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투자 입문 - 흙수저 월급쟁이를 위한
옆집 아저씨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흙수저 월급쟁이를 위한 아파트 투자 입문』은 총 다섯 장으로 나뉘어 부동산 투자에 대해 쉽게 알려주는 부동산 입론서이다. 어려울 수 있는 부동산 투자를 저자의 실제 경험과 함께 알려주니 더 이해가 잘 되었다.

 

 1장은 부동산 투자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다. 부동산도 경제의 일부분이다. 화폐가 증가한다면 주식, 금, 부동산 등 현물을 사서 자산으로 바꾸라 한다. 그렇게 하면 화폐가치가 하락해도 자산의 손실은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빨리 자산을 확보해서 급여소득이 아닌 자산소득이 발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볼 것을 추천하고 있다. 부동산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초보자가 가장 쉽게 투자할 수 있는 것은 ‘아파트’이다. 사고파는 시장에 있어서 수요자가 많고, 인터넷을 통한 시세 파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파트를 투자하기 전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관련 정보를 찾아보고 어떤 매물이 있는지를 살펴보라고 한다.

 

 2장은 저자의 아파트 투자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읽어보면서 아파트 투자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다. 저자의 아파트 투자원칙은 ‘소형 아파트인가’, ‘역세권인가’, ‘대단지인가’, ‘학군이 좋은가’이다. 이 중 3가지 이상을 충족한다면 과감하게 투자하라고 한다.

 

 3장은 아파트 투자 시 고민해야 할 것을 이야기한다. 좋은 아파트를 고르는 기준은 2장에서 말한 투자원칙이 적용된다. 그리고 좋은 부동산의 삼대 요소는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 셋째도 입지로, ‘입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파트를 사고파는 시기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그 당시의 부동산 관련 뉴스 제목을 잘 보고, ‘모두들 부동산이 끝났다’라고 할 때 아파트를 사라고 한다. 이외에도 현장조사의 중요성과 투자할 때의 과감성, 종자돈,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투자, GAP 투자 방법을 저자의 사례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4장은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이야기이다. 재건축이 예상 되는 아파트 중 ‘주공아파트’를 주목하라고 한다. 이 장에서 ‘용적률’에 대한 개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용적률’이라는 단어는 들어는 봤지만 매번 헷갈렸는데 예시를 들어서 설명하니 더 쉽게 이해가 되었다. 준공 후 30년이 지나야 재건축 추진 신청자격이 가능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재건축이 예상되는 주공아파트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용적률을 꼭 알아봐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 시 중개수수료 등 각종 비용과 세금이 발생한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양도소득세이다. 5장에서는 양도세득세를 자세히 설명하고 계산하는 방법과 예시를 들어 양도세득세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요율표’를 표로 보여주고 있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양도소득세, 과세표준, 요율, 산출세액, 양도차액, 장기보유특별공제 등의 단어들은 생소하고 어려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이 모든 것을 꼭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기 때문에 ‘감을 잡을 때까지 연습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고 말한다. 양도소득세 계산법을 알아야 하는 건 계산하는 것보다는 ‘계산 흐름을 이해함으로써 절세 방법을 찾는 것이 핵심’(133페이지)라고 한다. 몇백, 많게는 몇천만 원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양도소득세를 계산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책은 양도소득세 절세하는 방법을 여러 가지 소개하고 있다. 경제 환경이나 정부정책에 따라 양도소득세가 변경되기도 하기 때문에 최신정보를 꼭 알아야 한다.

 

 아이들을 더 안전하고 좋은 환경에서 키우고 싶은 마음이 일순위이다. 내가 부동산, 그중에서 아파트에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이다. 관심은 있는데 어디서부터 알아봐야 할지 막막해서 답답해하고 있을 때 『흙수저 월급쟁이를 위한 아파트 투자 입문』을 보게 됐다. ‘흙수저’, ‘월급쟁이’인 나와 남편에게 아파트 투자는 너무 먼 미래의 일로만 생각되어서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해야 하는데 하지 못하고 있을 때 막막함은 사람을 위축되고 생각마저 비관적으로 만든다. ‘아파트 투자 입문’, 말 그대로 아파트 투자의 기본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아파트 투자를 위해서는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이 책이 공부의 시작점이다. 저자의 말처럼 마냥 공부만 하면 안 되겠지만.

 

 저자는 ‘부동산은 파는 것이 아니다. 보유하는 것이다.’(145페이지) 이게 핵심이고 정답이라고 말하고 있다. 쉽지는 않겠지만 나도 저자와 같이 장기적인 안목을 키우려 노력하려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모바일 미래보고서 2021 - 온택트, 언택트 시대의 콘택트 기술
현경민 외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우리의 삶은 코로나19 전과 후로 나뉜다. 일상적인 것이 일상적인 것이 아니게 되어버린 현실 앞에 사람들은 ‘평범한 일상’을 꿈꾸고 갈망한다. 코로나19가 해결된 후 일상은 이전의 일상과는 같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학생들은 학교가 아닌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고, 직장인들은 사무실 대신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코로나 19 이후 온택트 시대가 도래했다. 『모바일 미래 보고서 2021』은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AI, 스마트 디바이스, 커머스, 디지털 마케팅, 빅데이터, 금융의 변화를 말해주는 책이다. 1장은 원격교육과 재택근무 환경에서의 온택트 시대의 AI, 2장은 온택트 시대에 스마트 기기들에 대해 설명하는 온택트 시대의 스마트 디바이스, 3장은 기업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한 쇼핑의 진화를 이야기하는 온택트 시대의 커머스, 4장은 기업들이 제품을 광고하기 위해 활용하는 미디어 마케팅에 대한 온택트 시대의 디지털 마케팅, 5장은 커지는 데이터 시장에 대해 알아보는 온택트 시대의 빅데이터, 6장은 은행시스템의 디지털화를 말하는 온택트 시대의 금융에 대한 내용을 적었다. 총 6장의 내용을 모두 정리하기에 나의 능력은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일상과 가장 가깝다고 생각되는 4장의 내용을 적어보려 한다.

