만 더 주목을 받는것 같다.

이어지는 스페인 내전도 상당히 볼만한데, 20세기 현대사를 공부할때 스페인 역사가 참 어렵고 힘든 편이라 이 책의 도움을 받는다면 스페인 내전을 둘러싼 전후 배경에 대해 폭넓게 이해할 수 있을것 같다.

러시아 제국을 몰락으로 이끈 라스푸틴에 대한 내용들도 매우 재밌다.

붉은 혁명 바로 직전에 일어난 이야기들로 라스푸틴 뿐만 아니라 러시아 제국의 말기 부분을 알고 있어야만 러시아 제국이 소련으로 바뀐 배경을 좀 더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으니 러시아 역사가 궁금한 사람들이나 톨스토이같은 러시아의 대문호들의 책을 읽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필수적인 부분이다.



내 개인적으로는 쑹씨 세 자매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재밌었다.

워낙에나 내가 짱깨 역사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어서 그동안 전혀 몰랐던 인물들이였는데,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들이 있었을 줄이야.

정말 너무너무 재밌었다.

따로 이 세 자매에 대한 책들은 더 찾아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길 정도였다.

방송과 책에서는 세 자매의 뒷 이야기들에 대해서 나와 있지 않아 따로 좀 더 찾아보았는데 안타까운 마음만 들었다.

저렇게 의 좋고 친하던 세 자매였는데.

인생에 대해, 가족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생각해본다.



마지막 뮌헨 올림픽 참사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애들의 테러 사건을 일컫는 말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들을 소개해주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해 이해가 잘 안되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일방적으로 팔레스타인 애들만 주구장창 테러만 한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도 있어서 사실 아쉬운 부분도 좀 있긴 하다.

요새 국내 언론의 스탠스하고도 약간은 비슷한 편이기도 한데, 마치 팔레스타인을 악의 축으로 삼고 그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느낌마저도 든다.

그러나, 이 부분은 일단 중립 기어 박고 양쪽의 말을 다 들어봐야 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영국까지 셋의 말을 다 들어봐야 하겠지만, 신사의 나라라고 이미지 메이킹 오질라게 해놓은 개쓰레기같은 그 나라는 쏙 빠져버린 상황이라 어찌할 수가 없긴 하다.

유대인 홀로코스트까지 같이 역여서 항상 이스라엘은 뭔가 선의의 피해자 같은 이미지가 자꾸 씌워지던데 이게 의도적인건지 아닌지 정확히 분별할 수 있는 세계사적인 통찰안이 무엇보다 필요한 부분이다.

방송 160화, 책 7권까지 나온 이 시리즈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가 안될 수가 없다.

부디 앞으로도 쭉 롱런할 수 있는 장수 시리즈가 되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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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뷰오브북스 14호
한승훈 외 지음,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엮음 / 서울리뷰오브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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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07/12 ~ 2024/07/14

갑작스레 일이 많아져 책 읽는 시간과 서평을 쓰는 시간이 줄어버렸다.

일단 이런 핑계라도 스스로에게 해야 마음이라도 좀 편할것 같다.

처음엔 내 취향이 아니였지만, 점차 계절이 바뀔때마다 내 취향에 맞아져가는 서평 계간지 서울리뷰오브북스가 또 새로 나왔다.

책의 성향이 바뀐건지, 내 취향이 바뀐건지.

이번엔 소개글을 보고 의아함이 들었다.

갑자기 이런 약간 황당하기까지 한 주제가 선정된 이유는 무엇일까?

비과학적 주술, 믿음, 애니미즘, 무당이라니.

인문학 자체가 물론 과학과는 약간 거리가 있다고도 할 수 있는 분야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비과학적이진 않은데 갑자기 이 계간지가 무슨 의도로 이런 주제를 선정했을까?


다른 책들은 사실 큰 흥미가 생기진 않았고,

권석준 교수의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의 리뷰인 '패턴의 자동 완성이 주는 편안함과 쏠림' 이라는 서평이 가장 흥미로웠다.

나 역시 (응용) 과학을 전공하여 그에 관련된 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어찌보면 권석준 교수의 시각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으리라.

전세계에서 한국에만 유일하게 이상한 유사 과학에 가까운 의료가 존재하고 있어 이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해볼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쪽 종사자들은 자신들이 부당하게 핍박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피해 의식도 있던데 뭐 한편으론 이해가 아예 안되는건 아니다.

