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메라의 땅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김희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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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기간 : 2025/09/06 ~ 2025/09/07

매우 좋아하고 즐겨보는 프랑스 작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새로운 소설이 나왔다.

어? 근데 번역가가 이번에 바꼈다.

이세욱, 전미연 번역가가 아니다.

음, 이력을 보니 이번 김희진 번역가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 시리즈를 번역했다고 하는데 난 전혀 기억에 없다.

살짝 우려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막상 읽어보니 기존의 번역가들에 비해 그렇게 막 번역의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느낌은 없었다.

다만, 2권에서 갑자기 두명의 등장 인물이 서로 존댓말 쓰다가 갑자기 일순간에 반말을 쓰는 모습이 나와 약간 헛웃음이 나왔다.

암튼, 이번 신작 소설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로, 읽기 전부터 여러 매체들의 홍보를 수차례 봐서 무척 기대가 컸다.

총 6개의 막(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 1막은 씨앗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알리스는 인간과 다른 동물간의 이종 교배를 연구하는 과학자로, 연구 내용이 어느 기자에 의해 널리 알려지며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게 되고, 친구인 연구부 장관 뱅자맹 웰스 (그렇다,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을 쓴 '에드몽 웰스' 의 자손이다.) 의 도움으로 우주로 나가 우주선에서 연구를 겨우 이어나갈 수 있게 된다.

천재적인 작가답게 시작부터 상상력을 확 끌어올려 소설의 무대를 엄청나게 확대시켜버린다.

아니 근데 책이 2권밖에 안되고 그다지 두껍지도 않은데 이렇게까지 넓혀놓으면 나중에 수습을 어떻게 하려고 그러나.

걱정이 살짝 되기도 한다.



제 2막 뿌리

우주선에서 죽을 고비를 넘기고 동료들을 잃기도 하며 여러 고비들을 넘긴 끝에 알리스는 3명, 아니 3마리, 아니 3명, 음, 아무튼 인간과 박쥐를 결합하여 헤르메스를 탄생시켰고, 인간과 돌고래를 결합하여 포세이돈을 탄생시켰으며, 인간과 두더쥐를 결합하여 하데스를 탄생시키게 된다.

한편, 지구에서는 제 3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 서로 핵폭탄을 퍼붓다가 쑥대밭이 되고야 만다.

인상적인건 한국이 매우 안정적으로 미사일을 요격하는 장면이였다.

이게 실제로 될까?

지구가 완전히 망해버려 추가적인 보급이 안되는 상황에서 1년이 지나고 결국 연료를 비롯한 여러 물자들이 동나기 시작했고 우주선에서 살아 남은 세 사람은 혼종 인류 셋의 배아와 함께 우주선에서 탈출하여 방사능이 넘쳐나고 있는 파리로 도착하게 된다.



제 3막 줄기

알리스는 파리 지하에서 살아가고 있는 생존자 집단에 무사히 끼어들어가 헤르메스, 포세이돈, 하데스를 비롯한 혼종들을 키워낸다,.

그리고 20년간 이 혼종들과 살아남은 인간들은 사이 좋게 지하에서 잘 지냈지만 이종들간의 다툼이 벌어져 급기야 우주선에서부터 함께 했던 알리스의 남편 시몽이 죽게 되고, 알리스는 딸 오펠리와 수백명의 혼종들과 함께 방황하다 퀴퀴파 호수를 찾아 거기에 정착하게 된다.

과연 이 두명의 사피엔스와 수백'명' or 수백'마리' 의 혼종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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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읽는 세계사 - 역사를 뒤흔든 25가지 경제사건들
강영운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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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기간 : 2025/09/04 ~ 2025/09/05

경제 전문 기자가 쓴 세계사 책이다.

매일경제신문에서 인기리에 연재중인 '히코노미' 를 책으로 엮었다 한다.

사실, '히코노미' 를 본 적은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구독까지 했다.

책이 쉽고 재밌으면서도 핵심적 내용을 빼놓지 않았고 책의 제목답게 철저히 돈의 관점에서 세계사를 바라보았다.