 

 4장은 온택트 시대의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내용이다. 기업들은 자사의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고민한다. 기존의 마케팅은 크게 ATL과 BTL로 구분됐다. TV, 신문, 라디오, 잡지 같은 4대 매체를 통한 광고를 ATL(Above The Line), 비주류 매체를 통한 광고와 광고가 아닌 방식의 마케팅을 ‘기타 등등’의 의미에 해당하는 BTL(Below The Line)로 불렀다. 하지만 2010년 이후부터는 디지털과 모바일의 영역이 확대되면서 4대 매체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기업들은 두 가지 관점으로 매체를 구분한다.

첫째, ATL, 디지털, BTL로 구분하는 관점이다. 기존의 광고 매체에 더해서 디지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갈수록 디지털 광고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현재의 추세로 본다면 3년 이내에 디지털 광고가, 10년 이내에 모바일 광고가 전체 광고의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고 한다.

둘째, 트리플 미디어, 즉 언드 미디어, 오운드 미디어, 페이드 미디어로 구분하는 관점으로 이는 매체의 역할을 중심으로 구분한 것이다. ‘페이드 미디어’는 ATL과 BTL은 전통적인 마케팅 활동 계획에 따라 다른 매체에 돈을 지불하는 광고이다. 오운드 미디어는 기업이 직접 소유하고 있는 홈페이지나 팝업 스토어와 같은 매체이다. 언더 미디어는 소셜미디어와 같이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지만 통제 가능성은 떨어지는 마케팅 채널이다. 디지털 광고의 비중이 커지면서 언드 미디어와 오운드 미디어 영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언드 미디어에서는 소비자들의 생각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소셜 미디어 데이터를 분석하면 시대의 트렌드를 알 수 있다. 자주 사용되는 특정 주제어를 분석하면 이슈의 크기와 성격, 이슈에 대한 평가를 알 수 있다. 이슈를 분석하기 위해 종합광고 대행사 대홍기획이 코로나 19 사태에 대해 트렌드 리포트를 발간했다. 소셜 분석을 통해 코로나 19 이후 자주 사용되는 4개의 영역, 11개 키워드를 정리했다.

첫 번째, ‘일상’과 관계된 키워드로 ‘#일상의 실종’, ‘#놀이터, 특별한 일상이 되다’, ‘#랜선으로 만나고 추억하다’, ‘#연애의 위기’, ‘#금지된 취미’를 제시한다. 코로나 전과 후의 ‘일상적’이라는 말의 의미와 형태가 완전히 변했다.

두 번째, ‘#미각보다 안전-디저트에서 마스크로’, ‘#먹는 게 큰일’, ‘#달고나 커피’와 같은 키워드는 식생활을 설명한다. 디저트 까페에서 디저트와 함께 커피를 마시던 일상은 코로나로 인해 꺼려지는 일상이 되었다. ‘디저트에서 마스크’로 디저트보다 안전을 위해 마스크가 더 중요해졌다. 외식이 힘들어 집 밥을 먹어야 하는데 주부인 나는 매끼 밥을 하는 것도 지친다.

세 번째, ‘#면역력 중시’, ‘#홈트족 전성시대’라는 키워드는 건강의 중요성을 말한다. 코로나로 ‘확찐자’라는 말이 유행했다.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없어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동안 몸무게만 늘어간다. 운동을 하고 싶어도 나갈 수 없으니 ‘홈트’가 유행한다.

네 번째, ‘#사지 않고 사는 삶’을 통해 필수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소비 패턴의 증가를 설명한다. 자유롭게 나갈 수 없으니 마트를 가는 횟수가 줄었다. 마트를 가면 계획했던 것보다 더 많은 물건을 사서 오게 된다. 집에서 온라인으로 장을 보게 되면서 사려는 품목을 꼼꼼히 보게 되고, 충동구매의 횟수도 줄었다.

네 가지 키워드 ‘일상의 변화’, ‘식생활의 변화’, ‘건강에 대한 인식 변화’, ‘소비에 대한 인식 변화’를 바탕으로 앞으로 일곱 가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의 기능의 확대’, ‘가정식 대체 식품’의 소비 증가, 코로나 블루를 해결하기 위한 ‘정신 상담 서비스’, 이동 거리가 짧아지면서 ‘지역 기반 서비스’의 활성화, ‘온택트 비즈니스’의 확대, 디지털 서비스를 강화하는 ‘로봇 경제’의 발전, 코로나19를 계기로 방역 모범 국가의 이미지가 강해져 ‘코리아 프리미엄 프레임’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소셜 분석을 통해 나온 4가지 영역과 앞으로 일어날 7가지의 변화를 보면서 코로나 이후 나의 일상을 돌아보게 된다.