그들도 한가족의 가장이고 누군가의 남편이고 누군가의 아빠일텐데 뭐 다 똑같은 힘없는 소시민인데 어쩌랴. 먹고 살아야지.

그래도 그렇지 환자 상대로 등쳐먹고 구라치고 사는건 역시나 선 넘었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나.

의대 교육 과정 그대로 복사해서 이제 자기들도 블록 강의 한다고 난리던데 우습기 짝이 없다.

그렇게 자신 있으면 응급실, 중환자실 환자들도 한번 도전해보던가.

현대 의학으로 고치기 어려운 교묘한 난치병들만 속속 건드리면서 말은 아주.



사실 이번 호의 의도는 첫 시작인 서문에서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너무나도 적나라해서 첫 페이지 펴는 순간 움찔했다.

'이렇게까지 써도 되는건가?'

..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독재 정권에 대항하는 표현이기도 하지 않겠는가.

이정도도 탄압한다면 진짜 셀프로 독재 정권 인증하는거겠지.

최근에 우리나라 독재 정권이 흘러가는 방향에 대한 정당한 표현 방식이리라.

언론마저도 탄압을 하는지 어쩌는지 기자라는 탈을 쓴 독재 정권의 앞잡이들의 인터넷 기사에 혐오감을 느끼는 수준이였는데, 이런 계간지가 대놓고 이렇게 까니 속이 다 시원하다.

기자라고 나불대는 인간들한테 이 책을 보여주고 싶다.

과학적 근거와 이성과 불변의 진리를 원칙으로 세우고 나라를 운영해도 민주주의가 완벽한 정치 체계가 아니라 오만 문제들이 다 불거져 나오는데, 2000이라는 근거도 없는 숫자에 매몰되어 반대하는 자들을 초헌법적 위법 행위로 탄압하고 억압하는 자태는 가히 유사 과학으로 환자들을 보는 그들과 비슷하지 아니한가!

그래서 그쪽을 의료 보험에 넣어준건가? 넣어준것으로도 모자라 의료보험 3.6%나 올려주고?

몇몇 지각있는 기사들이 교통사고 나이롱 환자들의 그쪽병원 입원 실태에 대한 기사들이 최근에 몇개 올라왔으나 아니나 다를까 지금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보복부 차관은 이미 수년전부터 그쪽과 결탁해 모임을 자주 갖는등 이상한 행보를 보여왔으나 그 누구도 말 한마디 없다가 얼마전 청문회때 심하게 까이기도 하였지만 역시나 지금은 아무 말이 없다.

대신 새로운 얼굴이 갑자기 초록색 잠바 입고 튀어나와 매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분통이 터졌으나 나 역시 뭐 하나 바꿀수가 없는 소시민이라 분통만 터트리고 있을 뿐이다.

행동하는 양심은 어디로 갔는지 스스로에게 너무나도 부끄럽다.

마지막 남은 양심으로 전공의들에게 계속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그들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으련지.

젊은 미래의 동냥들에게 그저 미안할 따름이다.



이번 호에서부터 새로 신설된 코너라고 할 수 있는데, 최근에 나온 책이 아닌, 나온지 꽤 시간이 지났으나 여전히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에 대한 서평이다.

'도덕적 동물' 이라는 책은 나온지 20여년이 지난 책으로 서평을 읽은 후 관심이 생겨 인근 도서관을 찾아보았으나 아쉽게도 없다.

집에서 꽤나 거리가 떨어진 도서관에는 있던데 지정 배송 대출을 이용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국민적 도덕성에 대한 논란은 사실상 지금에서는 더 이상 이야기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논란이 끝난 문제이기도 하다.

CCTV 때문이든 어쩌든 어쨌거나 치안이 이렇게까지 완벽하다는 그 사실이 중요할 뿐이다.

제도적 울타리가 있어서 치안이 그렇게 좋은거라고 주장한들 그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다.

아니, 배알이 꼴리면 지들도 구석구석마다 다 CCTV 깔면 되는거 아닌가?

대한민국의 국민성 어쩌고 하면서 국뽕 한사발 들이킬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너무 CCTV 때문에 그렇다고 폄하할 필요도 없다.

그냥 치안이 좋다는 그 사실만 인정하면 되지.