총 25가지의 세계사적 사건을 다루었으며 이 하나하나 개별적 사건들은 사실 세계사를 어느 정도 공부한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새로울게 없는 유명한 사건들이였는데, 이걸 또 이렇게 돈과 경제 관점에서 틀어서 바라보니 아주 색다른 맛이 있었다.



예를 들자면, 아일랜드 감자 대기근이 영국의 밀 가격 폭락으로 이어지고 이게 또 미국의 돈 많은 부잣집 딸래미들, 즉 '달러 공주(dollar princess) 와, 밀 가격 폭락 때문에 거지가 되어버린 영국 귀족들과의 결혼으로 이어진다는 흐름이 대표적인 예이다.

개별적 사건으로 바라보면 재미없을수도 있는데 엮어서 풀어주니 또 신선한 재미가 있으면서 세계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쉽게 접할 수 있기도 하다.



케인스와 하이에크의 대립적 구도도 흥미로웠다.

일전에 읽었던 '경제학의 역사' 에서 이 둘은 어느 정도 공부를 하긴 했는데 내가 온전히 100%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내용들이 많아 대충 감만 잡고 넘어 갔었는데, 이 책을 통해 20세기 최고 경제학자 두 사람에 대해 좀 더 깊게 알게 된것 같아 아주 만족스러웠다.

(사실 그 책이 너무 실망스러워 대충 읽기도 했다.)

내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3장에 해당하는 '거물의 경제사' 파트 전체가 가장 재밌었다.

하이라이트 파트이다.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 잔뜩 나와서 그러기도 했지만, 한사람에 의해 경제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는게 무엇보다 가장 재밌었다.



튤립 이야기는 이제는 약간 식상한 느낌이 들 정도로 너무 사골국 우린 내용이긴 하지만, 요즘같은 시대에는 더더욱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비트코인이 과연 튤립이 될 것인가, 아니면 진짜 탈중앙화의 핵심적인 가치를 가진 그 무언가가 될 것인가.

통찰력이 부족하고 식견이 없는 나로서는 명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

근데, 처음엔 매우 부정적이였지만 이제는 그래도 어느 정도 투자 가치가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긴 한다.

뭐 그렇다고 나보고 투자하라고 하면 못하겠지만.

책이 쉬우면서도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아주 자연스러워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책이다.

경제나 세계사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얼마든지 도전해볼 수 있다.

다만, 너무 이야기가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몇몇 나라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은 다소 아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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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인가요? - 정영진 인터뷰집
정영진.지승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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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기간 : 2025/09/02 ~ 2025/09/03

아 너무 빨리 읽어버려 아쉽다. 좀 천천히 읽을걸.

내가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중에 정영진님, 아니 나에게는 정프로라는 이름이 더 친숙하다, 아무튼 정프로님이 출연하는 채널이 무려 3개나 구독되어 있다.

삼프로, 매불쇼, 그리고 지구본 연구소.

그러나 아쉽게도 이제 더 이상 지구본 연구소에는 출연하지 않는듯하다.

삼프로에서부터 시작된 지구본 연구소가 따로 독립할때부터 정프로님이 함께 했었서인지 나로서는 매우 아쉽기만 하다.

정프로님은 나랑 취향이나 생각이 비슷한 점들이 많고 배울점들도 많아 평소 매우 좋아하는 기획자이며 그가 낸 책들도 그동안 봤는데 아주 재밌었다.

그래서 이번에 그가 쓴 책은 아니지만 장시간 인터뷰한게 책으로 나와 기대하며 책을 봤고 그의 생각들을 훨씬 더 깊고 풍성하게 알게 되어 만족스러웠다.

지금과 같은 대혐오의 시대에 우리는 생각없이 살고 있는건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자꾸 드는 요즘이다.

이게 진짜로 내가 생각이 깨어나 이런 의구심이 드는건지, 아니면 철모를때 아무 생각 없이 살던 젊은 시절에서 이제야 벗어나서 철이 들면서 이런 의구심이 드는건지, 명확히 구분하긴 어렵다.

어찌되었든 뭔가 생각을 하고 사유를 한다는건 나름 좋은 일이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줏대가 없어 내 생각이 이게 맞는건지 옳은건지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고 지성과 교양이 부족해 막막할 때가 많다.