 앞으로 디지털 마케팅의 비중은 갈수록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사람들의 생활과 일상에 대한 개념이 바뀌면서 선호하고 필요로 하는 것도 계속 바뀌고 있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기 위해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해서 마켓팅에 활용할 것이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가는 사람들이 있듯이 기업들도 더 발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모든 출발점은 데이터 확보와 분석이다. 기업들은 고객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웹사이트 분석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기업들은 마켓팅 플랫폼 시스템을 만들어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오운드 미디어와 페이트 미디어의 성과를 높이고, 오운드 미디어에 온라인 커머스를 결합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러한 플랫폼을 사용하는 기업들은 제품을 인지하고, 관심을 갖고 구매하는 고객의 구매 의사 결정 과정을 ‘단절되지 않는 경험’으로 관리할 수 있다. 『모바일 미래보고서 2021』은 디지털 마케팅과 오운드 미디어의 진화 과정을 ‘어도비 기업’을 사례로 설명하고 있다. 어도비 이외에도 기업들의 언드 미디어와 오운드 미디어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 사례를 알려준다.


 기업들은 소비자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웹페이지를 둘러보면 웹 페이지에 있는 발판을 밝고 지나가기 때문에 고객이 보고 간 페이지 데이터가 기록된다. 로그인 했다면 ‘000라는 ID를 가진 30대 남성’과 같은 형태로 정확하게 기록되고, 로그인을 하지 않았더라도 접속한 기기의 IP 주소와 같은 약간의 접속 정보를 남는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 깜짝 놀랐다.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나의 검색 정보가 남는 다는 게 불편했다. 가끔 다른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또 다른 홈페이지에서 검색했던 상품들이 뜰 때 불편하고 불쾌한 감정이 들 때도 있었다. 이 책을 보면서 왜 그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를 알았다. 사실을 알았지만 이 사실이 이해되거나 선뜻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듯이 온택트 시대에 소비자들도 기업과 제품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고 있다. 가끔 너무 많은 데이터에 질리기도 하지만 디지털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정보를 선별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는 능력은 꼭 필요한 능력이 되어가고 있다. 『모바일 미래보고서 2021』 또한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쓰여졌다. 나의 데이터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수집되어 누군가에 의해 분석되고 있다는 건 불쾌한 일이지만, 필요한 자료를 찾을 때 데이터는 유용한 자료가 되어주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삶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더 빠르고 편리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문제가 되는 건 보안 문제이다. 나의 모든 정보가 데이터로 디지털화 되면서 그를 악용하려는 사람들에게도 쉽게 정보가 전해지고 있다. 온택트 시대 더 편리하고 안전한 디지털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기업과 정부의 보안에 대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바일 미래보고서 2021』의 각 장의 내용을 읽으면서 빠르게 변해가는 기술에 대해 알 수 있었다. 가끔은 너무 빠른 변화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 하나에 적응해서 익숙해지려고 하면 바로 다른 기술이 바로 등장한다. 변화의 속도는 빠른데 나의 적응 속도는 너무 느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좀비 마더 ㅣ 보리 만화밥 10
박소림 지음 / 보리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마가 되었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 이렇게 많은 것이 필요하고 많은 시간과 체력이 필요한지 몰랐다. 황달로 한 달을 병원에 있다 품으로 돌아온 아이를 만난 지 채 몇 시간도 되지 않아 나와 남편은 영혼이 탈탈 털렸다. 밤을 지나 새벽이 넘은 시간까지 잠을 자지 않고 보채는 아이를 안고 어르는 시간은 고통 그 자체였다. 쏟아지는 잠을 겨우 겨우 참아내면서 아이를 달래고 젖을 먹여야 했고, 날이 밝을 때쯤에서야 잠을 잘 수 있었다. 다음 날 출근해야 하는 남편은 잠을 자고 나 혼자 밤새 아이를 달래야 하는 시간은 계속됐다. 거의 미칠 지경이 되어갈 즈음 친정 엄마에게 가서야 아이의 잠버릇을 고쳐왔다. 5개월은 나에게 지옥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아이에게 화를 내고 있는 나의 싸늘한 모성에 죄책감을 느끼면서 우울증은 깊어 갔다. 아이 돌보면서 집안일을 하고 퇴근해서 돌아오는 남편까지 챙기느라 나라는 존재는 희미해져갔다. 『좀비 마더』를 보면서 아이가 칭얼거리는 소리에 깨어 잠이 취한 상태로 아이 분유를 타는 엄마의 모습이 나의 모습 같아 슬펐다. 엄마가 안쓰러워 내가 대신 분유 먹일 테니 들어가서 자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좀비 마더』라는 제목을 봤을 때는 좀비처럼 이성을 잃어버린 엄마인가 짐작했다. 표지에서 살짝 열린 문틈으로 반쯤 드러난 얼굴은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는 없지만 무언가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뒤로 보이는 집 안은 까맣게 칠해져 있어 더 어두운 느낌이다.

 어느 날 자신의 죽음을 알게 된 엄마는 사실을 숨긴 채 아이를 돌본다. 사람들이 알아볼까봐 외출을 하지 못했지만, 사람들이 남의 일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걸 알고 난 후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간다. 아이와 남편이 잠이 들면 홀로 맥주를 마시면서 맘까페에 들어가 다른 엄마들의 사연을 읽는다. 엄마들의 쪽지가 나온 페이지를 읽으면서 울컥했었다. 아이 낳고 내 편이 아무도 없는 것 같아 외로운 엄마는 살찐 자신의 모습이 싫어 처녀 적 잘나가던 시절을 그리워한다. 어떤 엄마는 아이 재우고 맥주 한 캔 마시려는 순간 아이가 깨서 운다고 말하고, 시어머니 때문에 힘든 엄마, 분노 조절이 안돼서 미친 듯이 아이에게 화를 낸다는 엄마, 아이 낳고 남편과 사이가 멀어졌다는 엄마 등 육아로 힘든 사연들이 올라온다. 첫 아이 키울 때도 힘들었지만, 2년 터울로 둘째 아이까지 낳아 두 아이를 키울 때는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 맘까페의 사연들이 모두 내가 겪었던 일들이라 엄마들이 안쓰럽고 마음이 아팠다.

