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출근하고 두 아들과 함께 당일치기로 영월로 여행을 했던 적이 있어요.. 지금 생각하면 겁도 없이 7살, 8살 연년생 두 아들을 데리고 참 멀리도 다녀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행을 하면 어딜가든 항상 애들 아빠와 함께 가족 모두 다녔었는 데 처음으로 저 혼자 아이들을 데리고 갔던 곳이 바로 영월 청령포였답니다.. 강 안에 조그만 섬.. 그 곳이 단종의 유배지로 조그만 집이 한 채 덩그러니 놓여 있었지요.. 바로 단종이 있었던 집이었습니다.. 이 곳은 신기하게도 집 주위 모든 소나무들이 이 집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는 기이한 풍경이었어요.. 몇 백년의 나이를 먹은 굵고 키가 큰 소나무들이 그 곳을 향해 예의를 갖추고 있는 듯한 다소곳한 자세였습니다.. 참 신기했습니다.. 하늘까지 볼 만큼 머리를 뒤로 젖혀야만 그 끝이 보이는 키가 무척 큰 소나무들이 었는 데 말이죠.. 그리고 그 집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단종이 올라가서 그리움을 달랬다던 그 나무 바로 관음송이 있었습니다.. 예사롭지 않던 몸짓을 하고 세월의 흐름을 온 몸으로 보여주며 인자한 미소를 보여주던 인상깊던 그 나무.. 지금 초등학교 3학년과 2학년이 된 저희 두 아들들도 가끔 그 나무 이야기를 합니다.. 아이들도 올라가 놀면 딱 좋은 팔걸이를 가지고 있는 나무로 기억하지요.. 오랜 역사를 고스란히 함께 한 나무로 그 역사 현장에서 그 옛날에도 그랬던 것 처럼 그 자리에 꿈쩍하지 않고 지금까지도 그 자리를 그렇게 지키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그 여행에서 만난 관음송과 단종의 이야기를 만나니 감회가 정말 남다르더라구요^^ 이렇게 단종을 비롯하여 오랜 역사 속의 주인공들인 마의태자, 공양왕, 세조, 신사임당과 이율곡, 강감찬 장군, 이순신장군, 내조 등등 여러 역사 속 곳곳에 그 역사를 함께 한 나무들과 함께 했던 역사 이야기 속으로의 여행이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역사책과는 사뭇 다른 시각으로 그 역사의 산 증인인 나무와 함께 역사를 보여주니 더 흥미롭고 실감나는 역사여행이 되었습니다.. 역사 속 이야기가 다른 것 처럼 나무 모습도 다 달랐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