그러던중, 정프로님을 우연히 유튜브에서 알게 되었는데 잘생긴 외모에 차분한 말투, 그 속에 숨겨져 있으나 갑툭튀하는 통찰력까지.

배울게 많은 사람이라 생각했다.

이 책에는 그러한 정프로님의 의식의 흐름이 담겨 있다.

정식으로 쓰여진 책이 아니라 장시간에 걸쳐 인터뷰한 내용들을 그대로 옮겨 적은거라 정리가 전혀 안되있어서 다소 지리멸렬해보이기도 하다.

그러나, 조용한 카페에 앉아 이 사람과 차분히 대화한다는 느낌으로 책을 읽는다면 이 사람의 생각이 어떠한지 생생하고 날것인처럼 받아들일 수 있다.




나같은 팬도 많지만, 역시나 팬이 있으면 까도 있다고, 이 사람 역시 까가 좀 많다.

특히나, 페미니스트들과 기독교 믿는 사람들은 이 책 보면 안된다.

혈압 오를 수 있다.

기독교 까는거보면 진보인것처럼 보이나 페미니즘 까는거 보면 보수인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이 양반은 스스로를 좌우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은 중간자적 입장이라고 이야기해왔지만, 그동안 내가 몇년간 이 사람 행보나 말하는 모습을 쭉 봤을땐 그래도 역시나 훨씬 더 진보적 스탠스를 취해왔다고 볼 수 있다.

나는 그럼 어떠한가?

스스로 생각했을때, 난 정확히 중도보수라고 보는게 맞는것 같다.

젊었을때는 나도 안티-아메리카를 외치던 거침없는 진보쪽이였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보수쪽으로 가는듯하다.

성향으로서는 이 양반과 나는 맞지 않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사람 생각에 동조하고 이 사람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일수밖에 없는건 역시나 이 사람이 자기 성향과 맞지 않은 사람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일줄 알기 때문이다.

귀를 기울인다고 해서 그쪽으로 성향이 옮겨가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의견을 들어준다는 이 마인드 자체가 참 괜찮은것 같다.

특히나 요즘과도 같은 대혐오의 시대에는 더더욱.



물론, 절대적으로 이 양반 의견에 동조하기 힘든 부분들도 많다.

경제 살리자고 지금 이 시점에서 재정을 미친듯이 푼다?

아니, 그 뒷감당은 어떻게 할려고?

치솟는 물가와 인플레이션은 어떻게 하실려고 저런 말을 하시나?

그리고 그렇게 돈 푼다고 경제가 살아날까?

일본에서 아베가 총리 취임하자마자 돈을 무자비하게 찍어냈더니 어떻게 됐더라?

일본까지 갈 것도 없다.

저번 문재인 정권때 돈 풀었다가 어떻게 됐는지 다들 알지 않나?

이런 부분에선 이 사람의 의견에 절대적으로 반대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의사와 의대 정원 문제에 대해서도 난 전혀 납득이 안된다.

바꾸고 개혁하고 뜯어 고친다는거, 좋다 그거야.

밥그릇이 날라가든 말든 의사를 죽임으로서 전국민이 기분이 좋아진다는데 뭐 어쩌겠어.

근데, 그 뒷감당이 되겠냐 그거지.

깜빵에 쳐 들어가 속옷 바람으로 난리치는 어느 미친놈 한놈 때문에 대학병원이 개판이 났고 아직도 회복이 안되는데, 뭐 도대체 어디까지 의료가 망가지는걸 보고 싶어서 저런 말을 하는지 이해가 안되기도 하다.

어차피 이해 당사자끼리도 합의가 안되는 마당에 반대쪽 의견을 가진 사람과 엘레강스한 토의, 토론을 통해 적절한 합의점을 찾자는건 솔직히 개가 풀 뜯어먹는 소리라 생각하고, 그정도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그저 우리의 의견을, 그리고 내 의견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데 이 시대에는 그런 사람은 찾기가 너무나도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정프로, 이 양반의 가치가 더 올라가는것 아닐까?