 

『좀비 마더』에는 좀비가 된 엄마와 또 다른 좀비가 된 엄마가 등장한다. 어느 날 아이만 두고 엄마가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아이를 업은 남편은 울면서 아내를 찾아 달라 하소연 하지만 경찰도 별 방법은 없어 보였다. 몰려든 사람들 넘어 두 엄마의 시선이 마주친다. 서로가 좀비라는 걸 알아차린 엄마들은 서로를 외면한다. 우연히 놀이터에서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서로가 좀비인지 묻지 않고 일상의 이야기만 나눈다.

 그리고 또 다른 좀비가 된 사람들이 등장한다. 가장의 책임감의 무게에 눌려 회사 생활을 하던 남편은 엄마보다 먼저 좀비가 되어 있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맞벌이 아들 내외를 대신해 손자와 손녀를 보면서 집안일까지 하면서 살고 있는 할머니도 좀비다. 하지만 할머니는 자신이 좀비라는 사실을 모르는 듯하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퇴근 후 매일 술을 마시던 좀비 마더의 친정아버지도 좀비였을 것 같다. 좀비 마더의 이상한 걸음걸이를 지적한 아이를 야단쳤던 아이 엄마도 좀비 마더가 좀비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듯해서 혹시 이 엄마도 좀비가 아닐까 생각했었다.

만나면 며느리 흉을 보고 ‘살 빼라, 일하러 나가라, 둘째 얼른 낳아라 등등’ 잔소리를 하는 할머니를 엄마들은 싫어하고 피한다. 딸을 괴롭히는 할머니 손녀로 인해 싸움까지 한 후 좀비 마더 또한 할머니를 싫어한다. 하지만 손녀가 자기 때문에 다친 일로 며느리의 무언의 비난에 상처 받은 할머니의 힘없는 모습에 마음이 약해진다. 이야기를 들어주고 요구르트를 건네면서 할머니가 좀비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할머니에게 말하지는 않는다.

 

 ‘좀비’는 자아가 없고, 몸만 살아서 오직 본능으로만 움직이는 생명체라 생각했다. 하지만 좀비가 된 엄마는 자신을 위해 살아가지는 못하지만 자아가 뚜렷하고 아이에 대한 사랑이 넘친다. 상처 받은 할머니의 마음을 신경 쓰고 할머니를 위로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다. 『좀비 마더』를 읽으면서 ‘좀비’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박소림 작가는 왜 엄마와 아빠, 황혼 육아 중인 할머니를 좀비로 설정했을까? 영화 속 좀비와 다르게 작품 속 좀비가 된 사람들은 사람들 사이에 섞어 눈에 띄지 않고, 자기의 일에 최선을 다한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좀비의 모습은 자신은 챙기지 않고 아이와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존재의 이유가 가족인 사람들을 표현한 건 아닌가 짐작된다. 좀비가 된 사람들이 사람들 사이에 섞여 생활할 수 있는 건 다른 사람에게 무관심한 사람들 덕분이다. 덕분이라고 하기에는 참 슬픈 일이지만, 그로 인해 이들이 살아갈 수 있으니 덕분이라고 해야겠다.

 

 사람들이 좀비가 된다는 이야기가 현실감 없는 이야기 같지만 난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현실감 있게 읽혔다. 독박육아 중인 엄마,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아빠, 황혼 육아 중인 할머니, 맞벌이로 아이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는 일하는 엄마, 사교육에 열 올리는 엄마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못해 동생에게 부담을 줬던 언니 등. 이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다. 이들 중 누군가는 좀비이거나, 어쩌면 모두가 좀비일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금융투기의 역사 - 계층 사다리를 잇는 부를 향한 로드맵, 개정판
에드워드 챈슬러 지음, 강남규 옮김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2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은행에 가면 많은 투자 상품이 있다. 몇년전에 브릭스 펀드에 가입한 적이 있다. 그 당시에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공화국)펀드와 비슷한 해외 투자 펀드가 유행했었다. 주변에서 펀드를 가입했다는 얘기들이 들려 은행에 가서 상담을 한 후에 가입한 펀드이다. 1년 6개월 정도 납입하다 해지했을 때 다행히 손해는 없었지만, 수익은 몇 만원에 불과했다. 펀드를 가입할 때 은행 직원은 손실이 있을 수 있고 손실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동의한다는 서명을 받았었다. 투자자에게 모든 손실이 돌아가는 펀드는 손실을 감안하더라도 그 당시에 펀드 수익률이 좋아 가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TV나 신문 등에는 투자 전문가들의 투자 성공담이 연일 보도됐었고, 여러 가지 금융상품들이 소개됐었다. 투기열풍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금융정보를 홍보하는 것이다. 금융정보가 더 많이 더 넓게 더 빨리 알려지면서 수많은 투자자들이 몰렸다. 신문, 라디오, 인터넷 등의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로 금융정보는 많은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투기세력과 언론의 유착으로 과장 광고가 쏟아져 나왔고, 개인투자자들은 광고에 홀려 투기 열풍 속으로 들어갔다. 이 모든 것이 나와 같이 어리석은 투자자들을 모으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걸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금융투기의 역사』는 로마시대부터 20세기까지 투기열풍이 일어난 역사를 설명한다. 책을 차근차근 읽어나가다 보면 투기의 역사가 매번 똑같은 양상으로 반복된다는 걸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왜 계속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까? 책을 읽는 내내 이것이 궁금했다.

