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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정의 ㅣ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10
글로리아 웰런 지음, 범경화 옮김 / 내인생의책 / 2011년 9월
평점 :
전쟁은 어떤 전쟁이든 추악하기 그지없고 더러울 수 밖에 없겠지만
전쟁이라 일컫기도 우스운 일들이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습니다..
무식한 지배자들과 그 추종자들로 인해 인간의 존엄성조차 말살되어 버리고
인간의 목숨이 파리 목숨보다 못 했던 1970년 초반의 아르헨티나의
시대적 배경을 담고 있는 소설 <그녀의 정의>는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고 있던
아르헨티나의 모습과 상황을 여과없이 드러내 놓고 있습니다..
마을이 갑자기 정전이 되면서 들어닥친 헌병들은 에두아르도를 잡아가고
에두아르도 아빠가 아들을 찾아 경찰서에 가봐도 소용이 없고
군부대에 가서 물어봐도 군에서는 그런 일을 하지 않는 다며 모르는 일이라 합니다
어디에도 하소연을 할 데가 없고 에두와르도 때문에 곳곳의 사람들이
소리 소문없이 납치되어 사라졌으며 강에서 시체가 둥둥 떠내려오기도 한다는 등
몸서리쳐지는 소식들을 접하게 되지요
그런데 에두아르도 여동생 실비아는 오빠를 구하기 위해 무모한 결심을 강행하게 됩니다.
오빠를 구하기 위한 용감무쌍한 일은 결국 자신마저 위험에 빠뜨리게 되고..
하지만 가족의 사랑의 힘과 용기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게 되지요..
쿠데타로 집권한 비델라 군부 정권은 좌익 게릴라 소탕이라는 명분으로
엄청난 폭력으로 무고한 시민들을 불법체포로 납치하여 고문하고 사살하여
강에 몰래 버리고 아기를 탈취하여 군인들의 집에 강제 입양시켜 버리는 등
이건 전쟁이라 할 수도 없을 만큼 비겁하고 졸렬한 짐승만도 못한
공포의 연속으로 사람들은 거의 패닉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한 인권 단체의 비공식 집계에 따르면 이 기간에 희생된 강제 실종이 3만명에 이르고
강제 입양이 500명에 정치범이 1만명, 정치적 망명자가 무려 30만명에 달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숫자에 정말 놀랐습니다..
그 비슷한 시기의 대한민국도 역시 민주화운동이 있었던 때로 고통받고 있었던
나라가 혼란스러운 시기였기 때문에 우리와 비슷한 그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