나보다 몇살 더 위인 형님이던데, 어디 조용한 카페에서 둘이서 이런 저런 이야기나 한번 해보고 싶지만, 그럴 기회가 없어 안타깝다.

개인 유튜브 채널을 조만간 판다고 하니 거기에서 좀 더 심도 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나눌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내생각인가요

#정영진

#지승호

#인물과사상사

#정프로

#정영진인터뷰

#정영진인터뷰집

#삼프로

#매불쇼

#지구본연구소

#최준영의지구본연구소

#사회과학

#사회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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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5 - 사과와 링고
이희주 외 지음 / 북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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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기간 : 2025/08/30 ~ 2025/09/01

매년 이 맘때쯤이면 늘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이 기다려진다.

이번에도 8월이 되자마자 귀신같이 이효석문학상에 대한 기사를 기다렸고, 8월 5일에 수상에 대한 기사를 접했고, 8월 말에 책을 받아보게 되었다.

언젠가는 꼭 한번, 직접 이효석 문화제에도 가서 메밀밭도 가보고 시상식도 가보고 그러고 싶다.

물론 마음만 간절할뿐 언제 가능할지는 알 수 없다.

평창은 정말 멀어도 멀어도 너어어어어어어무 멀다.

제40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식 정도는 과연 구경해볼 수 있을까?



# 사과와 링고(りんご) / 이희주

#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 / 이희주

아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은 소설인데 말을 많이 할 수 없음이 안타까운 소설이다.

일단, 이 책은 누가 봐도 대상이다.

'누가 봐도' 라는 말의 의미는, 이 책에 수록된 최종 후보작중에서 그렇다라는 의미이다.

6개 소설중에 그냥 이 소설이 대상일수밖에 없다.

근데, 뭔가 내 느낌은, 소설이 대상일정도로 대단하다는 느낌보다는, '그래~ 니 똥 굵다~' 라는 느낌이다.

쉽게 말해, 이 소설이 내 취향이 아니라는 말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소설 자체는 충분히 마음에 드는데, 작가의 속내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는 조금 더 뒤에서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고.

'연민한 죄로 차용이 불행처럼 연쇄됐다.'

아니, 이 무슨 미친 문구란 말인가!

이 책을 통틀어, 아니, 적어도 최근 몇년간 읽은 소설중에 최고의 문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이다.

소름이 돋았다.

순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인 정이현 작가가 탁 떠오를 정도로 충격적인 문장이였다.

이런 식의 톡톡 쏘는 문장은 정이현 작가의 특기인데, 이 작가도 정이현 작가의 영향을 받았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아 근데 여기서 실망스러웠다.

그냥 소설을 있는 그대로 음미했다면 더 좋았을걸, 인터뷰는 괜히 봐가지고.

뭐 작가가 스스로 본인의 의도를 표출하는게 나쁘다는 말은 아니고, 그 작가의 의도가 나의 소설에 대한 감상과 어긋나면 이상하리만치 난 그 소설에 대한 마음이 팍 식어버린다.

특히나 페미니즘과 같은, 내가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어떤 사상이나 생각에 작가의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면 더욱 그러하다.

물론, 이 작가가 대단한 작가라는건 인정한다.

저 나이에 저런 필력이라니.

게다가 팬픽이라는 다소 낯설고 마이너한 장르를 밀어부쳐 순수문학의 틀을 깨버리기까지 했으니, 이 작가는 무조건 인정이다.

하지만, 소설에 대한 취향은 그 인정과는 또 다른 문제이다.

하고 싶은 말은 더 많지만 여기서 멈출 수 밖에 없다.

# 너는 별을 보자며 / 김경욱

올해 이 문학상의 컨셉은 아이돌인가?

대상까지야 그러려니 하겠는데, 이건 좀 아쉬운데?



# 삽 / 김남숙

작년 이효석문학상의 최고 수확이 성해나 작가였다면, 올해 나만의 수확은 바로 이 작가이다.

십수년전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우연히 본 '더 헌트' 라는 영화가 책을 보는 내내 생각났다.

'닥터 스트레인지' 에서 '케실리우스' 로 나왔던 배우가 주연인 영화로, 이 소설처럼 성범죄 무고에 대한 이야기이다.

