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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코의 모험
미시마 유키오 지음, 정수윤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5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603/pimg_7746391764314212.jpg)
기간 : 2024/05/29 ~ 2024/05/31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제자중 한명이면서,
5차례나 노벨문학상 후보에 연속으로 오른,
'금각사' 의 작가인 미시마 유키오의 책을 읽어볼 기회가 생겼다.
워낙에나 내가 가와바타 야스나리를 좋아해서인지 미시마 유키오 또한 매우 관심이 많던 작가였으나 역시나 극우 성향이라 웬지 소설을 읽기가 꺼려졌다.
아니 세상에 게다가 내가 한때 정말 좋아했던 국내 작가인 신경숙이 하필이면 또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을 표절했네?
호감이 생길래야 생길수가 없는 상황이여서, 그동안에는 대표작인 '금각사' 정도는 약간 읽어볼까 하는 마음이 살짝 들기도 했지만 이내 관심이 식어버리곤 했다.
아 근데 우연한 기회에 읽은 이 소설.
정말이지 대단하다.
극우라는거만 뺀다면 정말 이 사람 소설 다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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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잣집 외동딸에다 얼굴마저도 이뻐 남자들에게 인기 절정이던 나쓰코는 자신에게 달려드는 오만 남자들이 다 마음에 안든다.
열정이 없다는 이유로.
결국 나쓰코는 삿포로의 수도원에 들어가 평생을 보내겠다고 가족들에게 선언하고, 난리난 가족들은 나쓰코를 말려보지만, 고집이 너무너무 쎈 나쓰코는 결국 하코다테로 향하는 배에 오른다.
그러나, 우연히 눈에 '복수' 라는 열정이 가득한 남자 츠요시를 만나게 되고, 나쓰코는 금새 츠요시에게 빠져들어 수도원에 들어가는걸 포기하고 츠요시와 함께 츠요시의 복수를 위해 야반도주를 하게 된다.
과연 이 둘은 복수에 성공하게 될까?
둘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1951년에 쓰여진 소설이라는게 믿기 어려울 정도로 여성 주도적인 소설이라 볼 수도 있지만, 사실상 1900년대 초중반에 이미 일본에는 여성이 스토리의 핵심이 되고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소설들이 꽤 있다.
아마도 전쟁을 계기로 여성 인권이 더 올라갔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물론 정확하진 않다.
그래서 스토리적인 부분이 꽤나 신선하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하지만, 내가 더 주목하게 된 건, 이 작가의 글 솜씨이다.
서정적 탐미주의의 끝판왕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제자라 그런지 글에서부터 풍겨오는 탐미주의적 분위기가 훗카이도의 자연 경관과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글에서 허무주의만 뺀다면 딱 이 미시아 유키오의 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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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카이도의 너른 벌판과 평야와 높은 산 등, 자연 경관 뿐만 아니라, 하코데타나 삿포로 도심에서도 탐미주의적 표현은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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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속 가장 하이라이트 부분이자, 가와바타 야스나리식 묘사의 최절정인 부분이 바로 이 둘의 키스씬이다.
키스를 한 채로 눈을 뜬 나쓰코의 눈에 비치는 밤하늘의 모습을 저렇게 표현해내다니.
정말 놀랍다.
5년 연속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를만 하다.
오랜만에 너무 대단한 일본 문학 작품 하나를 읽어보았고 소설 자체는 200% 충분히 만족스러웠으나, 역시나 작가가 미시마 유키오라는 점은 그냥 넘기긴 어렵다.
때문에 국내에서도 번역된 작품들이 그렇게 많진 않다.
금각사, 금색, 목숨을 팝니다, 비틀거리는 여인, 나쓰코의 모험 이 정도인거 같다.
다른 책들은 그다지 관심이 없고 금각사 정도 읽어볼 마음이 약간 있긴 하나, 웬만하면 나쓰코의 모험 이 하나로 만족하려 한다.
글 잘 쓰는건 인정이다 진짜.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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