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를 떠나면 어른이 될까요? - 숨을 쉬는 이유를 찾고자 떠난 여행의 기록
이재휘 지음 / 대경북스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간 : 2024/07/08 ~ 2024/07/10

소개글에서부터 여타의 다른 여행 에세이와는 결이 다른것 같아 읽어보고 싶다 생각했었는데, 다행히 좋은 기회가 생겨 이렇게 감성 짙은 멋진 책을 읽어 볼 수 있었다.

표지 질감부터 심상치 않았다.

일반 종이 재질이 아닌듯한 느낌?

뭐라고 해야되나. 벨벳 느낌의 감촉?



범상치 않은 느낌의 표지를 지나 시작부터, 감성 짙은 시(詩) 와 여행지에서의 짧은 감상이나 에피소드들이 재치있고 유머러스한 글을 통해 표현된다.

대만에서부터 시작해 전 세계 일주를 한건가? 싶지만,

여기저기 그저 작가의 의식의 흐름대로 여행지들이 마구 바뀐다.

그래서 다른 여행 에세이들처럼 여행지의 어떤 정보나 상세한 여행 일정, 코스 같은건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작가의 느낌과 생각과 감성들로만 오롯이 이 책은 채워진다.

근데 보통은 그런 책들은 따분하기 짝이 없는 글이 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아니, 꼭 이런걸 책으로 써야되? 그냥 일기는 자기 블로그에다 쓰면 안되나?'

..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게 마련인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감정과 생각을 온전히 이렇게 글로 표현하기란 절대 쉽지 않은데 이 저자는 전문 작가도 아닌것 같은데도 이걸 해낸다. 대단하다.




나라면 이 부분을 어떻게 썼을까?

그냥 '대항해시대' 를 어렸을 때 워낙 좋아해서 성지순례 느낌으로 왔다는 식으로 쓰고 말았을것 같은데, 저자는 멋드러진 중세 시대 느낌의 시와 '대항해시대' 게임과 어린 시절의 추억들을 적절히 섞어 요즘말로 갬성을 완벽히 표현해냈다.

세상엔 글 잘 쓰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

요즘 비가 와서인지 뭔가 센치한 기분도 들고 괜시리 기분이 가라앉는 듯한 느낌도 들던 차에 이런 책이라니. 너무 잘 어울리는 밤이였다.

저자는 세계 일주를 통해 얻고 싶던 해답을 찾았을까?

나는 저 나이때 어땠나?

방황하고 갈피를 못 잡고 도전이라는 허울 좋은 명목하에 도주하고만 싶고, 그래서 이윽고 마침내 다다른 곳에서 난 내가 바라는걸 찾았나? 이루었나?

십수년이 지난 지금 다시 돌이켜본다.

그리고 이제는 내가 다시는 그렇게 할 수 없다는걸 깨닫는다.

왜냐고? 난 이제 주연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가 과연 십수년이 지난 뒤에 이걸 알 수 있을까?

느껴보면 알텐데.

조연이 물론 서운하고 안타깝긴 하지만, 생각보다 막 그렇게까지 나쁘지는 않더라.



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도 이 페이지를 보고 문득 캐나다에서 꽤나 자주 마셨던 Alexander Keith 가 생각났다.

한국에서는 이거 아무리 찾아봐도 절대 못구하는 맥주이다.

작년엔가 이마트에서 Molson Canadian 을 행사식으로 잠깐 팔긴 하던데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솔직히 Alexander Keith 에 비하면 너무 질 떨어지는 맥주다.

록키 산맥 한복판의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만큼이나 한없이 쌓여만 가던 우리의 시간들은 이제는 모두 먼지처럼 흩어져 각자의 머리에 부질없는 그 무언가로 남아 점차 잊혀져만 가고, 되돌릴수 없는 후회와 선택의 순간들을 지나 각자 이제는 평안의 안식처를 찾은 지금,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득문득 솟아 오르는 잊혀지지 않고 각인이 되어 버린 기억에 취하고 싶을 때 이걸 다시 마신다면 예전처럼 우리는 서로에게 취할 수 있을까?

돌아올리 없는 질문들만 무심히 마음속에 던져본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여기를떠나면어른이될까요

#이재휘

#대경북스

#여행에세이

#여행에세치추천

#추천여행에세이

#세계일주

#AlexanderKeith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