소설 내용은 사실 뻔하다. '더 헌트' 와 거의 흡사하다.

조용히 자기 할 일만 하고 지내는 착하고 순해빠진 학원 강사가 느닷없이 어느 비행 청소년 때문에 말도 안되는 성범죄 누명을 뒤집어 쓰면서 일상이 파탄이 나서 괴로워하는 내용이다.

요즘 들어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는 이 문제에 대해 매우 속도감 있게 내용이 전개가 되어 독자들을 끌어당긴다.

동료 학원 강사들에게 내뱉는 주인공 재구의 울부짖음과 끝의 끝까지 괴로워하며 자해하는 재구의 모습이 더욱 절망적으로 다가오면서 깊은 여운을 남긴다.

왜 저렇게 재구는 절망에 빠져야 하는가?

왜 재구가 저렇게 당해야 하는가?

일관적인 여자의 진술만으로 남자는 당연하다는듯이 성범죄자가 되어야하고 사회적으로 매장 당해도 마땅한것인가?

아, 페미니스트들은 이 소설 보면 안된다.

# 빈티지 엽서 / 김혜진

이 소설도 꽤나 인상 깊었다.

아슬아슬한 줄타기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등장 인물들의 행동과 주인공의 심리 상태를 잘 표현했다.

제목인 빈티지 엽서라는건, 그저 남녀 등장 인물들간의 어떤 감정의 매개체라고 난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평론을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은것 같다.

내가 소설을 잘못 이해했던걸까?

# 옮겨붙은 소망 / 이미상

관련없는 사람들간에 이루어지는 삶의 연속성이 꽤나 볼만 했지만, 짧은 단편 소설이라 그런지 개연성을 모두 담아내지는 못한것 같아 아쉬웠다.

# 우리의 적들이 산을 오를 때 / 함윤이

내가 3년간 근무했던 작은 시골마을이 생각날 정도로 풍경에 대한 묘사는 뛰어났으나 소설에 등장하는 그 기묘한 단체에 속한 인물들의 행동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아니, 멀쩡한 타이어는 왜 찢어놓고, 또 그걸 분명 두 눈으로 똑똑히 봤으면서도 왜 그냥 멀뚱히 가만 있냐고.

# 자연의 이치 / 손보미

손보미 작가의 글은 언제나 늘 그렇듯이 읽기에 참 불편하다.

근데 또 웃긴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멈출 수가 없다는 점이다.

이번 책에 기수상작가 자선작으로 손보미 작가가 올린 소설은, 거식증에 걸린 여고생 영유에 대한 이야기이다.

정신적, 정서적인 혼란을 의례히 겪을 수 있는 청소년인 영유는 안타깝게도 그릇된 신체 왜곡 때문에 거식증까지 앓고 있다.

하지만 돌봐줄 부모는 없다.

영유의 가족은 한여름에 절대 에어컨을 틀지 않으려고만 하는 할머니뿐, 밥 안먹는다고 등짝 스매싱만 날리는 할머니뿐이다.

이런 영유가 그나마 의지할수 있는 사람은, 1년에 한번씩 영유네 시골에 내려와 영유에게 용돈을 가득 안겨주는 서울 언니가 유일하다.

소설은, 병원에서 범죄(?)를 저지르려는 영유를 서울 언니가 극적으로 끄집어내어 영유를 위로하며 마무리된다.

손보미 작가의 행보는 매우 흥미로워 지켜볼만하다.

개인적으로 최근 국내 여성 작가들중 가장 눈여겨보는 작가이기도 하다.

'혼모노' 로 대박을 터트린 성해나 작가도 물론 있지만, 역시나 무게감에서는 손보미 작가가 압승이다.

꼼꼼한 전개와 탄탄한 서사, 거기에 뜬금없을 정도로 갑자기 튀어나오는 통찰력까지.

게다가 최근에도 장편 소설까지 하나 더 나왔다.

어디까지 이 작가가 뻗어나갈 수 있을지 무척 기대된다.