 

 프로이트와 19세기 심리학자 구스타브 르봉은 무책임성, 성급함, 전염성, 변덕, 상호감응성, 집단최면, 지적 판단력 결여 등을 군중심리의 특징이라고 한다.(316페이지) 이는 버블경제에서 투기꾼들의 심리현상과 비슷하다. 높은 수익을 얻은 사람들을 보면서 자신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믿음으로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주식을 사들인다.

 대표적인 투기 열풍 중 1690년대 영국의 투기열풍의 과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1690년대 영국의 금융거리 익스체인지 엘리가 들썩인다. 투기 열풍이 불어 닥치면서 주식회사 설립 붐이 일어난다. 투기열풍은 대중심리에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진행 과정에서 일정한 경향성을 띤다. 영국의 명예혁명은 풍요의 시기에 발생한다. 풍작과 무역흑자, 신금융기법과 네덜란드 자본가들의 이민 등으로 번영을 누린다. 동인도회사 등 인가 받은 회사들은 높은 배당을 분배해주고,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을 올린다. 의회에서 인가받은 회사의 증가로 익스체인지 앨리에 증권거래소가 설립되고 주식 거래는 급증한다. 스페인 해적선 인양으로 투자자들이 엄청난 수익을 배당받으면서 해저유물 인양 주식회사와 선박기술 특허권을 가진 회사가 설립된다. 투자자들이 몰리지만 인양한 보물이 거의 없으면서 투기 붐은 가라앉는다. 프랑스와의 전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영국 정부는 복권사업을 추진하고 그로인해 복권열풍이 분다. 전쟁 비용이 재정수입을 초과하면서 정부는 금화의 금 함량을 줄인다. 그로인해 품질이 떨어진 금화가 유통되면서 잉글랜드 북부에서는 폭동까지 일어나게 된다. 신용이 붕괴되면서 정부의 단기채권과 주식은 폭락하고 경제공황이 발생한다. 영국정부는 공황에 대한 책임을 주가조작을 벌인 주식꾼들에게 떠넘기고 브로커와 주식거래업자들을 제한하는 법을 제정하지만 크게 효과를 발휘하지는 못한다.

 투기열풍에 이은 폭락, 그로인한 경제공황은 17세기 영국만의 일은 아니다. 시대와 장소만 변할 뿐 투기경향성은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찰스 킨들버거는 투기적 광기가 변화에 의해서 시작된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산업이 만들어지거나 수익률이 급등한 산업이 생길 때 사람들은 주식시장으로 몰린다. 투기 열풍이 불면서 새로운 회사들이 만들어지고 주식거래가 늘어난다.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파생상품을 만들고 주식담보대출까지 받으면서 부채의 규모가 커진다. 과열된 투기열풍은 정점에 도달한 후 급락하기 시작한다.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지고 경제공황이 발생한다. 킨들버거는 투기는 “구체적인 모습은 다양하다. 하지만 구조는 단일하다”라고 말한다.

 킨들버거가 말한 변화는 1920년대 ‘새시대’관념과 연결된다. ‘자본주의가 새시대에 들어섰다’는 관념(288페이지)은 투기열풍이 일어나는 시대마다 대유행한다. 1825년 런던 증시 호황기에 디즈레일리가 ‘이 시대’는 과거와 구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9세기에는 저널리스트 베이저헛이 “투기가 발생할 때마다 기업인들과 은행가들은 현재의 번영이 더 큰 번영의 시작이기 때문에 영원할 것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1920년대 <뉴욕타임스> 금융 편집장 알렉산더 노이에슨은 “새시대에 살고 있다. 과거의 금융관행과 원칙·규정들은 의미가 없다. 따라서 과거에는 위험하고 불가능했던 일을 이제는 안심하고 추진할 수 있다는 등의 관념 때문에 발생했다.”(288페이지)고 말한다. 새시대 이데올로기는 1990년대 미국 증시가 초호황을 누리자 ‘새로운 패러다임’과 ‘안정된 경제’라는 말로 부활한다. 1920년대 신경제와 1990년대의 신경제는 대표적으로 새시대 관념이 지배한 초호황 시기이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저금리정책을 추진하고, 새로운 산업이 투기 열풍을 부추긴다. 1920년대에는 자동차 산업이, 1990년대에는 인터넷 산업이 성장의 동력이 되어주었다.


