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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의 최전선 - 재난의 시대를 항해하는 책 읽기
홍성욱 외 지음,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기획 / 알렙 / 2024년 3월
평점 :

기간 : 2024/04/06 ~ 2024/04/07
즐겨보던 서평 전문 계간지인 서울리뷰오브북스 (이하 서리북) 가 나온지 어느새 3년이 지났다.
이번에 나온게 13호이다.
13호 모두를 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동안 꽤 몇차례 이 서평지를 읽으며 서평을 먼저 보고 마음에 드는 책을 읽어보는 재미가 매우 쏠쏠했다.
특정 주제에 대해 견문을 넓히기도 했고, 전혀 몰랐던 세계에 대해 알게 되기도 했고, 짧은 글이나마 신선한 에세이들도 보는 맛이 있었으며, 신작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들까지.
점차 풍성해져 가는 이 계간지에 그동안 실린 총 198권의 책에 대한 서평이 156편이나 된다.
이번에 나온 이 '읽기의 최전선' 이라는 책은 그 156편의 서평들중에 몇 가지 주제별로 분류하여 총 21편의 서평을 따로 묶어 출간된 책이다.
서리북의 애독자로서 이런 책은 안보고 넘어갈 수가 없다.
1부 기후, 환경에 대한 책의 서평들부터 심상치 않았다.
가볍게 통계 자료 몇개 좀 제시하고, 대충 위험하다, 조심하자, 바뀌자 라는 식의 책들과는 차원이 다른 깊이가 있는 책들이다.
넷플릭스에서 재밌게 봤던 '체르노빌' 에 대한 감상 마저도 인문학적 내용과 시사적 내용들을 결합해 쓰여져 있어 드라마에 대해 훨씬 풍부한 느낌을 준다.

2부 과학에 관련된 부분은 4개의 서평 모두, 극단적인 이과 인간으로서 무척 재밌었지만, 이중에서도 '클라라와 태양' 이라는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에 대한 두사람의 대담이 가장 재밌었다.
이 대담에 언급되어 있는 소설들 외에 가즈오 이시구로의 다른 소설들 모두 인근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다.
이 모두 일단 리스트업 해두었다.
쌓이는 책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어 버겁기도 하지만, 단순히 리스트업 하는 자체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낀다.

4부 자본주의 부분에서 바로 이 '감시 자본주의 시대' 는 아직 읽어보진 않았어도 워낙에나 유명한 책이라 진작에 메모해두었던 책이다.
구글, 페이스북에 대한 비판들이 단순한 음모론을 넘어 실재하는 위험과 그에 대한 경고임이 드러난 책이라 할 수 있다.
도구주의, 행동잉여 등의 생소한 용어들이 나오나, 이 서평에 비교적 자세하게 설명들이 쓰여져 있어 추후 이 책을 읽을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부분의 '힐튼호텔 옆 쪽방촌 이야기' 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에 대한 부분은 가난, 탄압, 억압, 차별 등에 대한 이야기를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가끔 TV나 인터넷에서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하며 기부를 유도하는 기부 단체들의 홍보들을 보면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지만, 기부 단체들의 비리와 진상에 대해 알고 난 뒤로는 더 이상 기부 단체들에게는 단 1원도 기부하지 않았다.
이제는 주민센터 등에 직접 기부한다. 더 이상 기부 단체들을 믿지 않는다.
양동에서 바라보는 힐튼호텔의 모습은, 포이동 판자촌에서 바라보는 타워팰리스를 연상케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모습은, 심한 장애를 갖고 태어난 내 친척을 연상케한다.
빈자와 장애인.
은연중에 나 역시도 어쩌면 그들을 차별하고 피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대혐오의 시대이다.
가면 갈수록 화합이라는 숭고한 단어는 점점 더 멀어져만 간다.
범죄자, 범법자인 노숙자들을 어디까지 사회적으로 보호해줘야하는지,
우영우가 정말 자폐가 맞는지, 자폐의 스펙트럼 안에 있다고 봐야 하는지,
..와 같은 명확하게 답을 할 수 없는 문제들이 있다.
이러한 의문 제시에 대해 너무 지엽적으로 매몰되지 말라는건 또 다른 폭력적인 억압일뿐이다.
피해자 내지는 피해자의 가족들의 심정 또한 충분히, 아니 오히려 더욱 더 많이 배려해줘야하는 문제이고,
자폐아의 가족들의 심정 역시나 마찬가지이다.
깊이 있는 책들에 대한 깊이 있는 서평들.
대부분의 서평들이 풍부하게 느껴져 만족스러웠으나, 국내에 미출간된 책에 대한 서평이라던가, 명확히 책에 대해 밝히지 않는 비평들은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이번에 대표로 뽑힌 서평들의 출간 시기를 보니 대부분 2021년과 2022년이였으며, 상대적으로 2023년에 나온 서평들은 매우 적었다. (1개뿐이다.)
공교롭게도 나 역시 2021년과 2022년에 나온 책들은 매우 재밌었는데, 2023년에 나온 책들은 좀 많이 실망했었다.
우연일까?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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