#이효석문학상

#이효석문학상수상작품집2025

#사과와링고

#사랑기억하고있습니까

#이희주

#연민한죄로차용이불행처럼연쇄됐다

#삽

#김남숙

#빈티지엽서

#김혜진

#자연의이치

#손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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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사토 겐타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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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기간 : 2025/08/27 ~ 2025/08/29

일본 애들이 이런 책 참 잘 쓴단 말이야.

잘 쓴다는 말의 정확한 의미는, 훌륭하다는 의미보다는 자주 쓴다라는 의미에 더 가깝다.

어떤 한 분야에 대해, 여러 다양한 시점에서 그 분야를 바라보고 파고 드는 경향이 확실히 있는것 같다.

세계사가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는데, 당장 이 책만 하더라도 여러 시리즈가 있다.

세계사를 바꾼 식물, 물고기, 뇌, 커피, 맥주, 와인, 화학 등등.

이런 책들이 솔직히 재밌긴 하다.

세계사만 주구장창 보고 있으면 지겹기도 하고, 지루하고 따분하기도 하고, 읽다 지쳐 책을 손에서 놔버리는 경우도 허다한데, 이렇게 여러 다양한 분야에 접목해 세계사를 보다 보면 확실히 그 재미가 더 크게 느껴진다.

게다가 접목되는 그 분야가 자신의 전공이나 관심사와 관련이 있어 잘 아는 분야라면 더 재밌을수 밖에 없다.

그러나, 당연히 이런 콜라보 방식에도 단점이 있게 마련이다.

끔찍한 혼종이 양산된다던가, 잘못되거나 관련성이 없는 내용들이 결합된다거나, 수준이 매우 떨어진다거나, 그래서 책의 질이 매우 형편없는 경우도 흔히 보게 되는데, 과연 이 책은 어떠할까?



일단 책의 시작은 상당히 괜찮았다.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세계사와 약에 대한 대중적 이야기들로 가볍게 시작하여 책을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게 만들어준다.

대항해시대에 괴혈병으로 죽은 수많은 선원들 이야기가 가장 대표적인 그 예인데, 사실 이건 너무나도 세계사와 약에 대한 유명한 이야기라, 솔직히 책 제목만 보고도 이 내용은 나올것 같은 예감이 들었었다.

거기에 약간 더 파고 들어가, 상당히 약에 대한 전문적 내용들도 조금 등장하기도 하나 쉽게 설명되어 있어 일반인들도 읽기에 전혀 무리가 없다.

비타민C에 대한 이 저자의 관점이 나오는데, 이게 매우 묘한 느낌이다.

비타민C는 전혀 가치 없다며 건강기능식품을 까는 스탠스를 취하다가, 마지막에는 그래도 밝혀지지 않은 생리 작용이나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이게 뭐지?

까는건가 감싸는건가?



괴혈병과 비타민C 이야기는 워낙에나 유명하니까 이 책에도 실린거지, 사실 애초에 이 책에 등장하는 다른 9가지 약들은 모두 일관성이 있다.

그건 바로 '통증' 과 '감염' 에 관련된 약들이다.

그중에서도 조금 더 '감염' 쪽에 치우쳐진 양상이며, 당연하게도 페니실린이 가장 핵심적인 하이라이트 파트이다.

인류 역사를 가장 크게 바꿔놓은 약인 이 페니실린, 그 뒤에 존재하는 여러 역사 이야기가 등장하여 재미를 더해준다.

책은 기본적으로 어렵지 않다.

약의 분자 구조나 약리 작용에 대한 설명들이 중간 중간 들어가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 그 깊이가 깊지 않은데다 차근차근 쉽게 설명되어 있어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이다.

게다가 재밌는 과거 세계사들이 결합되어 있어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인류 역사와 함께 해 온 여러 약들을 알아보는 재미 때문에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세계사나 약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더라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역시 콜라보는 한계가 있다.

이 책을 본다고 해서 약에 대해 아는 척 하기 힘든것처럼, 이 책을 본다고 해서 세계사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그냥 어디까지나 두 영역을 한데 묶어 재밌게 풀어낸 책이라고 받아들여야한다.

책 표지에는 의대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필독서라고 쓰여져 있다.

음.

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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