 마지막 9장은 ‘일본의 버블경제’를 설명하고 있다. 에드워드 챈슬러는 일본의 버블경제 안에 여러 시대와 나라들의 버블 경제의 특징이 들어 있다고 한다. 예술품과 골프 회원권에 대한 투기는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버블을 연상시킨다. 일본 기업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 사채는 1720년대 사우스 시의 채권의 주식전환과 비슷하고, 일본 증권사가 만들어낸 테마주도 사우스 시 버블 당시 테마였던 버블기업과 비슷한 현상이다. 일본 은행의 ‘증기-신용창출’의 연계는 1720년대 존 로를 파멸시킨 미시시피 버블 매커니즘과 비슷하다. 정부의 감독이 느슨한 것도 1870년대 금권정치 시대와 1920년대 미국 증시와 닮았다. 일본 경제 버블이 터진 후 금융스캔들, 자산가치 폭락, 은행 파산, 경기침체 등은 1930년대 미국 상황과 같다. 그리고 투자 손실을 정부가 책임져줄 것이라는 ‘도덕적 해이’는 사우스 시의 주가가 떨어질 때 영국 정부가 책임질 거라 믿은 영국투자자들과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투기열풍이 일어나고 폭락한 주가로 인해 막대한 손해를 본 투자자들은 분노에 사로잡혀 투기를 조장한 투기꾼들과 투기를 막지 못한 정부를 비난한다. 투기를 단속하지 않던 정부는 경제 공황 상황에서 대책을 고민한다. 그러면서 모든 책임을 투기꾼들에게 떠넘긴다.

“‘경제의 적’(레닌과 스탈린), ‘취리히의 땅귀신들’(영국 수상 해럴드 윌슨), ‘위기를 먹고살 뿐만 아니라 위기를 조장한다’(미국 닉슨 대통령), ‘사냥감을 보면 침을 질질 흘리는 원시인 무리’(영국의 전 재무장관 젠킨스), ‘혁명기에는 소요 세력으로 분류해 단두대에서 목을 쳤을 존재’(프랑스의 미셸 사팽), ‘잔인한 동물’·‘활동은 불필요하고 비생산적이면서 전적으로 비도덕적’(말레이시아 모하마드 마하티르 수상)”(348페이지)

이 모든 말들은 ‘투기꾼’에 대해 시대별로 여러 나라 정치인들이 비난하는 말이다. 투기 열풍으로 인해 환율이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그로 인해 국가 경제까지 휘청거리게 된다. 투기를 적극적으로 막지 않았던 정부는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투기꾼들에게 떠넘긴다. 광분한 국민들을 달래기 위해 투기꾼들을 희생양으로 만들고 정부는 대책을 마련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대책들이 크게 도움이 되지도 않고, 오히려 사태를 더 악화시킴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책임을 회피한다. 과연 투기광풍의 책임이 투기꾼에게만 있는 것일까?

 

『금융투기의 역사』는 금융의 역사를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어려울까 걱정했는데 최대한 쉬운 말로 풀어서 이야기해주니 막힘없이 술술 읽혔다. 생소한 용어들이 나오면 친절하게 설명을 덧붙여 주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시대는 다르지만 투기열풍이 비슷한 패턴으로 반복되는 게 신기하고, 왜 매번 사람들은 속을까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나라면 속지 않을까를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면 답은 ‘나도 속을 것 같아’였다. 평범한 사람들이 투기로 성공한 사례들은 나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마음에 심어주어 투기를 부추긴다. 귀가 얇은 나와 같은 사람은 순식간에 속아 넘어갈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나와 같은 금융 문외한부터 정책을 추진하는 사람들 모두가 함께 읽어야 하는 책이다. 속지 않기 위해서,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예술의 쓸모 - 시대를 읽고 기회를 창조하는 32가지 통찰
강은진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고등학교 시절 그리스 로마 신화에 매혹되어 그리스로마신화 서적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신, 인물, 사건, 지명 등 뭐가 그리도 많은지 처음에 헷갈렸지만 무작정 읽었다. 계속 읽고 또 읽다 보니 어느 순간 이름과 지명 등을 구분할 수 있는 단계로 넘어갔다. 신화의 재미에 푹 빠져 몰입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양 미술을 함께 읽게 되었다. 신화 속 인물과 사건을 그린 그림들을 찾아 그림 속 신화를 읽었다. 그 단계를 넘어 서양 미술이 궁금해 생각의 나무에서 출판된 서양 미술사 시리즈 책을 읽었다. 미술을 읽을 때도 신화와 같은 과정을 반복했다. 처음에는 작품과 화가나 조각가 그리고 이들을 후원한 사람들이 뒤죽박죽 섞여 서로를 구분할 수 없었다. 그래도 읽고 또 읽다 보니 지금은 좋아하는 화가와 작품들도 생겼다.

『예술의 쓸모』를 읽으면서 좋아하는 화가나 작품이 나오면 신나서 즐겁게 읽었고, 생소한 화가나 작품은 흥미롭게 읽었다. 신화를 읽고 미술로 넘어가고 거기서 역사와 심리학과 철학까지 흥미를 갖게 됐다. 그로 인해 나의 삶은 더 풍성해지고 소설 작품을 읽을 때 이와 관련된 내용들이 나오면 작가가 무슨 의미로 인용했는지 이해할 수 있어 더 즐겁게 관련 자료를 찾아 읽게 된다. 이 과정을 지나오면서 자연스럽게 미술 전시회를 찾아가게 되고 책으로만 봤던 작품들을 직접 볼 때의 온몸 짜릿한 전율도 경험했다. 경제적인 부분에서는 도움 보다는 마이너스겠지만(책을 사고 전시회를 가고 도록을 사 모으는 데 지출) 내 삶은 더 깊이 있는 충만감으로 가득 차오른다.