뭐 물론, 쿵쾅거리는 그 어떤 부류는 절대 인정 못하겠지만.

이번 호도 읽으며 생각할 내용들이 많아서 만족스러웠다.

물론, 내 성향과는 절대적으로 맞지 않는, 오히려 거의 100% 반대쪽이라 할 수 있는 북쪽의 그 어느 부분에 대한 내용들도 꽤 있었긴 하나, 이제는 그런 내용들은 아예 거른다.

별로 알고 싶지도 않다.

그랬더니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겁게 글을 읽을 수 있었으니 그걸로 된거다.

앞으로 가을엔 또 어떤 내용으로 나에게 생각할거리들을 던져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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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을 할 수 있게 되면 I LOVE 그림책
잭 웡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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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07/11 ~ 2024/07/11

여름이 되었다.

즉, 물놀이의 계절이 왔다는 소리이다.

아이가 워낙에나 물놀이를 좋아해서 매년 여름 주말에는 거의 항상 물놀이를 하는 듯 하다.

그런 시기에 이렇게 여름 느낌 물씬 나는 책을 아이와 읽게 되었으니 벌써부터 아이의 마음은 물가에 가 있는것만 같다.

표지의 주인공 아이가 내 아이와 약간 비슷한거 같기도 해서 더 귀엽다.


저자는 중국인이지만, 캐나다 이민자라 그런지 주인공 아이는 동양 아이이지만 여러 인종들이 다 그려져 있다.



바다, 강, 계곡, 폭포, 수영장 등등 여기저기 신나서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화사하고 밝은 표정이 인상적이고, 그에 대비되는 차분하고 시적인 표현들이 에너지 넘치는 일러스트 사이에 조용히 자리잡고 있으며, 이게 은근 의외로 조화가 잘 맞는듯도 하다.



물놀이만 다닐게 아니라 내 아이도 얼릉 수영을 가르쳐야 할텐데.

물놀이 하는 것만 좋아했지 아직은 물에 대한 겁이 남아 있어 선듯 가르치기가 어렵다.

그나마 이제 스노쿨링 연습도 해보기 시작했으니 조만간 도전해 볼 수 있겠지.

내가 어렸을 때 물놀이 갈 때마다 엄마가 늘 걱정하셨던 것처럼, 이제는 내가 늘 아이 걱정을 하게 된다.

지금이야 늘 내가 같이 다니기 때문에 그나마 안심이지만, 이제 여기서 조금만 아이가 더 크면 내 도움이 필요없게 될 날이 올테니 그때를 위해서라도 꼭 생존 수영은 가르쳐야겠다.

벌써 8월 물놀이 스케줄까지 다 짜여져 있을 정도로 아이는 물놀이에 정말 진심이다.

워터파크, 해수욕장, 물놀이터, 계곡에 심지어 제주도까지 계획이 빽빽 들어차 있다.

게다가 워터파크에서도 작년까지는 키가 안되어 못 타던 것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커트라인을 넘어서 웬만한건 거의 다 탈 수 있게 되어 벌써부터 엄청 벼르고 있다.

당장 이번 주말에 워터파크부터 시작인데 올 여름에 또 얼마나 새까맣게 탈련지.

그래도 어쩌면 이렇게 편하게 물놀이 다닐 수 있는 것도 올해가 마지막일수도 있으니 이번 여름 더 뜨겁게 물놀이를 즐겨봐야겠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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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한국어판 30주년 기념 특별판)
로버트 제임스 월러 지음, 공경희 옮김 / 시공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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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07/10 ~ 2024/07/11

책 제목을 보고 문득 과거를 떠올려봤다.

내가 저걸 영화로 언제 봤던가.

기록을 찾아보니 1995년도에 국내에 개봉을 했던데 당연히 그때에는 못봤고, 나중에 시간이 한참이나 지나 대학생때 아마도 비디오를 빌려서 보지 않았을까 싶다.

언제 봤는지, 누구와 봤는지, 혼자 봤는지, 어디서 봤는지 전혀 기억나는게 없다.

다만 그때의 나는 너무나 어렸기 때문이였을까?

막 호평하던대로 엄청 재밌거나 하진 않았다.

