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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잡썰 - 그깟 공놀이에 일희일비하는 야구팬을 위한
강해인 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4월
평점 :
기간 : 2024/04/03 ~ 2024/04/04
그제도 이겼고, 어제도 이겼다!
신난다!
어김없이 봄은 왔고, 또 1년중 절반은 웃었다가 화냈다가 기뻤다가 슬프기도 하는, 반복되는 조울증 생활을 하게 됐다.
야구 보는 사람들은 다들 알테지만, 유튜브에 생각보다 야구에 관련된 채널은 많지 않고 그중에서도 볼 만한건 진짜 몇개 안된다.
스톡킹만 간간히 보던중, 어느 순간 내 유튜브에 이상한 내 또래 아저씨 4명이 나와 쓸데 없는 썰을 풀고 있는 영상이 올라왔고 1주일에 하나씩 그 영상을 본지가 어느새 1년즈음 지났는데 갑자기 이 인간들이 책을 낸단다.
야구팬으로서, 동 나이대의 야구썰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 책은 안볼수가 없다.
야구와 관련된 어렸을 적 추억은 역시나 다들 마찬가지로 아버지와 관련된 추억들인가보다.
나 역시 아버지의 영향으로 이 판에 빠져들게 되었다.
야구와 관련된 내 첫번째 기억은, 아주아주 어렸을 적 해태를 좋아하기도 전에 박철순이라는 투수에 대한 기억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 때 당시에도 깡촌이였던 곳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는데 어느 날 서울이였는지 광주였는지 어느 대도시에서 전학을 온 친구가 한명 있었다.
난 그때에는 프로야구에 대해 1도 몰랐는데, 이 친구는 형이 있어서인지 야구에 대해 꽤 많이 알고 있었고, 나에게 박철순이라는 엄청난 투수에 대해 알려주었다.
그때부터 점차 야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중, 집에서 아버지가 저녁에 야구를 보시길래 같이 옆에 앉아 보다가 이 (병신같은) 팀에 빠져들게 되었다.
너무 오래되어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김봉연, 김성한, 이순철, 선동렬 등의 선수들이 무척 잘했고 때문에 우승을 밥 먹듯이 한다 정도의 기억만 남아 있다.
어느 날, 아버지가 서울인가? 어디 출장을 갔다 오셨는데 버스에서 선동렬을 봤다며 나에게 썰을 풀어주셨다.
원래는 구단 버스를 타고 움직여야되지만, 그때 선감독님은 아마도 이제와서 추정하기에 다음 등판을 위해 따로 움직였던듯 하다.
버스에서 귀찮아질까봐 좌석 2개를 사서 혼자 앉아 있었다 한다.
아버지는 야구 좋아하는 날 위해 사인을 받아줄려 했지만, 거절당할까봐 차마 그러지 못했다며 아직도 후회를 하신다.
하지만, 난 이 썰 하나로 다음 날부터 그 시골 학교에서 일약 스타가 되어 버렸다.
내가 직접 본 것도 아니고, 아버지가 본 것 뿐인데도.
나와 마찬가지로 아버지는 여전히 저녁마다 야구를 보신다.
난 그래도 그동안 야구장을 많이 가봤지만, 아버지는 아직 한번도 못 가보셨다.
늘 야구 시즌이 시작될때마다 올해는 같이 한번 가야지 마음을 먹곤 하지만, 늘 이래저래 무산되고 만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버지와 야구장 가는 그 날이, 설사 나중에 기아가 V30까지 달성한다 하더라도 내 인생 가장 기억에 많이 남을 경기가 될 것 같다.
올해는 꼭 3대가 함께 야구장에 가봐야지.
책은 아주 재밌다. 적어도 나에게는.
마치 유튜브를 책으로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큰정PD 글은 음성 지원이 되는 듯 하다.
강편 글은 깜놀하게 된다. 아니 이 양반이 글을 이렇게 잘 썼어?
김작가 글은 큰 특색은 안느껴지지만 투수에 대한 사랑은 매우 잘 느껴진다. 나 역시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에 백퍼 천퍼 만퍼 공감한다.
근데 정작 중요한 기아 파트의 작정PD의 글은 약간 실망스러웠다.
큰정PD처럼 내 팀 이야기를 많이 써줘야지!! 거의 대부분 기아 이야기가 아니라, 자기 이야기들뿐이였다.
아니 PD님 야구잡썰이라면서요. "야구"잡설요.
아무튼, 내 기억속의 타이거즈는 늘 우승팀이였다.
비록 뽀찌 받아먹는 단장과 감독이 있었고, 별 병신같은 일들이 많았었던 팀이긴 하지만, 그래도 타이거즈는 내 자부심이였다.
물론, 괴로웠던 적도 많았다.
대체 팬은 뭔 죄냐? 이 병신같은 프론트야? 말을 해보렴?
대학생때, 어느 날 학교 갔는데 주변 친구들, 선후배들이 다 나를 축하해준적도 있다. 우승했다고.
- 우승? 에이 늘 하는 우승인데 뭘 그렇게까지.
..라고 했다가, 재수 없다고 욕 먹었다.
내 팀은 이런 팀이였는데, 선수들이 하나 둘 팔려나가고, 에이스는 어깨 부상으로 타자로 전향하고, 차기 에이스는 안타깝게 위암 때문에 세상을 떠나고 트레이드 되어 우리 팀에 오는 선수들은 오기 싫다고 징징대고.
처참하기 짝이 없었다.
난 그래서 지금도 손혁을 싫어한다..
양준혁의 경우, 그나마 시간도 많이 흐르고 나이도 먹은데다 양준혁이 그런거 아니였다고 수차례 제대로 해명도 하고 타이거즈 관련 방송에도 적극적으로 출연해주고, 게다가 실상 해태 시절의 성적이 커하이기도 하니까 호감으로 바뀌었고,
박재홍의 경우, 그때 당시에는 정말 끔찍히도 싫어했던 선수인건 맞는데, 스톡킹에서 직접 나와 해명한걸로 오해가 풀리기도 했으나, 뭐 딱히 이 팀을 좋아하지는 않는것 같아 그냥 저냥 중립정도?
근데 손혁은 정말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 싫다. 그 난리를 치고도 팀에 들어와서 심지어 태업까지 했다.
아무리 오기 싫은 팀이였어도 한대화랑 양준혁은 열심히 노력해 커하를 찍었고 박재홍도 FA가 달려 있기도 했지만 어쨌든 부상을 안고도 열심히 뛰었는데,
그러고도 당신이 프로인지 직접 면상에 대놓고 묻고 싶다.
이 쓰레기 같은 놈이 TV에 나올 때마다 지금도 그때의 그 비참함과 역겨움과 처참한 기분이 느껴져 구역질이 나올려고 한다.
혐오스러운 인간이다.
그런면에서 난 기아라는 그룹에 대해 감사함을 느낀다.
산산조각 날 뻔한 내 팀을 지켜줬으니까.
다음에 차 살 일이 있으면 내 꼭 기아차로 사고 말리라.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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