 

1부는 예술의 다양한 기능에 대해 말한다. 예술을 감상하면 자연스럽게 심미안이 생긴다. 심미안이 있는 사람은 무의미하다고 지나쳤던 것들에서 가치와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다. 예술을 감상하면서 감정이 정화되고 작품을 감상하면서 위로를 받는다. 미술품을 감상할 때는 처음에는 멀리서 보다 점점 가까이 보면서 작품의 디테일을 자세히 감상한다. 이를 통해 우리의 감각의 지평은 넓어진다. 예술의 역사는 다양한 욕망의 역사를 보여준다. 인간은 자신이 만든 그림, 조각, 신전 등이 더 아름답고 웅장하기를 욕망한다. 완벽한 작품을 향한 예술가의 욕망이 최고의 작품을 탄생시킨다. 예술은 완벽함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망을 이해하게 해준다. “예술은 표절 아니면 혁명”이라는 고갱의 말처럼 예술 작품은 옛것에 대한 계승과 모방해서 원작과는 다른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예술은 창조력과 통찰력을 키워주는 기능을 한다.

 

예술가들은 더 많이 사랑받고 인정받기 위해 어떻게 자기의 스타일을 다듬고 어떤 방향으로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가를 계속 고민한다. 대표적인 인물들인 윌리엄 호가스, 자크 루이 다비드, 페테르 루벤스 등을 2부에서 다루고 있다.

윌리엄 호가스는 18세기 런던 사회를 풍자하는 그림을 그려 성공한다. 귀족과 중산층들의 위선적인 모습과 가난과 무지로 비참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화폭에 담는다. 언뜻 막장 드라마를 연상되기도 하지만 그의 작품들은 날카로운 통찰력을 바탕으로 사회를 분석한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그림으로 나타냈기에 호가스의 작품은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자크 루이 다비드는 역사를 주제로 한 미술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화가이다. 로마 시대 호라티우스 삼형제의 출정 전의 맹세를 그린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 프랑스 혁명의 급진주의 혁명가 장 폴 마라가 살해된 현장을 그린 <마라의 죽음>,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로 진군하는 나폴레옹을 그린 <생 베르나르 고개를 넘는 나폴레옹>, 1804년 12월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열린 나폴레옹의 대관식 장면을 그린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은 자크 루이 다비드의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그는 루이 16세의 지원을 받아 국비장학금을 받는 학생이었다가 프랑스 혁명가 로베스피에르의 친구, 그리고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프트의 예술가로 살았다. 격동의 18세기 프랑스 역사의 한가운데에서 살아남아 작품을 남긴 자크 루이 다비드의 작품은 유럽역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프랑스로 시집간 마리 드 메디치의 생애를 그린 <마리 드 메디치의 생애 연작>은 루벤스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루벤스의 작품은 웅장하고 강렬한 역동성이 느껴진다. 루벤스의 마리 드 메디치 생애 연작은 고객 맞춤형 역작이다. 그 덕분에 우리는 루벤스의 그림을 지금까지 감상할 수 있다. 루벤스의 작품에는 그리스로마 신화 속 인물들이 등장한다. 각각의 인물을 찾고 그 인물을 그린 이유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이 외에도 2부에서는 네덜란드의 정물화, 베네치아 관광의 필수품인 카날레토의 풍경화, 네덜란드 출신으로 영국에 정착한 알마 타데마의 그림들, 빛과 어둠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그림을 그린 카라바조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알마 타데마의 <기대>의 탁 트인 하늘과 바닷가의 풍경은 코로나로 집콕 중인 나에게 대리 만족을 주는 그림이다.

 

3부는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즐겁게 읽은 부분이다. 고흐, 페르메이르(베르메르), 알폰스 무하, 모네는 좋아하는 화가들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 중 한 명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이름이 고흐이다. 살아서는 인정받지 못한 삶을 살다 무명의 화가로 살다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빈센트 반 고흐의 동생 테오의 아내 요한나는 고흐 형제가 죽고 난후 형제가 주고받은 편지를 모아 <<빈센트 반 고흐 : 동생에게 보낸 편지>>를 출간한다. 무명의 화가 고흐는 그렇게 세상에 알려진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스칼렛 요한슨을 주인공으로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페르메이르라는 이름이 생소했는데 작품들은 베르메르의 작품이라 순간 당황했지만, 동일 인물이라는 걸 알고 편하게 읽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도 베르메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다. 페르메이르는 그가 죽은 후 200년이 지난 1866년 미술 평론가 테오필 토레가 페르메이르에 대한 논문을 미술 잡지에 기고하면서 이름이 알려진다.

알폰스 무하는 몇 년 전에 아이들과 함께 예술의 전당에 갔다 처음 알게 된 화가이다. 그때 다른 전시회를 보러 갔는데(그 전시회가 무엇이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전시관 입구에 크게 걸린 알폰스 무하의 작품에 한눈에 반해서 표를 끊고 들어갔다. 느낌은 한마디로 ‘아름답다’였다. 포스터 속 인물들은 신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신비롭고 아름다웠다. 그 날 처음 알게 된 알폰스 무하는 강렬하게 내 기억 속에 각인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알폰스 무하의 이름을 보는데 너무 반가워 신나서 읽었다. 19세기에 포스터가 예술의 한 장르로 자리 매김하는 데 알폰스 무하가 큰 기여를 했다. 무하는 체코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프라하 미대생을 꿈꿨지만 입시에 실패하고 파리에서 재능을 꽃피운다. 생의 마지막은 조국 체코를 위해 살다가 나치에 의해 체포되어 고문 후유증으로 사망한다.