유명한 배우들이 나오고 워낙 다들 호평하니까 마치 나도 영화를 잘 아는 척, 교양 좀 있는 척, 문화에 대한 이해가 뛰어난 척 하느라 억지로 참고 봤을 뿐이고 나의 무식함과 공감 능력 결여를 티내지 않기 위해 겉으로 내색하진 않았지만 솔직히 별로 재미 없었다.

어찌보면 당연하지 않을까?

그때의 나는 끽해야 20대 초반이였을텐데.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메릴 스트립의 연기력이나 감정선, 그리고 둘만의 감성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한게 이제와서 보니 뭐 그렇게까지 챙피할 일은 아닌듯 하다.

내 인생 드라마로 꼽는 '연애시대' 도 그나마 서른 즈음이 되어서 봤으니 인물들의 감정에 몰입되며 재밌게 봤지, 20대 초반에 봤으면 그냥 손예진 이쁘다는거 말곤 기억나는게 1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난 메릴 스트립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아무튼 이 이름값에 비해 별로 재미 없었던 영화의 원작 소설은 영화가 재미 없었으니 당연히 본 적이 없었는데, 수십년이 지나 이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다시 옛날 기억을 떠올리며 원작 소설을 읽어볼 기회가 생겼다.



스토리 전개는, 이제와서 스포라고 할 것도 없을 정도로 이야기할게 없을거 같고.

생각보다 소설의 느낌이 엄청 풍부하게 느껴져서 정말 깜짝 놀랬다.

이런게 소설의 힘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것보단 그냥 이 소설 자체가 뛰어난 명작이라고 보는게 더 맞을것 같다.

워싱턴주(州) 에서부터 아이오와주(州)까지의 여정은 내가 미국 지리를 모르기 때문에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였지만, 로버트의 외로운 인생길과 닮아 있는 듯 하여 고독한 그의 모습을 연상하기에 적절한 구성이였다.

또한, 영화였으면 그저 인물들간의 대사나 배경 음악, 카메라 구도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이 부분들도 작가의 섬세한 표현 덕분에 로버트가 프란체스카에 대해 받은 인상을 더 뚜렷하고 강렬하게 느낄 수 있었다.

뭐 메릴 스트립의 몸짓과 표정, 연기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고 하면 할말은 없다.

3박4일간 둘이 함께한 시간동안 내내 소설은, 신비스럽고 애매모호하여 마치 눈이 부시는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 이런 분위기에서 진행된다.

딱 확실히 선을 긋지 않는 여백의 느낌마저 들기도하여 동양적인 감각이라고 할 수도 있을것 같은데 이러한 분위기가 아이오와 시골의 황량한 풍경과 꽤나 잘 어우러진다.

이거 영화보다는 소설이 더 대박인데?

아닌가? 지금 나이에 다시 영화를 보면 영화도 좀 달리 보이려나?



기나긴 인생중, 3박4일이라는 정말 찰나의 시간이 둘의 인생을 그야말로 지배해버렸다.

가족들에게조차 서로의 존재를 숨길 정도로 은밀하고 비밀스러운 사랑이였지만 막 생각보다 엄청 지저분하고 불결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그래도 둘다 마지막 양심은 남아 있었기 때문이였던 것 같다.

뭐 그래봤자 불륜이라는 꼬리표를 떼긴 어렵겠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이 소설과 영화가 예전에 매우매우 인상 깊게 봤던 일본 소설 '안녕, 언젠가' (= 일본 영화 '사요나라 이츠카') 과 매우 흡사하게 느껴졌다.

심지어 프란체스카의 남편 리처드가 마지막에 프란체스카에게 했던 말은, 마치 유타카의 아내가 유타카를 보내준 장면이 생각날 정도였다.

리처드가 죽은 뒤 프란체스카는 로버트를 찾기 시작했고, 유타카도 유타카의 아내가 보내준 뒤에야 다시 토우코를 찾으러 방콕으로 넘어 갔고, 이렇게 사랑을 갈구하는 사람들은 결국엔 스스로에 대하여 온갖 포장과 변명들로 무장한 채 쿨해질 수 있지만 남은 사람들은 그럼 어떻게 되는것인가?

꿈 많고 빛이 나던 청년이 시간이 지나 나이를 먹고 어느새 리처드와 프란체스카가 처음 만났을 때의 나이가 되었고, 그 동안에 그 청년도 불꽃처럼 타올라 주변의 모든 것들을 다 태워버릴 수도 있는 사랑까지 해봤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서 분명 더 이 둘의 사랑에 빠져들 수 있었다.

나는 과연 나중에 그때의 사랑에 대해 어떤 기억을 할까.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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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를 떠나면 어른이 될까요? - 숨을 쉬는 이유를 찾고자 떠난 여행의 기록
이재휘 지음 / 대경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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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24/07/08 ~ 2024/07/10

소개글에서부터 여타의 다른 여행 에세이와는 결이 다른것 같아 읽어보고 싶다 생각했었는데, 다행히 좋은 기회가 생겨 이렇게 감성 짙은 멋진 책을 읽어 볼 수 있었다.

표지 질감부터 심상치 않았다.

일반 종이 재질이 아닌듯한 느낌?

뭐라고 해야되나. 벨벳 느낌의 감촉?



범상치 않은 느낌의 표지를 지나 시작부터, 감성 짙은 시(詩) 와 여행지에서의 짧은 감상이나 에피소드들이 재치있고 유머러스한 글을 통해 표현된다.

대만에서부터 시작해 전 세계 일주를 한건가? 싶지만,

여기저기 그저 작가의 의식의 흐름대로 여행지들이 마구 바뀐다.

그래서 다른 여행 에세이들처럼 여행지의 어떤 정보나 상세한 여행 일정, 코스 같은건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작가의 느낌과 생각과 감성들로만 오롯이 이 책은 채워진다.

근데 보통은 그런 책들은 따분하기 짝이 없는 글이 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아니, 꼭 이런걸 책으로 써야되? 그냥 일기는 자기 블로그에다 쓰면 안되나?'

..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게 마련인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감정과 생각을 온전히 이렇게 글로 표현하기란 절대 쉽지 않은데 이 저자는 전문 작가도 아닌것 같은데도 이걸 해낸다. 대단하다.




나라면 이 부분을 어떻게 썼을까?

그냥 '대항해시대' 를 어렸을 때 워낙 좋아해서 성지순례 느낌으로 왔다는 식으로 쓰고 말았을것 같은데, 저자는 멋드러진 중세 시대 느낌의 시와 '대항해시대' 게임과 어린 시절의 추억들을 적절히 섞어 요즘말로 갬성을 완벽히 표현해냈다.

세상엔 글 잘 쓰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

요즘 비가 와서인지 뭔가 센치한 기분도 들고 괜시리 기분이 가라앉는 듯한 느낌도 들던 차에 이런 책이라니. 너무 잘 어울리는 밤이였다.

저자는 세계 일주를 통해 얻고 싶던 해답을 찾았을까?

나는 저 나이때 어땠나?

방황하고 갈피를 못 잡고 도전이라는 허울 좋은 명목하에 도주하고만 싶고, 그래서 이윽고 마침내 다다른 곳에서 난 내가 바라는걸 찾았나? 이루었나?

십수년이 지난 지금 다시 돌이켜본다.

그리고 이제는 내가 다시는 그렇게 할 수 없다는걸 깨닫는다.

왜냐고? 난 이제 주연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가 과연 십수년이 지난 뒤에 이걸 알 수 있을까?

느껴보면 알텐데.

조연이 물론 서운하고 안타깝긴 하지만, 생각보다 막 그렇게까지 나쁘지는 않더라.



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도 이 페이지를 보고 문득 캐나다에서 꽤나 자주 마셨던 Alexander Keith 가 생각났다.

한국에서는 이거 아무리 찾아봐도 절대 못구하는 맥주이다.

작년엔가 이마트에서 Molson Canadian 을 행사식으로 잠깐 팔긴 하던데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솔직히 Alexander Keith 에 비하면 너무 질 떨어지는 맥주다.

록키 산맥 한복판의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만큼이나 한없이 쌓여만 가던 우리의 시간들은 이제는 모두 먼지처럼 흩어져 각자의 머리에 부질없는 그 무언가로 남아 점차 잊혀져만 가고, 되돌릴수 없는 후회와 선택의 순간들을 지나 각자 이제는 평안의 안식처를 찾은 지금,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득문득 솟아 오르는 잊혀지지 않고 각인이 되어 버린 기억에 취하고 싶을 때 이걸 다시 마신다면 예전처럼 우리는 서로에게 취할 수 있을까?

돌아올리 없는 질문들만 무심히 마음속에 던져본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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