3부에서는 르네상스 미술 최고의 메디치 가, 인상주의 사조를 만들어낸 모네와 인상주의 화가들, 현대 미술을 후원한 ‘현대판 메디치’ 페기 구겐하임, 왕실의 후원에 힘입어 명품으로 탄생한 도자기, 레드 하우스를 지은 건축가 윌리엄 모리스에 대한 이야기도 실려 있다.

 

4부는 어디까지를 예술로 볼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크 로스코의 작품 <레드>는 나와 같은 그림 문외한의 눈에는 온통 빨갛게 칠해진 도화지로 보인다. 미술 작품을 볼 때 나는 아직도 추상화는 힘들다.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답답하다. 로스코는 자신의 예술 철학을 “색의 관계나 형태, 그 밖의 다른 것에는 관심이 없다. 나는 단지 기본적인 감정들, 그러니까 비극, 황홀, 숙명 같은 걸 표현 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 내 그림 앞에서 눈물 흘리는 사람은 내가 그걸 그릴 때 느낀 것과 같은 종교적 경험을 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솔직히 나는 로스코의 예술 철학을 읽고 난 후인데도 <레드>는 어렵다.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을 처음 봤을 때 그림책 삽화인 줄 알았다. 그림책 작가 데이비드 위즈너의 이상한 화요일의 한 장면인 하늘에 떠 있는 개구리들과 르네 마그리트의 골콘다 속 남자들의 모습이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 얼굴만 둥둥 떠서 웃고 있는 체셔 고양이는 처음에는 기이했으나 보면 볼수록 익숙해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들도 첫 인상은 ‘이건 뭐지 했다’가 자연스럽게 익숙해진다. 마그리트의 그림은 보면서 계속 나만의 질문과 해석이 뒤섞이는 과정을 반복하게 한다.

4부에는 미술 교과서에 실려 있는 화가 칸딘스키, 팝아트, 구겐하임 미술관을 지은 건축가 프랭크 게리, 태피스트리의 이야기도 나온다. 일상에서 사용했던 태피스트리도 예술 작품으로 보아야 할까? 어디까지를 예술로 보아야 할까? 이 책은 이 모든 것이 예술이라 한다.

 

5부에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가 나온다. 구스타프 클림트, 황금의 화가라 불리는 그의 작품은 강렬한 이미지로 나의 심장 속 깊이 들어왔다. 클림트는 <키스>를 통해 화가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황금빛 노란색과 자세히 보면 다양한 색깔들이 조화를 이루는 작품은 작품의 의미를 모른 상태에서도 나를 사로잡았다. 클림트의 작품은 보면서 다양한 문양을 찾고 작품 속 이미지의 의미를 찾아보면 더 즐겁게 볼 수 있다.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클림트의 원본 작품을 직접 보러 가기다. 최애 화가 중 한 명인 클림트의 원본 작품을 직접 만날 수 있다면 여한이 없을 것 같다.

알브레히트 뒤러는 자화상을 가장 먼저 봤다. 정면을 향한 미남형 얼굴은 슬픈 듯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동판화로 제작된 뒤러의 작품들은 그 안에 수많은 상징을 담고 있다. 그 상징들을 찾아 작품을 해석하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뒤러의 작품 속 천사와 기사는 너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인물에 몰입하게 만든다. 동판화로 이렇게 섬세한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경이롭다.

샤르댕은 <가오리>는 미술 관련 책을 읽을 때 스치듯이 본 적이 있다. 하지만 화가의 이름은 미처 기억하지 못했다. 강은진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 중 한 명이라고 해서 궁금했다. 평범해서 눈에 잘 띄지 않고 재미도 없는 정물화 작가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샤르댕의 정물화에 끌린다고 한다. 강은진 작가는 ‘평범한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놓치지 않고 감각적으로 느낄 줄 아는 것이, 바로 인생을 충만한 행복으로 채우는 비결’(319페이지)이라고 한다. 이 말 속에 『예술의 쓸모』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의 모든 것이 들어 있다고 짐작된다.

5부에는 로코코 양식의 대가로 불리는 화가 장 앙투안 바토, 무용수의 모습을 자주 그린 드가, 고흐 귀 절단 사건의 원인 제공자 고갱에 대한 이야기도 실려 있다.

 

지금까지 이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적어보았다. 이 책은 예술이란 무엇일까를 계속 고민하면서 읽게 한다. 안정적인 삶을 버리고 예술의 세계로 고갱이 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의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의 말 속에 답이 있는 것 같다. “정말 당신은 지독한 바보로군....나는 그리지 않고는 못 견디겠다고 하지 않았소. 이 마음은 나 자신도 어쩔 수 없는 거요.”(332페이지,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의 대사 일부)

이 말은 『예술의 쓸모』에 등장하는 40여 명의 화가, 디자이너, 건축가, 컬렉터, 후원자 등의 마음이리라 생각한다. 이들에게 예술은 선택이 아닌 숙명과도 같았을 것이다.

 

나의 그림을 보는 시선은 고차원적인 개념이나 이론이 없다. 보고 즐겁고 행복하면 좋다. 자꾸 보고 싶고 마음이 진동한다. 그런 작품이 나에게는 좋은 작품이다. 보면서 행복한 작품들은 그 순간 나의 긴장을 풀어주고 또 한편으로는 온 몸의 감각이 일어나 반응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나에게 예술의 쓸모는 즐거움이다.

 

『예술의 쓸모』는 예술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은 우리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 가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쉽게 읽히지만 그 안의 내용은 얕지 않다. 알차게 써놓은 예술 입문 가이드와도 같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